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너는 아웃, 그녀의 멋진 귀환
너는 아웃, 그녀의 멋진 귀환
Penulis: 냥냥이

제1화

Penulis: 냥냥이
실크 잠옷 차림의 강유빈은 커다란 통유리창 앞에 서서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을 바라보았다. 한참 뒤, 강유빈은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그때 말한 정략결혼... 할게요, 저.”

수화기 너머로 잠시 침묵이 흐르다가 강유빈의 아버지 강준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말투에는 감출 수 없는 반가움이 묻어났다.

“빈아, 언제쯤 올 거니? 아빠가 데리러 갈게.”

오랜만에 ‘빈이’라고 불렸더니 그녀의 코끝이 찡했다.

“다음 주 월요일에요.”

강유빈은 짧게 답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는 서슴없이 바깥 여자와 그 여자의 딸까지 집으로 들였다.

강유빈은 그들이 너무 증오스러웠다. 또한, 어머니가 남긴 회사를 결코 그 계모와 딸에게 순순히 넘겨줄 수 없었다.

예전엔 박지호를 위해서 온갖 수를 다 써가며 힘썼겠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자신의 것을 확실하게 되찾을 때가 되었다.

박지호의 얼굴을 떠올리니 심장이 또다시 욱신거렸다.

문득 생각이 잠시 오늘 밤 여덟 시 반으로 돌아갔다.

그 시각, 강유빈은 직접 만든 저녁 식사를 식탁에 올렸다.

그때 박지호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회사에 일이 좀 생겼어. 기다리지 말고 먼저 먹어.]

메시지를 확인한 그녀는 온몸이 굳어버렸다.

오늘은 강유빈의 스물세 번째 생일이자 박지호와 만난 지 5주년 되는 날이었다.

오후 여섯 시부터 계속해서 박지호에게 연락했으나 전화는 묵묵부답이었고 문자는 열 통 중 한두 통, [바빠]라는 대답이 전부였다.

카톡 대화창은 마치 그녀 혼자만의 외로운 독백 같았다.

[나 방금 토마호크 스테이크 주문했어.]

[꽃은 로즈랑 백합으로 샀지.]

[와인은 네가 제일 좋아하는 거로 오후에 와이너리에 가서 구해왔어.]

[향초도 준비했는데 치자꽃 향이야. 오늘 밤에 바로 쓰자.]

...

지난 13년간, 박지호는 단 한 번도 그녀의 생일을 놓친 적이 없었다.

애타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전화를 걸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전원 꺼짐]이라는 차가운 안내음뿐이었다.

강유빈이 방금 메시지가 온 시간을 확인하려 고개를 숙인 찰나 [즐겨찾기 친구]의 새 소식 푸시 알림이 떴다.

[손꼽아 기다려온 뮤지션 VIN 님의 음악회.]

함께 올린 사진에는 나란히 붙어있는 남녀의 팔이 담겨 있었다.

어두운 조명 아래, 남자의 다이아몬드 커프스링크가 선명하게 보였다. 그것은 강유빈이 특별히 주문 제작한 치자꽃 디자인이었다.

한주에서 유일무이한, 그리고 박지호가 가장 좋아하는 문양 말이다.

강유빈은 죽을힘을 다해 휴대폰을 그러쥐었다. 사진을 확대하고 축소하기를 반복하다가 눈이 뻑뻑해지고 아려올 때쯤 책상 위로 내동댕이쳤다. 그녀는 마치 바닥에서 허덕이는 물고기처럼 격렬하게 숨을 토해냈다.

뮤지션 VIN의 전국 투어 첫날, 강유빈은 망설임 없이 티켓을 예매했다. 생일 전에 가장 원하는 선물이라고 말하기도 했었다.

박지호도 함께 가기로 약속했지만, 공연 직전에 그녀를 바람맞혔다.

그런데 오늘 강유빈의 생일날, 이 남자는 그녀를 버리고 성수지와 함께 공연장으로 향했다.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번져 나오는 통증이 온몸을 잠식했다. 그녀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더는 스스로를 기만할 수 없다는 사실이, 그 처참한 현실이 그제야 실감 났다.

어릴 적 몸이 약했던 강유빈은 열 살 때 연경에서 한주로 요양하러 왔다.

그곳에서 박지호를 만났고 그를 위해 몸이 회복된 후에도 연경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두 살 위였던 박지호는 그녀의 중학생 시절부터 대학생이 되기까지 늘 곁을 지키며 아끼고 감싸주었다.

