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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화

Penulis: 중신장지
그 말을 들은 이해리는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잠시 뒤 머릿속에 번개가 번쩍이듯 한 가지 사실이 떠올랐다. 바로 얼마 전 프로젝트 정보가 유출됐던 사건이었다.

그때 이해리는 사태를 수습하려고 여러 차례 회의를 열어 상황을 안정시켰다.

프로젝트 정보 유출이 누군가에게 이익을 안겨 줄 수 있다면, 비비안의 계좌에 거액의 자금이 생긴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당시 회의가 끝난 직후 비비안은 이해리를 한 번 찾아왔었다.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안절부절못했지만, 이해리는 그저 압박이 심해서 그런 줄 알았다.

‘정보를 유출한 뒤 내가 진실을 알고 있는지 떠보러 온 것은 아닐까?’

최근 비비안이 줄곧 초조하고 불안해 보였던 것도 떠올랐다.

‘설마 정말 이 일과 관련이 있는 걸까?’

이해리는 더 깊이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의심이 싹튼 순간부터는 더는 억누를 수 없었다.

이해리는 떨리는 손으로 서류를 움켜쥐었다. 목소리마저 떨렸다.

“에드워드 교수님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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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제513화

    이해리가 낮게 말했다.“그저 믿고 싶지 않았을 뿐이에요.”정지안은 아무 말 없이 이해리를 품으로 끌어당겨 꼭 안아 주었다. 그 포옹이 두 사람 사이의 모든 거리를 지워 주는 듯했다.정지안이 나직이 말했다.“내 말 잘 들어. 이해리, 무슨 일이 벌어지든, 진실이 무엇이든 네 잘못은 아니야. 다른 사람을 믿고 잘해 주기로 한 건 우리의 선택이야. 네가 선하고 공감할 줄 알며 사람을 돕고 싶어 하기 때문이지. 그걸 악용한 건 그들의 잘못이야. 네 잘못이 아니야.”정지안의 품속에 웅크린 이해리는 갑자기 울고 싶어졌다.“사설탐정에게 계속 조사해 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정말 모든 걸 비비안이 한 거라면 어떡하죠? 왜 저는 자꾸 여자들에게 당하는 걸까요?”온갖 계략을 꾸미는 정도원조차 이해리를 쓰러뜨리지 못했다. 그런데 매번 여자들이 그녀의 동정과 신뢰를 빼앗아 이용했다.정지안은 이해리의 코끝을 가볍게 꼬집었다.“내가 방금 이 일은 그만 생각하라고 하지 않았어? 난 네가 괜찮았으면 좋겠어. 넌 그저 너무 착한 거야. 그 말만 기억해.”정지안의 행동과 위로에 이해리는 울다가 웃었다.“알겠어요... 그냥 인정하기가 너무 힘들어요.”결국 이 모든 것은 정지안이 미리 대비해 둔 덕분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지안의 말이 옳았다.“됐어. 인제 그만 생각해. 그 사람들이 잘못한 일을 네 잘못으로 만들지 마. 남의 잘못으로 너 자신을 벌하지 말고.”이해리는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감정을 가라앉혔다. 그리고 다른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다음 날, 사설탐정은 증거 하나를 가져왔다.“후배인 비비안 씨가 정도원에게 매수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두 사람이 연락한 기록입니다... 비비안 씨 계좌에 들어온 돈도 모두 정도원 씨가 보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부러 해외 계좌까지 이용했더군요. 아마 들키지 않으려는 목적이었을 겁니다.”피가 뚝뚝 흐르는 듯한 진실이 이해리의 가슴을 찔렀다. 증거를 하나씩 대조한 끝에 이해리는 결국 사실을 받아들였다. 정확히는 처음부터 인정하고

