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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22 Chapters

6571장

“네 이모님, 안녕히 계세요.”시후가 한미정과의 통화를 막 끝내자마자 이번에는 이화룡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시후는 곧바로 전화를 받았고, 이화룡의 다소 긴장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 드릴 말씀이 하나 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너무 세게 나간 것 같습니다......”시후가 되물었다.“무슨 일을 너무 세게 나갔다는 겁니까?”이화룡은 난감하게 말했다.“장인어른 일 말입니다. 도련님께서 장인어른을 좀 냉정하게 대하라고 하셨잖습니까. 그래서 저도 일부러 눈길도 안 줬고, 장인어른께서 해븐 스프링스 예약을 부탁했을 때도 거절했습니다.”시후는 말했다.“그 정도야 별일 아니죠. 장 사장과 짜고 그런 일을 벌였으니, 장 사장의 상사인 대표 입장에서는 기분이 상할 수도 있는 거고, 예약을 거절한 것도 이상할 게 없죠.”이화룡은 서둘러 말했다.“저도 원래는 그 정도 선이면 적당히 거리 두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배 회장이라는 사람이 저한테 전화를 했더라고요. 그 사람이 장인어른 자리는 최대한 지켜주겠다고 말하길래 제가 그냥 한마디 했습니다. 그게 저랑 무슨 상관이냐고요. 당시에는 별생각 없이 그냥 전화 끊었는데, 조금 전에 장 사장한테 들었습니다. 장인어른께서 서화협회에서 사직하셨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생각해 보니까 배 회장이 장인어른을 안 챙긴 이유가 제 태도 때문인 것 같아서 말입니다......”“아......”시후는 그제야 깨달았다는 듯 말했다.“어쩐지 이상하더군요. 배 회장이 왜 갑자기 저렇게까지 하는가 했더니, 장인어른이 이제는 배경도 없고 이용 가치도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군요.”이화룡은 민망한 목소리로 말했다.“도련님, 저도 진짜 이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냥 무심코 한 말이었는데 일이 이렇게 흘러갈 줄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 그래서 전화드린 겁니다. 제가 다시 배 회장한테 연락해서 이야기라도 해볼까요?”시후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아직은 그럴 필요 없습니다. 아마 지금 장인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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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72장

