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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8화

Author: 소경절
이 말에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 풀린 임지민은 이해심 많다는 듯이 웃었다.

“오빠, 언니를 너무 심하게 꾸짖지 마. 어차피 사람마다 지식을 받아들이는 능력이 다르니까. 언니는 학생 때부터 공부 쪽에 그렇게 능숙하지 않았잖아. 그러니 오빠가 언니에게 좀 더 너그러워야지.”

“정혁이 걔한테 얼마나 너그러운데?”

본의 아니게 친구를 두둔하려던 심지경은 또 무심코 서정혁의 마음에 비수를 꽂았다.

“저렇게 멍청하고 능력도 없이 아무것도 할 줄 모르면서 그동안 정혁이한테 폐만 끼치고 계속 속만 썩였잖아. 내가 정혁이라면 씨발 벌써 이혼은 하고도 남았을 거야. 정혁이 5년이나 버틴 건, 그야말로 부처가 따로 없는 거지!”

서정혁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심지경을 바라봤다.

저 녀석의 머리만 베어 변기 속에 처넣고 싶은 심정이었다.

등을 돌려 한쪽으로 간 서정혁은 휴대폰을 꺼내 한수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시원이 갑자기 회장에 나타났어. 어떻게 된 거야?”

“대표님, 방금 알아봤습니다. 사모님께서 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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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487화

    이 시간쯤이면 손님들이 하나둘씩 도착했고 사람도 많았기에 눈치가 보였다. 임지민은 일부러 카메라를 피해 배명욱을 뒷정원의 인적 없는 구석으로 데려가 이야기를 나누었다.서정 그룹과 배강 그룹은 라이벌 관계로 서로 적대하고 있었기에 자신이 배명욱과 사적으로 접촉한 사실이 서정혁에게 알려지면 앞으로 강시원을 모함할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임지민은 알고 있었다.지난번 고나은 사건 때 임지민은 자신이 서정혁을 구해준 사람이라는 신분과 울고 불쌍한 척 연기하며 서정혁의 동정을 얻어 겨우 위기를 넘겼다.만약 다른 여자였다면 비록 의심일지라도 서정혁은 두 번 다시 신뢰하지 않을 것이며 호의도 더 이상 보이지 않고 바로 쓰레기처럼 차버렸을 것이다.그러니 앞으로는 걸음마다 신중하게, 각별히 조심해야 했다.“임지민 씨가 나를 이렇게 한적한 곳으로 부르다니... 모르는 사람은 우리 둘이 뭔가 은밀한 사이라도 되는 줄 알겠네요.”경박하게 눈썹을 치켜올린 배명욱은 담배를 손에서 놓지 않고 한 모금 빨아들인 후, 임지민을 향해 연기를 내뿜었다.“내가 자극적인 걸 좋아하는 걸 임지민 씨도 잘 알 텐데요? 이렇게 영리하고 눈치 빠르니 서정혁이 곁에 두고 다니는 이유를 알 것 같네요.”경박한 어조로 한마디 한 배명욱은 임지민을 서정혁의 애인일지라도 전혀 대접해 주지 않았다. 겉으로는 친밀한 척했지만 사실은 놀리는데 가까웠다.강시원을 대할 때 정중했던 모습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눈동자에 혐오감이 스친 임지민은 담담히 기침을 한 번 하고 차갑게 입을 열었다.“대표님, 농담을 잘하시네요. 저에게는 관심이 없지만 제 언니에게는 어떤 마음인지, 딱 봐도 다 보여요.”배명욱은 호탕하게 웃었다.“강 대표님과는 그냥 오늘 알게 됐을 뿐이에요. 서로 좀 더 알아가며 사업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뿐이고요. 이복 언니가 어떤 남자와 만나는지, 신경 쓰이는 건가요?”“제가 어떻게 신경을 안 쓸 수 있겠어요? 언니가 그래도 우리 임씨 가문 사람인데요. 우리 임씨 가문의 체면을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486화

