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Bab 5041 - Bab 5050

5303 Bab

제5041화

석유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져 곧바로 다리를 들어 명빈을 걷어찼다.명빈은 재빨리 몸을 피하고는 입꼬리 끝을 올리고는 웃으며 말했다.“입 맞춘 것밖에 없어요. 다른 건 진짜 안 했어요.”“그 정도면 괴롭힌 것도 아니죠. 다른 사람이었으면 저처럼 참지도 못했을걸요?”석유 얼굴은 더 뜨거워졌다.“입 다물어요.”명빈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진짜 사실만 말한 건데요?”이에 석유는 차갑게 물었다.“왜 집에 안 데려다줬어요?”명빈은 너무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집에 데려다주면 누가 챙겨줘요? 결국 제가 남아서 챙겨야 했을 텐데 결과는 똑같잖아요.”할 말을 잃은 석유는 이불을 더 끌어안았다.지금은 최대한 침착해야 했다.“제 옷 가져다주세요.”“그래요. 가져올게요.”명빈은 욕실 쪽으로 걸어갔다.어젯밤 대충 벗어 던져놓은 옷을 찾으러 간 것이었다.이불이 들리며 명빈이 침대에서 내려오자 석유 시선이 무심코 움직였다가 그대로 굳었다.곧 얼굴이 확 붉어진 채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명빈은 침대 옆에 있던 욕실 가운을 허리에 대충 두고는 일부러 몸을 숙여 석유 가까이 다가가 웃었다.“왜 갑자기 그렇게 점잖은 척해요? 어젯밤엔 제 복근 만지면서 보기 좋다고 했으면서.”석유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눈을 크게 뜨자 명빈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자기도 운동해서 만들고 싶다고 했잖아요.”석유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명빈은 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근데 저는 굳이 복근까지는 필요 없다고 했어요. 석유 씨는 지금도 충분하다고요.”석유는 그제야 명빈 말뜻을 알아차렸다.곧바로 발을 들어 다시 명빈을 걷어찼다.“그러는 명빈 씨는 잠옷도 없어요?”명빈은 웃으며 말했다.“보기 좋다고 해서 계속 보여드린 건데요? 손님 대접은 제대로 해야죠.”손님 대접이라는 말에 석유 인내심은 거의 한계까지 올라갔다.명빈은 낮게 웃더니 그대로 욕실 안으로 들어갔다.머릿속이 완전히 엉망이 된 석유는 눈을 질끈 감았다.명빈은 곧 다시 돌아왔고 손에는 석유 옷이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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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2화

명빈은 석유가 민망해하는 걸 알아차린 듯 바로 몸을 돌렸다.그러다 문 앞에서 다시 한번 고개를 돌려 말했다.“제가 고른 거 아니에요. 사이즈만 말했더니 매장에서 알아서 보내준 거예요.”“마음에 안 들면 다시 바꿔 달라고 할게요.”석유는 당장이라도 그 속옷을 명빈 얼굴에 던지고 싶었지만 간신히 표정을 눌러 담으며 담담하게 말했다.“괜찮아요.”명빈은 놀란 척 눈을 크게 뜨고는 금세 뭔가 깨달았다는 얼굴로 말했다.“아. 원래 이런 스타일 좋아하는 거였어요?”석유는 한 손으로 이불을 움켜쥔 채 옆에 있던 베개를 그대로 던졌다.재빨리 몸을 피한 뒤 웃으며 문을 닫고 나갔다.석유는 머리가 지끈거렸는지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석유가 옷을 갈아입고 세수까지 마친 뒤 밖으로 나오자 명빈은 주방 바 테이블 앞에서 아침 준비를 하고 있었다.명빈은 석유를 보자마자 눈빛이 확 밝아지더니 반짝이는 눈으로 석유를 바라보며 말했다.“엄청 잘 어울리는데요? 역시 내가 안목이 끝내줘요. 이제 석유 씨 옷은 제가 다 골라줄게요.”석유 귀 끝이 뜨거워졌다.대체 자기를 칭찬하는 건지 자기 취향을 자랑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석유는 그냥 못 들은 척 시선을 돌리고는 차갑게 물었다.“밥 먹어도 돼요?”명빈은 접시를 들고 와 석유 앞에 내려놨다.“먹어봐요. 괜찮은지.”석유는 눈썹을 살짝 올렸다.“직접 만든 거예요?”명빈은 당당하게 대답했다.“사 왔죠.”석유는 헛웃음을 터뜨렸다.“그럼 맛있는 거랑 명빈 씨가 무슨 상관인데요?”명빈은 눈을 접어 웃었다.“당연히 상관있죠. 남이 사 온 것보다 제가 사 온 게 더 맛있으니까.”석유는 정말 뭐라고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명빈의 자기애는 이제 감탄스러울 정도였다.곧 남자는 여자의 옆 의자에 앉고는 몸을 숙여 팔 위에 턱을 괸 채 석유를 빤히 바라봤다.눈빛은 반짝였고 시선은 한 번도 떨어지지 않아 괜히 불편해질 정도였다.석유는 샌드위치를 집어 들다가 명빈 시선과 마주쳤다.순간 심장이 쿵쿵 뛰었지만 곧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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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3화

