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세아가 본능적으로 옆으로 몸을 피하며 구형민과 거리를 두려 애썼다.그런데 그녀가 한 걸음 물러나면 구형민이 다시 바짝 다가왔다. 온세아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오늘따라 왜 이래?”‘구씨 가문의 후계자가 되더니 기분이 너무 좋아서 정신줄이라도 놓았나? 예전에는 나랑 닿는 것조차 질색하면서 피하던 사람이 오늘따라 왜 이리 이상하게 구는 건데?’“아니야, 아무것도. 너의 집에 가서 부부 행세를 하기로 했잖아. 자연스럽게 하려고 그러지.”그러고는 온세아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사실 그도 왜 이러는지 알지 못했다. 그저 본능적으로 그녀에게 조금 더 가까이 가고 싶을 뿐이었다.“그럴 필요 없어. 언니도 있을 텐데 괜한 오해를 사면 곤란하잖아.”온세아가 구형민의 손길을 피했다.‘줄곧 온아정만 사랑해왔잖아. 날 껴안고 있는 모습을 온아정이 보면 어쩌려고. 남자들은 권력과 재력만 쥐면 여자 여러 명을 만나고 싶어지는 걸까?’과거 구씨 가문에서 천대받던 구형민은 오직 온아정만을 바라보며 그녀를 여신으로 떠받들었다.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온세아와의 부부 행세조차 그리 싫어하지 않는 눈치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 온씨 가문 저택에 도착했다.차에서 내린 온세아가 구형민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는데 생각지도 못한 광경이 펼쳐졌다.온철환과 심미란, 그리고 성해연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맞이하고 있었다.온세아는 잘못 본 줄 알고 눈까지 깜빡였다.지금까지 이 집에 발을 들일 때마다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 냉대와 멸시뿐이었기 때문이었다.‘해가 서쪽에서 떴나?’무뚝뚝하던 온철환의 얼굴에 온화한 기색이 역력했고 성해연 역시 평소의 가시 돋친 태도는 온데간데없이 다정하기 그지없었다.심지어 까칠하기만 했던 심미란마저 오늘만큼은 친절해 보였다.순간 집을 잘못 찾아온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었다.그러다가 그들이 구형민에게 다가가 먼저 말을 건네는 모습을 보고서야 온세아는 상황을 파악했다.그들의 태도가 돌변한 이유가 결코 그녀 때문이 아니었다.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