  •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제512화

    그 말을 들은 이해리는 등골이 서늘해졌다.그녀는 눈을 감았다. 잠시 뒤 머릿속에 번개가 번쩍이듯 한 가지 사실이 떠올랐다. 바로 얼마 전 프로젝트 정보가 유출됐던 사건이었다.그때 이해리는 사태를 수습하려고 여러 차례 회의를 열어 상황을 안정시켰다.프로젝트 정보 유출이 누군가에게 이익을 안겨 줄 수 있다면, 비비안의 계좌에 거액의 자금이 생긴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당시 회의가 끝난 직후 비비안은 이해리를 한 번 찾아왔었다.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안절부절못했지만, 이해리는 그저 압박이 심해서 그런 줄 알았다.‘정보를 유출한 뒤 내가 진실을 알고 있는지 떠보러 온 것은 아닐까?’최근 비비안이 줄곧 초조하고 불안해 보였던 것도 떠올랐다.‘설마 정말 이 일과 관련이 있는 걸까?’이해리는 더 깊이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의심이 싹튼 순간부터는 더는 억누를 수 없었다.이해리는 떨리는 손으로 서류를 움켜쥐었다. 목소리마저 떨렸다.“에드워드 교수님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들이 국내 시장에 풀리면 대략 어느 정도 가치가 있는지 알아요?”질문을 들은 정지안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복잡한 눈빛으로 이해리를 바라보았다.“아주 커. 데이터가 조금만 유출돼도 엄청난 이익을 얻을 수 있을 정도로. 네 말은 네 후배가 교수님의 프로젝트 자료를 유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야?”이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의심은 가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아요... 됐어요. 바로 조사부터 하죠.”그동안 너무 많은 일을 겪은 이해리는 이제 사람에 대한 믿음만으로 행동할 수 없었다.적어도 비비안은 예전과 다른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이해리가 국내로 돌아가라고 했을 때도 싫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프로젝트에 복귀하고 싶다고까지 했다...‘다른 목적이 없다면 대체 왜 그랬을까?’생각할수록 이해리는 두려워졌다.정지안의 말처럼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면, 지금까지의 모든 일을 이어 붙였을 때 나오는 답은 이해리가 가장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동시에 그녀를 가장 지치게 하는

  •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제511화

    사설탐정의 움직임은 매우 빨랐다. 바로 다음 날 이해리에게 몇 가지 소식이 전해졌다.“비비안 씨는 요 며칠 계속 명품을 사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만 해도 백화점에서 가방을 세 개나 샀는데, 전부 최신 명품 제품입니다. 고가 브랜드의 옷도 한 벌 샀고요. 현재 직책이나 수입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소비입니다.”그 소식과 구매 내역을 본 이해리는 순간 굳어 버렸다. 그런 브랜드가 이해리에게는 별것 아닐 수 있어도, 비비안에게는 상상하기 어려운 금액이었다.에드워드가 학생들에게 잘해 주고 프로젝트를 할 때 지원금을 아끼지 않는다고 해도, 비비안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소비는 아니었다.그 생각이 들자 이해리는 무언가 떠올라 다시 주세훈에게 전화를 걸었다.“선배, 뭐라도 알아내셨어요?”이해리의 전화를 다시 받은 주세훈도 무슨 일이 생겼는지 궁금해했다.“아니, 별건 아니고. 비비안이 해외에 있을 때 소비 수준이 어땠는지 묻고 싶어. 생활 형편 같은 거 말이야...”이해리는 예전에 비비안이 해외에서 입던 옷이나 물건에 눈에 띄는 브랜드 로고가 있었는지도 떠올려 보라고 덧붙였다.주세훈은 잠시 기억을 더듬었다.“소비 수준을 물으신다면, 예전엔 그냥 평범한 학생이었던 것 같아요... 저희 쪽 사람들은 거의 다 그래요. 집에 돈이 많았다면 애초에 이 길을 택하지 않았겠죠.”에드워드가 학생들과 진행한 프로젝트는 수익도 적지 않았고, 학생들에게 보상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경영이나 사업을 전공한 사람들만큼 벌 수는 없었다.“저희가 에드워드 교수님을 따라 연구 프로젝트를 하는 건 마음속에 다른 목표가 있기 때문이에요. 돈을 벌려고 하는 일이 아니고요.”주세훈은 다른 동료들에게도 물어보았다. 명품을 잘 아는 여학생들도 비비안이 해외에 있을 때는 고가 브랜드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마디로 소비 수준이 평범한 학생이었다.전화를 끊은 이해리는 미간을 짚으며 갑자기 머리가 아파졌다.‘비비안이 정말 최근에야 이런 명품을 살 돈이 생긴 거라면, 그