석유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우선 사표 낸 건 명빈 씨한테 화풀이하려던 게 아니에요. 원래부터 그만둘 생각이 있었어요.”명빈은 곧바로 물었다.“왜 그만두고 싶었던 건데요?”석유는 조용히 명빈을 바라봤다.“제가 어떻게 회사 들어갔는지, 아마 명빈 씨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잖아요.”유민래 이름이 떠오르자 명빈은 순간 뜨끔했다.하지만 원래 깊게 끌어안고 고민하는 성격은 아니었다.금세 혼자 납득한 듯 웃으며 말했다.“갑자기 유민래한테 밥 한번 사야겠다는 생각 드는데요?”석유는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민래 씨는 아마 매일 명빈 씨 전화 기다리고 있을걸요?”그러자 명빈의 눈빛이 반짝였다.“또 질투해요?”석유는 다시 한번 깊게 숨을 내쉬었고, 이 남자랑은 정말 말이 안 통한다고 느껴졌다.결국 더는 대꾸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식사를 이어갔다.명빈은 젓가락으로 달걀만두를 집어 석유 앞 접시에 올려줬다.“이거 맛있어요. 먹어봐요.”곧 석유는 슬쩍 내려다봤다.“저 혼자도 잘 집어요.”그러자 명빈은 태연하게 웃었다.“예의상 챙겨준 건데요?”석유는 냉담하게 말했다.“명빈 씨 젓가락에 침 묻었잖아요.”명빈은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쳤다.“근데 어젯밤에 우리 키스도 하지 않았나요?”순간 석유의 차갑고 흰 얼굴이 또 붉게 물들었다.석유는 살짝 화가 난 눈빛으로 명빈을 노려보더니 숟가락을 내려놓고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이에 명빈도 바로 뒤따라 일어나 석유 손목을 붙잡았다.“안 할게요. 내가 잘못했어요. 일단 밥부터 먹어요.”그러자 석유는 뒤돌아보지도 않았다.“배불러요. 집에 갈 거예요.”“아직 반밖에 안 먹었잖아요.”명빈 목소리가 한층 부드러워졌다.“진짜 이제 아무 말도 안 할게요. 다 먹고 가요. 먹고 데려다줄게요.”석유는 명빈을 한번 차갑게 바라본 뒤 손목을 빼내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명빈도 다시 자리에 앉고는 정말 더는 장난치지 않은 채 조용히 아침 식사를 마쳤다.식사가 끝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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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4화

