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렌은 의자 등받이에 몸을 다시 기댔다. 방금 내린 결정이 마치 평범한 아침 일과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는 듯, 그녀의 표정에는 조금의 동요도 비치지 않았다.일라드는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알겠습니다, 부인.”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집무실을 빠져나갔다.그의 걸음은 끝까지 차분하고도 일정했다. 자신이 이제부터 하려는 일이 성 안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바로 그 파문이 셀렌이 원하는 것임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었다. 문서로 내려진 명령도 필요 없었고, 모두가 들을 만큼 큰 목소리를 낼 이유도 없었다. 그저 가장 알맞은 말을 가장 알맞은 사람들의 귀에 조용히 흘려보내기만 하면, 그것만으로 충분했다.그리고 성은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오래지 않아 하나의 이름이 다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비베니에.그 이름은 하녀들의 치맛자락이 스치는 소리 사이를 떠돌았고, 부엌에서 접시가 부딪히는 틈새를 파고들었으며, 사람들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나지막이 이야기를 나누던 돌기둥 뒤편에서도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모두가 전날 밤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지하 감옥에 대해서, 끝내 터져 나오지 못한 비명에 대해서, 그리고 피로 붉게 물든 플라스틱 숟가락에 대해서까지.그 수군거림은 모르웬나가 어디를 가든 그림자처럼 그녀의 뒤를 따라다녔다.애니는 평소처럼 그녀의 뒤를 조용히 따르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말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듣고 있었다.그리고 모르웬나 역시 마찬가지였다.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녀는 오랫동안 온갖 소문과 험담이 끊이지 않는 환경에서 살아왔기에, 그 정도의 속삭임에 마음이 흔들릴 사람은 아니었다.하지만 같은 이름이 거듭해서 들려오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하나같이 같은 어조로 그 이름을 입에 올렸다. 아무리 침착한 사람이라도 그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호기심을 품지 않을 수는 없었다.더욱이 그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성 안에서는 이미 공공연한 비밀처럼 여겨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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