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여자는 남자의 손에 이끌려 별채 2층 계단을 오르며 후회했다.
"다음에, 다음에 해요......"
자신이 한 말이 메아리가 되어 끝도 없이 귓가를 울렸다.
‘다음이라는 말은 왜 했을까.’
그건 무언가 기약하기 위한 말이 아니었다.
그를 피하고자 했던 의미 없는 말이었다.
하지만 이제 와 설명한들 소용없는 일이라는 걸 여자는 이미 알고 있었다.
늘 그렇듯 후회는 이미 늦어버렸을 때 하는 것이니까.
탁-.
여자의 등 뒤로 문이 닫혔다.
순식간에 닥쳐온 어둠에 두려움이 밀려왔다.
제 손을 잡은 남자의 희미한 온기마저 빠져나갈까 두려워 손끝을 여미는 순간,
"흐으......"
어둠에 미처 눈이 익숙해지기도 전에 입술이 먹혀들었다.
고집스럽게 세웠던 몸이 그의 무게 탓에 밀려났지만, 곧 벽이 닿았다.
차갑게 닿은 벽에 몸을 의지한 채 밀고들어오는 그를 어찌하지도 못한 채 그저 받아들였다.
갈급한 입맞춤에 질척이는 소리가 어둠의 틈새를 밀어냈다.
얼마나 빨아 먹었을까.
숨이 막히도록 파고들었던 남자가 능숙하게 허리를 잡은 남자가 끌어당겨 안았을 때 여자는 눈을 떴다.
비로소 그의 얼굴이, 그의 눈이 보였다.
그러나 바로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던 건 숨 쉴 여력조차 주지 않는 그 때문이었다.
“하, 지…….”
하지 말라는 말은 그의 혀에 쓸려 나가고, 대신 밭은 숨이 그녀의 입안을 채웠다.
목 끝까지 닿을 듯이 파고드는 그가 버거워 발끝을 들었지만, 중심을 잃고 더 비틀거릴 뿐이었다.
어찌할 바를 몰라 부들대는 그녀의 손을 잡아 제 목을 안게 한 남자는 더 깊이 그녀 안으로 들어갔다.
젖은 혀가 엉키고 질척이는 소리 사이로 미처 감추지 못한 비음이 새어 나왔다.
그 소리에 남자가 목구멍 깊은 곳에서 그르렁대는 소리를 내며 그녀를 더 강하게 빨아들였다.
“흐윽……!”
그가 셔츠 위 가슴을 쥐었을 때 놀란 여자가 입을 다물었다.
부드러운 그녀의 입술에 혀를 물린 그가 쿡쿡 웃음을 터트리며 입술을 뗐다.
“경고했는데?”
“……?”
“나 변태 새끼라고.”
여자가 놀라서 동그래진 눈으로 남자를 올려다 보았다.
그득하게 차오른 눈물이 반짝이는 게 어둠 속에서도 선명히 보였다.
“물리는 거, 좋아하거든.”
여자가 저도 모르게 숨을 멈추며 입술을 가렸다.
가득 고인 눈물이 후드득 떨어질 것만 같이 그렁하게 맺힌 여자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의 얼굴은 단정했다.
변태 새끼 운운하며 지껄였으면서, 숨이 막히도록 입술을 빨아먹었으면서 그는 표정 하나 변함없었다.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는 그는 숨소리조차 거칠어지지 않았다.
기름한 눈 사이로 낮게 깔린 눈동자가 짙은 어둠 속에서도 빛을 내며 바라보는 시선에 두려움이 밀려들었다.
여자는 현실을 부정이라도 하듯 고개를 저었다.
동시에 차올랐던 눈물이 툭 떨어졌다.
그 눈을 바라보며 남자는 가슴을 쥔 손에 힘을 더했다.
여자가 숨을 들이켜며 소리 없는 비명이라도 지르듯 입을 벌렸다.
그리고 다시, 입을 맞춰 오는 그의 입술은 어쩐지 다정했다.
어르듯 부드럽게 입술을 물고 지그시 빨아들이며 잔뜩 벌어진 입안을 느리고 깊게 훑었다.
“흐윽, 흐…….”
