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을 누르며 이재가 말을 이었다.“도경이 과외 선생님. 나 누군지 알지?”―도경이 과외……? 아아, 이재 누나?“어어, 그래.”거들먹거리던 목소리가 사라지고 홍주가 천진하게 반가워했다.―그런데 왜요? 누나가 나한테 무슨 일로 전화를 했어요?“혹시 도경이랑 같이 있니?”―도경이?“응. 도경이가 연락이 안 돼서 혹시나 같이 있나 해서.”―도경이 못 본 지 꽤 됐는데요?“그래……?”홍주마저 도경이랑 같이 있는 게 아니라면 그를 당장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이재는 막막해지는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도경이 요즘 공부한다고 소문났는데 아니에요?이재의 기분을 알 리 없는 홍주가 다시 천연덕스럽게 물었다.“어, 맞아. 도경이 공부해, 공부하는데…….”―아아, 이 새끼 토꼈구나?홍주의 낄낄대는 웃음소리가 핸드폰 너머 들려왔다.“그런 거 아니고…….”―아니긴 뭐가 아니에요. 그 새끼 공부한다고 할 때부터 알아봤어.“홍주야, 이만 끊을게.”―누나, 있어 봐요. 내가 한번 알아보고 연락해 줄게요.“어? 어디? 도경이 갈 만한 곳 알아? 클럽에는 안 왔다고 하는데.”―지금 시간이 몇 신데 벌써 클럽에 가요. 암튼 내가 알아볼게요.홍주와 통화를 마치고 이재는 도경의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아래층에서는 아직 안서희가 히스테리를 부리는지 그녀의 새된 목소리가 어렴풋하게 들려왔다.만약 도경이 어디 있는지 알아내지 못하면 안서희의 신경질은 고스란히 제게 올 것이다.이재는 머리가 지끈거렸다.잠시 잊고 있었다.도경이 하는 일 중에 중요한 일이 바로 자신을 골탕 먹이는 일이라는 것을.“차도경, 진짜 널 어쩌면 좋니.”지잉, 징-.결려온 전화에 깜짝 놀라 보니 홍주였다. 생각보다 빠른 연락이었다.―누나, 내가 도경이 있는 데 알려주면 나한테 뭐 해줄 거예요?“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빨리 말해줄래.”잠시 느물대며 이재를 놀리던 홍주는 도경이 있는 곳을 알려 주었다.홍주가 알려준 곳은 클럽도, 바도 아닌 어느 호프집이었다.―도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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