    “네네, 대표님이 제일 현명하시죠.”잠시 멈칫한 신빈우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 정말... 영원 테크에 투자하실 생각이신가요? 제가 알아봤는데 영원 테크는 지금 경영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요. 내세울 만한 프로젝트도 하나 없어요. 전기차 공장 노동자들이 얼마 전에 파업을 벌이기도 했고 강용호 회장도 얼마 전에 체포됐다가 최근에야 풀려났어요. 이런 작은 회사는 도저히 일어설 수 없어요. 분명 언젠가는 망할 겁니다. 대표님께서 투자하시려는 걸 회장님께서 아시면 절대 허락하지 않으실 거예요. 대표님을 꾸짖으실지도 몰라요.”눈썹을 찌푸린 배명욱이 길게 심호흡을 했다.그러자 신빈우가 우려를 계속 털어놓았다.“예전 같으면 대표님께서 몇억 원 꺼내서 강시원 씨한테 투자하는 게 별로 문제가 되지 않지만 지금은 셋째 도련님이 돌아왔잖아요. 지난번 가족 모임에서 회장님 태도 보면 셋째 도련님에 대할 때 확실히 달라졌어요. 예전처럼 싫어하지 않으시더라고요. 셋째 도련님이 밖에서 몇 년간 일하다 돌아와 그런지 체면치레도 잘하고 말발도 꽤 좋아졌어요. 회장님께서 나이가 드셔서 그런 말에 현혹되시는 건 당연하지만 옆에서 보는 우리는 속이 편치 않잖아요. 갑자기 엄마도 없는 아들을 데리고 온 건, 회장님께 아첨해서 가족 사업에서 한몫 떼가려는 속셈이에요. 대표님의 권력을 나누려는 겁니다.”‘권력 나눔’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배명욱의 눈동자에서 순간적으로 서늘한 살기가 번쩍였다.배씨 가문 전체에서 가장 불필요한 존재가 바로 사생아인 배기훈이었다.배강수는 아들만 중시하고 딸은 안중에도 없었다. 배율희 또한 출세할 생각이 없었으며 밖에서 제멋대로 놀아 이미 버려진 지 오래였다. 그렇다면 배씨 가문의 후계자 자리는 배명욱 외에 누가 있을 수 있겠는가? 굳이 의심할 여지도 없는 일이었다.그런데 배명욱이 네 살 때 배강수가 임신한 한효선을 아내로 맞아들였다.그 여자가 태교하는 동안, 배명욱은 그녀가 자주 거닐던 정원 바닥에 구슬을 뿌려 그녀가 넘어지게 했다. 또한 한효선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485화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경고할게. 배씨 가문 사람들, 특히 배명욱과 거리를 둬!”강시원은 돌아보지도 않았다.“그럴 한가한 시간에 네 지민이나 챙겨라.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하니까, 당신이 간섭할 필요 없어.”“자기 분수도 모르면서! 뭐가 맞고 뭐가 틀린 지 구분도 못 하잖아!”말문이 막힌 서정혁은 목소리까지 쉬었다.“내가 하려던 말은 다 했어. 앞으로 배명욱에게 큰코다쳐도 나한테 손 내밀지 마.”“걱정 마, 온 세상 사람이 다 죽어서 당신 하나만 남아도 차라리 내 목을 찌를지언정 절대 당신에게 구걸하지 않을 테니까.”지난 5년 동안, 서정혁에게 엄마 산소를 같이 가자고 빌고 빌었다. 김설연이 아이를 데려갈 때는 아이 얼굴만 보여달라고 빌었고 강씨 가문에 자금 위기가 닥쳤을 때는 영원 테크를 한 번만 살려 달라고 빌었다...빌고 빌었지만 서정혁은 한 번도 들어준 적이 없었다.강시원의 단호한 뒷모습에 서정혁은 고구마를 백 개 넘게 삼킨 듯 목구멍이 꽉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숨도 점점 가빠졌다.그저 강시원이 너무 고집이 세다가 속으로 욕할 뿐이었다.“오빠...”임지민이 치맛자락을 들고 잔걸음으로 남자의 곁으로 다가갔다.서정혁이 아직도 눈이 시뻘건 채 강시원이 사라진 방향을 응시하고 있는 것을 보자 몸이 떨릴 정도로 화가 나 값비싼 드레스를 찢을 듯이 움켜쥐었다.여자의 직감은 언제나 틀리지 않았다. 서정혁이 강시원에게 마음이 있음을 임지민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마음은, 은연중에 무의식적으로 서정혁 본인도 아직 깨닫지 못한 채 생겨난 것이었다.임지민의 눈빛이 점점 악독하고 음흉해졌다.정혁 오빠가 강시원과 결혼하는 걸 꼬박 5년 동안 참아왔다.그동안 유일하게 위안으로 삼은 것은 정혁 오빠가 강시원을 사랑하지 않고 집안의 장식이나 대를 잇는 도구로만 여긴다는 것이었다.정혁 오빠의 마음속에 강시원 싸구려 같은 년이 조금이라도 자리 잡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정혁 오빠는 오직 그녀, 임지민만의 것이어야 했다.“왜 그래?”잠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484화

