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조선의 산군, 이세계의 지배자가 되다** 일제강점기 착호갑사에게 사냥당한 조선의 마지막 산군. 신들의 안타까움 속에 이세계에서 눈을 뜬다. 만랩 스펙에 더해진 스킬 흡수와 진화 능력, 그리고 죽인 자를 부하로 부리는 ‘창귀’의 권능까지! “이 땅에서는, 다시는 억압받지 않으리라.” 전설적인 범의 몸과 영물다운 인간의 외형을 넘나들며 압도적인 무력으로 이세계를 집어삼킨다. 조선 산군의 거침없는 군림기가 지금 시작된다!
View More창귀의 왕 : 이세계로 전이한 조선의 산군
제 1 화 : 범 내려온다 (1) 스산한 칼바람이 백두자락의 늙은 참나무 가지를 거세게 후려쳤다. 핏빛으로 물든 설산(雪山). 조선의 마지막 산군(山君)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대지 위에 버티고 섰다. "크으으으……." 범의 목구멍에서 흘러나오는 나직한 울음소리에 대기가 파르르 떨렸다. 황금빛 줄무늬가 새겨진 거대한 몸에는 수십 발의 은빛 탄환이 박혀 있었다. 상처마다 붉은 선혈이 울컥거리며 쏟아져 내려 흰 눈을 붉게 적셨다. 착호갑사도, 조선의 그 어떤 명포수도 감히 범접하지 못했던 산의 신령. 하지만 대륙의 정기를 끊겠다며 밀고 들어온 이방인들, '왜놈'들의 화력은 잔인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탕! 탕! 타앙—! 멀리서 기괴한 철제 소총을 든 시커먼 군복의 무리가 조여왔다. 그들의 눈에는 영물에 대한 경외심 따윈 없었다. 오직 탐욕스러운 정복욕과 박제용 가죽을 탐하는 추악한 열망만이 가득했다. '하찮은 인간 놈들이…….' 산군은 흐려지는 시야 속에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수백 년간 이 땅의 인간들을 수호하고 산의 균형을 지켜왔건만, 돌아온 것은 잔혹한 사냥뿐이었다. 지독한 허무함과 끓어오르는 분노가 전신을 지배했다. 철컥. 다시금 사냥꾼들의 총구가 일제히 산군을 향했다. 조선의 마지막 왕이 눈을 감는 순간이었다. 그때, 허공에서 형용할 수 없는 거대하고 슬픈 목소리들이 내려앉았다. [이 땅의 국운이 다해 너를 지켜주지 못했구나.] [조선의 마지막 영물이여. 슬퍼하지 말라.] [부디 저편의 세계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구속당하지 말고…….] [너의 기상대로, 온전한 너의 의지대로 군림하거라.] 그것은 한반도의 가라앉는 영맥 속에서 울려 퍼진 신들의 마지막 축복이었다. 쿠우우웅—! 순간, 눈이 멀 것 같은 백색의 빛이 산군의 거대한 신체를 집어삼켰다. [위잉—] [인과율을 벗어난 초월적 영혼, '백두산군(白頭山君)'의 전이를 확인했습니다.] [조선 신계(神界)의 마지막 가호가 체현됩니다.] [종족 등급이 강제 상승합니다.] [신수(神獸) : '창귀의 왕(倀鬼之王)'으로 진화합니다.] 머리가 깨질 듯한 통증과 함께 낯선 목소리가 뇌리를 스쳤다. 산군이 천천히 눈을 떴다. "……?" 매캐한 화약 냄새도, 차가운 눈밭도 없었다. 대신 코끝을 찌르는 것은 생전 처음 맡아보는 기이할 정도로 농밀한 생명력과 마력의 기운. 그리고 주위를 둘러싼 것은 하늘을 가릴 정도로 거대하게 자라난 이세계의 대수림이었다. 그때였다. "크르르르르—!" 숲의 어둠 속에서 붉은 안광을 빛내며 기괴한 맹수 한 마리가 튀어나왔다. 그것은 이세계의 인간들이 '섀도우 라이거'라 부르는, 한 마리만으로도 마을 하나를 도륙 내는 위험 등급의 마수였다. 