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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1화

Author: 소경절
고개를 든 순간, 서정혁은 박해순의 등을 쓸어내려 주는쓸어내려주는 강시원의 모습을 보았다. 하지만 서정혁이 들어와서부터 지금까지 강시원은 한 번도 그를 쳐다보지 않았다.

남자의 준수한 얼굴이 눈에 띄게 한 층 더 어두워졌다.

성큼성큼 임지민의 곁으로 걸어간 그는 강시원을 응시하는 눈빛이 사납기 그지없었다.

“오빠...”

임지민이 가슴을 움켜쥐며 눈썹을 찡그리면서 온몸을 비틀거렸다.

쓰러질 듯하는 임지민의 모습에 서정혁은 긴 팔을 뻗어 본능적으로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감쌌다.

임지민은 자연스럽게 남자의 품에 기대었다. 강시원과 박해순이 있는 앞에서도 전혀 망설임이 없었다. 마치 자신과 서정혁이야말로 혼인한 진짜 부부인 것처럼!

사랑받지 못하는 자가 바로 둘 사이에 끼어든 방해꾼이라는 말을 몸소 증명하는 듯했다.

“서정혁! 이 자식아! 당장 그년을 놓아라!”

울렁대는 가슴을 움켜쥔 박해순은 화가 나서 침대를 두드렸다.

“네 아내가 눈앞에 있는데 네 처제랑 끌어안고 어쩌자는 거냐! 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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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489화

    임지민은 얼굴이 잔뜩 어두워졌다.“아니요.”박영주가 놀란 듯 비명을 질렀다.“어떻게 된 거야? 정혁이 손을 안 썼어?”“정혁 오빠가 나서긴 했는데 갑자기 늙은 여자 하나가 나타나더라고요. 아선 그룹 대표이사 사모님이라고 하면서 강시원을 도와주는 거 있죠! 정말 화가 나서 미치겠어요!”주변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임지민은 진면모를 드러내며 화가 난 듯 발을 동동 굴렀다.“그뿐만이 아니에요, 그년이 갑자기 변해서 영원 테크의 대표이사가 됐어요! 엄마, 정말 웃기지 않아요? 강시원은 학력도 낮은 그냥 멍청이인데, 저런 어리석은 여자가 대표이사가 될 수 있다니! 지나가는 개가 들어도 웃겠어요.”“그년이 강씨 가문의 그 죽어가는 회사를 맡게 됐다고?”매우 놀란 박영주는 잠시 침묵하더니 경멸하는 웃음을 내뱉었다.“흥, 상관없어. 영원 테크가 그 싸구려 손에 완전히 망하면 시작과 끝이 제대로 되는 거지. 그 불쌍한 엄마가 저승에서 눈을 감을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하지만 이번에 이렇게 좋은 기회에 강시원을 제대로 못 건드린 게 좀 아쉽네.”“엄마, 아쉽긴 뭐가 아쉬워요. 오늘 뜻밖의 수확도 있었어요.”“뜻밖의 수확?”임지민은 붉은 입술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지켜보세요. 곧, 그년이 다시 일어나기도 전에 큰코다칠 테니까.”...만찬은 정시에 시작되었다. 비교적 엄숙했던 대회와 달리, 만찬 현장은 화려한 옷차림과 향기, 사치스러운 분위기가 가득했다.곳곳에 상류층의 기운이 흘렀다.연회 분위기에 맞추기 위해 강시원은 낮에 입었던 샴페인 색 정장이 아닌 크림색의 한쪽 어깨가 드러난 블라우스에 화사하고 눈부신 밝은 노란색 새틴 롱스커트를 매치했다. 검은 머리는 어깨 위에 느슨하게 흘러내렸다. 그 모습은 마치 향기롭고 아름다운 튤립 한 송이 같았다.고고한 꽃, 보자마자 속세를 잊을 정도였다.강시원이 등장하자 다시 한번 회장 전체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남자들의 눈은 또 한 번 즐거운 시각적 향연을 느꼈다.“와우! 강 대표님, 사업을 하시다니!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488화

