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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otten sons 7

Author: 장순혁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4-02 15:46:04

‘발바닥에 물집 잡힌 것 같은데.. 아 쓰라려.

언제까지 올라가야 하는 거야?’

데이지는 목 끝까지 차오른 말들을 속으로 삼키며

활기차게 발걸음을 옮기는 자스민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삼 년 정도의 교육이 끝나고 교주님은 때가 왔다며 데이지를 포함한 선택받은 사제들을 데리고

제대로 닦이지도 않은 산길을 올랐다.

교주님은 이 또한 기도의 일종이라며 일체의 쉬는 시간도

허용해주지 않으시며 맨 앞에서 나아가셨고

데이지는 억지로 보폭을 맞췄다.

‘한 시간은 걸은 것 같은데. 설마 정상까지 올라가나?’

저 멀리 아스라이 구름에 닿을 듯한 산꼭대기를 보며

데이지는 한숨을 뱉었다.

다행히 데이지의 생각이 틀렸다.

수풀이 우거진 산 중턱에서 교주님은 발을 멈추셨다.

“자, 도착했다!” 

교주님이 아이들을 돌아보며 말씀하셨다.

“음.. 교주님? 여기는 아무것도 없는데요?”

데이지가 조심스레 질문을 던졌다.

주변에는 온통 나무, 풀, 웬 바위 하나,

그리고 또 나무밖에는 보이는 게 없었기 때문이다.

“이 바위가 보이니, 데이지?”

교주님이 가리키신 바위는 알 수 없는 글자가

희미하게 쓰인 데이지의 몸만 한 크기의 바위였다.

“네.” 

데이지가 말했다.

“이 바위가 우리가 기도를 드리는 곳이라는 표식이란다.”

교주님이 자랑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한편, 신기한 눈으로 바위의 이곳저곳을 바라보던

자스민이 교주님께 물었다.

“교주님? 이 글자는 뭐에요?”

교주님이 자스민을 보며 설명해주셨다.

“먼 옛날, 신께서 적어주신 글자란다.

이안의 동굴이라는 뜻이지.”

“이안이 뭐에요?” 

데이지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교주님은 잠시 눈을 감으신 뒤, 천천히 말씀하셨다.

“이제 곧 알게 될 거란다.”

교주님은 바위를 주먹으로 세 번 두들기시며

“선택받은 사제들이 왔습니다!”라고 소리치셨다.

그러자 바위가 굉음을 내며 천천히 옆으로 이동했고,

먼지가 걷힌 뒤, 바위가 온전히 옆으로 옮겨지자

지하로 향하는 계단이 보였다.

“가자.” 

교주님은 한마디 말과 함께

먼저 계단을 내려가셨고, 아이들도 그 뒤를 따랐다.

나선형의 계단을 따라 내려가고 또 내려가다 보니

커다란 광장이 나왔다.

광장의 한가운데에 선 교주님과 아이들.

계단의 입구에서 바위가 다시 굉음을 내며

본래 위치로 돌아갔고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 주위를 감쌌다.

교주님이 다시 한 번 

“선택받은 사제들이 왔습니다!”라고

소리치시자 갑자기 어둠이 물러가고 대낮처럼 밝아졌다.

주황빛 태양과 횃불이 아닌

하얀 빛을 뿜어내는 동그란 것들이

벽마다 일정한 간격으로 붙어있었다.

아이들이 처음 보는 광경에 당황할 때 즈음에,

한쪽 구석의 문이 열리며 여러 명의 사람이 나왔다.

“어?” 

데이지는 놀라며 소리쳤다.

빛에 익숙해지자 주변의 풍경이 서서히 눈에 들어왔고

또렷하게 보이는 그 사람들의 얼굴이

낯이 익었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은 전 교주님과 교주님이 되지 못한

사제님들이셨다.

‘분명히 신께 돌아가셨다고 하셨는데?’

데이지가 혼란스러워하며 생각을 정리하려 애쓸 때,

전 교주님이 교주님과 아이들을 보며 말씀하셨다.

“환영합니다. 여러분.”

교주님은 당황한 기색 하나 없이

전 교주님께 다가가며 말을 거셨다.

“오랜만이네요.”

전 교주님도 대답하셨다.

“그러게요. 참 오랜만이네요.”

교주님과 전 교주님은 서로를 끌어안으셨다.

그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던 데이지와 아이들.

데이지가 말했다.

“어..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신께 돌아가신 줄로만 알았는데..”

전 교주님이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조금만 기다리렴. 교주님이 다 설명해주실 거야.

일단 뭐라도 마시자꾸나.”

사제님들이 아이들에게 물을 한 잔씩 가져다주셨다.

산을 오르느라 목이 말랐던 아이들은 급히 물을 마셨다.

“자, 우선 자리에 편하게 앉으렴.”

아이들이 저마다 편한 자세로 자리에 앉자,

교주님은 아이들의 가운데 서서 말씀을 시작하셨다.

“이곳은 아까 말했던 대로 이안의 동굴이란다.

이안이 뭐인지는 차차 알게 될 테니

다른 것들부터 알려주마.

우선 전 교주님과 교주님이 되지 못한 사제님들은

이곳에서 축복의 기간이 끝날 때까지

너희들이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게 해주실 거란다.

다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하렴. 그리고..”

교주님의 말씀을 끊고 자스민이 말을 했다.

“저기, 교주님?”

교주님이 자스민을 보며 말했다.

“왜 그러니?”

“어.. 전 교주님과 사제님들을 다 합치면

열 분이 되어야 하지 않나요?

그런데 이곳에는 왜 아홉 분뿐이신지..”

“곧 말해 주려 했는데, 그 분은

이제 말해 줄 이안에게 동정심을 가지셨단다.

이안들을 몰래 풀어주려 하셨지. 신의 뜻을 거스르시고.

하지만 신께서는 자비로운 분이시란다.

그 분은 신의 곁으로 가셨지.

평생을 반성하시면서 사실 거야.”

그때 자그마히 누군가 굵은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데이지가 물었다. 

“저 소리는 뭔가요?”

교주님이 답했다. 

“이안이란다. 자, 모두들. 중요한 말인데,

이안은 우리가 아니란다. 소나 돼지라고 생각하면 돼.

신께서 우리에게 아기를 내려주시기 위해 이안을 주셨지.

이안은 도구일 뿐이란다.

절대 우리 같은 신의 자식이 아니야.

이안을 이해하려고도 하지 마라.

자 이제 각자의 방으로 가도록 하려무나.

전 교주님과 사제님들이 안내해 주실 거야.”

어느샌가 아이들의 곁에는 각자 한 분씩 사제님들이

서 계셨고 그분들의 인도를 따라

아이들은 각자의 방으로 향했다.

데이지는 자기의 방문을 열어주시는 사제님에게 물었다.

“사제님? 어..”

사제님은 무뚝뚝하게 말했다.

“이곳에서 지내시면 됩니다.

신께 기도 하시고, 이안과 아기를 만드시면 됩니다.

불편한 게 있다면 불러주세요.”

사제님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문을 닫고 나가셨다.

데이지는 베개를 끌어안으며 벽에 몸을 기대고 앉았다.

“릴리..”

데이지는 늘 그랬지만

오늘따라 특히 릴리가 무척이나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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