섀도우 라이거는 갑자기 나타난 이질적인 생명체를 먹잇감으로 인식하고 침을 흘렸다. 산군은 자신을 향해 이빨을 드러내는 이세계의 괴수를 가만히 응시했다. 그리고 제 몸을 살폈다. 네 발로 걷는 범의 몸이 아니었다. 단단한 두 다리와 굳은살이 박인 두 손. 흑발을 늘어뜨린 완벽한 인간의 형상이었다. 신들의 축복이 그에게 '범현(凡現)'의 권능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몸은 인간일지언정, 그 알맹이는 수백 년을 군림한 조선의 지배자였다. 가슴과 등에 깊게 새겨진 은빛 총상 흉터들이 산군의 분노를 자극했다. "왜놈들인 줄 알았더니……." 사내의 입에서 걸걸하고 묵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웬 시커먼 똥개 새끼가 감히 대가리를 치켜드느냐." 두근—! 산군의 청명한 백청색 눈동자가 순간 맹수의 세로 눈매로 찢어졌다. 동시에, 그의 전신에서 형용할 수 없는 압도적인 기세가 폭발했다. 마력이 아니었다. 모든 생명체의 영혼을 얼려버리는 절대적인 '범의 기운(虎氣)'이었다. [고유 스킬 '호효(虎吼)'가 발동합니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사내의 입에서 터져 나온 것은 인간의 소리가 아니었다. 대수림 전체를 뒤흔들고, 수십 킬로미터 밖의 대지까지 진동시키는 거대한 백두산 호랑이의 포효였다. 쿵! 쿠구구궁! 포효의 여파만으로 주위의 거목들이 도미노처럼 부러져 나갔다. 방금 전까지 이빨을 드러내던 섀도우 라이거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영혼을 관통하는 공포에 마수의 전신이 굳어버렸다. 터벅, 터벅. 인간의 모습을 한 산군이 천천히 다가왔다. 섀도우 라이거는 도망쳐야 한다고 뇌에서 비명을 질렀지만,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 포식자의 정점을 마주한 초식동물의 무력감이 온몸을 지배했다. 산군이 엎드려 바들바들 떠는 마수의 머리 위에 슬그머니 거친 손을 올렸다. "야." 지독하게 낮고 서늘한 목소리. "내 밑으로 들어올래, 아니면 영혼까지 찢겨서 내 창귀(倀鬼)가 될래?" [고유 특성 '창귀의 왕'이 대상을 압박합니다.] 섀도우 라이거는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저 사내의 말은 거짓이 아니다. 거역하는 순간, 죽음조차 구원받지 못하고 영원히 저 자의 부하로 살아가게 될 것임을. 이세계의 잔혹한 마수가, 생전 처음 보는 동양의 사내 앞에 신하처럼 대가리를 처박았다. 조선의 마지막 산군. 그가 이세계의 생태계를 통째로 찢어발기기 시작한 첫날이었다."저, 저것이 대체 무슨 무지막지한 형상이란 말이냐!"천계를 이끌고 지상에 강림하던 전쟁의 주신(主神) 마르스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들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한낱 미천한 대지의 마수 영지가 아니었다. 대수림 전체를 통째로 아랫목 삼아 시빨갛게 달아오른 거대한 대륙급 구들장 결계. 그리고 그 결계의 중심에서 솟구쳐오른 핏빛 호기(虎氣)는 이미 천계의 황금빛 장막을 종잇장처럼 찢어발기고 있었다."감히 하늘의 질서를 비웃는 지상의 야수 놈! 내 친히 네놈의 목을 베어 신계의 기둥에 걸어주마!"마르스가 거대한 신성 도끼를 치켜들며 번개처럼 하강했다. 