  •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제510화

    하지만 잠시 곰곰이 생각하던 이해리는 문득 주세훈의 뜻을 알아차렸다. 최근 비비안의 여러 행동을 되짚어 보니, 사실 이해리도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비비안이 요즘 확실히 평소와 다르긴 해. 하지만 혼자 국내에 남아 에드워드 교수님을 돌보느라 그런 것 같아.”이해리는 이 순간에도 본능적으로 후배를 감싸려 했다. 그러나 주세훈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선배,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전 비비안을 잘 알아요. 오랫동안 같이 일했으니까요.”이해리는 침묵한 채 주세훈의 말을 들었다.“해외에 있을 때는 이러지 않았어요. 이번에 선배들과 국내로 돌아간 뒤 연락해도 대답이 시큰둥했고요. 지난번 팀 회의에서 국내 프로젝트 이야기를 했을 때도, 아는 게 하나도 없었어요...”주세훈의 말을 듣자 이해리도 일이 생각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그녀는 여전히 기존 생각을 고수했다.“정말 압박이 너무 심해서 그럴 수도 있어. 네가 비비안을 좀 더 잘 달래 줬으면 해.”“다른 일이라면 선배가 그렇게 말할 때 도와드릴 수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제가 그 애를 설득할 수 있을지 정말 모르겠어요.”비비안과 오랫동안 함께 지낸 주세훈마저 그렇게 말하자 이해리도 사태가 심상치 않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결국 이해리는 입술을 깨물었다가 말했다.“그럼 이렇게 하자. 어차피 비비안은 지금 국내에 있으니 내가 좀 더 지켜보며 대체 무슨 상황인지 확인해 볼게... 그래도 너무 긴장하지는 마. 비비안이라는 후배를 나는 꽤 잘 알아.”말을 하던 이해리의 앞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고개를 들자 정지안이 서 있었다.정지안이 다가오자 이해리는 주세훈과 몇 마디를 더 나눈 뒤 전화를 끊었다. 그러자 정지안이 그녀의 귀에 낮게 말했다.“아무도 무조건 믿지 마. 전에 그 비서가 했던 일을 잊었어?”그 사건을 떠올리자 이해리의 가슴이 찌르르 아팠다. 여비서에게 배신당한 기억은 아직도 선명했다.이해리는 헛웃음을 흘렸다.“지안 씨, 그런 말은 별로 듣고 싶지 않은데... 제 운이

