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나를 버린 그들에게: Bab 61 - Bab 70

100 Bab

제61화

성규연은 발걸음을 멈추고 주정애를 돌아보았다.“사랑하지 않으면 이제 그만 놔줘요. 내가 이렇게 부탁할게요.”한숨을 내쉬는 주정애의 등이 점점 굽어들었다.경성에서 그리 유명했던 부잣집 사모님이 딸을 위해 한참 어린 성규연한테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그렇게 해주면 안 돼요?”성규연과 이혼을 해야만 5년 동안 지속되었던 고통이 끝날 것 같았다.성규연을 벗어나면 강아연이 조금 더 편해질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바라는 게 딸의 행복뿐인 주정애는 성규연에게 간곡히 부탁했다.하지만 성규연은 답은 하지 않고 침묵만 유지하다가 문을 열고 병실을 나가버렸다.휠체어에 앉아 있던 심소연이 그런 성규연을 보고 손을 흔들었지만 성규연은 고개만 끄덕이고는 가던 길을 재촉했다.“규연아!”“어디 가?”성규연이 자신의 말에 대답도 안 하고 걷기만 하자 의아해하던 심소연의 귀에 옆으로 지나가던 간호사들의 대화가 들려왔다.“너 그거 알아? 저 병실 쓰는 여자분 성 대표님 장모님이셔.”“나도 오늘 알았어. 아주 난리가 났던데? 화병까지 던졌잖아.”“여사님 따님이 오늘 오셔서 한 번 봤는데 엄청 이쁘더라. 여자인 나도 몇 번이나 훔쳐봤는데 그분이 대표님 아내분이실 줄이야.”“쉿, 대표님이 아내분 신분은 항상 숨겨오셨어. 그러니까 우리도 말 새어나가지 않게 조심해야 해.”“알았어. 그런데 대표님은 왜 아내분을 공개하지 않으시는 거지? 보호하려고 그러나? 그런 거면 진짜 너무 로맨틱하다...”...그들의 얘기를 듣던 심소연은 미간을 찌푸렸다.성규연의 장모라면 강아연의 엄마라는 말인데, 그 여자가 난리를 치는 바람에 강아연이 성규연의 아내라는 걸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된 게 심소연은 아주 못마땅했다.그런데 그때 근처에서 약품을 정리하고 있는 의사 둘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이거는 잘 챙겨야 해. 하나는 사모님한테 쓸 건데 수술 성공확률도 높이고 수술 끝난 뒤에 회복속도도 빨라지게 도와주는 약이야. 약효가 너무 세서 병원에서도 2개밖에 안 들여오는 약이야. 그만큼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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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물론 강아연이 뭐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장미진이 듣기에도 성준서 한 말이 강아연에게 상처가 될 것 같았다.장미진의 말에 자신이 얼마 전 엄마에게 했던 말이 떠오른 성준서는 잠시 고민하다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그럼 내가 엄마한테 사과하면 되죠. 엄마는 나 바로 용서해줄 거예요.”성준서는 자신이 잘못만 인정하면 어른들은 뭐든 다 용서해주는 줄 거라고 생각했다.엄마에게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그는 장미진의 말은 더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강아연에게로 달려갔다.“엄마!”자신이 애교를 부리며 예쁘게 엄마를 부르면 강아연이 멈춰줄 거라고 생각한 성준서는 최대한 착한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그리고 역시나, 강아연은 발걸음을 멈추었다.그녀의 행동에 기분이 좋아진 성준서는 다급히 강아연 옆으로 달려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쳤다.“엄마, 어제는 내가 잘못했어요. 미안해요.”