명빈의 당부가 떠오른 석유는 식탁 앞으로 걸어가. 위쪽 칸에 담긴 차를 꺼내 컵에 따랐다.한 모금 마시자 차갑게 식힌 매실 향이 은은하게 퍼졌다.입안은 금세 개운해졌고 몸속에 남아 있던 숙취 열기도 절반쯤 가라앉은 것 같았다.곧 석유는 냉차를 천천히 다 마신 뒤 침실로 들어가 다시 잠들었다.아까 마신 차 덕분인지 술기운 뒤끝까지 말끔히 가신 느낌이었다.그렇게 석유는 오랜만에 깊고 편안하게 잠들었다.다시 눈을 뜬 건 오후가 한참 지나고 나서였다.겨울 오후의 햇살이 방 안 깊숙이 따뜻하게 스며들고 있었다.세상은 지나치게 고요하고 평화로워서 오히려 멍해질 정도였다.심지어는 외로움이 온몸을 휩싸는 것 같았다.그렇게 석유는 한참 동안 멍하니 허공만 바라보다가 천천히 정신을 차리고 침대에서 일어났다.어제 임시 프로젝트 기술팀 담당자에게 메일 한 통이 와 있었는데 프로그램 오류 하나를 도와달라는 요청이었다.곧 석유는 태블릿을 켜고 임시 기술팀과 연결해 바로 작업에 들어갔다.일에 집중하면 시간은 늘 순식간으로 지나갔다.문제를 다 해결하고 나니 어느새 밖은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고, 석유는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 소파에 앉았다.그동안 혼자 지내는 건 익숙했다.희유와 같은 건물 위아래 층에 살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늘 혼자였다.그리고 그게 이상하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 집이 텅 빈 것처럼 느껴졌다.이에 석유는 자조하듯 입꼬리를 올렸다.어쩌면 어제 명빈이 하루 종일 옆에서 떠들어댄 탓인지도 몰랐다.갑자기 이렇게 조용해지니까 오히려 더 어색했다.물을 다 마신 석유는 뭔가 다른 일이라도 찾으려 했다.그때 소파 위 휴대폰 화면이 반짝이며 진동했다.이에 고개를 돌리자 화면 위에서 ‘명빈’이라는 이름이 선명하게 떠 있었다.그 이름의 존재감이 너무 강한 나머지 등장하는 순간 주변 공기까지 함께 흔들리는 느낌이었다.곧 석유는 휴대폰을 들어 전화를 받자, 명빈의 비웃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일어났어요? 언제 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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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5화

30분쯤 지나자 명빈이 주문한 저녁이 도착했는데, 바로 어제 둘이 갔던 바로 그 식당 음식이었다.석유가 좋아하는 부드러운 고기도 그대로 들어 있었다.반찬 네 가지에 국까지 곁들여진 밥상은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고, 맛 또한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다.마치 사람 좋은 척도 잘하고 센스도 좋은 명빈처럼 말이다.석유가 식사를 다 마칠 즈음 명빈에게서 다시 전화가 걸려 왔다.술을 마신 후의 명빈의 목소리는 전보다 한층 더 허스키하고 낮았다.[저녁 먹었어요?]이에 석유는 짧게 대답했다.“먹었어요.”그리고 한 마디 덧붙였다.“고마워요.”명빈은 조용히 말했다.[석유 씨 그 집 소고기 좋아하는 거 알아요. 근데 어제는 한 입도 안 먹었잖아요.]아주 평범한 말이었으나 이상하게도 석유 가슴속에는 설명하기 힘든 감정이 밀려들었다.묵직한 감정이 계속 심장을 짓누르는 느낌에,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할지조차 알 수 없었다.석유가 한동안 대답이 없자 명빈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설마 감동했어요? 이렇게 쉽게 감동하는 건 전혀 석유 씨답지 않은데요?]이에 석유는 깊게 숨을 내쉬었다.“접대 중이라면서요? 바쁠 텐데 끊어요.”명빈은 낮게 웃으며 대답했다.[알았어요. 끝나고 다시 연락할게요.]이상할 만큼 순한 목소리에 석유는 미간을 찌푸렸다.“왜 또 연락해요?”그러자 명빈은 웃음을 머금은 채 말했다.[보고해야죠. 접대 끝나고 집 잘 들어갔다고요. 그래야 석유 씨가 걱정 안 할 테니까요.]“걱정 안 해요.”담담하게 말하는 석유에 명빈은 느긋하게 받아쳤다.[석유 씨가 걱정하든 말든 그건 석유 씨 마음이고 근데 안 걱정하게 만드는 건 제 책임이죠.]그러고는 석유가 반박하기도 전에 바로 말을 이었다.[내 생각 좀 하고 있어요. 그러면 이만 끊을게요.]통화는 그렇게 끝났고 석유는 휴대폰을 쥔 채 멍하니 앉아 있었다.‘정말 상대하기 힘든 사람이네.’가만히 못 있는 날에는 또 무슨 사고를 칠지 알 수가 없고, 반대로 이렇게 지나치게 얌전할 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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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6화

