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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열 번째 심장

안녕, 나의 열 번째 심장

풍덩—! 화려한 분수대에서 시작된 만남. 아티니스는 그때는 몰랐다. 그것이 처음이 아닌 인연이며 수많은 생을 거쳐 이어진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눈이 막 태어난 강아지 같아.” 가벼운 놀림에 상처받았다가, “네가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하게 해줄게.” 단 한마디에 다시 흔들렸다. 그렇게, 어느 순간 깨달았다. 세이런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되살아난 기억이 속삭였다. 이것이 열 번째 생이라는 것. 그리고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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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38화
“아얏!”얼마 가지 못하고 아티의 발이 굵은 나무뿌리에 걸렸다. 몸이 앞으로 넘어지며 무릎이 거친 돌에 쓸렸다. 붉은 피가 번졌다.“아티!”클라루스가 황급히 그녀를 일으켰다.“괜찮아?”아티는 눈물을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픈 티를 내지 않으려 입술을 꼭 깨물고 있었다.“조금만 참아. 조금만 더 가면 숨을 수 있어.”그가 그녀의 손을 더 세게 잡았다. 다시 뛰려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찾았다!”기사들의 목소리가 숲속에 울려 퍼졌다. 순식간에 사방에서 기사들이 나타났다. 두 아이는 그대로 포위당하고 말았다. 클라루스는 본능적으로 아티를 자신의 등 뒤로 숨겼다. 자신도 아직 어린 몸이었지만 두 팔을 벌려 그녀를 가렸다.“비켜라.”기사 하나가 냉정하게 말했다
Last Updated: 2026-07-20
Chapter: 3-37화
클라루스가 심부름한 물건을 두 손 가득 안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였다.“엄마! 아티! 다녀왔어요!”아무도 대답이 없었다.“아티?”클라루스는 고개를 갸웃하며 집 안으로 들어섰다.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평소라면 아티가 문 근처에서 뭔가를 만지작거리거나, 엄마가 부엌에서 음식 냄새를 피우고 있을 텐데. 오늘은 집 안에는 아무 소리도 없었다. 발소리조차 울려 퍼질 만큼 식탁 앞에는 엄마 혼자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 탁자 위에는 처음 보는 두툼한 돈주머니 하나가 놓여 있었다.클라루스의 얼굴에서 웃음이 천천히 사라졌다.“엄마…?”그는 조심스럽게 돈주머니를 바라보았다.“이 돈은 뭐예요?”
Last Updated: 2026-07-20
Chapter: 3-36화
그 후로 아티는 가끔 신기한 힘을 보여 주었다.마당에 널어 둔 빨래가 바람 한 점 없는 날에도 가볍게 흔들어 말리거나, 물이 필요하면 작은 비가 내리게 했다. 어느 날 클라루스가 나무에 올라갔다가 발을 헛디뎌 떨어졌을 때는, 갑자기 불어온 바람이 그의 몸을 받아 천천히 땅으로 내려놓았다.클라루스는 놀라 눈을 크게 떴다.“방금 네가 한 거야? 와! 진짜 신기했어!”나무 아래에 서 있던 아티는 겁에 질린 얼굴로 그에게 달려왔다.“괜찮아? 안 다쳤어.”클라루스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아티가 구해 줬잖아.”그제야 아티가 안도한 듯 숨을 내쉬었다. 클라루스는 장난스럽게 웃었다.“그럼 내가 아티를 지켜 주고, 아티는 나를 지켜 주는 거네.”아티가 고개를 끄덕였다.“약속이야.”클라루스가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아티는 그것이 무엇인지 몰라 눈을 깜빡였다.“이렇게 손가락 걸면 약속한 거야. 절대 어기면 안 돼.”아티는 클라루스의 손동작을 따라 조심스럽게 새끼손가락을 걸었다.“서로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 주기.”“응! 지켜 줘.”환하게 웃는 아티를 따라 클라루스도 환하게 웃었다.“응. 무슨 일이 있어도.”***아티에게 특별한 힘이 있다는 걸 깨달은 뒤부터였다.클라루스의 엄마의 머릿속에서는 오래전 마을에서 보았던 황실의 공고가 떠나지 않았다.처음으로 그 소식을 들었던 날은,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 혼자 마을에 들렀던 날이었다.평소에도 마을 사람들은 황금빛이 아닌 머리카락을 가진 모자를 곱게 바라보지 않았다. 그 때문에 시장에 갈 때면 클라루스는 집에 남겨 두고 혼자 다녀오곤 했다.“아니, 글쎄. 그 마법이라는 게 대체 뭐길래 이런 큰 상금을 준다는 거지?”“그러게. 어떤 힘이기에 제국에서 이 먼 대륙에까지 공고를 보냈을까?”사람들의 수군거림에 그녀는 무심코 발걸음을 멈추었다. 시장 한가운데 세워진 게시판에는 제국의 문장이 찍힌 공고문이 붙어 있었다.*마법을 사용하는 자를 제국 황실로 보내는 이에게, 어마어마한 상금을 내리겠
