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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作者: 레몬과 향수
“어마마마께서 어린 처자에게 이렇게 관심을 보이시는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조령 장공주가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녀뿐이 아니고 연회청에 있는 모두가 놀란 얼굴이었다.

그동안 서 태후는 철두철미하고 냉철하여 아무도 곁에 두지 않기로 유명했다. 슬하에 두고 키운 연령 군주 외에 세가의 귀녀에게 이렇게 관심을 보인 것은 처음이었다.

서 태후는 시선을 거두며 담담하게 해명했다.

“국공 부인 담씨는 과거 내 목숨을 구해주었고 그로 인해 몸이 상하여 일찍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슬하에 자식이라고는 딸 한 명만 남기고 쓸쓸히 떠났지. 지영이를 보면 자꾸만 옛친우가 생각이 나는구나.”

그 말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애초에 서 태후와 담혜정의 관계가 극히 각별했기 때문이었다.

고인의 자식에게 애정을 좀 쏟는 것쯤이야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장장 12년 만에 유씨 가문이 다시 경성에 입성했으니, 군주뿐만 아니라 둘째 아가씨인 선주도 참 어여쁘게 컸습니다. 제 기억에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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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안을 거슬러   제332화

    유지영은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고, 눈썹을 치켜올리며 유씨 노부인을 바라보았다."애초에 네가 국공부에 있을 때 소란을 피우지 않았다면, 네 아버지가 분가하겠다고 나서지도 않았을 테고, 네 삼촌들에게도 이런 일이 생기지도 않았을 게다."말을 마친 유씨 노부인은 연신 한숨을 내쉬더니 원망스럽게 말을 이었다."내가 직접 오지 않았다면 너는 나서서 사람을 구할 생각도 하지 않았을 테지. 지영아, 할미는 이제 늙었다. 과거에 너를 홀대하고 신경 쓰지 못한 것은 앞으로 다 보상하마. 네 삼촌들은 모두 지금 처지가 말이 아니니 그만 분을 풀고, 삼촌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다오."지난날을 떠올려 보면, 유지영이 유씨 노부인을 원망하는 것은 단지 자신이 홀대당했기 때문만이 아니었다. 아버지의 몫까지 더해진 것이다.전생에 아버지가 유정혁의 계략에 빠져 명성에 먹칠을 당했을 때, 유씨 노부인은 유정혁을 꾸짖기는커녕 사사건건 아버지를 비꼬았다.유씨 노부인의 이런 성정으로 보아, 유지영은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도 적잖이 서러운 일을 당했을 거라고 짐작할 수 있었다.지금 잘못을 인정하는 것도 그저 상황에 떠밀려서 어쩔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그녀가 쉽게 용서한다면, 아버지가 맞이했던 비참한 결말과 어머니가 겪은 억울함은 대체 무엇이 된단 말인가?유지영의 눈빛이 너무 차가웠던 탓일까, 유씨 노부인은 긴장한 듯 마른침을 삼켰다."우리는 다 같은 가족이 아니냐. 훗날 국공부가 잘되어야 네 든든한 뒷배가 되어줄 수 있고, 그래야 경왕부 사람들도 감히 너를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게다."유지영은 분노를 억누르고 일부러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유씨 노부인에게 되물었다."그런 말씀은 나중에 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지금 시급한 것은 셋째 삼촌을 구하는 일이지요. 할머니, 셋째 삼촌은 대체 어쩌다 저리되신 겁니까?""그게…."유씨 노부인은 끝내 유지란이 독을 탔다는 사실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유씨 집안이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딸을 팔아 넘기려 했고, 그 일로 궁