그러면서도 가슴을 쥔 손만은 여전해서 셔츠 위로 그의 손에 뭉개지는 가슴은 그녀를 헐떡이게 했다.
“한이재 씨.”
“…….”
남자는 차마 대답하지 못하고 바라보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뺨에 흘러내린 눈물을 손가락으로 문질러 지워냈다.
“다음이라고 한 거, 이제 할 거야.”
두려움에 여자의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도 일렁였다.
‘그놈의 다음. 그 말을 한 건...... 이런 게 아니었는데......’
후회는 부질없었다.
그의 방에서 그에게 안긴 지금 무엇도 물릴 수 없을 것이다.
왈칵 밀려오는 두려움에 여자는 그저 몸을 떨 뿐이었다.
“뭐, 허락해 달라는 건 아니고.”
아무 말도 못 하는 그녀를 내려다보던 그는 입꼬리를 느긋하게 올리며 웃었다.
“난 말로만 하는 사람 싫어한다고 했죠.”
그가 손으로 그녀의 젖은 속눈썹을 천천히 쓸었다.
눈을 감은 그녀의 눈두덩이를 스친 그의 손가락에 볼을 타고 내려와 귓불을 건드렸다.
“잘 주는 여자는 좋지.”
여자가 울컥하며 눈을 번쩍 떴다.
고개를 숙여 그녀의 귓가에 입을 가까이 대고 있던 그를 밀어 냈지만,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웃으며 귀 아래 목덜미에 입술을 묻었다.
“그래서…… 한이재가 좋은 건가.”
여자의 목에 입술을 비비적거리며 중얼거리는 그 소리는 이재의 귀에 닿지 못하고 흩어졌다.
그녀가 간지럽히듯 목을 깨무는 그 감촉에 몸을 비틀자 그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이내 그녀의 몸을 번쩍 들었다.
여자는 그 순간 모든 것을 체념하고야 말았다.
호명가의 지배자.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폭군.
그는 별채의 주인, 차도언이기 때문이었다.
“도언이가 왜요?”“결혼 생각도 없는 사람이 거길 왜 나온 거야?”은근슬쩍 짧아진 김하란의 말투가 다시 거슬렸지만 안서희는 참았다.“결혼 생각이 없다니요, 누가요? 도언이가 그랬대요?”“아휴, 정말 기가 막혀서.”“설마 도언이가 그러진 않았겠죠.”“그럼 우리 유하가 그랬겠어요?”버럭 소리를 높였던 김하란이 다시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말을 이었다.“서희 씨, 우리 유하도 바쁜 애예요. 미국서 잠깐 들어와서 시간 없다는 애 겨우 부탁해서 내보냈는데 무슨, 결혼하고 싶어 안달 난 애 취급을 하고.”김하란의 하소연 같은 질책에 소리 없이 한숨을 내쉰 안서희는 이마를 짚었다.도언이 순순히 선을 보겠다고 했을 때부터 미심쩍긴 했다.그래도 그렇지, 이런 식으로 망신을 줄 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그런 거 아닐 거예요. 유하가 오해한 거 아닐까요? 도언이가 그렇게 매너 없는 애가 아닌데.”“오해는 무슨 오해예요. 결혼할 생각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는데. 매너는 무슨. 아휴 정말.”“아…… 그, 그래요? 도언이가 왜 그랬을까, 진짜.”당황한 안서희가 안절부절못하며 두서없이 말을 하자 김하란이 한숨을 내쉬었다.“서희 씨,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들어요. 자기 아들한테만 신경 쓰지 말고 큰아들 좀 제대로 봐야 않겠어요?”