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전체가 타오르는 듯한 분노로 가득찼다.
붉빛미르라는 미지의 짐승을, 그 사악한 령을 찢어죽이고 말겠다는 무시무시한 분노가.
“물러서라아아아아아아아-!!!!!”
천우가 목이 터져라 고함을 쳤다.
단전에서부터 끌어올린 분기(憤氣)가 그대로 목청으로 이어져 터져나오는 듯했다.
너무 강하고, 너무 격렬해서 내가 싸울 수조차 없는 거대한 괴물 같은 파도였다.
어둠. 그것은 사방에서 동시에 찾아왔다. 좁아지는 시야의 가장자리에서, 항복하는 내면의 깊은 곳에서부터. 그것은 번쩍이는 고통, 짐승 같은 공포, 가로등의 날카로운 불빛을 집어삼켰다. 그것은 달콤하고 끈적끈적한 무(無), 나를 부르고, 포기하라고 애원하는 부재(不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