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임신 25주 차, 연지아는 임신 정기검진을 받다가 남편의 외도를 목격했다. 그녀는 몸매가 뚱뚱하고 얼굴도 가꿔지지 않았다. 무거운 몸으로 배를 끌어안은 채 아름다운 내연녀에게 아주머니 소리나 들으며 남편의 무시를 받았다. 하지만 연지아와 성유원이 처음 만났을 때, 그녀 역시 만인의 여신이었다. 연지아가 몸을 이용해 결혼을 요구했다고 믿는 성유원은 먼저 이혼 얘기를 꺼냈다. 그 순간, 연지아의 마음은 산산이 부서졌다. 학교에서 직장까지, 8년에 달한 짝사랑과 헌신은 너무나도 보잘것없었다. 아이를 낳고 난 연지아는 단호하게 이혼협의서에 사인하고 떠났다. ... 5년 후. 연지아는 억대의 몸값을 가진 성공한 사업가가 되었다. 아름다운 데다가 능력까지 뛰어난 그녀는 많은 이의 호감을 샀다. 먼저 이혼 얘기를 꺼낸 남자는 끝까지 절차를 끝내지 않았다. 연지아는 소송을 걸었다. 하지만 과거 그녀를 그토록 혐오하던 남자가 이제 와서는 그녀를 좋아하는 남자들에게 일일히 복수했다. 결국 연지아는 다른 남자의 팔짱을 끼고 우아하게 약혼 소식을 알렸다. 성유원은 그녀를 벽으로 밀어붙이며 넋을 잃은 채 말했다. “연지아, 다른 남자랑 결혼하겠다고? 꿈도 꾸지 마.”
View More성민우는 코트 위에서 공을 치고 있는 성유원과 성주헌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잠시 침묵을 지키다 나직하게 말했다.“정말 그렇게 될 때가 오면, 그때 형이 다시 날 말려줘요.”저녁 식사까지 마친 후 성유원은 성시하를 데리고 집을 나설 채비를 했고 성시하는 어른들 한 분 한 분에게 안녕히 계시라며 인사를 건넸다. 연지아 역시 박대훈 일행과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떠나기 직전 천명숙이 옥 장식품 한 점을 연지아에게 선물로 내밀었다.연지아는 황송한 마음에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하자 천명숙은 온화하게 말했다.“다 같은 한식구인데 무얼 사양해요, 어서 받아요.”연지아는 천명숙이 말한 ‘한식구’의 의미가 자신을 성유원의 아내이자 성씨 가문의 손주며느리로 여긴다는 뜻임을 잘 알고 있었다.비록 그녀 스스로는 그 신분을 내심 인정하지 않고 있었고 성씨 가문 역시 인정하지 않았으나 천명숙의 이 따스한 호의를 어떻게 거절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연지아가 입을 열기도 전에 성유원이 집사의 손에서 물건을 받아 들며 천명숙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감사합니다. 제가 대신 받겠습니다.”천명숙은 성유원을 바라보며 간곡하게 말했다.“앞으로는 둘이서 잘 살아가거라.”성유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응했다.“네, 알고 있습니다.”연지아도 더는 어쩌지 못하고 천명숙에게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이윽고 성유원과 연지아는 성시하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섰다.세 사람이 저 멀리 사라질 때까지 박은희는 아들 성민우가 여전히 제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는 것을 보고는 다가가 물었다.“민우야, 아직 안 들어가고 무얼 그리 서 있니?”성민우가 제 속내를 완벽하게 감추려 애쓴다 한들 어머니가 어찌 아들의 감정 변화를 알아채지 못하겠는가. 이전에 성유원과 연지아가 성시하를 데리고 박씨 가문에 올 때마다 성민우는 늘 바쁘다는 핑계로 자리를 피하곤 했지만 이번 설 연휴만큼은 더는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아직 주변에 사람이 많았기에 박은희도 깊은 말을 꺼내지는 못한 채 그저 나직하게 아들을 다독였다.
“엄마!”성유원이 성시하의 손을 잡고 차에서 내리며 연지아와 성민우를 향해 걸어왔다.“작은 삼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성민우가 허리를 숙여 아이와 눈을 맞췄다.“시하도 새해 복 많이 받아.”그렇게 말하며 주머니에서 세뱃돈 봉투를 꺼냈다.“우리 시하, 새해에도 늘 행복하고 즐겁게 지내.”성시하가 두 손으로 봉투를 공손히 받았다.“감사합니다, 삼촌.”그러고는 삼촌의 뺨에 뽀뽀를 쪽 남겼다. 성민우는 아이의 말랑한 뺨을 살포시 꼬집어주었다.성시하는 세뱃돈 봉투를 연지아에게 내밀었다.“엄마가 가지고 계세요.”연지아가 봉투를 받아 들었다.“그래, 엄마가 먼저 맡아둘게.”“시하야, 엄마 손 잡고 우리 먼저 들어가자.”성유원이 말하자 성시하가 얼른 손을 뻗어 엄마의 손을 꼭 쥐었다.“엄마.”연지아는 성민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먼저 들어가자.”성민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나직하게 응했다.“어, 들어가.”성시하가 반대쪽 손으로 아빠의 손까지 잡자 성유원은 커다란 손으로 아이의 자그마한 손을 따스하게 감싸 쥐었다. 아이는 그렇게 아빠 엄마의 손을 한쪽씩 맞잡은 채 신이 나서 퐁당퐁당 발걸음을 옮겼다.세 사람의 뒤를 따르던 성민우는 그들의 단란한 뒷모습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의 눈동자가 조금씩 어둡게 가라앉았고 덩달아 발걸음도 무겁게 느려졌다.