“그게 무슨 말인지…….”“이런 실수 다른 집 자제한테 또 하면 어쩌려고 그래. 금방 소문난다니까? 물론 나는 아무 소리 안 하겠지만요.”김하란의 충고를 빙자한 빈정거림에 안서희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랐다.여기서 당하고만 있을 그녀가 아니었다.“글쎄요, 도언이가 나이가 어린 것도 아니고 그럴 만하니까 그러지 않았을까요?”“뭐라고요? 그게 무슨 뜻이에요?”“도언이 오면 물어볼게요. 유하 어디가 마음에 안 들어서 그렇게까지 했는지.”“서희 씨, 그럼 우리 유하가 어디 부족해서 그랬다는 거예요?”“모르죠. 서른 넘은 아들 여자 취향까지는 아무리 엄마라고 해도 속속들이 알기는 어렵잖아요. 아들은 그렇답니다. 아, 유하
도언이 그 손을 내려 제게 끌어와 잡았다.“그러게 호텔에서 그냥 자고 왔으면 됐잖아요.”“안 돼요. 아침에 도경이 수업도 있고.”이재는 그쯤에서 말을 멈추었다.도경이 수업보다 더 중요한 건 아침에 그와 함께 들어오는 걸 들키지 않는 거였다.그러나 그걸 굳이 제 입으로 꺼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다.그녀의 손을 만지작대던 도언이 손가락 사이를 벌려 제 손가락을 끼워 넣었다.미끄러지듯 파고들어 와 꼭 죄어왔을 때 이재는 문득 어느 순간을 떠올리고 말았다.제게 들어와 가득 채웠던 그를, 그 순간을.“왜, 내가 안 재울 것 같았어요?”마치 같은 장면을 떠올렸던 것처럼 도언이 묻는 바람에 이재는 얼굴이 벌게지고 말았다.도언이 쿡쿡거리며 웃었다.어쩐지 민망해진 이재가 손을 빼려 했지만 그는 놓아주지 않았다.“내릴래요.”“응.”그렇게 대답하면서도 도언은 이재의 손을 놓지 않았다.대신 잡은 그녀의 손을 들어 입술을 댔다.이재의 몸이 움찔 굳었다.“한이재 씨.”손등에 입술을 댄 채 부른 이름에 입술의 움직임이 손등에 고스란히 느껴졌다.간질거리는 그 감촉을 견디려 애쓰며 이재가 그를 보았다.“한이재.”도언이 눈을 들어 이재를 보았다.제게 겨우 손만 내어줘 놓고 잔뜩 긴장한 표정이 우스웠다.대답하라는 듯 눈썹을 들어 올리자 이재가 고개를 끄덕였다.“……네.”“화는 내도 되는데.”“……?”“열 번이고 백 번이고 빌어줄 수 있는데.”“……?”손등에서 입술을 뗀 도언이 잡고 있던 손을 당겨 이재를 제게 붙였다.훅 가까워진 그의 얼굴에 이재의 눈동자가 흔들렸다.“도망은 가지 마.”“……?”“그래 봤자 개새끼는 끝까지 따라가거든.”도언이 손을 잡지 않은 다른 손으로 그녀의 입술을 뭉개듯 문지르자 이재는 참고 있던 숨을 내뱉었다.가빠오는 숨을 참으려 입술을 말아 물었지만, 그는 기어이 손가락으로 말아 문 입술을 풀었다.벌어진 입술 사이로 그녀의 밭은 숨이 도언의 얼굴에 닿았다.도언은 눈을 느리게 감았다가 떴다.“대답해,
순식간에 들어온 그에게 놀라 이재가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도언이 허리를 잡아 내리며 앉히자 그녀 안으로 완전히 들어간 그의 것을 내벽이 끈적하게 감싸며 조였다.“이런 거.”도언이 그녀 안을 느끼며 느른히 말을 이었다.그리고 제 목을 끌어안은 그녀의 손을 내려 그대로 가슴을 잡게 했다.흔들리던 가슴이 그녀의 손에 움직임을 멈추었다.“이런 거.”도언이 아래를 툭 쳐올리자 이재가 숨을 삼키며 아래를 왈칵 조이고 손에 대고 있던 가슴을 쥐었다.도언이 신음을 뱉으며 세웠던 상체를 뒤로 물려 제 위에 올라탄 이재를 감상하듯 바라보았다.