완전히 바닥까지 추락한 김상곤은 한동안 의기소침해 있었지만, 다행히 곁에는 윤우선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다.윤우선의 역할은 김상곤을 특정 상태에 단단히 붙들어 두는 것이었다. 김상곤이 너무 우쭐대면 가차 없이 현실로 끌어내렸고, 지금처럼 지나치게 의기소침해지면 또 억지로라도 웃게 만들고 끌고 다녔다.이번에도 윤우선의 태도는 매우 확고했다. 김상곤이 직장을 잃었든 말든 상관없었다. 설령 식물인간이 됐다 해도 두바이 쇼핑몰은 따라다녀야 했고, 죽어서 유골함에 들어간다 해도 자신과 함께 쇼핑을 해야 한다는 기세였다.덕분에 김상곤은 윤우선에게 끌려 다니며 하루 종일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쇼핑하고, 사진을 찍었다. 덕분에 기분과 정신 상태도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한편 서울에서는 변태섭과 한미정의 결혼식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고, 시후 역시 두 사람의 결혼식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다.변태섭은 돌아가신 어머니의 대학 동기이자 자신보다 연장자였다. 한미정 역시 알게 된 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품격 있고 지적인 사람이었고, 아들 폴도 시후를 매우 존중하며 따랐다. 그래서 시후 역시 두 사람이 자신에게 맡긴 주례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싶었다.주례 준비 외에도 시후는 두 사람의 후배로서 축의 선물 역시 성의 있게 준비해야 했다. 고민 끝에 그는 두 사람에게 각각 강화형 거풍환을 한 알씩 선물하기로 했다. 두 사람 모두 이미 쉰을 넘긴 나이였으니, 이 단약이 갖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을 것이었다.결혼식까지 이틀밖에 남지 않은 어느 날, 시후의 외할아버지 안산과 안충주, 안태풍, 그리고 제이크 한은 투자 일정을 마치고 Samson 그룹의 전용기를 타고 돌아왔다.안산은 비행기에 오르기 전 시후에게 전화를 걸어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 최근 진행한 투자 건들과 투자 대상들을 함께 점검해 보자는 것이었다.시후는 흔쾌히 승낙했다. 처음에는 유나에게 저녁에 고객을 만나야 한다고 말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윤우선과 김상곤이 집에 없는 상황에서 유나 혼자 저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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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73장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삼촌, 너무 겸손하게 말씀하지 마세요. 많은 사업가들이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서 오래 성공하다 보면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기가 하면 뭐든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거죠. 그런 생각으로 익숙하지 않은 분야나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큰 손실을 보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것만 해도 부동산 회사가 생수를 만들고, 동영상 플랫폼이 자동차를 만들고, 전자상거래 기업이 SNS 사업에 뛰어들고, SNS 기업이 전자상거래를 하겠다고 나선 사례들이 있었습니다. 그 프로젝트를 추진한 기업들은 대부분 시가총액 수십조 원에서 수백조 원에 달하는 대기업들이었지만, 결과는 썩 좋지 않았죠.”그러고는 말을 이었다.“지난번 아저씨께서 신재생에너지 산업과 후발주자의 역전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해 주셨을 때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아저씨께서 전략적인 관점과 근본적인 논리 측면에서 외할아버지와 외삼촌들께 훨씬 깊은 통찰을 주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변태섭은 시후가 자신을 이렇게 높게 평가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사양하기 어려웠다. 잠시 생각한 뒤 그는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가서 조금 아는 척은 해보죠. 도움이 되면 좋고, 도움이 안 되더라도 반면교사 정도는 될 수 있겠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그럼 위치 보내주세요. 제가 모시러 가겠습니다.”변태섭은 말했다.“지금 학교에 있어서. 도착할 때쯤 연락 줘요.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시후는 예전부터 변태섭에 대해 욕심이 있었다.처음에는 그를 TS Shipping의 책임자로 영입하고 싶었지만 변태섭이 거절하는 바람에 대신 딸인 변지현을 소개받았다.그래서 시후는 심지어 변지현을 시리아에서 데려오기 위해 혼자 위험을 무릅쓰고 하미드의 기지까지 들어갔었다.다행히 변지현의 능력은 기대 이상이었고 덕분에 TS Shipping은 변지현과 소민지가 함께 운영하면서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다.그럼에도 시후는 여전히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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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74장

변태섭은 말을 이어갔다.“아, 시후. 한 가지 자네 의견을 듣고 싶은 일이 있는데.”시후는 공손하게 말했다.“말씀하십시오, 삼촌.”변태섭은 잠시 생각을 정리한 뒤 입을 열었다.“자네 실제 신분에 대해서는 나와 지현이 모두 알고 있어. 하지만 미정 씨와 폴은 아직 모르고 있지. 폴은 상당히 영리한 친구라 자네의 정확한 배경까지는 모르더라도, 자네가 비범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사실 정도는 이미 알고 있는 것 같더군. 자네를 무척 존경하고 있고, 자네 이야기가 나오면 늘 감탄하곤 해.”잠시 말을 멈춘 변태섭은 다시 말했다.“이제 나와 미정 씨는 새로운 가정을 꾸리게 되는데, 나는 남편으로서 가능한 한 모든 부분에서 솔직하게 지내고 싶어. 그래서 자네 신분에 관한 문제도 자네 의견을 먼저 묻고 싶어서. 만약 자네가 괜찮다고 한다면 적당한 기회에 미정 씨와 폴에게 자네 신분을 이야기할 생각이야. 하지만 자네가 원하지 않는다면 나와 지현이는 자네 뜻을 존중할 거야. 그리고 앞으로도 절대로 입 밖에 내지 않을 것이고.”시후는 변태섭이 이런 이야기를 꺼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하지만 그의 말을 듣고 나니 오히려 인품에 대한 신뢰가 더 깊어졌다.세상에는 배우자에게조차 숨기는 비밀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변태섭은 일부러 숨기고 속이는 관계를 원하지 않았다. 그만큼 한미정을 존중하고 있다는 뜻이었다.동시에 자신의 의사를 먼저 묻고, 자신의 판단을 기준으로 삼겠다고 한 것 역시 시후에 대한 존중이었다.물론 시후의 신분은 민감한 문제였다. 하지만 이제 이미 그의 정체를 아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다만 그들 모두 신뢰할 수 있거나 충분히 통제 가능한 사람들이었다.그리고 한미정과 폴 역시 그동안의 접촉을 통해 인품을 충분히 확인한 상태였다. 예전에는 굳이 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더 이상 숨길 이유도 없다고 느껴졌다.그래서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한미정 이모님과 폴 모두 충분히 믿을 수 있는 분들입니다.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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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75장