강아연이 대꾸하지 않으니 성준서는 엄마가 자신을 용서한 줄 알고 다시 입을 열었다.“엄마, 나 배고파요. 토마토 리조또 해주면 안 돼요? 엄마가 해준 게 제일 맛있단 말이에요.”강아연의 기분을 돋우기 위해 안 하던 칭찬까지 했지만 강아연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어두운 표정으로 난간만 붙잡고 있었다.칭찬을 하면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줄 줄 알았는데.“엄마?”강아연의 반응이 낯설었던 성준서는 그녀가 자신을 밀어내려는 줄 알고 다급히 말을 이었다.“엄마, 내가 진짜 잘못했어요. 한 번만 용서해주면 안 돼요?”그러나 돌아오는 게 침묵뿐이라 성준서는 미간을 찌푸렸다.강아연이 일부러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한 아이는 기분이 상해서 강아연의 손을 꼭 잡은 채 좌우로 당기며 말했다.“엄마 엄마! 화 그만 내고 나 좀 봐줘요...”“네? 엄마!”강아연이 자신을 바라봐주길 바라며 그녀의 손을 흔들던 성준서는 여전히 묵묵부답인 그녀에 그만 화를 내버리고 말았다.“아 진짜! 왜 자꾸 내 말 무시해요?”토라진 성준서가 강아연의 팔을 힘껏 밀쳤는데 그 순간, 강아연이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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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하지만 그런 후회는 얼마 안 가 사라져버렸다.강아연이 먼저 자신을 화나게 해서 혼내준 것뿐이라고 생각하니 다시 마음이 편해졌다.자기 합리화를 마친 성규연이 커피를 한 모금 마셨는데 평소에 좋아하던 커피가 틀림없는데도 오늘따라 이상하게 신맛이 났다.비서를 시켜 커피를 다시 타오라고 한 그는 30분 뒤, 변호사가 챙겨 온 이혼 합의서를 훑어봤다.“대표님과 아연 씨가 결혼 전에 작성한 계약서대로 이혼한 뒤에도 재산 분할은 없을 겁니다. 소송을 한다 해도 저희가 이길 확률이 높고요.”성규연의 이익을 최대한으로 보장한 이혼 합의서였기에 변호사는 자신만만하게 서류를 건네며 그의 의견을 물었다.“대표님이 보시기엔 괜찮으신가요?”“별로네요.”하지만 성규연이 차갑게 내뱉은 그 한마디로 인해 방 안의 공기가 얼어붙어 버렸다.성규연의 의중을 알 수 없어 땀을 삐질삐질 흘리던 변호사는 결국 조심스레 물었다.“혹시... 어디가 마음에 안 드세요? 고쳐야 할 부분이라도 있는 건가요?”“시 중심에 있는 그 아파트랑 현금 100억은 위자료로 주세요.”경성시 중심에 있는 아파트도 몇십억은 할 텐데 거기에 100억까지 얹어주면 강아연이 위자료로 200억 가까이를 받는 셈이었다.혼전 계약서도 성규연이 요구해서 작성한 거라 그가 강아연을 박대한다고 생각해오던 변호사는 그의 말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위자료로 200억이면 아주 좋은 조건인데, 이제 보니 성규연이 강아연에게 그리 모질지도 않은 것 같았다.“대신 준서 양육권은 내가 가져야 해요.”하지만 곧바로 이어지는 성규연의 말에 변호사는 또다시 생각을 바꾸었다.어쩐지, 돈을 그렇게 많이 주는 데엔 다 이유가 있었다.변호사는 수정을 마친 이혼 합의서의 각 조항들을 성규연에게 읽어주며 한 번 더 체크했다.“다른 건 더 수정하실 거 없으신가요?”“없어요.”말은 평온하게 했지만 펜을 든 성규연은 한참 동안 사인을 하지 못했다.여기서 서명만 하면 이제는 강아연과 남남으로 살아갈 수 있는데 하필 이때, 그녀와 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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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아, 이거 어떡해...”당황한 변호사는 선후 순서는 신경도 쓰지 못하고 그저 그 서류들을 가지런하게 놓아두고는 빠르게 사무실을 빠져나왔다.