제 것을 물고 앉은 주제에 움직일 줄도 모르는 그녀는 어이없도록 야했다.둥글게 늘어진 가슴을 쥐고 어찌할 줄을 모르면서도 아래는 제 것을 끊어버릴 듯 씹어대고 있었다.이러면서……. 씨발.도언은 참지 못하고 그녀의 허리를 안고 앉은 채 허리를 쳐올렸다.“하윽…….”이재가 아래서 쳐올리는 도언의 힘에 무너지며 그의 어깨에 머리를 묻었다.쥐고 있던 가슴을 놓치자 도언이 그녀를 세워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이재가 그의 머리를 안아 가슴에 안았다.그리고 저를 가득 채운 그를 품고 가눌 수 없는 몸을 조금씩 움직여 그를 더 가까이 끌어 삼켰다.도언이 낮은 신음을 뱉으며 이재의 몸을 움직였다.그의 손에 움직여지며 이재는 터질 것 같은 어떤 기분에 완전히 사로잡혔다.“흐윽…….”“후우, 한이재…….”도언이 마구잡이로 제 몸을 흔들었지만 이재는 그를 저지할 수도, 밀어낼 수도 없었다.빌고 있다는 당신의 거짓말.“흐으…….”이토록 몰아치면, 밀어내면 내가 할 수 있는 건…….“아아…… 흐윽, 흑…….”당신을 잡을 수밖에 없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걸 알면서…….한순간 도언이 이재의 허리를 확 끌어안고 거친 숨을 내뱉었다.파정의 순간이었다.“하아, 하아…….”이재는 덜덜 떨리는 몸을 그에게 기대며 눈을 감았다.절대로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을 거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그녀를 덮쳐왔다.“훈련 잘 시키네요?”
이재는 차마 그 모습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도언이 어이없다는 듯 픽 웃음을 뱉었다.“여기, 더 빨아 줄까요?”도언이 흠뻑 젖은 그녀의 아래를 뭉근히 쓰다듬으며 묻자 이재가 놀라며 몸을 웅크렸다.반쯤 돌아누운 모습이 되어버린 탓에 볼록하게 솟은 엉덩이가 드러났다.“후우.”도언이 들끓는 신음을 뱉으며 이재를 완전히 엎드리게 돌렸다.“어, 어……?”엎드린 채 버둥거리는 이재를 위에서 덮으며 도언이 이재의 아랫배에 손을 넣어 올리자 엉덩이가 들렸다.양손에 엉덩이를 쥐어 사이를 벌린 그가 그대로 이재 안으로 푹 밀고 들어왔다.“허업……!”처음이 아니니 수월할 거라 생각했던 건 착각이었다.빠듯하게 파고드는 그의 크기는 여전히 이재에게 버거웠다.숨을 멈춘 채 경직된 이재의 등 뒤로 도언이 몸을 덮으며 귓가에 입술을 댔다.“힘 빼요.”“아파…….”울먹이는 이재를 귀 옆 볼에 입을 맞추고 목덜미를 간질이듯 핥았다.도언이 허리를 뭉근히 움직여 안으로 더 밀고 들어갔다.“오늘도 아파요?”달래듯 속삭이고 있었지만 그는 계속 이재의 안으로 들어왔다.조금씩 밀어 넣을 때마다 씹어 삼키는 그녀 안이 미치도록 조여왔다.“아프면, 그만할까요?”마치 이재에게 선택지라도 주듯 말을 하는 것과는 다르게 도언은 사정없이 그녀에게 밀고 들어왔다.푹 쑤시며 들어온 탓에 이재가 헉, 숨을 뱉으며 바르르 몸을 떨었다.밀려나지 않으려 시트를 말아쥐고는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이렇게 조이면서, 아프다고 하면……. 후우.”천천히 허리 짓을 하며 도언이 상체를 일으켰다.엎드린 이재의 나신이 눈에 들어왔다.매끈한 몸의 곡선이 엉덩이까지 이어지고 있었다.불룩 솟은 동그란 엉덩이가 자신을 삼킨 모습에 갑자기 빠듯한 사정감이 몰려왔다.움찔거리며 씹어대는 그녀 안에서 천천히 빠져나와 다시 푹 쳐올리자 엉덩이가 출렁이며 내벽이 끈적이게 그를 감쌌다.“이러면서 뭐가.”쿡쿡 웃음을 흘리던 도언의 눈이 탁하게 내려앉았다.더는 참을 수 없는 한계였다.뭉근하게 움