  • 피안을 거슬러   제331화

    방 안에는 무거운 적막이 흘렀다.임 태비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경왕비를 바라보았다. 경왕비는 입술을 꾹 깨물고 앞으로 한 걸음 다가섰다."어머님, 먼 길을 오시느라 고단하실 텐데 며느리인 제가 대신 필사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왕비가 이리 마음을 써주니 고맙구나."임 태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 후로 배현준은 연일 일찍 나가서 늦게 돌아왔다. 유지영이 한밤중에 깨어보면 곁에 아무도 없을 때가 있었고, 잠결에 뒤척일 때면 곁에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기도 했다.하지만 매번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동금은 이렇게 전했다."세자비 마마, 평안의 말로는 세자께서 오늘 군영으로 가셨다고 합니다.""마마, 평안의 말로는 세자께서 오늘 관아에 가셨다고 합니다."오늘도 어김없이 관아로 향한 날이었다.이게 일상이었기에 그녀는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그녀는 서재에 앉아 장부를 꺼내 놓고 방비원 시종들에게 녹봉을 나누어 주고 있었다. 그때 운청이 다가와 귓속말로 속삭였다."셋째 나으리네에 큰일이 났습니다."주판을 튕기던 유지영의 손끝이 멈칫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운청을 바라보았다."지란 아가씨는 자초지종을 알게 된 후 단단히 화가 났는지 약을 사다가 죽에 탔다고 합니다. 셋째 나으리와 부인, 그리고 막내 공자까지 모두 그 죽을 먹었습니다. 막내 공자는 나이가 어린 데다 가장 많이 먹어서, 제때 치료하지 못하면 오늘 밤을 넘기기 힘들다고 합니다."운청이 보고했다.유지란이 이토록 독하게 마음먹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진실을 알자마자 곧바로 독을 풀다니!"셋째 나으리는 가장 적게 드셨으나 상태가 심각하다고 합니다. 노부인과 둘째 나으리는 이미 그곳으로 달려갔고 의원도 여럿 불렀다고 들었습니다.""무슨 독이라더냐?""한성초라고 합니다."유지영은 혀를 내둘렀다."세자비 마마, 유씨 노부인께서 뵙기를 청하십니다."어린 시녀가 황급히 달려와 고했다.유지영은 노부인이 북명 대사에게 부탁하여 셋째 삼촌네 일가족을 살려달라

  • 피안을 거슬러   제330화

    배이수는 자녕궁 문 앞에 꼿꼿하게 서 있었다. 가끔 고개를 들어 안쪽의 동태를 살피던 그는 다시 시선을 내리깔고 고개를 숙였다.무려 한 시진이나 서 있었건만 안에서는 아무런 기척도 없었다."경군자, 그만 돌아가시지요. 폐하께서는 태후 마마와 오찬을 드실 예정이라 만나주시지 않을 겁니다."소 상궁이 걸어 나와 조용히 타일렀다.배이수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아바마마께서는 정말 저를 안 만나주실 생각입니까?"황자로 인정받은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그는 매일같이 태화궁으로 문안을 갔다.하지만 건양제를 만난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건양제의 태도가 이렇다 보니, 궁 안의 궁녀와 태감들조차 그를 무시하며 전혀 공손하게 대하지 않았다."오늘은 제가 출궁하여 부저로 돌아가는 날입니다. 할마마마와 아바마마께 작별 인사를 올리러 왔습니다."배이수의 얼굴에는 억울함과 서러움이 서렸다.소 상궁이 답했다."폐하께서는 경군자께서 길일을 택해 거처를 옮기면 된다고 하셨습니다."배이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대놓고 만나기 싫다는 뜻이었다. 어쩔 도리가 없었기에 그는 씁쓸하게 발길을 돌렸다.한편, 궁에서 나와 왕부로 돌아가려던 경왕은 먼지를 뒤집어쓴 채 급히 돌아오는 배현준과 마주쳤다. .경왕은 몇 번이나 입을 떼려다 망설였다.배현준은 그런 그를 곁눈질로 한 번 훑어보더니 미련 없이 지나쳐 갔다.'불효자식 같으니라고'분통이 터진 경왕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임 태비의 처소로 돌아오니 임 태비는 그를 힐끗 보고는 무심하게 찻잔을 내려놓았다."태후 마마께서 무슨 일로 너를 찾으셨느냐?"경왕이 손을 저어 시종들을 물리려 하자, 임 태비가 막아섰다."남이 들으면 안 될 이야기도 아닐 텐데, 그냥 말하거라."곁에 있던 경왕비 역시 소식이 궁금하여 끼어들었다."태후 마마께서 어머님을 걱정하시어....""오늘 자녕궁에 폐하께서도 계셨습니다."경왕은 호되게 걷어차인 무릎이 아직도 욱신거려 표정이 좋지 않았다."태후께선 태의