시후가 미래의 아내와 의붓아들 앞에서도 자신의 신분을 공개하는 것을 개의치 않자, 변태섭은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그는 평생을 정직하고 떳떳하게 살아온 사람이었다. 한미정을 진심으로 사랑했고, 남은 인생을 함께 의지하며 살아가고 싶었다. 그래서 앞으로 한미정 앞에서 시후를 만날 때마다, 풍수나 좀 볼 줄 알고 그 능력으로 지역 유지들과 친분을 쌓은 데릴사위인 척 연기해야 하는 상황은 원하지 않았다.변태섭은 원래 연기를 잘하는 사람도 아니었고, 거짓말은 더더욱 못했다.물론 시후가 거절했더라도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선뜻 허락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하지만 지금 변태섭은 아직 모르고 있었다. 시후가 노리는 것은 자신 한 사람만이 아니라, 이제 막 새롭게 꾸려질 네 식구 전체라는 사실을.기분 좋고 가벼운 마음으로 그는 시후와 함께 샹젤리 스파 호텔로 향했다.도착했을 때는 이미 외가 가족들은 저녁 식사를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시후의 차량이 언덕길을 따라 올라오는 순간부터 삼촌들, 막내이모, 그리고 제이크 한까지 모두 밖으로 나와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도 원래는 직접 나오려 했지만 최근 서울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고 해도 이미 져버린 상태였기에 자녀들은 두 사람이 감기에 걸릴까 걱정돼 끝까지 만류했다.차가 완전히 멈추기도 전에 시후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다섯 사람을 발견했다.솔직히 조금 놀랐고,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기도 했다. 모두 자신보다 윗세대 어른들인데 이렇게 함께 나와 기다리고 있는 것은 예의상으로도 조금 과한 면이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Samson 그룹 사람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시후는 이미 두 차례나 Samson 그룹 일가 전체를 죽음의 위기에서 구해낸 은인이었다. 그 은혜는 단순한 항렬이나 나이 차이로 갚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제이크 한은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시후가 아니었다면 총탄 자국이 가득한 자신의 시신은 이미 미국 땅 어딘가에 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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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76장