서류 더미에 감춰졌던 강아연의 이름이 서명된 이혼 합의서가 살짝 삐져나온 것도 모르고 말이다....한편, 사무실을 나온 성규연은 바로 차를 몰아 집으로 향했다.“오늘은 빨리 오셨네요 대표님.”그를 본 집사가 마중을 나오자 성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겉옷을 벗어 그에게 건네주었다.“걔는 집에 있어요?”성규연이 가리키는 걔가 강아연임을 알아차린 집사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사모님도 오늘은 일찍 오셨어요. 그런데...”집사는 잠시 머뭇거리다 사실을 전했다.“사모님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으신 것 같아요. 아까 거실에서 쓰러지셨어요.”“쓰러졌다고요?”“어디 아프대요?”“네. 이미 주치의 선생님 불렀으니까 크게 걱정하진 않으셔도...”집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성규연은 미간을 찌푸린 채 3층 안방으로 성큼성큼 올라갔다....주치의가 처방해준 해열제를 먹고 낫긴 했지만 강아연은 아직도 몸에 기운이 없었다.“엄마...”옆에서 그런 강아연을 바라보던 성준서는 자신이 잡아당긴 탓에 강아연이 쓰러진 건 줄 알고 걱정스럽게 바라만 볼 뿐 그녀에게 다가가진 못하고 있었다.어느 순간 갑자기 차가워진 엄마가 낯설어 자기 좀 봐달라고 팔을 흔든 건데 생각지도 못하게 쓰러져버리니 성준서는 죄책감이 밀려와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성준서도 강아연과 좀 더 가까워지고 싶어서 매번 이런저런 시도를 하고 있었는데 그의 시도는 항상 안 좋은 결과만 낳고 있었다.그래서 성준서는 고개를 숙이며 진심을 다해 강아연에게 사과했다.“엄마, 진짜 미안해요.”“괜찮아.”그의 사과에 강아연은 창백한 입술을 움직여 대꾸했다.사실 계단을 오를 때부터 이미 어지러워서 난간에 몸을 기대고 있었는데 순간 핑하고 도는 머리에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쓰려져 버린 거라서 성준서를 탓할 수는 없었다.그리고 성준서가 사과를 하든 말든 강아연의 심경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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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괜찮아요. 내가 알아서 먹을게요.”그가 먹여주는 죽을 받아먹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기에 강아연은 그의 호의를 거절하려 했지만 마정현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한 번 데인 걸로는 부족한가요? 다른 쪽에도 떨구시려고요?”그런 뜻으로 한 말은 아닌데.마정현의 질문에 강아연이 어쩔 줄 몰라 하자 마정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농담이에요. 사모님 지금 아프시잖아요. 이 집 직원으로서 아프신 사모님을 챙겨야 할 의무가 있어요 저한테도. 그러니까 얼른 죽부터 드세요. 그래야 빨리 낫죠.”“방금 손 데어서 이렇게 계속 들고 있는 거 힘들어요. 사모님이 저 좀 도와주시면 안 돼요?”아직도 고민하는 강아연을 보며 마정현이 한마디 더 보태자 그녀는 미안한 마음에 결국 입을 벌렸다.따뜻한 죽에 간장이 섞이니 가볍지만서도 맛있었다.“맛 괜찮아요?”강아연이 고개를 끄덕여 보이자 마정현은 한술 더 떠서 그녀의 입가에 가져다 댔다.“맛있으면 많이 드세요.”아무래도 불편해서 그를 한번 바라보던 강아연은 마치 정말 할 일을 하는 것 뿐이라는 듯 별다른 표정이 없는 마정현의 얼굴에 그제야 안심하고 그가 떠주는 죽을 받아먹었다.그렇게 몇 숟가락 더 먹다 보니 기운이 나는 것 같아서 강아연은 마정현 손에 들린 죽 그릇을 받아들었다.“이제 좀 괜찮은 것 같은데. 이제부턴 혼자 먹을게요.”