    아름답지만 억압적인 남자의 눈빛을 바라보던 강시원은 가슴이 갑자기 죄어왔다.남자의 포옹에도 기쁘기는커녕 오히려 온몸이 지배당할 것 같은 공포에 휩싸였다.“이거 놓아!”살굿빛처럼 반짝이는 강시원의 눈에 핏발이 섰다.“서정혁... 나한테 손가락 하나 대지 마!”“너는 내 아내야. 비록 기한이 두 달 남긴 했지만 아직은 여전히 내 여자야.”서정혁은 강시원의 말을 듣지 않은 채 오히려 더욱 꽉 껴안았다. 들썩이는 가슴과 손등에 드러난 핏줄, 남자의 강한 지배욕과 소유욕이 그대로 드러났다.“남편이 아내를 안는 게, 뭐가 문제인데?”“하...”허탈하게 웃은 강시원은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위선적인 서정혁의 얼굴을 찢어발기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그럼 이렇게 안기만 하지 말고 오늘 이 좋은 날에 우리 손잡고 입장해서 때에 맞춰 우리 부부 관계를 공개하는 게 어때? 서 대표?”“네가 원하는 게 그거야?”남자가 낮은 목소리로 한마디 하더니 눈을 가늘게 뜨며 강시원을 흘겨보았다.눈빛이 어두워진 강시원은 마음속에 왠지 모를 씁쓸한 감정이 스쳤다.예전 같았으면 환하게 웃으며 그러자고 대답했을 것이다.서정혁과 손잡고 당당하고 떳떳하게 사람들 앞에 서길 바랐다.하지만 지금은... 너무 늦었다. 더 이상 그런 걸 꿈꾸지도, 딱히 바라지도 않았다.이 남자에게 더 이상 아무런 감정이 없었지만 서정혁이 자기 이익을 얼마나 잘 챙기는지, 그리고 상황에 따라 얼마나 이중적인 성격인지 잘 알고 있었기에 일부러 압박하며 자극했다.“응, 내가 원하는 게 그거야.”강시원은 마치 진짜인 것처럼 가려 했다.아니나 다를까, 서정혁이 먼저 참지 못하고 강시원의 가냘픈 허리를 세게 감싸 안으며 입가에 냉소를 띠었다.“강시원, 결혼 전에 내가 한 말 잊었어? 나 서정혁은 결혼이라는 굴레에 묶이지 않을 것이고 이 관계에 휘둘리지도 않을 거야. 그리고 너 또한 서씨 가문에서 그 어떤 이득도 얻지 못할 거야. 그때 분명히 너에게 물었지? 그래도 나와 결혼하겠냐고. 평생 내 뒤에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483화