Last Updated: 2026-07-19
Chapter: 3-35화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이곳까지 혼자 오게 되었는지 알 수 없는 아티는 그렇게 클라루스의 집에서 며칠을 함께 보냈다.처음에는 클라루스와 그의 엄마 모두가 아티를 걱정했다.작은 소리에도 움찔했고, 무언가를 하려 할 때마다 허락을 구하듯 눈치를 살폈다. 따뜻한 집 안에서도 긴장을 풀지 못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아티는 식탁에 앉아서도 손을 무릎 위에 가지런히 올려놓은 채 좀처럼 음식을 먹지 못했다. 따뜻한 수프가 담긴 그릇을 앞에 두고도, 먹어도 되는지 묻듯 클라루스의 엄마만 가만히 바라보았다.“먹어도 괜찮아.”클라루스의 엄마가 숟가락을 아티의 손에 쥐어 주며 말했다.“네 거야. 아무도 빼앗아 가지 않아.”아티는 한동안 숟가락과 수프를 번갈아 바라보았다.그러다 아주 조심스럽게 수프를 한 입 떠먹었다.따뜻한 음식이 입안으로 들어오자 아티의 눈이 살짝 커졌다. 이어 허겁지겁 먹으려다가 뜨거운 수프에 혀를 데고는 작게 인상을 찌푸렸다.&ldq
Last Updated: 2026-07-19
Chapter: 3-34화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클라루스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여자아이의 몸이 작게 떨렸다.“으…… 에이취!”젖은 옷에 밤공기까지 차가워진 탓인지 여자아이가 작게 재채기를 했다.클라루스의 눈이 동그래졌다.“아, 에이취…… 에치… 이치…….”그는 잠시 중얼거리다가 손뼉을 쳤다.“이치? 아니면 아치?”“…….”여자아이가 눈을 가늘게 뜨고 클라루스를 바라보았다.입술은 다물고 있었지만,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뜻이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났다.“아, 아니야! 싫으면 안 해도 돼!”클라루스는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
Last Updated: 2026-07-18
Chapter: 3-33화
[여섯 번째 심장 - 아티 (네루실리아)]대륙 솔루미르의 변두리에 자리한 작은 마을.한 남자아이가 인적 드문 산길을 걸으며 발끝에 걸리는 돌멩이를 툭툭 차고 있었다.“나쁜 녀석들……!”아이는 우뚝 걸음을 멈췄다.쌓여 있던 말을 전부 내뱉고도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한동안 씩씩거리던 아이는 이내 눈앞에 펼쳐진 호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는 아무도 듣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 듯, 하늘을 향해 힘껏 소리쳤다.“난 엄마 닮은 내 갈색 머리가 좋다고!!!”그제서야 깍지 낀 두 손을 뒤통수에 받치며 억지로 씩 웃어 보였다.“이제야 좀 속이 시원하…… 응?”무심코 고개를 돌린 순간, 호숫가에 여자아이 하나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이곳 사람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이 대륙에서는 볼 수 없는 머리색갈을 가진 아이였다.방금 전까지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여자아이는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던 사람처럼 그를 멀뚱히 바라보고 있었다.두 사람의 눈이 정확히 마주쳤다.“앗! 언,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남자아이가 화들짝 놀라 물었지만, 여자아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만 살짝 갸웃할 뿐이었다.“미안. 누가 있는 줄 몰랐어. 시끄러웠지? 놀랐다면 사과할게.”그러나 이번에도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그는 잠시 여자아이를 바라보다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호수 주변에는 두 사람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부모나 보호자로 보이는 사람도, 아이가 머물 만한 집도 보이지 않았다.남자아이는 혼자
Last Updated: 2026-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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