    “누구라고요?!”눈을 부릅뜬 배명욱은 입가에 물고 있던 담배마저 떨어뜨렸다.배명욱의 놀란 모습에 임지민은 마음속으로 냉소를 지었다.“서정혁 대표요. 배 대표님, 아직 젊으신데 청력이 안 좋으신가 봐요?”눈이 휘둥그레진 배명욱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강 대표가 서정혁의 아내라고요? 어떻게... 서정혁의 아내일 수가...”조금 전 오성 과학 기술 서밋에서 두 사람은 분명 아무 교류도 없었다.강시원이 쫓겨날 위기에 처했을 때도 서정혁은 못 본 척하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이 부부라고?’지나가는 개도 그 정도 소란이면 한 번 쳐다볼 것이다.임지민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아이고... 배 대표님께서 눈치채지 못한 게 당연하죠. 아마 현장에 있던 모든 분들이 눈치채지 못했을 거예요. 제 언니와 형부가 요즘 사이가 좀 안 좋아서 며칠째 부부싸움 중이거든요. 언니가 요즘 집에도 안 들어오고 있어요. 이렇게 민감한 시기에 배 대표님 때문에 또 다른 변수가 생겨서 언니와 형부의 결혼생활이 더 어려워지길 바라지는 않아요. 언니만 더 곤란해지니까요. 언니가 서씨 가문에서 이미 충분히 힘들게 지내고 있으니까...”강시원을 위하는 척하는 전형적인 모습이었다.배명욱의 눈빛에 의심이 스쳤다.“그럼 지금 이혼할 상황이란 건가요?”임지민은 입술을 꽉 깨물며 말하기 어려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어떻게 보면 이런 식으로 묵인하는 것이었다.날카롭게 눈을 가늘게 뜬 배명욱은 혀로 볼 안쪽을 살짝 밀었다. 이성에 억눌려 있던 욕망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그러니까... 강시원이 배기훈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거네? 서정혁의 여자라는 건가? 재미있군.’천성적으로 승부욕이 강한 배명욱은 강제로 빼앗는 것을 좋아했다. 어려운 일일수록, 벼랑 끝의 외로운 꽃 같은 사람일수록, 더욱 손에 넣고 싶어 했다.소유할 수 없다 해도 그 맛을 한번 보고 싶었다.비즈니스 무대에서 그동안 서정혁이 너무 오랫동안 오만하게 굴었기에 안 그래도 눈에 거슬리던 참이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487화

    이 시간쯤이면 손님들이 하나둘씩 도착했고 사람도 많았기에 눈치가 보였다. 임지민은 일부러 카메라를 피해 배명욱을 뒷정원의 인적 없는 구석으로 데려가 이야기를 나누었다.서정 그룹과 배강 그룹은 라이벌 관계로 서로 적대하고 있었기에 자신이 배명욱과 사적으로 접촉한 사실이 서정혁에게 알려지면 앞으로 강시원을 모함할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임지민은 알고 있었다.지난번 고나은 사건 때 임지민은 자신이 서정혁을 구해준 사람이라는 신분과 울고 불쌍한 척 연기하며 서정혁의 동정을 얻어 겨우 위기를 넘겼다.만약 다른 여자였다면 비록 의심일지라도 서정혁은 두 번 다시 신뢰하지 않을 것이며 호의도 더 이상 보이지 않고 바로 쓰레기처럼 차버렸을 것이다.그러니 앞으로는 걸음마다 신중하게, 각별히 조심해야 했다.“임지민 씨가 나를 이렇게 한적한 곳으로 부르다니... 모르는 사람은 우리 둘이 뭔가 은밀한 사이라도 되는 줄 알겠네요.”경박하게 눈썹을 치켜올린 배명욱은 담배를 손에서 놓지 않고 한 모금 빨아들인 후, 임지민을 향해 연기를 내뿜었다.“내가 자극적인 걸 좋아하는 걸 임지민 씨도 잘 알 텐데요? 이렇게 영리하고 눈치 빠르니 서정혁이 곁에 두고 다니는 이유를 알 것 같네요.”경박한 어조로 한마디 한 배명욱은 임지민을 서정혁의 애인일지라도 전혀 대접해 주지 않았다. 겉으로는 친밀한 척했지만 사실은 놀리는데 가까웠다.강시원을 대할 때 정중했던 모습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눈동자에 혐오감이 스친 임지민은 담담히 기침을 한 번 하고 차갑게 입을 열었다.“대표님, 농담을 잘하시네요. 저에게는 관심이 없지만 제 언니에게는 어떤 마음인지, 딱 봐도 다 보여요.”배명욱은 호탕하게 웃었다.“강 대표님과는 그냥 오늘 알게 됐을 뿐이에요. 서로 좀 더 알아가며 사업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뿐이고요. 이복 언니가 어떤 남자와 만나는지, 신경 쓰이는 건가요?”“제가 어떻게 신경을 안 쓸 수 있겠어요? 언니가 그래도 우리 임씨 가문 사람인데요. 우리 임씨 가문의 체면을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486화