강유빈의 열여덟 번째 생일날, 이 남자는 기다렸다는 듯 서둘러 마음을 고백하며 그녀가 내 사람임을 세상에 알렸다. 가장 예쁜 꽃다발을 건네면서 평생 그녀만을 사랑하겠노라 굳게 다짐했다.

언제부터였을까? 어긋나기 시작한 건...

아마도 그녀가 성수지의 팔짱을 끼고 박지호를 소개해주던 바로 그 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여리고 순수한 외모에 하얀 원피스를 입은 소녀, 성수지는 박지호를 향해 어색한 듯 부드러운 미소 지었다. 수줍음과 함께 자신감 없는 목소리로 속삭였었지.

“선배님, 안녕하세요. 저는 유빈 언니의 후원을 받는 불우 학생이에요.”

벼랑 끝에 피어난 백합처럼 남자의 보호 본능을 단숨에 사로잡은 성수지.

그날 이후로 강유빈과 성수지, 두 선택지 사이에서 박지호는 열에 아홉은 성수지를 택했다.

그 때문에 강유빈도 그와 수없이 다퉜지만, 그때마다 박지호는 미간을 찌푸리며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눈길로 대답했다.

“수지가 몸이 안 좋잖아. 뭐든 너보다 부족한 게 많아. 너무 괴롭히지 마.”

몸이 약하다는 이유로 뻔뻔스럽게 그녀의 남자친구를 빼앗아도 되는 걸까?

문득 식탁 위의 휴대폰이 연속으로 진동했다.

강유빈이 곧장 휴대폰을 집어 들자 세 통의 문자가 순식간에 화면을 채웠다.

[VIN 님의 바이올린 연주는 역시 세계적인 수준이더라. 지호 오빠가 연락을 다 해뒀대. 음악회가 끝나면 바로 나 데리고 가서 제자로 삼아달라고 부탁하기로 했어.]

[오늘 언니 생일이지? 오빠한테 빨리 돌아가서 언니랑 함께해주라고 그렇게 다그쳤는데 한사코 내 걱정하는 거야. 내가 제대로 밥을 안 챙겨 먹을까 봐 계속 같이 있자고 했어. 언니가 전화를 하도 많이 해서 오빠 짜증 났나 봐. 그래서 휴대폰 꺼놓은 것 같아.]

[이건 오빠가 나한테 준 선물인데 한번 봐봐. 지금 이 옷이랑 잘 어울려?]

영롱한 빛을 내뿜는 일곱 빛깔 다이아몬드 팔찌, 모 브랜드의 이번 시즌 신상으로 예약하지 않으면 구경조차 하기 힘든 귀한 제품이었다.

콘셉트 광고가 나왔을 때, 강유빈은 무심코 박지호에게 그 팔찌가 예쁘다고 말했었다.

결국, 사긴 샀구나. 단지 그녀에게 주는 것이 아니었을 뿐.

강유빈은 조용히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촛불을 켜고 혼자만의 생일을 마친 뒤, 남은 음식들을 전부 쓰레기통에 털어 넣었다. 그 안에는 보름 동안 정성껏 연습해 직접 구운 케이크도 포함되어 있었다.

다음 주가 되어서야 떠나기로 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지난 13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녀와 박지호는 이미 서로에게 너무 깊숙이 박혀버린 존재가 되었다.

감정은 물론, 일상의 사소한 것들까지도...

그를 자신의 삶에서 도려내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잔인하고 고된 과정이었다.

강유빈은 스스로를 추스를 시간이 필요했다.

몽롱한 잠결 속에서 누군가 침대 곁에 걸터앉는 기척이 느껴졌다.

다음 순간, 서늘한 손길이 그녀의 뺨에 닿았다. 가볍게 볼을 꼬집는 손길과 함께 낮게 깔리는 매력적인 목소리, 평소와 다름없는 한없이 다정한 말투였다.

“빈아, 내가 너무 늦었지. 미안해. 이건 네 생일선물이야.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어.”

잠에서 깬 강유빈은 미간을 찌푸리며 눈을 떴다.

박지호는 검은 셔츠 차림이었다. 외투는 어디에 두었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희미한 불빛 아래, 날카로운 턱선이 부드럽게 녹아내렸고 평소보다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눈빛 또한 그녀를 녹일 듯 애틋하고 그윽할 따름이었다.