주신의 권능이 담긴 일격은 대륙의 대양을 가르고 산맥을 통째로 증발시킬 수 있는 절대적인 파괴력을 품고 있었다.하지만 산군의 백청색 세로 눈매가 그를 포착한 순간, 마르스의 눈앞에서 사내의 형상이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주신의 인지 능력과 신성한 감지망조차 완벽하게 기만하는, 차원이 다른 대호(大虎)의 신속(神速)이었다."어디를 보고 도끼질을 하는 게냐, 가당치 않은 닭새끼들의 우두머리 놈이.""뭣……?!"바로 등 뒤에서 들려오는 음산하고 나직한 목소리. 마르스가 경악하며 고개를 돌리기도 전에, 산군의 투박하고 단단한 오른손이 주신의 멱살을 통째로 움켜쥐었다. 쇠사슬보다 무서운 악력이 마르스의 신성 장갑을 바스러뜨리며 목뼈를 짓눌렀다.우드득! 콰아아앙!산군은 주신의 거구를 그대로 움켜쥔 채, 대수림의 시뻘겋게 달아오른 바위산 구들장 바닥을 향해 사정없이 처박아버렸다. 대지가 거대하게 진동하며 마르스의 황금빛 갑옷이 박살 났고, 고결해야 할 주신의 입에서 처참한 핏물이 뿜어져 나왔다."우 르 릉 ─────────── ! !"그리고 전장을 완전히 끝내버리는 산군의 두 번째 포효가 하늘과 땅을 동시에 찢어발겼다.[위잉—][알림: 고유 권능 '호효(虎嘯) Lv.MAX'로 진화합니다!][특수 효과: 신격(神格)의 완전한 영혼 붕괴와 자아 상실이 시작됩니다.]"끄, 끄아아아악!"천계를 가득 채우고
"신들이 직접 내려온다고?"산군의 나직한 음성이 두꺼운 돌방 내부를 무겁게 울렸다. 사내는 드디어 아랫목에 누워 등허리를 지질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던 참이었다. 그런데 새로 창귀로 부려 먹게 된 날개 달린 닭새끼의 입에서 나온 소리는 지독하리만치 귀찮고 짜증스러운 소식이었다. "예, 주군…… 주신들께서는 천계의 군세를 이끌고 이 대수림을 흔적도 없이 지워버리겠다며 노하고 계십니다……."아리엘이 푸른 안개에 휩싸인 채 고개를 숙였다. 신성한 빛을 뿜어내던 천사의 영혼은 이미 산군의 호기(虎氣)에 완벽하게 오염되어, 주군의 안위를 걱정하는 충직한 꼭두각시 사냥개로 변해 있었다.산군은 이마를 짚었다. 조선 땅에서 착호갑사들과 포수들의 총구를 피해 백두산 깊은 골짜기로 숨어들 때도 이 정도로 끈질기게 굴어대는 놈들은 없었다. 이세계의 상천(上天)에 사는 놈들은 도무지 범이 머리를 붙이고 쉴 기회를 주지 않았다."주군! 천계의 가짜 신들이 감히 주군의 단잠을 방해하려 들다니, 내 용서치 않을 것이다!"실비아가 눈에 핏대를 세우며 장궁을 거칠게 쥐었다. 옆에 있던 성녀 프레이야 역시 찢어진 사제복 틈새로 풍만한 몸을 가늘게 떨며 지팡이를 대지에 내리찍었다."주군께서 이 대지를 뜨끈하게 정화하시는데 방해를 놓는 하늘의 벌레들은 제가 모조리 종교 재판에 회부하여 껍질을 벗기겠습니다!"[위잉—][알림: 가신 실비아와 프레이야의 '맹목적 집착'이 한계치를 돌파합니다.][특수 효과: 영지 내의 온돌 결계가 주신의 권능에 대항하기 위해 대강화(Great Upgrade)를 시작합니다.]쿠구구구구!바위산의 구들장 아래를 흐르던 화류의 영맥이 두 여자의 광기 어린 마력과 공명하며 마침내 대수림 전체의 지각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바위산 주변의 흙바닥이 시뻘건 용암처럼 달아오르며, 하늘에서 내려오는 그 어떤 신성 마법도 무용지물로 만들 강력한 '대륙급 구들장 장막'이 하늘을 향해 펼쳐졌다.산군은 제멋대로 요동치는 상태창과 가솔들의 모습을 보며 헛웃음을
