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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s by uall02468

사월로부터 시작된 우리

사월로부터 시작된 우리

도쿄 출신의 '체리'와 서울 출신의 '지니'. 서로의 본명은 모르지만 SNS DM을 통해 마음속 가장 깊은 공간을 공유해온 지도 어언 2년째. 그러던 어느 날 체리가 한국으로 유학을 오게 되면서, 두 사람은 마침내 현실 세계에서 조우한다. 서로가 랜선 너머의 그 사람인 줄은 꿈에도 모른 채, '지율혜'와 '차휘안'으로서 낯설고도 설레는 감정을 마주하는 이야기. 십 년 넘게 쌓아온 화려한 커리어를 뒤로하고 홀연히 연예계를 떠나버린 소녀, 지율혜. 그리고 그런 소녀의 곁에 머무를 수만 있다면, 저 역시 그 한복판에 뛰어들겠다는 소년, 차휘안. 유난히 새하얗고 반짝이는 것에 진심이라는 소녀를 위해, 소년은 오늘도 다짐한다. 그녀가 꿈꾸는 단 하나뿐인 아기 토끼가 되어, 평생 모든 사랑을 독차지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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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9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잖아 (3)
율혜가 친히 입력해준 율혜의 전화번호.휘안은 제 핸드폰을 건네받고 나서야 제 목적을 이뤄 안도했다는 건지 다시금 해맑은 미소로서 애교 섞인 말꼬리를 늘여보였다.“고마워, 율혜야~ 그리고 전화번호 교환한 김에 하나 더 말하자면 오늘은 나랑 같이 밥 먹었으면 좋겠어. 우린 짝꿍이니까 점심도 같이 먹는 거지. 짝꿍끼리 더 친해지면 좋잖아.”“음... 근데 말이야. 오늘도 난 예린이랑 먹어야할 걸? 예린이랑 그렇게 하기로 어제 약속했거든. 친구랑 한 약속은 지켜야 하니까.”“글쎄. 꼭 그래야하는 건 아닐걸.”율혜와 휘안의 대화를 언제부터 엿듣고 있었는지는 몰라도 자연스럽게도 합류한 도준.이건 휘안을 도와주겠다는 마음 반, 재미 좀 보겠다는 마음 반이 어우러진 오지랖이었다.“난 우리 반 반장으로서 전학생인 널 잘 챙겨줘야 할 의무가 있어. 그런 의미에서 오늘 점심은 나랑 휘안이, 이렇게 셋이서 먹는 거야. 나예린이 부반장 노릇 하게 도와줬으면 나도 반장 노릇 하게 도와줘야지. 안 그래, 지율혜?”어제와는 전혀 딴판으로 반장으로서의 역할을 운운하며 저에게 다가오는 도준이라니.혹시 담임선생님께 한 소리라도 들었던 건가.그렇게 의무감에 리짱을 억지로 챙겨주고자 하는 마음이라면 리짱 쪽에서 사양이라는 건데.리짱은 도준이보다 예린이가 더 중요하니까.“근데 휘안아. 원래 휘안이는 도준이랑 소연이랑 셋이서만 밥 먹는 거 아니었어? 그니까 괜히 나까지 껴주지 않아도 돼. 나 말고 친한 친구들이랑 먹는 게 더 편할 거잖아.”“아니야! 일부로 율혜를 껴주는 게 아니라 내가 그냥 율혜랑 같이 밥 먹고 싶어서 그래. 율혜랑 먹는 거면 다른 건 아무래도 좋아. 나 어제도 순서 뺏겼는데… 오늘도 안 돼? 오늘은 율혜한테 내가 제일 먼저 물어본 거잖아.”“자, 자. 내가 상황 더 정리해줄게. 우선 성소연 걔랑은 같이 먹고 싶어도 못 먹어. 어제부터 학교 축제 관련해서 대책 회의가 시작됐거든. 성소연 걘 연극부 회장이라 동아리 회장들끼리 일찍 먹어야해. 그니까 지율혜 너
Last Updated: 2026-07-03
Chapter: <8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잖아 (2)