    “하지만 서두르면 아마 임지민이 바로 알아채고 빠져나갈 수 있어. 그러니 좀 더 기다려, 임지민이 두 번 다시 일어설 수 없게 만들 완벽한 기회를.”분개한 윤슬은 주먹을 꽉 쥐었지만 아무리 억울해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강시원이 언젠가 반드시 임지민에게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믿었다.아니나 다를까 서정 그룹의 로봇이 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게다가 눈에 띄는 외형 덕분에 많은 대기업들의 관심을 받았고 앞다투어 임지민에게 조언을 구했으며 서정 그룹과 협력하여 로봇을 제작하기로 결정한 사람들도 있었다.모든 이의 주목을 받은 임지민은 자만심이 하늘을 찌를 듯했다.서정혁은 그 틈을 타 회장을 빠져나와, 강시원을 찾으러 이리저리 돌아다녔다.그러다가 마침내 복도 끝에서 정수기 앞에 서서 종이컵으로 물을 마시고 있는 강시원을 발견했다.강시원은 하얀 목을 뒤로 젖히며 차가운 물을 꿀꺽꿀꺽 한 컵 다 마셔버렸다. 맑은 물방울이 입가에 맺히며 아름다운 턱선을 따라 흘러내리자 시원시원하면서도 꽤 매혹적이었다.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킨 서정혁은 정교한 사파이어 커프스 아래의 두 손이 무의식적으로 움츠러들었다. 최근 들어 자꾸만 머릿속에 맴도는 그 모습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다가갔다.한 컵을 마셨지만 강시원은 가슴이 여전히 답답했다. 다시 한 컵 가득 물을 받아 들려고 할 때 갑자기 남자의 손바닥이 그녀의 시야에 나타나며 컵 입구를 덮었다.깜짝 놀라 고개를 든 강시원은 봉황 같은 서정혁의 눈과 마주치자 저도 모르게 컵을 쥔 손을 놓아버렸다.큰 손으로 종이컵을 잡은 서정혁은 이내 종이컵을 구겨버렸다. 그러면서 컵에 가득했던 물도 밖으로 쏟아져 나와 그의 고급스러운 검은 구두 위로 튀었다.“뭐 하는 거야?”강시원은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서정혁과 거리를 두었다.눈빛에는 상대방에 대한 혐오와 경계심이 담겨 있었다.온몸에 물이 튄 서정혁은 평소 같았으면 벌써 불쾌해했을 텐데 오늘 따라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아주 태연했다.“너 위장이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482화

    강시원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나도 알아. 하지만 오늘 밤에 어쨌든 단둘이 얘기를 나눠야 해. 어떤 목적으로 내게 접근하든, 배강 그룹의 대표이사니까, 소홀히 대할 수 없어. 게다가 나도 배강 그룹과 협력할 수 있길 바라고. 배강 그룹이 영원 테크에 투자해 준다면 그게 10, 20억이라도 영원 테크의 급한 불을 끄는 데 도움이 될 거야.”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문제들이 줄줄이 닥쳐왔다.영원 테크의 대표이사 자리가 그렇게 쉽지는 않았다. 특히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남성들이 좌지우지하는 비즈니스 무대에서 늘 부정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나타나 그녀를 불편하게 했다. 하지만 남성들의 그런 시선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엄마도 영원 테크를 창업하셨을 때 이런 고민이 있으셨을까? 정말 힘드셨을 텐데...’그래서 강시원은 어떻게 해서든 영원 테크가 강용호의 손에 망하는 것을 막아야 했다.“대표님, 정말 너무 힘들 것 같아요...”바로 그때, 윤슬의 시선이 멈췄다.“대표님, 저기 보세요. 저 금색 로봇!”고개를 든 강시원은 무심코 윤슬이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았다.서정 그룹의 흑금색 로봇을 본 순간 눈이 갑자기 휘둥그레지며 온몸이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윤슬은 곧바로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대표님, 이거 서정 그룹 연구 개발팀에 계실 때 로봇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시면서 제출하셨던 로봇 디자인 아니에요? 그때 대표님의 디자인을 보고 정말 고급스럽다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그때 양서연이 대표님을 짓누르려고 대표님의 디자인을 깎아내려서 채택되지 않았잖아요.”그 로봇을 바라본 강시원은 불쾌했던 과거의 기억이 떠올라 눈빛이 한껏 어두워졌다.흑금색 로봇 외형 디자인 초안은 매일 밤 아들을 재운 후, 한 달 동안 밤을 새우며 간신히 디자인해 낸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수없이 많이 수정하고 버전을 업그레이드한 끝에 마침내 이 이미지와 이 색상으로 확정했다.전 세계에서 그야말로 유일무이한 것이었다.그런데 그 로봇이 지금,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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