몸을 일으킨 그녀는 박지호가 건넨 상자를 열었다.

상자 안에는 일곱 빛깔 다이아몬드 팔찌가 고요히 놓여 있었다.

“줄곧 갖고 싶어 했잖아. 내가 채워줄게.”

박지호가 팔찌를 꺼내려던 순간, 휴대폰이 울렸다.

그는 상자를 침대 위에 던져두고 일어나 전화를 받았다.

“어쩌다가 넘어졌어? 다친 데는 없어? 울지 마, 금방 갈게.”

남자는 너무 조급한 나머지 침대 옆에 다시 앉아 설명할 겨를도 없었다.

“오빠...”

강유빈이 고개를 들어 그의 이름을 불렀지만, 문은 이미 결연하게 닫혔다.

박지호는 끝내 뒤돌아보지 않았다.

몇 분 후, 성수지에게서 예상대로 메시지가 도착했다.

[우리 잘나신 강유빈님, 팔찌는 착용해봤어? 마음에 들어야 할 텐데. 언니한테 그거 꼭 주라고 내가 오빠 엄청 졸랐거든. 오빠는 내가 기특하다면서 음악회 끝나고 기어코 하나 더 사주는 거야. 못 말려 정말.]

[난 이 팔찌의 의미가 좋아. 사랑받는 사람은 영원히 행복할 거래.]

같은 브랜드의 가장 클래식한 커플 팔찌, 박지호의 회사가 설립되던 해, 강유빈을 데리고 가서 보여주었던 바로 그 팔찌였다.

그 무렵 회사는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새로 시작해야 할 프로젝트는 산더미였고 결국 그녀는 어머니가 남기신 도자기 두 점을 팔아 그 구멍을 메워야 했다.

이 남자가 부담스러워할까 봐 차마 그에게 말하지 않았지만, 회사가 자리를 잡고 번듯해진 뒤로도 박지호는 그녀에게 팔찌를 사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프로젝트 대금이 회수된 후, 강유빈은 두 점의 도자기를 다시 찾아보려 했지만 이미 신비로운 구매자에게 고가에 팔려나가고 없었다.

그날 밤, 박지호는 돌아오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강유빈이 밥을 먹을 때 성수지한테서 또 메시지가 날라왔다.

Lanjutkan membaca buku ini secara gratis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baru

  • 너는 아웃, 그녀의 멋진 귀환   제30화

    강준석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앞에 놓인 계약서를 바라보았다.“청아 그룹의 프로젝트를 미팅 첫날에 따냈다고?”“네. 이렇게 계약서까지 가져왔잖아요.”과거 청아 그룹은 직원이 열댓 명뿐인 작은 회사였는데 강유빈은 당시 그들의 신에너지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그들에게 투자를 했고, 그 덕분에 청아 그룹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이후 강유빈은 효성 그룹의 주요 주주 중 한 명으로서 효성 그룹의 상장 준비 과정에서 재무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투자금을 회수했다.비록 청아 그룹의 지분은 포기해야 했지만 그래도 그때의 은혜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강규리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아빠, 언니가 청아 그룹 프로젝트를 따내긴 했지만 아직 강운 그룹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할 텐데...”“잘 알지 못한다고?”강유빈은 그렇게 말하더니 동료에게 부탁해 서류를 가져오게 했다.서류 속에는 강운 그룹이 지난 2년 동안 공개한 각종 데이터가 적혀 있었고 심지어 조직 개편과 투자 비율에 대한 추측이 적혀 있었는데 실제 상황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강규리는 깜짝 놀랐다.“언니는 이 회사에 출근한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강유빈은 싸늘한 눈빛으로 강규리를 바라보았다.“강운 그룹의 프로젝트가 얼마나 된다고. 재무제표는 실제 상황이 반영된 거고 기타 프로젝트도 전부 대외적으로 공개되어 있어. 조금만 조사해 보면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내용이야. 아버지, 이제 제가 부사장 자리에 앉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강준석은 할 말이 없었다.장녀인 강유빈은 확실히 능력이 뛰어났다.화가 난 강규리는 발을 쿵쿵 구르더니 강준석 앞에서 애교를 부려 상황을 뒤집어 보려고 했다. 그런데 강유빈이 마지막으로 쐐기를 박았다.“태윤 씨가 그 두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는다면 강운 그룹이 하반기에 자금난에 시달리게 될 거라는 건 아시죠? 아버지, 정말 강규리를 위해서 그런 위험까지 감수하시려고요?”자금줄이 끊긴다면 강운 그룹은 언제가 됐든 결국 파산하고