    “네네, 대표님이 제일 현명하시죠.”잠시 멈칫한 신빈우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 정말... 영원 테크에 투자하실 생각이신가요? 제가 알아봤는데 영원 테크는 지금 경영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요. 내세울 만한 프로젝트도 하나 없어요. 전기차 공장 노동자들이 얼마 전에 파업을 벌이기도 했고 강용호 회장도 얼마 전에 체포됐다가 최근에야 풀려났어요. 이런 작은 회사는 도저히 일어설 수 없어요. 분명 언젠가는 망할 겁니다. 대표님께서 투자하시려는 걸 회장님께서 아시면 절대 허락하지 않으실 거예요. 대표님을 꾸짖으실지도 몰라요.”눈썹을 찌푸린 배명욱이 길게 심호흡을 했다.그러자 신빈우가 우려를 계속 털어놓았다.“예전 같으면 대표님께서 몇억 원 꺼내서 강시원 씨한테 투자하는 게 별로 문제가 되지 않지만 지금은 셋째 도련님이 돌아왔잖아요. 지난번 가족 모임에서 회장님 태도 보면 셋째 도련님에 대할 때 확실히 달라졌어요. 예전처럼 싫어하지 않으시더라고요. 셋째 도련님이 밖에서 몇 년간 일하다 돌아와 그런지 체면치레도 잘하고 말발도 꽤 좋아졌어요. 회장님께서 나이가 드셔서 그런 말에 현혹되시는 건 당연하지만 옆에서 보는 우리는 속이 편치 않잖아요. 갑자기 엄마도 없는 아들을 데리고 온 건, 회장님께 아첨해서 가족 사업에서 한몫 떼가려는 속셈이에요. 대표님의 권력을 나누려는 겁니다.”‘권력 나눔’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배명욱의 눈동자에서 순간적으로 서늘한 살기가 번쩍였다.배씨 가문 전체에서 가장 불필요한 존재가 바로 사생아인 배기훈이었다.배강수는 아들만 중시하고 딸은 안중에도 없었다. 배율희 또한 출세할 생각이 없었으며 밖에서 제멋대로 놀아 이미 버려진 지 오래였다. 그렇다면 배씨 가문의 후계자 자리는 배명욱 외에 누가 있을 수 있겠는가? 굳이 의심할 여지도 없는 일이었다.그런데 배명욱이 네 살 때 배강수가 임신한 한효선을 아내로 맞아들였다.그 여자가 태교하는 동안, 배명욱은 그녀가 자주 거닐던 정원 바닥에 구슬을 뿌려 그녀가 넘어지게 했다. 또한 한효선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485화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경고할게. 배씨 가문 사람들, 특히 배명욱과 거리를 둬!”강시원은 돌아보지도 않았다.“그럴 한가한 시간에 네 지민이나 챙겨라.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하니까, 당신이 간섭할 필요 없어.”“자기 분수도 모르면서! 뭐가 맞고 뭐가 틀린 지 구분도 못 하잖아!”말문이 막힌 서정혁은 목소리까지 쉬었다.“내가 하려던 말은 다 했어. 앞으로 배명욱에게 큰코다쳐도 나한테 손 내밀지 마.”“걱정 마, 온 세상 사람이 다 죽어서 당신 하나만 남아도 차라리 내 목을 찌를지언정 절대 당신에게 구걸하지 않을 테니까.”지난 5년 동안, 서정혁에게 엄마 산소를 같이 가자고 빌고 빌었다. 김설연이 아이를 데려갈 때는 아이 얼굴만 보여달라고 빌었고 강씨 가문에 자금 위기가 닥쳤을 때는 영원 테크를 한 번만 살려 달라고 빌었다...빌고 빌었지만 서정혁은 한 번도 들어준 적이 없었다.강시원의 단호한 뒷모습에 서정혁은 고구마를 백 개 넘게 삼킨 듯 목구멍이 꽉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숨도 점점 가빠졌다.그저 강시원이 너무 고집이 세다가 속으로 욕할 뿐이었다.“오빠...”임지민이 치맛자락을 들고 잔걸음으로 남자의 곁으로 다가갔다.서정혁이 아직도 눈이 시뻘건 채 강시원이 사라진 방향을 응시하고 있는 것을 보자 몸이 떨릴 정도로 화가 나 값비싼 드레스를 찢을 듯이 움켜쥐었다.여자의 직감은 언제나 틀리지 않았다. 서정혁이 강시원에게 마음이 있음을 임지민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마음은, 은연중에 무의식적으로 서정혁 본인도 아직 깨닫지 못한 채 생겨난 것이었다.임지민의 눈빛이 점점 악독하고 음흉해졌다.정혁 오빠가 강시원과 결혼하는 걸 꼬박 5년 동안 참아왔다.그동안 유일하게 위안으로 삼은 것은 정혁 오빠가 강시원을 사랑하지 않고 집안의 장식이나 대를 잇는 도구로만 여긴다는 것이었다.정혁 오빠의 마음속에 강시원 싸구려 같은 년이 조금이라도 자리 잡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정혁 오빠는 오직 그녀, 임지민만의 것이어야 했다.“왜 그래?”잠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484화