마침 저만치서 마주 오던 박형주가 세 사람과 반갑게 새해 인사를 나누었다. 이어 뒤처져 걸어오는 성민우를 발견한 박형주는 성민우의 시선이 연지아의 등 뒤에 닿아 있는 것과 그 눈빛 속에 미처 감추지 못한 쓸쓸한 슬픔을 똑똑히 포착했다.“민우 씨.”성민우는 순식간에 눈가의 감정을 지워내며 대답했다.“네, 형.”박형주가 그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몸이네요. 얼굴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야.”성민우가 씁쓸하게 웃었다.“올해는 진짜 정신없이 바빴어요.”가벼운 안부 인사를 주고받은 후 그들은 함께 거실로 들어섰다.김미현 여사는 병원에서 성종현의 곁을 지키고 있었
성유원이 말했다.“내일 오전엔 같이 박대훈 어르신 댁으로 새해 인사 가고, 오후에는 시하 데리고 놀이공원 가자. 내일 아침에 내가 너 데리러 다시 이쪽으로 빙 돌아오는 일 없게 그냥 지금 나가는 게 편해.”연지아는 단호하게 거절했다.“내일 아침에 내가 직접 차 몰고 가 갈게. 시간도 늦었는데 더는 실랑이하고 싶지 않아.”성유원도 더는 억지를 부리지 않았다.“그래, 알았어. 일찍 쉬어.”직후 성유원은 차를 몰아 자리를 떴다.그날 밤 연지아는 밤이 깊어질 때야 겨우 성시하의 성장 영상을 끝까지 다 볼 수 있었다. 지난 5년 동안 아이는 정말이지 온 가문의 손바닥 안에서 애지중지 공주처럼 자라나 있었다.연지아는 성시하가 앞으로도 이렇게 아무런 근심 걱정 없이 맑게 자라나 주기를 간절히 바랐다.하지만 그날 밤 연지아는 뜻밖의 잔인한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꿈속에서 성시하는 엄마를 애타게 부르며 자지러지게 울어댔고 성유원은 그런 성시하를 품에 안은 채 얼음장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어떻게든 다가가 아이를 품에 안아주고 싶었지만 손을 뻗어도 허공을 맴돌 뿐 도무지 아이의 몸에 손이 닿지 않았다. 이윽고 남자는 우는 아이를 냉정하게 안아 들고 그대로 등을 돌려 멀어져 갔다.“헉...!”연지아는 비명을 지르며 머리맡에서 깨어났다. 꿈에서 느낀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너무나 생생해 한참 동안이나 현실로 돌아오지 못한 채 멍하니 누워 있었다. 그렇게 침대에 누워 밤을 지새우다 보니 더는 잠이 오지 않았다.다음 날 아침 자리에서 일어나니 두 눈이 보기 흉할 정도로 퉁퉁 부어 있었다. 연지아는 서둘러 세수를 마친 뒤 붓기를 가라앉히는 연고를 바르고 짙은 화장으로 초췌한 기색을 억지로 감추어 보았다.오늘은 배난화가 친정 식구들을 보러 가기로 한 날이었다. 배우진이 직접 차를 몰아 연무현과 배난화 부부를 데려다주기로 했고 그곳에서 이틀간 머물 예정이었다.거리가 꽤 멀었기 때문에 정오 전에 도착해 점심 식사를 맞추려면 아침 7시에는 서
성유원이 설명했다.“시하는 본가에 있어. 지아는 친구들이랑 약속이 있다고 하더군.”송나겸이 씁쓸하게 말했다.“넌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버틸 생각인데? 각자의 삶을 찾아 평온해지는 게 서로에게 가장 최선의 선택이야.”성유원의 입꼬리가 부드럽게 올라갔다.“넌 네 조카가 엄마를 잃는 꼴을 보고 싶은 건가?”“이혼한다고 해서 시하가 엄마를 잃는 건 아니야.”“그럼 그 사람이 재혼해서 다른 아이라도 낳는다면, 그때도 시하에게 온전한 모성애를 얼마나 나눠줄 수 있을까? 부모의 이혼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상처와 영향을 주는지, 너도 그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텐데. 난 우리 시하가 그런 아픔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아.”송나겸은 성유원의 논리 정연한 말에 순간 반박할 말을 찾지 못해 한동안 침묵을 지키다 나직하게 읊조렸다.“네가 참 좋은 아버지라는 건 부정할 수 없네. 그렇다면 왜 과거의 진실을 마주하려 하지는 않는 건데?”성유원이 담담하게 미소 지었다.“결국 시간이 좀 필요한 일 아니겠어?”송나겸은 깊어진 눈빛으로 그를 가만히 응시하다 끝내 말을 아꼈다.그날.연지아와 강진연, 그리고 배우진과 성민우는 오후 내내 북적거리는 거리를 구경했다. 그야말로 인산인해라는 말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을 정도로 엄청난 인파였다.그들은 근처 도관에 들러 새해 점괘를 뽑기도 하고 영험하다는 부적도 몇 장 챙겼다. 어스름한 저녁에는 화려한 등불 축제를 감상했다.다 함께 만족스러운 저녁 식사를 마친 뒤에야 각자 작별 인사를 나누고 흩어졌다.이미 낮에 성시하에게 미리 상황을 설명해 둔 덕분인지 아이에게서는 따로 전화가 걸려오지 않았다.집으로 돌아온 강진연은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곧장 강현수부터 찾았다.“오빠, 이것 좀 봐. 이게 무슨 구절인지 알아?”강현수가 건네받은 것은 다름 아닌 도관에서 뽑은 점괘 종이였는데, 선명하게 ‘대길'이라고 적혀 있었다.“무슨 염원을 담아 뽑았어?”강현수가 나직하게 묻자 강진연은 짐짓 수수께끼를 내듯 장난스레 웃었다.“맞춰봐
Ratings
reviews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