하지만 마정현은 그릇을 내주는 대신 그녀의 입가를 가리키며 말했다.“사모님, 입술에 뭐 묻었어요.”“그래요?”강아연이 혼자서 닦아내질 못하자 마정현은 결국 손으로 그녀의 입가를 매만졌다.“여기에요.”그 따뜻한 느낌에 깜짝 놀란 강아연은 놀라서 마정현을 바라보았다.선을 넘은 것 같은 행동에 그녀가 뭐라고 하려던 찰나, 방문이 열리면서 남자의 화난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둘이 뭐 하는 거야 지금?”놀란 강아연이 고개를 돌려보니 어두운 얼굴을 한 성규연이 문 앞에 서 있었다.누구 하나 집어삼킬 듯한 그 표정에 마정현이 깜짝 놀라 손을 치우며 말했다.“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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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이 새끼 당장 끌고 나가.”하지만 그의 말을 고분고분 들어줄 성규연이 아니었다.그의 부름에 방으로 들어온 집사와 장미진은 마정현을 밖으로 끌고 나가려 했는데 마정현은 끌려가는 와중에도 발버둥을 치며 소리쳤다.“대표님, 대체 왜 사모님한테 그렇게까지 하시는 겁니까! 사모님도 사람이에요. 살아있는 사람이라고요. 대표님이 마음대로 모욕하고 짓밟아도 되는 존재가 아니란 말입니다...”그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다가 복도 한끝에서 사라지고 말았다.마정현의 말에 코웃음을 치던 성규연은 미간을 매만지다가 바닥에 넘어져 있는 강아연을 발견하고는 그녀에게로 다가가 눈을 맞췄다.“넌 뭐 할 말 없어?”말없이 바닥에 널브러진 그릇 조각들만 줍는 강아연에 성규연은 그녀가 찔려서 아무 말도 못 하는 줄 알고 그녀의 턱을 잡아 올리며 일부러 자신과 눈을 맞추게 했다.“왜, 바람피우다 걸려서 할 말이 없어? 성씨 집안 안주인 자리를 꿰차고 있으면서 나랑 잔지 얼마나 됐다고 집에서까지 남자를 꼬셔대? 남자가 아주 좋아서 미치겠어?”“그런 거 아니에요!”성규연이 내뱉은 천박한 말에 상처받은 강아연이 잔뜩 갈라진 목소리로 소리쳤다.“그딴 더러운 정신머리로 사람 함부로 넘겨짚지 마요.”“내가 더러워?”어이없음에 실소를 터뜨리던 성규연은 강아연의 손목을 그러쥐고는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깜짝 놀라던 것도 잠시, 호텔에서의 악몽 같은 그날 밤이 떠오른 강아연은 공포에 질린 눈을 한 채 몸을 웅크렸다.성규연은 침대에 누워 덜덜 떠는 그녀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왜 떠는 거야?”성규연이 손을 뻗으려 하자 강아연은 거의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빼며 자신의 몸을 꼭 끌어안은 채 중얼거렸다.“싫어요... 하지 마...”그녀의 거부에 기분이 잡쳤었지만 옷 사이사이로 보이는 자신이 남겨놓은 빨간 상처에 성규연은 이내 입술을 말아 물었다.그날 좀 심했던 건 인정하지만 그것 역시 강아연이 원했던 것이었다.강아연이 자신에게 바란 것이 있으니 그만한 대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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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아무 데도 안 만졌다고요!”마정현이 왜 갑자기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강아연 역시 의문이었지만 강아연은 자신과 마정현 모두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생각했다.“안 만졌다고?”하지만 성규연은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 건지 옅은 미소를 지은 채 손가락을 쓸어내렸다.