  •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제509화

    그제야 정지안은 오늘 주주총회 역시 자신이 꾸민 계획 일부였다고 밝혔다.며칠 동안 주주들을 자주 만나면서, 그는 그중 몇몇이 불순한 속셈을 품고 있다는 걸 이미 알아차렸다.“그 사람들은 지금 누군가의 편을 들려는 것도 아니고, 진심으로 정도원을 지지하는 것도 아니야. 그 사람들에게 지금은... 혼란을 틈타 제 몫을 챙길 가장 좋은 기회일 뿐이야.”이해리는 그제야 알아들었다.“지안 씨 말은, 그 사람들이 지안 씨와 정도원이 싸우는 틈에 회사 것을 빼돌리려 한다는 거예요?”“바로 그 뜻이야. 그런 속셈은 사실 어렵지 않게 보였어.”정지안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직접 만나 보니 서로 속고 속이는 것이 뚜렷했어. 내 앞에서 하는 말도 전부 진심은 아니었고.”정지안은 철저히 엘리트로 길러진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들의 표정을 읽지 못할 리 없었다.이해리는 입술을 깨물었다.“전... 결국 이런 거였을 줄은 몰랐어요. 그럼 조금 전 정도원 앞에서 보인 건 전부 연기였어요? 전 굳이 그 사람과 몸싸움까지 할 필요가 없었던 거고요?”그 사실을 깨달은 이해리는 갑자기 후회가 밀려왔다. 조금 전 자신은 마치 악에 받친 사람처럼 정도원에게 손찌검까지 했다.정지안도 자신이 그때 아무 행동도 하지 않은 걸 떠올리고 급히 설명했다.“미안해. 일부러 널 내버려 둔 건 아니야. 그 상황에서 내가 움직였으면 정도원이 분명 의심했을 거야.”“됐어요. 지안 씨를 탓하는 건 아니에요... 그럼 이런 판까지 짠 목적은 뭐였어요?”정지안은 이 기회에 누가 실제로 정도원 쪽에 서 있는지 가려내려 했다고 설명했다.“정도원을 지지한 사람들은 무언가를 받았거나, 전부터 연락을 주고받던 사람들이겠지. 내 목적은 바로 그자들을 끌어내는 거야.”그런 해충들을 모두 찾아내야 회사가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었다. 게다가 그들이 정도원을 지지한 것도 진심이라기보다 자신의 지위와 권세를 과시하려는 욕심 때문이었다.이해리는 혀를 찼다.“그래서 그랬군요.”역시 이것이 자신이 알던 정지안이었

  •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제508화

    정지안은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앉아 정도원을 바라볼 뿐이었다.하지만 옆에 있던 이해리는 더는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정도원에게 다가가 세차게 뺨을 후려쳤다.정도원은 충격에 한 걸음 뒤로 밀렸다. 손으로 뺨을 쓸던 그는 이내 피식 웃었다.“하. 이해리, 너랑 정지안은 사이가 점점 좋아지나 봐? 이제는 이렇게까지 그 사람 편을 드네.”이해리는 생각할 것도 없이 쏘아붙였다.“지안 씨 편이라서 이러는 게 아니야. 넌 그냥 인간쓰레기야.”그 한마디에는 그동안 정도원에게 쌓였던 이해리의 불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사실 이해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그 말을 하고 싶었다.“알아, 정도원? 난 처음부터 네가 마음에 들지 않았어. 이혼한 뒤 네가 그렇게 역겨운 짓을 많이 했어도, 최소한 네 마음속에 가족과 약간의 선함 정도는 남아 있을 거로 생각했지! 그런데 인제 보니 전혀 아니었어. 넌 애초에 선하다는 감정 자체가 없었어...”이해리와 정지안이 한때 정도원에게 조금이라도 기대를 품었던 것이 아까울 지경이었다.두 사람은 그래도 정도원이 이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결국 정도원은 자기 이익만 챙기는 음험한 인간이었다. 남을 망신 주기 위해 미리 판을 짜고, 가문에 먹칠하는 데 그토록 많은 힘을 쏟는 인간이었다.정도원은 소리 내 웃었다.“이해리, 넌 아직도 너무 순진해. 안타깝게도 이런 쓰레기 같은 나와 결혼했던 건 너야. 이제 네가 무슨 말을 해도 결국 재혼녀일 뿐...”정도원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이해리의 손바닥이 다시 그의 뺨을 후려쳤다. 이해리는 분노로 온몸을 떨었다.“네 머릿속에 이런 쓰레기 같은 생각만 가득한 줄 알았다면 절대 너와 결혼하지 않았어. 이제 와 이런 말로 날 모욕하려면, 먼저 네가 그럴 자격이 있는지부터 생각해 봐.”그 말을 내뱉는 동안에도 이해리는 자신이 그나마 감정을 억누르고 있다고 생각했다.정도원 앞에서든 정지안 앞에서든, 자신의 행동이 지나치게 날카롭게 보이길 원치 않았다.하지만 눈앞의 남자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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