**제 28 화 : 하늘을 찢는 이빨 (2)**"건방진 필멸자 년들이 감히 천상의 대행자를 겨누다니!"천사 아리엘이 분노하며 신성 검을 내리쳤다. 그와 동시에 수천 개의 황금빛 빛의 창이 폭우처럼 바위산 정상을 향해 쏟아져 내렸다. 신계의 상급 대행자가 펼치는 광역 신벌 주술은 대수림의 절반을 통째로 증발시킬 수 있는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우리 주군의 앞마당에 감히 깃털을 흩날리지 마라!"실비아가 소리치며 장궁의 시위를 놓았다. 온돌의 붉은 화류 영맥을 가득 머금은 푸른 화살이 허공을 가르며 날아갔다. 그 뒤를 이어 성녀 프레이야가 지팡이를 내리찍자, 백은 기사단원들의 영혼을 개종시켰던 거대한 '백청의 아랫목' 결계가 허공에 투명한 불꽃의 장막을 형성했다.쿠구구구구! 콰아아앙!황금빛 창들과 온돌의 장막이 격돌하며 사방으로 무시무시한 충격파가 번져나갔다. 신성한 마력과 조선 산신의 정순한 호기가 맞부딪치는 소리는 마치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파공음을 만들어냈다. 천사의 공격이 장막에 막혀 상쇄되는 광경을 본 심판관들은 넋이 나간 채 침을 삼켰다."이, 이럴 수가…… 신의 대행자께서 내리신 심판이 고작 결계 따위에 막히다니!""너희가 믿는 하늘의 신은 그저 나약한 가짜일 뿐입니다. 진짜 대지의 지배자는 이곳에 계십니다!"프레이야가 핏대를 세우며 외쳤다. 그녀의 눈동자는 이미 이세계의 성녀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광기와 신앙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천사 아리엘은 자신의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자 미간을 거칠게 찌푸리며 날개를 거차게 퍼덕였다."신성 모독의 대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마!"아리엘이 직접 신성 검을 꼬여 쥐고 번개 같은 속도로 하강하기 시작했다. 그 목표는 바위에 걸터앉아 그 모든 광경을 무심히 지켜보고 있던 산군이었다. 하지만 산군의 백청색 세로 눈매가 가늘어지는 순간, 아리엘의 시야에서 그의 형상이 완전히 지워졌다. 인간뿐만 아니라 신계의 대행자조차 인지할 수 없는 차원이 다른 포식자의 신속이었다."어, 어디로……?!"
**제 27 화 : 하늘을 찢는 이빨 (1)**쩍—! 콰아아아앙!핏빛으로 물들었던 대수림의 하늘이 반으로 갈라지며, 지독하리만치 오만한 황금빛 성력이 바위산 전체를 내리눌렀다. 그 거대한 빛의 기둥 사이로 거대한 날개를 펼친 천상의 존재—성국이 그토록 칭송하던 '신의 사자'가 마침내 지상에 강림했다. 천사의 출현에 바닥에 엎드려 오줌을 지려대던 성국의 심판관들이 핏발 선 눈으로 눈물을 흘렸다."오오…… 신이시여! 마침내 이단의 수괴를 심판하러 오셨나이까!"천사는 공중에 붕 뜬 채, 지려버린 오물로 가득한 전장과 그 중심에 선 산군을 오만하게 내려다보았다. 인간의 육신을 지녔으나 감정이 배제된 그 차가운 눈동자가 산군의 백청색 세로 눈매와 허공에서 격돌했다.[위잉—][위험: 신계의 상급 대행자 '아리엘(Lv.85)'이 강림했습니다.][경고: 대륙의 인과율이 주군의 존재를 거부하며 신벌을 집행합니다.]천사 아리엘이 허공에서 황금빛 신성 검을 치켜들었다. "미천한 대지의 야수 놈이 감히 천상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신의 대리인을 타락시켰구나. 네놈의 영혼을 소멸시켜 영원한 지옥의 불꽃 속에 처박으리라."