사과의 말을 꺼낸 이상, 변태섭도 굳이 이유를 더 설명하지는 않았다. 이런 일은 Samson 그룹 사람들도 충분히 이해할 것이고, 괜히 다시 꺼내 상처를 건드릴 필요도 없었기 때문이다.하지만 Samson 그룹 사람들의 입장에서 안예선이 세상을 떠난 지도 벌써 20년이 넘었다. 이미 오래전에 받아들인 일이었기에 변태섭이 그녀의 이름을 언급했다고 해서 불쾌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더구나 변태섭 역시 시후 어머니의 대학 동기이자 오랜 친구였으니 더욱 그랬다.그때 시후가 변태섭에게 가족들을 소개하려고 입을 열었다.“삼촌, 저희 작은외삼촌은 언론에도 자주 나오시니까 아마 알고 계실 겁니다.”변태섭은 고개를 끄덕였다.“물론이네. 안태풍 대표님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명성을 들어왔습니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안태풍은 웃으며 말했다.“과찬이십니다, 교수님.”말을 마친 두 사람은 가볍게 악수를 나눴다.이어 시후는 큰외삼촌과 셋째 외삼촌, 그리고 이모를 차례대로 소개했다.마지막으로 제이크 한을 소개하려던 순간, 변태섭이 먼저 입을 열었다.“이분이 바로 제이크 한 형사님이시군요.”“언론에서 ‘한국인의 자랑’이라고 불리시는 분 아닙니까? 인터뷰와 기사도 많이 봤습니다. 정말 존경하고 있습니다.”제이크 한은 겸손하게 웃었다.“형사일 뿐인데 과분한 말씀입니다. 자랑까지는 아닙니다. 오히려 여기 계신 여러분의 업적과 사회적 기여가 저보다 훨씬 크죠.”“그렇지 않습니다.”변태섭은 진지하게 말했다.“한국인뿐 아니라 아시아계 전체를 놓고 봐도 미국에서 돈을 버는 건 어렵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사회 전체로부터 인정받는 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눈에 보이는 차별이든 보이지 않는 차별이든, 아시아계가 겪는 어려움은 현지에서 살아본 사람만 압니다. 그런 상황에서 형사님처럼 미국 주류 사회로부터 인정받은 분은 정말 드문 경우입니다. 그래서 저는 형사님을 한국인의 자랑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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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77장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잘 지내고 있습니다. 워낙 치안도 좋고 안전하니까요.”그러고는 변태섭을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에게 소개했다.큰딸의 오랜 대학 동기이자 친구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두 사람은 매우 반갑게 맞이했다. 가족들은 변태섭을 식탁으로 안내해 자리에 앉혔다.안산은 아들들에게 말했다.“변 교수님은 너희 누나의 오랜 친구다. 오늘 꼭 제대로 모셔라.”그러고는 변태섭을 향해 말했다.“변 교수, 술을 잘 드시면 많이 드시고, 못 드시면 적게 드시면 됩니다. 우리 집 식탁에서는 술을 권하는 문화가 없습니다. 편하게 드십시오.”변태섭은 평소 술을 자주 마시는 편은 아니었지만 주량 자체는 괜찮은 편이었다. 오늘은 Samson 그룹 가족들을 만나 기분도 좋았기에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안산은 다시 시후를 바라보며 말했다.“시후야, 너도 한잔해야지. 나중에 이모가 운전해서 데려다주면 되잖니.”시후는 웃으며 말했다.“괜찮습니다, 외할아버지. 다 아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이화룡 씨를 불러 운전 맡기면 됩니다.”안산은 크게 웃었다.“그럼 좋지! 네가 마시면 나도 한잔해야겠다!”그러자 외할머니가 즉시 핀잔을 줬다.“또 술 마시려고? 예전에 치매 증상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는지 벌써 잊었어요?”안산은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다.“외손자가 왔는데 한 잔쯤은 괜찮잖아. 게다가 변 교수님도 오셨는데 두 잔 정도는 해야지.”시후의 외할머니 오혜인은 눈을 흘겼다.“아예 스스로 잔수까지 늘리네?”시후가 웃으며 말했다.“외할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두 잔 정도는 괜찮습니다.”오혜인도 사실 시후가 준 약 덕분에 남편 몸 상태가 완전히 회복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술 두 잔 정도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었다. 그래서 더 이상 말리지는 않고 당부만 했다.“시후가 대신 말해줬으니 딱 두 잔만 드세요. 그 이상은 안 됩니다.”안산은 금세 얼굴이 환해졌다.“두 잔이면 충분해!”옆에 있던 안충주가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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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78장

시후는 이 정도까지 진행됐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지난번 미국에서 돌아왔을 때만 해도 Samson 그룹은 전기차 브랜드를 새로 만들 계획 정도만 세우고 있었는데, 설마 자동차 회사를 통째로 인수했을 줄은 몰랐다.그래서 놀란 얼굴로 물었다.“외삼촌, 인수했다고 하신 게 회사 자체를 사들였다는 뜻입니까?”안태풍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안태풍이 고개를 끄덕였다.“자금난이 심각한 전기차 업체 하나가 투자자를 찾아다니고 있었어. 나랑 충주 형이 상의해 보니 기업가치도 높지 않았고, 어차피 몇 십억 달러 수준이더군. 게다가 부채 문제가 심각해서 창업진은 생산도 중단한 채 자금 조달에만 매달리고 있었어. 마침 서울에서 그 회사 CEO를 만나게 돼서 이야기를 나눴고, 결국 30억 달러에 전부 인수했어.”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30억 달러 정도라면 지금의 자신에게도 큰돈은 아니었다. Samson 그룹에게는 더더욱 부담 없는 규모일 것이다.그때 옆에 있던 변태섭이 물었다.“혹시 말씀하신 전기차 업체가 한성 모빌리티입니까?”“엇?”안태풍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변 교수님도 그 회사를 아십니까?”변태섭은 고개를 끄덕였다.“조금은 알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자금난 이야기가 계속 나왔고 판매량도 좋지 않았죠. 게다가 얼마 전에는 생산라인까지 멈췄으니 결국 회사를 매각해서 살길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겠죠.”그때 시후가 말을 보탰다.“삼촌은 국내 전기차 시장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셨습니다. 전에 잠깐 이야기 나눴는데 정말 인상적인 견해가 많더라고요. 특히 추월차선에 관한 말씀은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원래는 결혼식 이후에 외삼촌들께 소개하려고 했는데 제가 너무 궁금해서 못 기다리겠더군요. 외삼촌들이 서울에서 돌아오자마자 자리를 마련했습니다.”안태풍은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저도 꼭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변 교수님께서 보시는 현재 전기차 시장 상황은 어떤지 말씀 좀 해주십시오.”그러고는 솔직하게 털어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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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79장