석유가 불을 끄자마자 휴대폰 화면이 다시 밝아졌다.조용하고 어두운 밤, 휴대폰 진동과 불빛은 유난히 선명하게 느껴졌다.그 탓인지 평온하던 심장까지 괜히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석유가 휴대폰을 집어 들고 전화받자 명빈의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내 전화 기다리고 있었어요?]석유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막 자려고 했어요.”명빈은 작게 웃었다.[나 집 들어왔어요. 오자마자 바로 전화했는데 벌써 자버렸을까 봐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알아요?]술을 꽤 마신 듯 목소리가 평소보다 더 느슨하고 느린 데다가 은근히 어리광 섞인 말투까지 섞여 있었다.이에 석유는 조용히 말했다.“술 마셨으면 얼른 자요. 내일 출근해야 하잖아요.”내일은 월요일이었고, 명빈도 분명 바쁠 게 많을 터였다.하지만 명빈은 전화기 너머에서 고개를 젓는 듯 중얼거렸다.[끊지 마요. 조금만 더 같이 있어 줘요. 석유 씨 목소리 듣고 싶어요.”잠시 뒤 명빈은 더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석유 씨 보고 싶어요. 어젯밤처럼 안고 자고 싶고요.]그 말에 석유는 문득 어젯밤이 떠올랐다.명빈은 석유를 안은 채 그렇게 한참 말을 걸었었다.석유는 민망함도 잠시 그 기억을 애써 떠올리느라 순간 대답조차 잊어버렸다.[석유 씨.][석유 씨.]명빈은 석유의 대답이 없자 조용히 이름을 불렀다.고요한 밤, 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그 목소리는 꼭 밤비 같았다.조용히, 천천히, 아주 조금씩 마음 안으로 스며들어와 어느새 가슴속까지 축축하게 젖어 드는 느낌이었다.곧 정신을 차린 석유는 천천히 입을 열었고, 목소리는 전보다 조금 부드러워져 있었다. “집에 꿀물 없어요?”그러자 명빈은 느슨하게 대답했다.“있긴 한데 마시기 싫어요.”명빈은 소파에 몸을 던진 듯 더 나른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목소리가 더 위험하게 들렸다.[이렇게 마시고 말하면 내가 하는 말 전부 술주정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무슨 말 하든 화내면 안 돼요.]석유는 헛웃음을 흘렸다.“술주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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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7화

명빈은 전화를 거의 바로 받았고 조금 놀란 목소리였다.[왜요?]석유는 전화를 건 순간 자신이 괜히 충동적으로 행동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일부러 더 무심한 목소리로 말했다.“방에 들어가서 자요.”전화기 너머는 한동안 조용하다가 명빈의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기분 좋은 웃음이었다.[나 감기 걸릴까 봐 걱정해 주는 거예요? 이렇게까지 신경 써줄 줄은 몰랐어요.]석유의 희고 차가운 피부 위로 옅은 홍조가 번지더니 이내 차갑게 말했다.“끊어요.”석유는 명빈이 또 능청스럽게 놀릴 틈도 주지 않고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다시 침대에 누웠지만 미간은 쉽게 펴지지 않았고, 한참 뒤에야 휴대폰 전원을 끄고 불을 끈 채 잠들었다....다음 날.희유는 바로 박물관으로 가지 않고 아침 일찍 아침거리를 챙겨 석유 집부터 찾았다.초인종 소리에 문을 연 석유는 운동복 차림이었고, 희유를 보자 작게 웃었다.“웬일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희유는 손에 든 보온통을 들어 보이며 햇살같이 환하게 웃었다.“맛있는 거 가져다주려고 왔어요.”그러다 석유 차림을 훑어보며 물었다.“나가려고 했어요?”석유는 웃으며 말했다.“방금 뛰고 들어왔어.”회사를 그만뒀어도 늦잠 자는 습관은 없는 석유에 희유는 장난스럽게 어깨를 으쓱했다.“다행이네요. 자는 거 깨운 게 아니라서요.”그 말에 석유는 반쯤 농담처럼 말했다.“너는 언제 와도 돼. 한밤중이어도 괜찮아.”집 안이 따뜻해 코트를 벗던 희유는 그 말을 듣고 눈빛이 살짝 흔들리더니 의미심장한 시선으로 석유를 돌아봤다.그리고 문득 오늘 석유의 기분이 꽤 좋아 보인다는 걸 깨달았다.이윽고 석유는 표정을 가다듬으며 물었다.“왜 그렇게 봐?”희유는 웃음을 머금은 채 입꼬리를 휘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희유는 보온통을 들고 주방으로 향했다.걸어가면서 뭘 가져왔는지 하나하나 설명하던 희유는 식탁 위에 놓인 다른 보온통을 발견하곤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리고는 돌아보며 웃었다.“이건 누가 준 거예요?”그러자 석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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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8화