그 장엄한 선포에도 산군은 그저 귀찮다는 듯 목을 좌우로 꺾을 뿐이었다. 목뼈가 우드득거리며 거친 파공음을 냈다."하늘의 가짜 닭새끼들이 기어이 내 앞마당까지 날아왔구나."산군의 음성은 지독하리만치 낮고 가라앉아 있었다. 그가 살아생전 조선의 백두산에서 왕으로 군림할 때도, 감히 범의 머리 위를 날아다니며 거드름을 피우던 매나 독수리 새끼들은 예외 없이 날개를 찢어 죽였다. 하물며 신의 이름을 빌려 제 안식을 방해하러 온 깃털 달린 이방인의 괴물 따위가 그의 살기를 꺾을 수는 없었다.쿠구구구구—!산군의 전신에서 흘러나온 핏빛 호기가 구들장의 화류 영맥과 결합하여 그의 등 뒤로 거대한 굶주린 호랑이의 환영을 만들어냈다. "실비아. 그리고 무당 년아.""예, 주군!""명령을 내려주소서!"침상 아래 엎드려 있던 두 여자가 주군의 부름에 광
"괴, 괴물이다! 산에서 괴물 군대가 내려온다!"백두산 기슭에 주둔하고 있던 일본군 임시 기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산 아래로 쏟아져 내리는 것은 군복을 입은 조선의 의병들이 아니었다. 시커먼 안개를 두른 거구의 괴물들과, 핏빛 눈동자를 번뜩이며 도끼를 휘두르는 붉은 피부의 아인종들. 이세계의 정예 오크 군단이 지구의 근대식 군대를 정면으로 유린하는 광경이었다.타탕! 타타탕—! 부우웅!바르카스의 도끼가 기지의 목조 바리케이드를 종잇장처럼 찢어발겼다. "주군의 원수들에게 마왕군의 매운맛을 보여주마! 모조리 찢어라
"우, 우아아아악! 마물이다! 진짜 마물이 나타났다!""사격! 사격하라! 천황 폐하의 군대여, 물러서지 마라!"탕! 타타탕—!백두산의 시린 설원 위로 자욱한 화약 연기가 피어올랐다. 일본군 착호대원들이 붉은 핏대를 세우며 볼트액션 소총의 볼트를 미친 듯이 당겨댔다. 탄환들이 허공을 가르며 차원의 균열을 넘어온 존재들을 향해 쇄도했다.깡! 까강—!하지만 날카로운 금속음과 함께 납탄들이 허무하게 튕겨 나갔다. 선두에 선 오크 전사들의 단단한 가죽과 창귀 트롤이 두른 푸른 안개의 장막은, 근대식 소총의 관통력 따위로는 흠집조
실비아의 착각과 세계의 목소리가 뭐라 떠들든, 산군의 눈에는 오직 구들장 너머로 일렁이는 백두산의 설경만이 보일 뿐이었다. "내 집 앞마당에 똥을 뿌린 놈들의 목을 치는 데 순서가 어디 있겠느냐."지금 당장 저 차원의 틈새를 찢어발기지 않으면 가슴속 깊은 곳에 맺힌 화가 도저히 풀리지 않을 것 같았다. 조선의 마지막 범에게 분노의 타이밍이란 작가의 사정이나 인과율 따위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바르카스.""예, 주군! 제4군단의 정예 오크 500명이 진격을 대기하고 있습니다!"새로 낙인이 새겨진 오크 영웅 바르카
"이, 이 향취는……."산군의 발걸음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구들장 한복판이 쩍 갈라지며 뿜어져 나오는 푸른 아지랑이 속에서, 사내는 결코 잊을 수 없는 과거의 파편을 보았다. 지독한 화약 연기와 매캐한 철 냄새. 그것은 일제강점기 시절, 착호대(捉虎隊)를 이끌고 백두산의 기슭을 포위했던 왜놈들의 냄새였다."주군! 대지석 아래의 영맥이 폭주하여 차원의 틈새를 찢어발겼습니다! 위험합니다, 뒤로 물러서십시오!"실비아가 경악하며 산군의 앞을 가로막았지만, 사내는 그녀를 밀쳐내고 천천히 균열 앞으로 다가갔다.바람을 타고 차원의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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