  • 너는 아웃, 그녀의 멋진 귀환   제29화

    천태윤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강유빈처럼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천태윤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천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겉과 속이 다르고 하나같이 추악한 모습을 감추고 살아요.”후회라니.강유빈에게 살면서 후회되는 일은 단 하나뿐이었다.그건 바로 바보처럼 박지호를 몇 년 동안 기다려주고 성수지가 언젠가는 떠날 거라고 믿었던 것이다.“후회 안 해요.”강유빈은 유리창에 몸을 기대며 자신의 기억처럼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네온사인을 바라보며 말했다.“우리 강씨 가문도 똑같아요. 게다가 태윤 씨랑 결혼한 뒤에 저는 많은 이득을 봤어요. 태윤 씨 덕분에 얻은 게 많은데 후회될 리가요.”‘이득이라... 나한테 이용 가치가 있어서 후회하지 않는 걸까?’천태윤은 다리 위에 손을 올려둔 채 불안한 듯 손끝으로 다리를 툭툭 쳤다.가족들에게 무시당하고 조롱당할 때도, 사업을 하면서 무자비하게 싸워야 할 때도 천태윤은 태연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그러나 강유빈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었다.천태윤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강유빈이 말을 이어갔다.“우리 둘 다 집안 사람들 때문에 피곤하게 사네요. 그래도 이제는 서로에게 의지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에요.”“비록 서로 사랑해서 결혼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서로에게 가족이 되어줄 수는 있잖아요. 태윤 씨는 저를 대신해 강씨 가문과 싸워주고, 저는 태윤 씨랑 같이 천씨 가문으로 돌아가고. 말싸움에서 굳이 이겨야 할 필요는 없어요. 그저 서로의 앞에서 잠시라도 편안한 상태로 있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요.”“저는 살면서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곳이 하나만 있어도 충분히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해요.”강유빈은 그렇게 말하면서 고개를 돌렸고 마침 천태윤도 고개를 돌렸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강유빈은 천태윤을 향해 부드럽게 웃었다.강유빈의 미소를 본 천태윤은 문득 어렸을 때의 강유빈을 떠올렸다.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강유빈은 여전히 선하고 다정했다.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 너는 아웃, 그녀의 멋진 귀환   제28화

    천지환은 감정을 추스른 뒤 웃으며 말했다.“본인이 여기 있는데 왜 본인이 감사 인사를 하지 않는 거지?”“강씨 가문이 예전 같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저희보다는 식사 예절이 훨씬 엄격해 밥을 먹을 때는 최대한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해서요. 비교적 자유분방한 분위기인 저희 천씨 가문과는 다르게 말이에요.”천태윤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덤덤하게 말했다.“형은 상석에 앉아 있지도 않은데 먼저 입을 여셨네요. 만약 강씨 가문이었다면 아마 가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벌을 받았을 거예요.”사실 강씨 가문은 그렇게 엄격한 집안은 아니었다.그런데 그걸 천씨 가문 사람들이 어떻게 알겠는가?강유빈은 천태윤의 말을 듣고 고개를 들더니 천지환이 아니라 천명진을 향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천명진은 천태윤과 강유빈이 사이좋게 천지환을 상대하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수저를 내려놓으며 말했다.“강씨 가문과 비교했을 때 우리 가문이 조금 더 자유로운 분위기인 건 맞지. 지환아, 귀국한 지 얼마 안 돼서 피곤할 텐데 많이 먹고 푹 쉬도록 해.”“네, 알겠습니다.”잠깐 당황했던 천지환은 천명진이 입을 열자 순순히 대답하며 그 이후로는 말을 아꼈다.“태윤아, 앞으로는 회사 일에 덜 신경 써도 되니까 유빈이랑 시간을 많이 보내도록 해.”“네.”천태윤이 대답했다.천지환의 표정이 그제야 조금 나아졌다. 천태윤이 회사 일에 신경을 덜 쓰는 건 그들 가족이 바라던 일이었기 때문이다.강유빈과 천태윤은 천명진이 진심으로 두 사람이 잘 지내기를 바라서 그런 말을 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편하지만은 않은 식사가 마침내 끝났다. 강유빈은 식사 내내 음식 맛을 거의 느끼지 못했고 그저 피곤하기만 했다.그나마 다행인 건 천태윤이 자신에게 맞받아치라고 요구하지는 않았다는 점이었다.식사가 끝난 뒤 천명진은 오랜 친구들과의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자리를 떴다.떠나기 전 천명진은 천태윤을 바라보며 말했다.“이제는 결혼도 했으니까 앞으로는 자주 유빈이를 데리고 오도록 해.”집안 사람