“집에서 혼자 잘 챙겨 먹고요.”희유는 따뜻하게 웃어 보인 뒤 몸을 돌려 떠났다....오전은 금세 지나갔다.희유가 가져온 아침거리가 많아서 석유는 그걸 데워 점심으로 먹을 생각이었다.그때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택배 온다는 연락도 없었는데 이 시간에 누가 온 걸까?’석유는 아리송해하며 문 앞으로 가 문을 열자, 눈앞 가득 들어온 건 커다란 빨간 장미 꽃다발이었다.짙고 선명한 붉은색이 화려하게 번져 주변 공기까지 환해진 듯했다.꽃다발 뒤에서 명빈이 얼굴을 내밀었는데 그 얼굴은 꽃보다 더 화사했다.“나 보고 싶었어요?”석유는 말없이 명빈을 바라봤다.그리고 명빈은 꽃다발을 안은 채 자연스럽게 집 안으로 들어왔다.“집에서 뭐 했어요?”석유는 미간을 좁혔다.“들어오라고 한 적 없는데요?”명빈은 뒤돌아보며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석유 씨도 우리 집 들어올 때 제 허락 안 받았잖아요.”석유는 말문이 막혔다.그때는 이미 술에 취해 있었고 명빈이 데리고 들어간 거라고 반박하고 싶었지만 잠깐 생각해 보니 이 사람이랑은 애초에 말이 통하지 않았다.그래서 결국 그냥 입을 다물었다.명빈은 자기 집 드나들 듯 익숙하게 석유 집 안을 둘러보더니 마지막엔 제멋대로 평가까지 내렸다.“집은 크지 않은데 분위기가 딱 석유 씨 같네요. 저처럼 센스가 가득하네요.”들어오자마자 아무 말이나 내뱉는 명빈에 석유는 헛웃음을 쳤다.‘이 사람은 누구를 칭찬하든 결국 마지막엔 자기 자랑으로 끝나네.’명빈은 꽃다발을 소파 위에 내려두고 석유 쪽으로 걸어왔다.“저 아직 점심 못 먹었어요. 밥 사줘요.”석유는 차갑게 되물었다.“제가 왜요?”명빈은 눈을 가늘게 접으며 웃었다.그 반짝이는 눈빛은 순진한 척하면서도 묘하게 사람을 홀리는 분위기였다.“그날 밤 제가 밤새 간호해 줬잖아요. 고맙다고 밥 한 끼는 사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석유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그 얘기 또 꺼낼 거예요? 그러면 전날 말고 어젯밤 얘기할까요?”명빈은 웃으며 말했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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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9화