“뭐 다 좋아. 그니까 다 떠나서 걔가 보낸 메신저에는 바로바로 답장 좀 하라는 거야. 이렇게 너 전학 첫날이라고 나까지 이용해서 선물 전달해주는 친구가 어디 있어.”“음... 그건 재원이 네 말이 맞는 거 같아. 알았어.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선물이라 고마웠다고 말할게. 안 그래도 오늘 안에는 연락하려고 했거든. 그니까 얼른 돌아가 봐.”아, 이름 모를 친구께서는 모종의 일로 자신이 등장하지 않고 제 3의 인물인 박재원을 통해 전학 선물을 전달하셨구나.근데 난 왜 이렇게 기분이 안 좋지.걔라고 불린 그 이름 하나 모르는데 말이야.차휘안, 그래도 네 기분을 티내서는 안 돼.오늘은 율혜가 전학 온지 겨우 첫날이고 박재원과 이름 모를 걔만 놓고 봐도 율혜와 친해지기에는 제 쪽이 훨씬 더 유리하니까.***찰나였지만 어제는 위험했던 게 맞았다.점심시간의 끝을 알리는 종소리에 복도에 서있던 모두 교실로 돌아가자 하던 분위기.그 분위기 덕분에 박재원은 저희에게서 바로 뒤돌아섰고 저는 율혜와 함께 제 자리로 돌아와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니까.물론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고 하루 사이에 타이밍이라는 정의를 다시 내리게 되었다.율혜가 저에게 다가오기만을 기다리기보다 제가 먼저 율혜에게 인사하고 관심을 보이며 다가가는 타이밍 쪽으로.가령 이른 등교를 해서라도 말이다.“율혜야, 안녕? 좋은 아침이야.”“응, 휘안아. 오늘도 좋은 아침이야.”고작 하루 더 지났다고 매끄러워진 분위기.이게 바로 귀여운 짝꿍의 힘이라는 건가.아침의 햇살이 휘안이만을 비추는 것도 아닌데 오늘은 정말이지 하늘 위 구름을 타고 이곳저곳 날아다니는 새하얀 아기 포메라니안 같아.얼굴만큼 헤어스타일도 단정한 휘안이.손끝뿐만이 아닌 교복에서도 좋은 향이 나서는 리짱을 들뜨게 만들어주는 휘안이.어제와 달리 새롭게 발견된 점이 있다면 휘안이 눈에 리짱이 오래도록 비친다는 거.그건 아마 리짱이 가방을 내려놓자마자 다시금 대화하고 싶다는 신호일 테니까.“근데 나는… 내가 오늘 되
Last Updated: 2026-07-03
Chapter: <7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잖아 (1)
솔직히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는데.문제는 이 생각이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다는 거다.연달은 쉬는 시간마다 시장 한복판 저리가라 이렇게까지 북적일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까.‘이건 뭐 전혀 말걸 틈이 없네. 그래도 이따 밥이라도 같이 먹자 말이나 꺼내볼걸. 수업을 네 번이나 같이 듣는 동안 뭐 했냐, 차휘안.’점심시간을 앞둔 십대 청소년들은 필히 하이에나와 같은 형질이라고 할 수 있다.물론 휘안 역시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소리에 온갖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지만 이는 여느 때와 다른 목적이었다.“벌써 점심시간이네. 휘안이는 며칠 쉬다 학교에 나왔다고 들었는데. 정신없었을 텐데도 나 오전 내내 잘 챙겨줘서 고마워. 그럼 휘안이 너도 밥 맛있게 먹어. 우린 이따 보자, 안녕~”“어… 응! 율혜 너도 밥 맛있게 먹어!”그래. 오늘은 전학 첫날이니까.저보다는 여자 애들이랑 먹는 게 편하겠지.괜히 들쑤시지 말고 최대한 밝게 보내주자.아니, 근데 이렇게까지 휙 돌아설 일인가.싱긋하니 미소 한 번 보이고 고개 한 번 끄덕이고 산들산들 저를 홀리는 손 인사까지.덕분에 저 최대한의 안녕에도 저는 아쉬움만 가득해서 입맛이 단번에도 뚝 하고 떨어졌지만....“도준아. 도준이 넌 2학년 4반의 반장이잖아. 그니까 타의 모범이 돼야 하는 반장으로서 전학생 율혜를 잘 좀 챙겨야 하지 않을까?”