    아름답지만 억압적인 남자의 눈빛을 바라보던 강시원은 가슴이 갑자기 죄어왔다.남자의 포옹에도 기쁘기는커녕 오히려 온몸이 지배당할 것 같은 공포에 휩싸였다.“이거 놓아!”살굿빛처럼 반짝이는 강시원의 눈에 핏발이 섰다.“서정혁... 나한테 손가락 하나 대지 마!”“너는 내 아내야. 비록 기한이 두 달 남긴 했지만 아직은 여전히 내 여자야.”서정혁은 강시원의 말을 듣지 않은 채 오히려 더욱 꽉 껴안았다. 들썩이는 가슴과 손등에 드러난 핏줄, 남자의 강한 지배욕과 소유욕이 그대로 드러났다.“남편이 아내를 안는 게, 뭐가 문제인데?”“하...”허탈하게 웃은 강시원은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위선적인 서정혁의 얼굴을 찢어발기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그럼 이렇게 안기만 하지 말고 오늘 이 좋은 날에 우리 손잡고 입장해서 때에 맞춰 우리 부부 관계를 공개하는 게 어때? 서 대표?”“네가 원하는 게 그거야?”남자가 낮은 목소리로 한마디 하더니 눈을 가늘게 뜨며 강시원을 흘겨보았다.눈빛이 어두워진 강시원은 마음속에 왠지 모를 씁쓸한 감정이 스쳤다.예전 같았으면 환하게 웃으며 그러자고 대답했을 것이다.서정혁과 손잡고 당당하고 떳떳하게 사람들 앞에 서길 바랐다.하지만 지금은... 너무 늦었다. 더 이상 그런 걸 꿈꾸지도, 딱히 바라지도 않았다.이 남자에게 더 이상 아무런 감정이 없었지만 서정혁이 자기 이익을 얼마나 잘 챙기는지, 그리고 상황에 따라 얼마나 이중적인 성격인지 잘 알고 있었기에 일부러 압박하며 자극했다.“응, 내가 원하는 게 그거야.”강시원은 마치 진짜인 것처럼 가려 했다.아니나 다를까, 서정혁이 먼저 참지 못하고 강시원의 가냘픈 허리를 세게 감싸 안으며 입가에 냉소를 띠었다.“강시원, 결혼 전에 내가 한 말 잊었어? 나 서정혁은 결혼이라는 굴레에 묶이지 않을 것이고 이 관계에 휘둘리지도 않을 거야. 그리고 너 또한 서씨 가문에서 그 어떤 이득도 얻지 못할 거야. 그때 분명히 너에게 물었지? 그래도 나와 결혼하겠냐고. 평생 내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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