  • 피안을 거슬러   제329화

    경왕이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건양제는 경왕에게 호통쳤다."네가 감히 태후와 나를 기만해?""폐하, 신은...."경왕은 속이 타들어갔다. 태후가 이렇게 빨리 태의 두 명을 보내 진맥을 보게 할 줄은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임 태비가 걱정되어 살펴본 것인데, 너희는 하나같이 나를 속이고 있었구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다니. 경왕, 참으로 실망이 크다!"서 태후가 싸늘한 얼굴로 호통쳤다.경왕은 우물쭈물하며 변명했다."태후 마마, 어머님은 건강 상황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어 신도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요 며칠 두통이 심하셨고 또 영준이 걱정도 하셨습니다. 어제 영준이가 무사한 것을 보시고는 마음의 병이 반쯤 나으신 것입니다."건양제는 상석에 앉은 서 태후의 표정이 갈수록 어두워지는 것을 힐끗 보고는 눈썹을 치켜올렸다."병이 없는데 왜 꾀병을 부리며 현준이의 혼례에 오지 않은 것이냐? 내 기억으로는 현준이의 혼례가 먼저였고, 영준이가 낙마한 것은 그 후의 일이다.""폐하, 영준이가 낙마한 것이 먼저이옵니다."경왕이 정정했다.건양제는 즉시 경왕을 쏘아보았다. 경왕은 지레 겁을 먹고 목을 움츠린 채 더는 반박하지 못했다."그렇다면 임 태비는 영준이가 낙마한 일로 충격을 받아 현준이의 혼례에 오지 않았다는 뜻이냐?"서 태후가 느긋한 목소리로 물었다.경왕은 고개를 끄덕였다.쾅!서 태후는 탁자를 힘껏 내리쳤다."헛소리! 영준이가 낙마한 날과 현준이가 혼인한 날은 고작 다섯 날 차이였다. 네가 사람을 시켜 밤낮없이 말을 달려 소식이라도 전했단 말이냐?"경왕은 흠칫 놀랐다. 왜 이야기가 다시 거기로 돌아간단 말인가?"그것이....""임 태비에게 조금이라도 뜻이 있었다면 진작에 길을 나섰어야 했다. 같은 손자인데 왜 이리 차별을 하는 것이냐!"서 태후는 단단히 화가 났다.건양제는 다시 발을 들어 경왕을 걷어찼다."이 불효자식 같으니라고! 당장 이실직고하지 못할까. 임 태비는 무엇 때문에 꾀

  • 피안을 거슬러   제328화

    두 태의가 임 태비의 진맥을 보러 왔을 때 임 태비는 이를 거부할 생각이었으나, 태의들이 서 태후의 명이라고 하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결국 그녀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맥을 짚어본 두 태의는 단번에 상황을 파악했지만, 사람들 앞에서 굳이 사실을 폭로하지 않고 보신 탕약 몇 첩만 처방한 뒤 물러갔다.사람들이 물러가자 경왕비가 말했다."어머니, 어제 막 경성에 당도하셨는데 오늘 곧바로 태후 마마께서 진맥을 보라 사람을 보내시다니, 참으로 공교롭지 않습니까."임 태비는 손목을 옷소매 안으로 거두고 자세를 꼿꼿이 고쳐 앉았다. 그러고는 시선을 들어 문밖의 하늘을 흘끗 바라보았다."벌써 십오 년이나 흘렀지만, 나는 아직도 선황께서 왜 그 여자를 황후로 봉하셨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지금의 폐하도 마찬가지지. 멀쩡한 황장자를 두고 왜 유독 현준이만 편애하는지 모르겠다."임 태비가 보기에 황실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딘가 이상했다. 속내를 전혀 종잡을 수가 없었다.경왕비는 감히 입을 열지 못하고 침묵했다.아랫사람을 통해 소 상궁이 태의들과 함께 입궁했다가 돌아갔다는 소식을 듣자, 경왕비는 미간을 찌푸렸다. 반면 임 태비의 안색은 평온하기 그지없었다."그 여자가 그리도 두렵더냐?""어머니, 태후 마마께서 사람에게 벌을 주시는 수단은 보통이 아닙니다."경왕비는 자녕궁 불당에서 몇 번 무릎을 꿇어본 적이 있었다. 그 고통은 곤장을 맞는 것보다 훨씬 끔찍했다. 몇 번만 더 시달리면 무릎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았다."예전 후궁에 있던 시절, 나와 그 여자는 약간의 친분이 있었다. 나를 아주 모른 척하지는 않을 게다."임 태비가 무심하게 말했다.과거의 일에 대해 임 태비는 경왕비에게 한 번도 입 밖으로 꺼낸 적이 없었다. 오늘에서야 우연히 지나가듯 말을 흘렸다."그때 선황께서는 황후 자리를 두고 오랫동안 결정을 내리지 않으셨다. 그 자리 하나 때문에 수많은 비빈들이 수십 년간 피 터지게 싸웠거늘, 결국 갓 성년례를 치른 어린 계집의 차지가 되