밥은 먹는 둥 마는 둥 급식실을 나와 반으로 돌아가는 길, 어떻게 교실에 다 와가니 생기가 되살아나는 게 목소리의 톤부터 달라져나간다.“글쎄. 부반장이 알아서 잘 챙겨주잖아. 그리고 이미 지율혜랑 친해지고 싶어 하는 애들은 여기저기 널렸어. 그니까 어련히 잘 적응하시겠지. 굳이 나까지 나서지 않아도.”“아니... 나도 율혜랑 말을 좀 해보고 싶은데 틈이 없잖아, 틈이. 그니까 우리가 율혜를 챙겨주겠다고 선수를 치는 거야. 응? 도준아~”답지 않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휘안이라.도준은 곁눈질로 제 옆의 휘안을 훑고는 부디 제 2의 체리 사태만이 아니기를
Last Updated: 2026-07-03
Chapter: <6화> 같은 하늘 아래인데 (3)
잔잔하게도 울린 아침 조례 때와는 달리 1교시를 알리는 종소리는 좀 더 우렁찬 느낌.율혜는 제 노선도 정했겠다, 보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제가 받은 새 교과서를 훑어보였다.그 결과, 설마 했지만 올해도 똑같은 운명.엄마, 아빠, 언니, 오빠, 여동생, 남동생.일본어로 가족 호칭이 적혀있는 낱말 카드 부록을 만지작거린 순간, 세 살배기로 회귀해야 하는 제 운명을 받아들여야 했다는 거다.“39페이지 펴면 돼. 일본어 선생님은 목차 순서대로 수업 진도를 나가지 않아서 조금 뒤죽박죽이거든... 1단원 이후에 5단원으로 갔다가 지난주부터는 2단원으로 돌아왔어.”살짝 멈칫하기는 했어도 제 운명을 받아들인 율혜가 일본어 교과서에서 손을 떼던 그 순간.휘안은 기다렸다는 듯 율혜의 곁으로 다가가 율혜가 펼쳐야 할 페이지를 손수 넘겨주었다.“……!”향에 예민한 율혜는 인위적인 향이라면 저도 모르게 즉각적인 거부감을 보이는 편이다.근데 어째서인지 휘안의 체향은 남달랐다.달큰하면서 포근하니 가까이 두고 싶은 향.아무튼 향도 주인 따라 간다더니 휘안의 얼굴만큼 예쁘장한 향인 게 확실했다.“고마워, 휘안아~ 근데 향수는 어떤 거 쓰는 거야? 갑자기 궁금해졌어. 향이 너무 좋거든.”“어… 향수? 나 향수 같은 건 안 쓰는데...”저에게 향수의 출처를 물어 보인 율혜에 난감한 듯 자신의 눈가 주위를 긁어 보인 휘안.누군가의 눈에는 앙탈 정도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휘안을 아는 사람들에 의하면 이는 멋쩍거나 부끄러울 때 나오는 행동이기도 했다.그리고 이 행동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휘안과 같은 버퍼링을 겪게 만드는 부작용도 있었고.“어… 방금 전 내 질문의 의도는 휘안이 향이 좋아서 물어본 건데… 혹시라도 휘안이한테 실례가 됐다면 지금 바로 사과할게. 전학 온 첫날부터 짝꿍을 불편하게 만들다니. 정말이지 내가 잘못한 게 맞아. 미안해, 휘안아.”“어, 아니야! 하나도 안 미안해도 돼! 진짜 불편하다는 거 하나도 못 느꼈어! 내가… 그래! 집 가서 섬유유연제 이름
Last Updated: 2026-07-02
Chapter: <5화> 같은 하늘 아래인데 (2)
평소 월요병에 허우적이는 것과는 딴판인 모습.아니, 저희 담임이 지나치게 무뚝뚝한 쪽은 아니라지만 그래도 이건 밝아도 너무 밝지.저건 다른 의미로서 위험하다는 신호니까.“그래~ 다들 너무 반갑지? 오늘 우리 반에 새로운 전학생이 왔다. 이름은 지··· 율··· 혜.”검은 칠판을 가로지르는 짜리몽땅한 분필의 선을 이토록 집중해서 보았던 적이 있었는가.과연 제 확신대로 우리 반 전학생은 앞태도 옆태도 그 이름마저 예뻤다는 게 증명됐다.“4월에 전학 온 거라 많이들 당황스러울 거 알아. 근데 그건 여기 있는 율혜가 더 그럴 거고. 율혜야. 율혜 짧게 자기소개 좀 해볼까?”휘안은 김미영 선생의 안내에 따라 수줍게도 고개를 끄덕인 율혜가 괜히 더 반가웠다.