Samson 그룹 사람들은 변태섭의 이야기에 단번에 큰 관심을 보였다.사실 완성차 제조나 배터리 산업에 투자한 목적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그들은 국내 제조업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산업 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다.하지만 변태섭의 이야기를 듣고 나자 모두의 생각이 달라졌다. 만약 테슬라 같은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그 안에 담긴 사업적 가치와 수익은 말할 필요도 없고, 국내 제조업과 자동차 공급망 전체에 미치는 영향 역시 엄청날 수밖에 없었다. 제조업 대기업과 인터넷 플랫폼 기업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인터넷 기업은 결국 독점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 독점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막대한 보조금과 혜택을 뿌리며 시장을 키운다. 하지만 사용자가 충분히 모이고 의존도가 높아지면 그때부터는 이익을 극대화하기 시작하고 이윤을 착취하기 시작한다.몇 년 전만 해도 배달 앱들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할인 쿠폰과 각종 지원금을 쏟아부을 때는 소비자도 싸게 주문할 수 있었고 자영업자들도 부담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을 장악한 지금은 소비자는 배달비와 각종 추가 비용을 더 내야 하고, 자영업자들은 수수료와 광고비 부담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게다가 인터넷 기업은 가능한 적은 인원으로 최대의 수익을 창출하려 한다. 상하위 협력업체의 이익까지 압박하면서 자신들의 수익을 늘리는 방식이 일반적이다.반면 제조업은 다르다.제조업 대기업은 산업 생태계 전체를 먹여 살린다.직원 만 명 규모의 자동차 회사 하나만 해도 직접적인 고용만 만 명에 달한다. 여기에 철강업체와 알루미늄 업체, 물류 회사, 부품업체까지 포함하면 수십만 명의 생계가 연결된다. 그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하나의 제조업 기업이 도시 전체 경제를 떠받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일본의 도요타시는 인구 40만 명 상당수가 도요타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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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80장

안태풍이 물었다.“변 교수님, 그렇다면 말씀하신 추월 차선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어떤 경우를 진짜 코너에서 추월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변태섭은 잠시 생각한 뒤 차분히 설명했다.“제 기준에서 코너에서 추월한다는 건 단순히 하나의 전환점을 노리는 것이 아닙니다. 경주 트랙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남들이 가지 않은 지름길을 찾는 겁니다. 심지어 다른 사람들이 생각조차 못 한 길을 먼저 찾아 더 빨리 결승선에 도착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전기차를 생각해보죠. 예전에는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들도 내연기관 기술에서는 독일이나 일본 같은 강자들을 따라잡기 쉽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늘 한 발 차이가 있었죠. 그런데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서 게임의 룰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내연기관으로는 그들을 넘기 어렵다고요? 그럼 굳이 그들의 방식대로 싸울 필요가 없습니다. 엔진 대신 전기모터를 중심으로 새로운 경쟁을 시작하면 되는 거죠. 수십 년 동안 쌓아온 기술력이 모두 내연기관에 집중돼 있는 동안, 우리는 전동화 기술에 먼저 집중해서 경쟁력을 쌓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을 때 이미 우리가 앞서 나가고 있다면, 상대가 아무리 수십 년 동안 엔진 기술을 연구해 왔다고 이야기해도 의미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잘하는 분야가 더 이상 시장의 중심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국 중요한 건 남들이 강한 분야에서 정면승부를 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시장이 열릴 때 누구보다 먼저 들어가 주도권을 잡는 것입니다.”변태섭은 웃으며 비유를 들었다.“마치 검과 창으로 싸우던 시대에 검술을 30년 수련한 무림 고수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 사람은 세상에 나가면 무적일 거라 생각하겠죠. 그런데 상대가 총을 들고 나타납니다. 저는 1년 반 동안 총을 만들었고, 총알 한 발이면 승부가 끝납니다. 그때 와서 30년 검술 수련을 이야기해 봐야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물론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판을 진짜 뒤집은 기업은 국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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