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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Author: 풍월
서은주는 차 안에 앉아 손에 든 장미를 바라보고 있었다.

장미꽃 덕분에 그녀의 작은 얼굴까지 붉게 물들었다.

두 사람은 특별히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그녀의 반짝이는 눈빛과 눈부신 미소가 육강민의 눈에 고스란히 새겨졌다.

그 어떤 달콤한 말보다도 더 사람을 흔들어놓는 모습이다.

그는 막 매둔 안전벨트를 다시 풀고, 몸을 기울여 그녀에게 다가갔다.

슬금슬금 다가오는 그를 느낀 서은주는 고개를 돌려 급히 피해 버렸다.

차 안이라 누군가가 보게 될까 봐 조심한 것이다.

그러자 귓볼에 육강민의 따뜻한 체온이 실리고 여지없이 점령당했다.

전류가 흐르는 듯한 느낌에 서은주는 숨이 멎는 것 같았고, 장미를 안고 있던 손에 자꾸만 힘이 들어갔다.

“왜 피하는 거야?”

“사람들이 볼 수도 있잖아요.”

“아무도 안 봐.”

그의 입술은 귓불에서 천천히 입술로 이어졌다.

차 안은 순식간에 뜨거운 공기로 가득 차올랐다.

같은 시각, 멀지 않은 곳에서 진백현은 뜨거운 두 사람의 모습을 눈앞에서 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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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009화

    그 한마디가 떨어지자 행사장 안은 죽은 듯 고요해졌다. 누구 하나 입을 여는 사람도 없었다.한참 뒤에야 누군가 조심스럽게 중얼거렸다.“설마 하이석이 사고를 당한 것도 저 사람이 꾸민 일인가?”“그래도 하이석 외숙부잖아.”“외숙부면 뭐가 달라? 권력을 차지하려고 마음먹으면 못 할 짓이 없지.”낮게 오가는 수군거림이 삽시간에 행사장 곳곳으로 번져 갔다.잠시 후 영상이 끝나고, 꺼져 있던 조명이 일제히 밝혀졌다.하백규는 넋이 나간 얼굴로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었다.수많은 사람 앞에서 옷을 모조리 벗겨진 채 내던져진 기분이었다. 온몸이 발가벗겨진 듯 수치스러웠고, 머릿속은 새하얗게 비어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그는 거의 본능적으로 하이준을 바라봤다.하지만 돌아온 것은 얼음장처럼 싸늘한 눈빛뿐이었다.하백규는 흠칫 놀라 황급히 시선을 피했다.“하백규!”그때 객석에 앉아 있던 하정현이 천둥처럼 호통을 내질렀다.미간 가까이 깊게 패인 흉터가 한층 더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그 모습을 마주한 하백규는 다리에 힘이 풀릴 만큼 겁에 질렸다.하정현은 매서운 눈으로 그를 노려봤다.“이석이한테 일어난 일, 너와 관련 있는 거냐?”“아, 아니에요! 저랑은 아무 상관도 없어요!”하백규는 다급히 고개를 내저었다. 그러고는 하이준을 향해 애원하듯 외쳤다.“이, 이준아. 네가 뭐라도 좀 말해 봐!”하이준은 미간을 찌푸렸다.“제가 무슨 말을 해야 합니까?”차갑게 되묻는 목소리에는 한 점의 온기도 없었다.“이 일이 저와 무슨 상관이 있다고요?”“육강민 대표에게 몰래 뇌물을 건네려다 현장에서 들통났습니다. 지금 외숙부께서 해야 할 일은 회사 사람들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해명하는 겁니다.”하이준은 실망을 감추지 못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이런 일을 저지르다니, 정말 실망스럽군요. 대체 제 믿음을 어떻게 배신할 수 있습니까? 이래서 외숙모와 사촌동생들을 무슨 낯으로 볼 겁니까?”아내와 자식들의 이야기가 나오자 하백규는 그대로 굳어 버렸다.핏기 없는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008화

    행사장 안은 숨조차 죽은 듯 고요했다.사람들은 모두 대형 스크린에 시선을 고정한 채 영상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반면 무대 위에 서 있던 하씨 그룹의 임원들과 경영진은 하나같이 얼굴이 굳어 있었다.그중에서도 가장 참담한 사람은 하이준이었다.오늘은 그가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날이었다.성세와의 협력 프로젝트 역시 그가 하씨 그룹을 이끌게 된 뒤 처음 발표하는 핵심 사업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자신의 취임 발표회에 맞춰 공개한 것이기도 했다.그런데 그 모든 계획을 육강민이 사람들 앞에서 산산이 짓밟아 버렸다.그사이 하백규는 심장이 터질 듯 거세게 뛰었다.핏기 하나 없는 얼굴로 소리쳤다."영상 꺼! 당장 꺼 버려!"하지만 영상은 멈추지 않았다.그는 직원들을 향해 버럭 고함을 질렀다."뭐 하고 있어! 얼른 끄라고!"직원들은 다급한 얼굴로 답했다."영상 송출실 문이 안에서 잠겨 있습니다.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죄다 쓸모없는 것들!"하백규는 이성을 잃은 채 악을 썼다."문을 부수든 뜯어내든 당장 열어!"그때 육강민이 담담히 입을 열었다."숙부님, 저분들은 월급 받고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너무 몰아붙이지 마세요."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하씨 그룹 직원 한 명이 허겁지겁 무대로 뛰어올랐다.그는 하백규의 귀에 대고 무언가를 급히 속삭였다. 하지만 행사장이 너무 소란스러워 하백규는 제대로 듣지 못했다."똑바로 말 못 해?"버럭 소리를 지르자 직원은 난처한 표정으로 결국 큰 소리로 외쳤다."성세와의 협력을 위해 준비했던 수천억 원 규모의 자금이 전부 동결됐습니다!"마침 그 순간, 영상이 뚝 끊겼다.덕분에 직원의 외침은 행사장 구석구석까지 또렷하게 울려 퍼졌다."무슨 헛소리야!"하백규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외쳤다.직원은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사실입니다. 은행에서 방금 연락이 왔습니다."순간 하백규의 안색이 흙빛으로 변했다.천천히 육강민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는 절망이 어려 있었다.사람들 앞에서 영상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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