  • 피안을 거슬러   제327화

    동금과 홍주는 그녀가 씻고 옷을 갈아입는 것을 도왔다.반 시진쯤 지나 운청이 돌아왔다."관아에 갔을 때 평안이 밖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평안의 말로는, 누군가 사건 현장에서 세자의 영패를 발견했기 때문에 관아로 가 조사를 받으신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사건 현장에는 정 세자의 영패도 같이 떨어져 있었고, 현재 정 세자 역시 관아에 머물고 있습니다. 평안은 빠져나갈 방도가 있으니 세자비께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전했습니다."그 말을 들은 유지영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책을 덮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잠결에 누군가 허리를 감싸 안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가 눈을 뜨자 목덜미 위로 따뜻한 숨결이 닿았다."조금 더 자거라."익숙한 향기를 맡은 유지영은 안심하며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다시 눈을 떴을 때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부자리를 만져보니 아직 온기가 남아 있었다.유지영은 목소리를 높였다."동금아!"동금이 어린 시녀 몇 명을 데리고 들어와 세숫물을 올리며 말했다."세자께서는 반 시진 전에 군영으로 가셨습니다.""간밤의 일이 꿈인 줄 알았는데."유지영은 미간을 문지르며 중얼거렸다.아침 식사를 마친 후, 그녀는 어젯밤 관아에서 있었던 일을 물었다. 동금이 답했다."평안에게 물어보니, 경조 판사께서 조사 결과 이번 일은 세자와 무관하며, 오히려 정 세자와 연관이 있다고 했습니다.""그래?"유지영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묵산마을 보물 도난 사건 당시, 폐하께서 정왕부에게 그 구멍을 메우라 명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누군가 정왕이 엽 가주를 찾아가 은밀히 협박하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엽 가주가 거액의 재물을 정왕부에 빌려주었는데 정왕부에서는 발뺌을 했다는군요. 관아에서는 지금 그 일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 합니다."유지영은 그제야 깨달았다. 배현준은 정왕부와 엽씨 집안을 완전히 갈라서게 만들 생각인 것이다."유지란을 감시하거라. 방도를 찾아내어 그 아이가 정신을 차리고 진실을 알게 만들어야 한다."유지영

  • 피안을 거슬러   제165화

    "부인, 소인이 잘못 들은 것이 아닙니다. 방금 노부인께서 둘째 나으리네에 전갈을 전하러 가셨고, 둘째 나으리와 부인께서도 대청으로 향하고 계십니다."시녀가 말했다.정씨는 흠칫하며 되물었다."둘째네가 동의했단 말이냐?"시녀는 모른다며 고개를 저었다.분가를 하라니, 정씨는 전혀 내키지 않았다.국공부의 셋째 부인이라는 이름을 누리는 것만큼 편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나으리는 어디 계시느냐?""아직 돌아오지 않으셨습니다. 국공 나으리께서 이미 사람을 보내 찾고 계십니다."정씨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고 더 생각할 겨

  • 피안을 거슬러   제157화

    "형님, 다 오해입니다..."유정혁은 다급히 해명했다."아버지, 그 여인은 경조 판사 나으리께서 데리고 가셨으니 계속 추궁하면 금세 실토할 것입니다."유지영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유정혁은 말문이 막혔다.그는 순간 찔리는 마음에 시선을 피했고, 그 찰나의 표정을 유정남은 놓치지 않았다."큰언니는 금운대에 불공을 드리러 간 게 아니었나요? 어떻게 도중에 누군가가 모략을 꾸밀 것을 미리 알고 북명대사님까지 서풍각으로 모셔 온 건가요?"소식을 듣고 황급히 달려온 유선주가 의혹을 제기했다."큰언니, 이 모든 일이 너무 아귀가

  • 피안을 거슬러   제155화

    그도 그럴 것이, 멀쩡한 사람이 낙태약을 챙겨 서풍각에 올 리는 없었기 때문이다.유지영 역시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아버지를 찾는 일이었기에, 그 말에 반박할 수가 없었다.끼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술 냄새를 짙게 풍기는 유정남이 동금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 나왔다.비틀거리며 중심도 잡지 못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대기하고 있던 국공부의 호위들이 잽싸게 달려들어 그를 부축해 일층으로 옮겼다.수많은 눈이 지켜보는 앞에서 유정남이 모란각에서 발견되자 정왕의 안색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정왕은 속으로 일을 제대로 처리하

  • 피안을 거슬러   제122화

    하필이면 가장 우려하던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그날 밤, 유국공부의 문을 거세게 두드리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서옥혜였다. 그녀는 동이가 아프다며 유정남을 만나게 해달라고 소란을 피웠다. 하지만 이미 상전에게 귀띔을 받은 문지기들은, 즉시 서옥혜를 거칠게 밀쳐내며 쫓아냈다."예가 어디라고 찾아와서 행패냐! 썩 물러가지 못할까. 국공부의 땅을 더럽히지 말거라!"바깥이 한창 소란스러울 때, 유지영은 잠들지 않고 소식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낮에 유정남을 서류골목으로 유인해, 서옥혜가 다른 사내에게 안기는 모습과 동이의 출생의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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