나신으로 뒤엉킨 두 사람의 몸이 낮은 조도의 조명 아래 너울거리는 그림자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흐으, 으…….”집요하게 가슴을 빨아대는 도언의 머리를 안고 이재는 입술을 깨문 채 몸을 발발 떨었다.고작 가슴을 빨리는데 아래가 울컥 젖어 들었다.아직 들어오지도 않은 그의 것을 물고 있는 것처럼 힘이 자꾸 들어가 아랫배가 조여들었다.타액으로 범벅이 되도록 가슴을 물고 빨아대는 그는 이 순간 그녀의 가슴에 미친 듯 질척이는 소리를 가리지도 않고 얼굴을 파묻은 채 탐닉했다.“하아.”도언은 이재의 가슴팍에서 풍기는 체취에 돌 것 같은 현기증을 느끼며 입안 가득 물었다.푹신하게 파묻히도록 큰 가슴이 말캉하게 그의 얼굴에 뭉개졌다.볼이 패도록 깊게 빨았다가 툭 놓으면 가슴 끝에 젖꼭지가 발갛게 물들어 뱉어졌다.단단히 솟은 젖꼭지를 혀로 문질러 희롱하다가 젖을 빨 듯 빨면 진짜 무슨 맛이라도 나듯 멈출 수가 없었다.“씨발…….”젖꼭지를 문 채 욕지거리를 삼킨 건 제가 생각해도 젖을 빠는 애처럼 매달린 자신이 어이없도록 낯설었다.도언은 결국 흥분을 참지 못하고 그 작은 살점을 이 사이에 넣어 깨물었다.이재가 비명 같은 신음을 내며 그의 입에서 가슴을 떼어냈다.“아파요.”잔뜩 찡그린 이재가 그를 밀어내며 그에게 물린 젖꼭지를 손바닥으로 쓸었다.그녀의 손에 뭉개지는 가슴을 보는 건 생각지도 못한 흥분이었다.아래가 부글거리며 더 올라올 곳도 없이 솟아올라 꿈틀거렸다.“아팠어요?”어린애를 달래듯 장난스레 되묻는 도언의 말에 이재가 눈을 흘겼다.쿡쿡 웃음을 터트린 도언이 가슴을 덮고 있는 그녀의 손에 제 손을 덮었다.“이게 날 좀 돌게 해서.”이재의 손 위로 도언이 손을 덮어 가슴을 쥐자 두 사람의 손 사이로 터질 듯 가슴살이 삐져나왔다.도언이 그대로 주무르자 이재는 제 손이 제 가슴을 만지는 것 같은 느낌에 얼굴을 찌푸렸다.이상했다.그에게 한참이나 물렸던 젖꼭지가 손바닥에 눌리며 아릿한 통증을 만들어 냈다.그리고 그 통증은 아랫배까
“선보면, 다 결혼합니까?”도언이 이재 옆에 털썩 앉았다.침대가 출렁이며 이재의 몸이 그에게 기울었다.이재는 뒤로 손을 짚으며 물러나 앉았다.그래 봤자 팔을 뻗으면 바로 닿을 거리였다.“그래도, 그래도 선보셨으니 어쨌든…….”“거절했어요.”“……?”물러난 이재 앞으로 도언이 상체를 숙였다.가까워진 그를 피하려 몸을 뒤로했지만 누울 듯이 젖힌 몸 위로 그는 더 가까이 다가올 뿐이었다.“그럼 된 건가?”이재는 천진하게 들떠 있던 윤유하를 떠올렸다.거절 같은 건 전혀 모를 것 같던 그 얼굴은 왠지 자신을 주눅 들게 했다.그런 그녀를 거절했다고?그러나 그건 아무 의미 없었다.그녀를 거절한다고 모두 끝나는 건 아니었다.“그래도, 그래도…… 언젠가는 또 선을 보실…….”“한이재 씨, 내가 선본 게 싫었어요?”이재는 허를 찔린 듯 대답하지 못하고 얼굴을 돌렸다.도언이 피식 웃음을 뱉으며 그녀의 뺨을 감싸 얼굴을 돌려 억지로 그녀와 눈을 맞추었다.“갑자기 기분 좋아지려고 하네.”“뭐가요.”“한이재가 지금 나한테 화내고 있는 거잖아.”내가? 차도언에게 화가 났다고?이재는 이제껏 그에게 가진 감정이 무엇인지 비로소 깨달았다.그와 선을 보는 여자를 그에게 데려다줄 수밖에 없던 처지에 대한 자괴감이나 열패감보다 더 큰 건, 그가 선을 본다는 것이었다.