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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장

Author: 로드 리프
하연은 서둘러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시후에게 상냥한 말투로 말했다. "샹그릴라 호텔에 오신 걸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저희 샹그릴라에 방문해 주시다니 영광입니다. 옛 대학 친구로서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안으로 들어오시죠..."

그녀는 자신의 친절한 응대와 예의 바른 태도가 조금 전에 그에게 한 행동을 잊게 할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시후는 그녀가 생각한 것만큼 착한 사람은 못 되었다.

안세진는 하연의 말을 듣고 되물었다. "정 매니저, 은시후 님과 대학친구인가요?"

"네, 네! 시후는 대학교 때 과 대표였는데, 친구였어요!"

"내일 회장님 사무실로 가 보세요. 샹그릴라 인사과 부장으로 승진될 겁니다."

샹그릴라에서는 팀장에서 부장으로 승진한다는 것은 최소 3계급은 승진한다는 말이었다. 급여와 복지혜택이 10배 이상 될 뿐만 아니라, 호텔에 있는 대부분의 직원들을 그녀의 아래에 둘 수 있게 된다. 인사과 부장은 임원 중에서도 중역으로 꼽혔다.

정하연은 그의 말을 듣고 기쁨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안 대표님, 제가 정하연 팀장님과 어떤 사이인지 아시나요?"라며 시후가 차갑게 말했다.

자신의 결정이 그를 불쾌하게 한 거라 추측한 안세진은 다시 말했다. "은시후 님께서 원하신다면 정 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킬 수도 있습니다!"

"회원증이 없어 도움을 청하기 위해 대학 친구였던 정하연 씨를 불렀더니, 이유도 없이 면전에 대고 사람한테 모욕을 주더니, 경비원들을 시켜 쫓아내려고 했었죠. 그런데 그런 사람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겠다고요? 지금 일부러 그러시는 건가요?"

안세진의 얼굴에서 순식간에 핏기가 가셨다.

그가 잘 보이려고 한 행동이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

정하연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돌변했고, 그녀에게 고함쳤다.

"정 팀장, 어떻게 은시후 님에게 그런 결례를!!"

깜짝 놀란 하연은 연거푸 고개 숙여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안세진 대표님!"

"정 팀장이 뭘 잘못한 지는 알고 그러는 건가요?" 안 대표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제서야 정하연은 시후를 향해 90도로 허리를 깊이 숙였다. "시후야 미안해. 아니 은시후 님, 아까 전의 제 무례를 용서해주세요. 옛정을 생각해서 제발...!"

시후는 차가운 눈초리로 그녀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정하연, 우리가 친구라면 왜 나와 내 아내에게 그런 말을 했을까?"

그녀는 차마 허리를 들지 못하고 그 자세로 굳어서 대답했다. "아깐 제가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

"네가 먼저 시작 했잖아."

그러고는 시후는 코웃음 쳤다. "자기 분수도 모르는 멍청한 인간 같으니..."

안세진은 호통쳤다. "또다시 함부로 입을 놀리다가는... 후회하게 될 거예요!"

하연은 더 이상 말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시후는 그녀를 완전히 무시하고, 안세진을 보고 말했다. "스카이 가든 대관에 관해서 얘기를 하고 싶네요. 사무실로 갈까요?"

그는 길을 안내하며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이쪽으로!"

그는 떠나기 전에 경비원들을 향해 소리쳤다. "이제 됐다고 할 때까지, 제대로 고개 숙여 반성하는지 감시하세요!"

"네, 대표님!"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까지도 죄송하다고 외치는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시후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대표이사실에 도착하자, 시후는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며칠 후에 있을 결혼기념일을 위해서, 스카이 가든 전체를 대관하고 싶습니다만, 가능한가요?"

"도련님, 저희는 모든 프리미엄 회원들의 공정성을 위해서 아무리 저명한 정치인이 와도, 스카이 가든 전체를 대관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스카이 가든은 도련님만을 위한 공간으로 남겨질 것입니다."

시후는 딱 잘라 말했다. "그건 필요 없어요. 그냥 결혼기념일 축하를 위해서 필요한 거예요. 그리고 서프라이즈를 위해서는 안 이사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문제없습니다.! 저와 샹그릴라의 전 직원들은 도련님의 말씀에 따를 것이니 안심하십시오."

***

샹그릴라 호텔에서의 일을 해결한 후, 시후는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그는 버스에 타고 있는 거의 모든 승객들이 핸드폰으로 영상을 보고 있는 사실을 깨달았다.

놀랍게도 사람들은 모두 같은 영상을 보고 있었다.

몇 시간 전에 그가 트라비체에서 현금 1억 5천만 원을 자랑하던 영상이었다.

영상은 박 기사와 경호원들이 검은색 롤스로이스에서 내리면서 시작되었다. 이어서 검은색 007가방 여러 개를 든 경호원들이 트라비체 매장 안으로 들어가 바닥에 펼쳐 보였다. 사장이 뛰쳐나와 건방진 매니저가 질질 끌려나가는 장면까지 모두 촬영되어 인터넷에 올라와 있었다.

그러나 시후의 얼굴은 제대로 찍히지 않았다.

이 동영상은 순식간에 퍼져, 이 사건의 중심에 있는 부잣집 아들이 누구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과 알아내려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많은 소녀들은 영상 속 미스테리한 백마 탄 왕자님을 만나 신데렐라가 될 수 있기를 꿈꿨다.

시후는 영상 속 자신의 얼굴이 흐릿하여 거의 식별이 안 되는 것을 거듭 확인한 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드디어 그가 집에 도착했을 때, 그곳은 축하와 기쁨이 흘러 넘치고 있었다.

유나는 엠그란드 그룹과의 계약을 따냈고, 곧 WS 그룹의 이사로 승진할 예정이었다. 그녀의 부모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

오랜 세월 동안 조롱과 무시를 견뎌낸 끝에, 마침에 볕이 드는 날이 온 것이다.

처가 식구들은 기분이 좋은 덕분인지 그들은 평소처럼 그를 구박하고 무시하지 않았다.

유나의 엄마는 솟아오르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하아~ 지금 너무 행복해! 내 딸이지만 너무 대단한 것 같아!"라고 말했다.

그러고 나서 뒤돌아 서서 시후에게 미소 지었다. "자네는 쓸모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자네가 유나를 부추겨준 덕분에 우리 딸이 성공할 수 있었어! 오늘 저녁은 자네가 밥할 필요 없네! 외식하러 나가자!"

유나도 빙긋 웃었다. "그럼 우리 신라호텔 라연에 가요!"

"너무 비싸!" 유나의 말에 놀라 무심결에 말이 튀어나왔다. "거기 한 사람당 적어도 수십 만원은 하지 않았니?"

유나는 즐겁게 웃으며 말했다. "엄마, 임직원 연봉이 얼마인데 한 끼 수십만 원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에요."

엄마는 손뼉 치며 좋아했다. "멋지다, 우리 딸! 유나가 드디어 대단한 일을 해냈구나!"

잠시 생각에 잠겼던 그녀는 말을 이었다. "그래도 유나는 아직 어려서 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모르니까, 네 월급은 엄마가 관리해 줄게!"

유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엄마. 그렇게 할게요. 대신에.... 다시는 시후 씨한테 뭐라고 하지 마세요. 시후 씨는 엄마 사위야!"

"그래 그래! 우리 딸을 위해서 그 정도도 못해 주겠니? 앞으로는 전처럼 은 서방을 나무라지 않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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