아까 저와 맨 처음 마주쳤을 때나 제가 나가려던 교무실 문을 잡아줬을 때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이는 거 같아서 말이다.“안녕? 내 이름은 지율혜야. 어쩌다보니 4월에 전학을 왔어. 그래도 앞으로 잘 부탁해.”율혜의 짧은 자기소개에도 환호 섞인 환영.그 중 온 마음 다해 우리 반 전학생 율혜를 환영한 이는 저뿐이라고 확신한 휘안이었다.물론 표정으로서는 잘도 무덤덤했지만.“차휘안?”“네.”담임선생님의 호명에 칼 같은 박자로 손을 드는 퍼포먼스에 율혜의 시선이 한데 멈췄다.보아하니 손을 든 남학생의 옆자리가 제 자리일 것만 같은 예감이 바로 들어섰다니까.“그래~ 휘안이 네가 아침부터 고생이 많았지. 그래도 교무실 온 덕분에 율혜랑 마주쳤잖아. 둘이 짝꿍 되기 전에 미리 인사했다고 생각해. 휘안이가 율혜 잘 좀 챙겨주고. 율혜야. 저기 손 든 친구 옆자리로 가면 돼. 율혜 짝꿍이야.”분명 여고에서 제 짝꿍이며 친구들과 울음 섞인 목소리로 헤어진 게 며칠 전이었는데 이렇게 남자 짝꿍을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렇게 애써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창가 뒤쪽 빈자리에 도착했는데 생각보다는 또랑또랑한 목소리로서 저를 알릴 수 있었다.“안녕? 우리 또 보네. 네가 내 짝꿍이야?”“응, 만나
Last Updated: 2026-07-02
Chapter: <4화> 같은 하늘 아래인데 (1)
그래도 학생은 학생이고 선생은 선생인 법.하마터면 선생으로서의 위엄을 잃어버릴 뻔 했지만 겨우내 마음을 다잡은 김미영 선생은 눈앞의 존재를 실히 체감할 수 있었다.이렇게 잠깐 대화를 나눠본 것만으로도 야물딱지고 부자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게 우리 반에 제대로 된 전학생이 온 게 확실했다니까.“그럼 우리 율혜는 어려운 말이나 사투리만 아니면 잘 알아들을 수 있다는 거지? 선생님이 다른 선생님들께 율혜 특이사항 전달해놓을게.”“감사합니다. 저 이제 교과서 다 넣었어요.”“그래~ 우리 율혜는 손도 참 빠르네. 아 참, 아까 교무실에 들어올 때 마주쳤던 남학생 두 명 기억하니? 걔들도 우리 반 학생들이었는데.”“아, 그럼 교실에 가면 볼 수 있는 거예요?”“맞아. 우리 반 애들 다 순하지만 걔들은 특히나 더 순해. 한 명은 반장이기도 하고.”전학 첫 날이라면 정신없을 게 당연하지만 작년보다도 배로서 그 정도를 뛰어넘는 중.제 신상 정보를 다 확인했으면서도 아직도 더 할 말이 남았는지 여전히 말이 많으신 모습.그래도 율혜는 저에게 좋은 의미로서 관심을 보이는 김미영 선생이 싫지 않은 눈치였다.‘그렇구나. 그 애들이 나랑 같은 반이었구나. 둘 다 엄청 지쳐 보였는데. 특히 한 명은 더.’타인의 미세한 표정 변화를 잡아내는 건 율혜가 가진 주된 특기 중의 하나였다.타고나기를 주변 관찰하기를 좋아하는 성향인 것도 맞았지만 워낙 어렸을 때부터 수많은 사람들을 봐와서인지 또래들보다는 비교도 못할 경험치가 더 쌓였던 거다.“자, 아무튼 이렇게 서류도 다 확인했고. 율혜 교과서도 다 받았고. 이제 교실로 이동해볼까?”“어, 근데 저 할 말이 있어요! 모든 교과서를 다 받은 거 같지는 않거든요. 교과서가 없는 수업을 들을 때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어머, 내 정신 좀 봐! 오늘 못 받은 건 내일 중으로 받을 수 있을 거야. 시간표 보니까 오늘 있는 수업 중에 율혜가 교과서 없는 수업은 없더라고. 아주 예리한데? 첫날부터 나이스~”***도준과 함
Last Updated: 2026-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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