저를 함부로 하고, 농락하며 마음껏 희롱하는 차도언이었지만, 그가 다른 여자와 있다는 게 싫었다.제 것이 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걸 직접 확인해 놓고서도 차오르는 감정은 어쩔 수 없었다.저도 미처 깨닫지도 못한 그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 들키고 말았다.당황스러운 이재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도언이 고백이라도 하듯 느긋하게 말을 이었다.“나도 한이재한테 화가 났었는데.”“……?”“만나자고 했더니 바람이나 맞추고.”“그건 도경이가 갑자기…….”“기다리라고 했더니 남자 새끼를 만나고.”“친구들이 먼저 가서…….”변명도 되지 못한 말은 번번이 그에게 끊기며 다 잇지도
셔츠에 번진 김치 국물을 보니 쌍방 과실 같은 말은 꺼낼 수도 없었다. 명백한 자신의 과실이 맞았다.이재는 다시 고개를 숙이며 중얼거렸다.“죄송합니다.”“따라와요.”“네……. 네?”이재가 고개를 번쩍 들자 이미 돌아선 도언이 2층 계단으로 올라가고 있었다.이재가 허둥대며 그의 뒤를 따라가자 도언이 걸음을 멈추고 휙 돌아보았다.“그건 두고.”도언이 이재가 들고 있던 김치 그릇을 턱짓으로 가리켰다.“아.”이재는 서둘러 주방으로 들어가 테이블 조리대 위에 접시를 올려두었다. 나가려고 보니 접시를 들고 있던 손이 김
도언은 별채로 가는 정원 모퉁이에 서서 담배를 물었다.“후우…….”길게 빨아들였다가 내뱉는 연기가 갈증을 풀기라도 하는 듯 길게 이어졌다.도언이 흩어지는 연기 사이로 고개를 들었을 때 멀리서 반짝하고 불이 켜지는 것이 보였다.호명가 고용인들이 머무는 숙소동이었다.1층, 2층, 3층…….3층.도언은 어둠 속에 희미하게 보이는 숙소동을 보며 불이 켜진 방의 층수를 헤아렸다.지금 막 불이 켜진 방은 그녀의 방일 것이다.“한이재.”도언은 그녀의 이름을 소리 내어 말하며 풀썩 웃음을 내뱉었다.아직도 그녀가 호명 가에 있
이재는 홀린 듯 도언을 보았다.반듯한 이마와 짙은 눈썹 밑에 길게 난 눈은 도경을 향한 웃음으로 반쯤 감겨 있었다.오뚝하게 솟은 코 아래 선이 짙은 입술은 부드럽게 호선을 그리고 있었다.그러니까 한마디로 그는 참 잘생긴 남자였다.도경이 제 형이 잘생겼다고 노래를 부르는 걸 보고 그러려니 했던 게 미안할 지경이었다.“차도경, 이제 컸다고 술을 마시고 다닌다, 이거지?”“왜 이래? 나 이제 스무 살이야.”“아, 그러세요? 스무 살?”형제의 웃음소리가 호명 가 안채를 울렸다.그 소리에 이재의 정신이 번쩍 돌아왔다.지금
대한민국에서 알 만한 사람은 모두가 다 아는 건설 그룹 호명,호명의 가족이 거주하는 그들만의 성채 호명가에 도착한 이재는 뒷자석에 앉은 도경을 돌아봤다."술 다 깬 거지?""집에 가기 싫은데."엉뚱한 대답을 하는 도경은 차에서 내릴 생각도 없이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집에 안 가면, 어딜 가려고?"그제야 도경이 이재를 바라보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누나, 우리 어디 가서 딱 한 잔만 더 마실래?""야! 차도경!"이재가 인상을 팍 쓰자 움찔 놀란 도경이 싫으면 말고, 하는 말을 중얼거리며 차에서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