  • 너는 아웃, 그녀의 멋진 귀환   제27화

    [기회가 되면 만나서 얘기해.]강유빈은 서둘러 답장을 보낸 뒤 방해 금지 모드를 켰다.강유빈이 매우 빠른 속도로 답장을 보내는 사이, 휴대폰에 이토록 빠져있는 강유빈의 모습을 처음 본 천태윤은 미간을 살짝 좁혔다.“만약 여기 있는 게 불편하다면 신 비서에게 먼저 데려다주라고 할게요.”“네?”강유빈은 의아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거두어들이며 말했다.“아직 저녁도 안 먹었는데 벌써 가는 건 좀 그렇지 않을까요?”“유빈 씨가 하고 싶은 대로 해요.”저녁 식사 따위보다 강유빈이 즐거운 게 천태윤에게는 훨씬 더 중요했다.천태윤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말했다. 마치 어른들 앞에서 마음대로 행동해도 괜찮은 것처럼 말이다.그러나 강유빈은 고개를 저었다.“태윤 씨는 저를 많이 도와줬잖아요. 그러니까 저도 태윤 씨 아내 역할을 잘하고 싶어요. 그리고 저희가 먼저 가버리면 할아버지께서 분명 서운해하실 거예요.”강유빈은 그렇게 말하면서 앞으로 나서더니 조심스럽게 천태윤의 팔에 팔짱을 꼈다.천태윤은 잠시 얼어붙었다가 서서히 긴장을 풀었다.“그래요. 그러면 일단 서재로 가서 좀 쉬어요.”“좋아요.”강유빈은 천태윤의 팔에 팔짱을 낀 채로 천태윤과 함께 정원을 거닐었다.유리창 너머에서는 천씨 가문 사람들이 두 사람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천태윤의 서재는 생각보다 평범했다.책상 위에 쌓인 서류들, 벽면을 가득 채운 경영과 투자 관련 서적들보다 한쪽에 놓여 있는 작은 1인용 소파가 유독 강유빈의 마음에 들었다.천태윤의 허락을 받은 강유빈은 가정부가 가져다준 베개와 담요를 받은 뒤 소파에 기대어 잠시 눈을 붙였다.한참 뒤 서재로 돌아온 천태윤은 아무런 경계심 없이 편안하게 잠든 강유빈의 모습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신세원은 고개를 숙여 서류를 보면서 말했다.“대표님의 둘째 형님께서는 해외에 계셔서 아마 제때 돌아오기 힘들...”“쉿.”천태윤은 신세원의 말을 끊고 강유빈의 맞은편에 앉아 한 손으로 머리를 받친 채 책을 읽으면서 이