명빈은 석유를 데리고 고성거리에 있는 한 식당으로 갔다.남자는 햇살 아래서도 눈부실 만큼 해사한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석유 씨 고기 좋아하잖아요. 그러면 강성에 있는 식당 다 돌아보면서 제일 맛있는 집 찾아봐야죠.”석유는 잠시 걸음을 멈췄다.햇빛을 받아 더 선명하게 빛나는 명빈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남자가 뒤돌아보자 그제야 다시 따라 걸었다.식당은 총 3층 규모였고, 원래는 백 년 넘은 주택이었다고 했다.리모델링 이후에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화려함이 공존했고 손님도 많았다.명빈이 예약한 자리는 2층이었다.아래로는 독립된 작은 정원이 내려다보였는데 정원엔 매화가 가득 피어 있었다.은은한 매화 향이 바람에 실려와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었다.명빈이 미리 주문해 둔 모양인지 자리에 앉자마자 직원이 바로 음식을 가져왔다.조각이 새겨진 놋 냄비였다.“저희 대표 메뉴에요. 최상급 소고기만 사용했고요. 먼저 드시면 다른 음식도 곧바로 세팅할 거예요.”명빈은 청자 그릇을 하나 집어 들고 국물을 떠 담았다.그리고 부드럽게 익은 고기 두 점까지 닮아 석유 앞에 내려놨다.“먹어봐요. 어때요?”석유는 작게 고맙다고 말한 뒤 그릇을 받아 들어 먼저 국물을 한입 마셨다.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국물 진하고 간도 딱 맞네요. 괜찮아요.”명빈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웃었다.“앞으로 자주 와요. 우리.”석유는 숟가락을 내려놓고 냅킨으로 손끝을 닦았다.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명빈을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명빈 씨는 제 어디가 좋아요?”그 질문에 명빈은 잠시 놀란 듯 여자를 바라봤다.어젯밤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이미 같은 질문을 받았다는 건 기억하지 못하는 눈치였다.석유는 조용히 말을 이었다.“사람마다 다 자기만의 섬이 있다고 하잖아요. 가까워질수록 질려하는 그런 섬이요.”“근데 아마 난 제일 가까이 가기 힘든 섬일 거예요.”다른 사람 섬엔 꽃이나 나무라도 있을지 몰랐지만 석유의 섬엔 가시덤불만 가득했다.석유의 목소리는 담담했다.“전 저희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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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50화

명빈은 깊어진 눈빛으로 석유를 바라보더니 붉은 입술 끝이 천천히 올라갔다.“석유 씨가 지금 하는 말들 결국은 스스로한테 절대 저한테 흔들리면 안 된다고 세뇌하는 것 같은데요?”석유는 숟가락을 쥔 손끝을 잠깐 멈칫했고 표정은 여전히 차갑고 담담했다.“애초에 흔들릴 일 없어요. 굳이 이유까지 필요 없고요.”명빈은 낮게 웃었다.“석유 씨가 그렇다면 그런 거죠.”석유는 순간 묘한 기분이 들었다.당연히 또 말장난처럼 받아칠 줄 알았는데 예상 밖으로 너무 쉽게 물러나 버리자 오히려 힘이 빠지는 느낌이었다.그때 직원이 음식을 들고 와 메뉴 설명을 시작했다.재료 원산지와 맛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면서 두 사람 사이에 흐르던 미묘한 분위기도 잠시 변했다....식사를 마친 뒤 명빈은 차를 가져왔고 두 사람은 다시 길을 나섰다.차는 고성거리를 지나 점점 외곽 쪽으로 향했다.가는 방향이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 석유가 물었다.“어디 가요?”명빈은 웃으며 뒤를 힐끗 바라봤다.“요즘 심리학 좀 공부했거든요. 선생님이 그러는데 외로운 사람은 자연을 많이 봐야 한대요. 그래서 등산 가요.”석유는 잠깐 멍하니 명빈을 바라보다가 곧 얼굴이 싸늘해졌다.“누가 외로운 사람이라는 거죠?”명빈은 웃음을 터뜨렸다.“농담이에요. 석유 씨가 아직 서로 잘 모른다고 했잖아요. 같이 산 타면 사람 성격 금방 보여요. 서로 알아가기엔 이만한 지름길이 없다니까요.”그러자 석유는 비웃듯 말했다.“등산이 자신을 알아볼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요? 심리학을 배운 거예요? 아니면 범죄학을 배운 거예요?”이번엔 명빈이 잠시 멈칫하더니 곧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두 시간쯤 달려 도착한 곳은 산 아래였다.근처에는 넓은 습지공원이 펼쳐져 있었고 멀리 보이는 산맥은 끝없이 이어져 장엄한 풍경을 만들어냈다.날씨도 좋았다.겨울 오후 햇살은 따뜻하고 밝았지만 전혀 뜨겁지 않아 등산하기 딱 좋은 날이었다.아무 준비 없이 온 터라 석유는 산 아래 매장에서 등산 가방 하나를 골랐다.물과 초콜릿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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