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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완벽한 식탁의 조건(2)

Author: 유리구슬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6-22 12:36:00

"저는 그때의 거친 문장들도 참 좋아했는걸요."

"지금의 내 문장이 더 완성도가 높다는 게 평단의 일관된 의견입니다. 서아 씨도 알다시피."

"물론이죠. 지금의 당신은 완벽해요. 의심할 여지 없이."

서아는 부드럽게 맞받아쳤다. 대화의 흐름이 조금이라도 위험한 곡선을 그리려 하면, 두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 듯 알아서 수위를 조절하고 안전한 평지로 돌아왔다. 그것이 이 결혼 생활을 5년 동안 파탄 없이 유지해 온 비결이었다.

서아는 포크를 내려놓고 시계를 보았다. 7시 30분. 식사 시작 후 정확히 30분이 지난 시간이었다.

"오늘 스케줄은 어떻게 되나요?"

서아가 정중하게 물었다.

"오전에는 서재에서 글을 좀 정리할 생각입니다. 오후에는 편집장과 가벼운 미팅이 잡혀 있고요."

"그러시군요. 방해되지 않게 조용히 외출할게요. 저는 오늘 오전 중에 갤러리에 들어가 봐야 해서요."

"오늘도 바쁜 하루가 되겠군요. 차 조심해서 가십시오."

"고마워요, 도진 씨."

도진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자신의 의자를 완벽하게 밀어 넣은 뒤, 서아를 향해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오늘 아침도 훌륭했습니다. 매번 고생을 시키는 것 같아 미안하군요."

"제가 원해서 하는 일인걸요. 신경 쓰지 마세요."

도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거실을 가로질러 2층으로 향했다. 그의 발소리가 멀어지는 것을 들으며, 서아는 식탁 위에 남겨진 빈 접시들을 바라보았다.

잔해조차 깨끗했다. 음식을 남기지 않는 도진의 습관 덕분에 접시 위에는 소스의 흔적만이 미미하게 남아 있을 뿐이었다.

서아는 리넨 나프킨을 접어 식탁 위에 놓았다. 나프킨에 배어든 자신의 온기가 서서히 식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외형적으로 이보다 더 완벽한 부부가 있을까.

대한민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젊은 소설가와, 상류층의 신망이 두터운 유명 갤러리의 수석 큐레이터. 자산, 학벌, 외모, 교양까지 무엇 하나 빠지는 것이 없는 조합이었다. 남들은 그들을 부러워했고, 그들의 삶을 동경했다.

하지만 서아는 알고 있었다.

이 집 안의 모든 것은 잘 만들어진 연극 무대에 불과하다는 것을. 자신과 도진은 관객이 없는 무대 위에서 조차 배역을 내려놓지 못하는 비참한 배우들이라는 것을.

"완벽해……."

서아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스스로가 채운 눈에 보이지 않는 완벽이라는 사슬이, 오늘 아침에도 그녀의 목을 숨 막히게 조여오고 있었다. 그러나 서아는 그 사슬을 풀 생각이 없었다. 이것이 그녀가 평생을 바쳐 구축해 온 삶의 방식이었으므로.

그녀는 차갑게 식어버린 남은 커피를 싱크대에 쏟아부었다. 검은 액체가 하얀 대리석을 타고 소리 없이 흘러내려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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