  • 너는 아웃, 그녀의 멋진 귀환   제26화

    강유빈은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대신 향긋한 꽃내음과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며 사진을 몇 장 찍은 뒤 오랜만에 친구 도혜솔에게 자신이 찍은 사진들을 보냈다.도혜솔은 강유빈의 고등학교 시절 절친으로 두 사람은 늘 함께 붙어 다녔다.그 이후 강유빈은 박지호에게 푹 빠져 박지호를 도와 효성 그룹을 성장시켰고, 도혜솔은 연경 박물관에서 문화재 보존가로 일했다.연경과 한주는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두 사람의 우정은 계속 이어졌다. 둘은 평소에도 서로 일상을 공유하며 사진을 주고받았다.도혜솔은 금방 답장을 보냈다.[엄청 예쁘다. 여기는 어디야? 핫플인가? 혹시 박지호가 미안하다면서 특별히 대관한 곳이야?][박지호랑 상관없어. 나 혼자야.]답장을 보내려던 강유빈은 문득 천태윤의 책에서 떨어졌던 책갈피를 떠올리고는 도혜솔에게 물었다.[내가 고등학교 때 굉장히 좋아했던 은행잎 책갈피 생각나?]도혜솔은 빠르게 답장을 보냈다.[기억 안 나는데. 너한테 책갈피가 한두 개였냐? 뭐, 내가 일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기억나지 않는 걸 수도 있어.]강유빈은 책갈피를 수집하는 취미가 있었고 은행나무와 관련된 책갈피만 해도 여러 개였다.친한 친구인 도혜솔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걸 보면 강유빈의 기억이 잘못된 걸 수도 있었다.어쩌면 천태윤이 가지고 있는 책갈피가 강유빈이 좋아했던 그 책갈피와 비슷하게 생긴 걸지도 몰랐다.도혜솔은 답장을 입력하는 중이었다.강유빈이 사진을 두 장 더 보내주려는데 도혜솔이 박지호와의 채팅 기록을 캡처해 보내왔다.[유빈아, 박지호가 요즘 계속 나한테 전화해서 너 어디 있냐고 묻더라. 둘이 또 싸운 거야?]채팅 기록을 보니 박지호는 메시지마다 유빈이를 빈이라고 했다.그러면서 자신이 사과할 테니 빈이가 빨리 돌아오기만을 바란다며 입에 발린 말들을 늘어놓았다.도혜솔은 박지호의 메시지를 전부 무시했다.사실 박지호는 강유빈과 싸울 때마다 똑같은 말만 반복했고 도혜솔뿐만 아니라 강유빈 또한 똑같은 패턴에 이미 질릴 대로 질려 있었다.사진 찍을 마

  • 너는 아웃, 그녀의 멋진 귀환   제25화

    천명진은 단번에 천태윤이 불쾌해하는 것을 눈치채고 웃음을 터뜨리더니 둘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앞으로 유빈이랑 평생 함께 살 텐데 이렇게 짧은 시간도 이 늙은이한테 양보하기 싫은 거야?”“...”천태윤은 잠시 침묵하다가 불만스러운 기색을 거두어들였다.강유빈은 천명진의 입술이 움직이는 것만 보았을 뿐, 무슨 말을 했는지는 듣지 못해서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할아버지.”“유빈아, 아래층이 너무 시끄러워서 머리가 아픈데 나랑 잠깐 정원에서 산책 좀 할래?”천씨 가문의 실권자인 천명진이 조용히 하라고 한다면 누가 감히 시끄럽게 떠들 수 있겠는가?천명진은 아마도 강유빈과 단둘이 얘기를 나누고 싶어서 그런 핑계를 댔을 것이다.강유빈은 미소 띤 얼굴로 다가갔다.“좋아요. 안 그래도 아까 정원에 가보고 싶었거든요.”“그래, 그래.”천명진은 강유빈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천태윤은 어쩔 수 없이 멀어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지켜보았고 그때 마침 신세원이 다가와 물었다.“제가 따라갈까요?”“할아버지가 있으니 거실에 있는 사람들은 함부로 나서지 못할 거야.”천태윤은 손짓을 한 뒤 방에서 나갔고, 2층 난간 앞에 서서 거실에서 인사를 주고받는 친척들을 바라봤다. 그들은 안부를 주고받는 것처럼 보였으나 시선은 계속 천태윤을 향하고 있었다.천씨 가문은 호랑이굴이나 다름없었고, 천씨 가문 사람들 역시 인간의 탈을 쓰고 있는 짐승들에 가까웠다....강유빈은 천명진을 부축하며 천씨 가문의 정원으로 향했다.정원에는 꽃들이 활짝 피어 있었다.천명진은 강유빈에게 천씨 가문의 역사와 일부 친척들이 어떤 직책을 맡고 있는지 등을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그렇게 두 사람은 어느샌가 정원 안쪽까지 들어갔고 잠시 뒤 천명진은 강유빈과 함께 벤치에 앉았다.“유빈아, 내가 태윤이한테 참 가혹한 것 같지?”질문 같았지만 한탄 같기도 했다.강유빈은 두려움 하나 없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천태윤에게 아이가 없을 거라는 이유만으로 그동안의 공로를 모두 부정하려

Bab Lainnya
Jelajahi dan baca novel bagus secara gratis
Akses gratis ke berbagai novel bagus di aplikasi GoodNovel. Unduh buku yang kamu suka dan baca di mana saja & kapan saja.
Baca buku gratis di Aplikasi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