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임한겸이 흠칫하며 굳어버렸다.임미도는 시선을 돌려 임정훈을 똑바로 응시했다.“할아버지, 저는 아빠가 이 사진을 어디서 구하셨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대체 누가 이런 사진을 전달했으며 또 누가 하필 할아버지의 생신 연회에서 이런 흉계를 꾸미도록 부추겼을까요? 오늘 귀한 분들이 많이 모인 자리입니다. 대체 누가 이런 흉계를 꾸민 것일까요? 그자는 우리 임씨 가문을 조롱거리로 만들고, 나락으로 떨어뜨리려는 속셈이 분명합니다.”임한겸의 안색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임정훈은 흐릿했던 눈동자에 날카로운 서늘함이 서린 채 임한겸에게 성큼성큼
이제 생일 연회장의 모든 시선이 일제히 임미도에게로 쏠렸다. 임미도 역시 긴장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었으나,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유정우의 대답을 어떻게 유도해 이 위기를 타개할지 그 생각뿐이었다.그때, 수화기 너머 유정우가 낮게 헛기침하듯 웃더니, 감미롭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직하게 속삭였다. “알아요!”전화를 건 상대가 임미도임을 이미 알고 있다는 대답에 임미도의 가녀린 속눈썹이 일순 떨렸고, 백옥 같던 뺨 위로 붉은 홍조가 번졌다.연회장에 모인 눈치 빠른 손님들, 특히 임정훈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임정훈도 엄한 목소리로 물었다.“미도야, 대체 이게 어찌 된 일이냐?”임미도는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버려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아는 게 없으니 변명조차 불가능했다.이 틈을 놓치지 않고 임한겸이 기세등등하게 끼어들었다.“아버지, 아직도 사태 파악이 안 되세요? 저 여자는 유 대표가 밖에서 만나는 새 여자입니다! 두 분 다 모두 미도에게 속으신 거예요. 유 대표는 미도를 조금도 사랑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결혼은 허울뿐인 껍데기라고요! 오늘 유 대표가 아버지 생신 연회도 내팽개치고, 해외에서 보란 듯이 미녀와 데이트를 즐기고
임한겸이 다가오는 것을 본 염한나는 못마땅하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뜨며 그를 쏘아붙였다.“마침 잘 왔어. 아버님이 가문의 경영권을 미도에게 넘겨주기로 하셨어.”임한겸은 임정훈을 향해 무겁게 질문을 던졌다.“아버지, 진심으로 미도에게 경영권을 넘기실 작정이세요?”임정훈이 고개를 끄덕였다.“미도는 어릴 때부터 우수했고, 녀석의 능력과 재능은 다들 잘 알고 있지 않느냐. 하물며 지금은 정우와 결혼해 뱃속에 유씨 가문의 귀한 핏줄까지 품고 있으니, 미도에게 가문을 맡기면 우리 임씨 가문이 더 크게 도약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소정은 말을 마치며 전화를 건네받았다.“오빠, 설아 말 듣지 말아요. 오빠가 미도 지키고 싶어 하는 거 아니까 오빠 뜻대로 해요. 나랑 설아는 정말 괜찮아요!”임한겸의 마음이 단번에 약해졌다. 그는 이소정의 이런 태도에 유독 약했다.“소정아.”“오빠, 나와 설아는 오빠 곁에만 있을 수 있으면 돼요. 평생 사생아라는 꼬리표를 달고 오빠 뒤에 숨어 산다 해도, 설아가 남들에게 손가락질받으며 살아도 전 다 괜찮아요!”“소정아!”임한겸은 망설임을 버리고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소정아, 그동안 너랑 설아가 나 때문에 고생이 너
이소정은 영악한 여자였다. 그녀는 자신을 무고한 피해자처럼 포장해 임한겸을 앞세워 대신 싸우게 만들 속셈이었다.예상치 못한 사진을 맞닥뜨린 임한겸이 당황한 기색으로 물었다.“소정아, 네 그 친구는 유 대표랑 사진 속 여자가 무슨 관계인지 알고 있대?”“한겸 오빠, 그 친구도 잘 모르나 봐요. 그냥 우연히 유 대표를 본 것뿐이라서요. 그런데 친구 말로는 유 대표가 사진 속 미녀분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꽤 다정해 보였대요! 한겸 오빠, 유 대표는 미도의 남편이고 또 오빠의 사위 되는 사람인데... 설마 바람피우는 건 아니
지서현은 거절했다.“안 돼요!”그녀는 그를 힘껏 밀어냈다. 그때 지서현은 실수로 그의 왼손을 쳤다. “스읍.”그러자 하승민은 아픔을 참지 못하고 신음했다.지서현은 깜짝 놀라 멈췄다.“왜 그래요?”하승민은 그녀를 보며 말했다.“지서현, 나 손 아파.”그는 왼손을 그녀에게 보여주었다.지서현은 그의 왼손이 심하게 다쳤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23바늘이나 꿰맸다는 사실은 몰랐다. 실밥은 제거되었지만 그의 손바닥에는 마치 애벌레처럼 깊은 상처가 남아 있었다.복도에는 두 사람뿐이었고 머리 위로는 희미하고 부드러운 조명이
하승민은 지서현과의 관계가 끝났다고 말했다.지유나는 기쁨에 겨워 하승민의 품에 뛰어들어 그를 꽉 껴안았다.“승민 오빠, 나 알아. 서현이는 남자 꼬시는 데는 선수잖아. 오빠가 잠깐 흔들린 거, 나 하나도 원망 안 해. 오빠가 나를 버리지 않을 거라는 거 알고 있었어. 오빠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나잖아.”하승민은 지서현에게 잠시 마음이 끌렸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영원히 동굴 속의 그 소녀, 그의 여자 지유나였다.하승민은 지유나를 품에 안았다.지해준은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지유나만 행복하다면 그걸로 되
하지만 사진을 보는 순간 지서현은 모든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놀란 눈으로 지유나를 바라보며 물었다.“유나야, 이 사진 네가 윤재호한테 준 거야?”지유나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왜 유정우가 지서현 대신 칼에 찔린 거야? 왜 죽은 사람은 지서현이 아니냐고!’설상가상으로 사진까지 발견되다니 지유나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하승민은 지서현이 들고 있던 사진을 받아 들었다. 잠시 후, 그는 지유나를 바라보았다.그의 차갑고 날카로운 시선이 지유나의 얼굴에 꽂혔다.지유나는 두려움에 휩싸여 황급히 부정했다.“무슨 사진? 뭔 소
가정부들은 몹시 흥분한 채 지예슬을 향한 존경심을 감추지 못했다.이때 박경애가 셋째 아들 지동욱과 며느리 강미화를 데리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세 사람 모두 정장 차림에 기쁜 얼굴이었다.박경애는 지서현을 보자마자 차갑게 말했다.“서현아, 오늘 예슬이가 C신을 데리고 온다니까 너는 아무 말도 하지 말거라. 특히 C신에게 실례되는 행동을 하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지동욱과 강미화는 지서현을 흘끗 쳐다보았다.“어머니, 예슬이랑 C신이 곧 도착할 것 같아요. 우리 어서 나가서 맞이해야겠어요.”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고급 승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