그녀의 턱을 스쳐 지난 손가락은 강아연의 귓볼을 오래도록 지분거렸다.“여긴 만졌어?”그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자연스레 힘이 들어가는 몸에 강아연은 입술을 깨물며 대꾸했다.“만진 곳 없다고 했잖아요.”“그래?”그녀의 대답에 성규연은 강아연의 옷 안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그럼 여기는?”그제야 그가 일부러 자신을 곤란하게 만들기 위해 묻는다는 걸 알아챈 강아연은 대답하기를 멈추었다.그녀의 대답 여부와 상관없이 성규연은 강아연의 몸 곳곳을 만지며 닿는 곳마다 잠깐씩 멈추고는 물었다.“여기는 만졌어?”강아연의 몸에 눈에 띄게 떨리고 있었지만 성규연은 그딴 건 신경도 쓰지 않은 채 그녀의 상처들을 들추었다.“성규연 씨.”그에 강아연은 결국 빨개진 눈시울을 한 채 절규하다시피 물었다.“대체 뭐 하자는 거에요?”“검사하는 중이잖아.”“내 물건에 다른 새끼 손 닿는 건 싫어서 말이야.”강아연의 말에 성규연은 담담히 대꾸했다.그의 말대로 성규연에게 강아연은 그저 일개 소유물에 불과했다.원할 때는 마음대로 손에 쥐고 놀다가 필요가 없어지면 바로 쓰레기통에 던져지는 그런 소유물 말이다.하지만 성규연의 그 소유물은 다른 사람이 주워도 안 되고 다른 이의 손길이 닿아서도 안 된다는 게 그만의 원칙이었다.“내가 안 만졌다고 백번을 말해도 안 믿을 거죠?”“난 내가 직접 본 것만 믿어.”강아연이 체념한 듯 물어도 돌아오는 대답은 차갑기만 했다.이미 말할 힘을 잃은 강아연은 더 해명하기도 귀찮았고 여기서 더 해명할 필요도 느끼지 못해서 그냥 눈을 감고 그를 보지 않으려 했다.결국 자신을 받아들인 강아연에 성규연의 눈빛이 더 섬뜩하게 변해갔다.그는 자신 앞에서 떨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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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아무도 듣지 못할 냉소를 흘린 강아연은 흐트러진 옷깃을 정리하고는 손에 난 상처를 처리하기 위해 구급상자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20분 뒤, 뜨거운 수증기와 함께 욕실에서 나온 성규연은 빳빳한 정장을 벗어내고는 편한 옷으로 갈아입었다.머리에 묻은 물기를 털어내다가 문득 옆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고용인들이 그사이에 와서 지운 건지 바닥이 아무 흔적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깨끗했다.그리고 강아연 역시 보이지 않았다.그에 성규연은 표정을 굳혔지만 굳이 그녀를 찾진 않고 바로 서재로 향했다.“대표님, 차에 있던 서류 서재 책상 위에 올려뒀습니다.”“알겠어요.”고개를 끄덕인 성규연은 책상 앞으로 다가가 위에 올려진 파일을 열어봤는데 안에 들어있는 건 다름 아닌 이혼 합의서였다.그걸 보며 미간을 찌푸리던 그는 곧바로 그걸 갈기갈기 찢어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강아연이 편하게 사는 꼴을 볼 수 없었기에 성규연은 강아연을 놓아줄 수도 없었다.이제 그는 누구의 충고도 듣지 않을 생각이었다.법적으로 부부 사이인 지금도 자신의 집에서 자신이 부리는 직원과 불미스러운 행동을 하는 데 이혼까지 하면 더 막 나갈 것 같았다.이혼을 한 강아연이 다른 남자 앞에서 빨개진 눈시울 한 채 불쌍한 표정을 지어 보일 것만 생각하면 열불이 나서 성규연은 서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서류를 책상 위로 세게 던지니 그 위에 놓였던 컵도 따라 흔들리면서 커피가 튕겨 나왔다.“대표님?”그 소리를 듣고 달려온 집사는 커피 향이 가득한 방안으로 들어와 서둘러 그 잔해를 닦아냈다.이미 서류를 보긴 그른 것 같아서 성규연이 집사를 보며 물었다.“저녁준비는 다 됐어요?”“그게...”그의 질문에 집사가 머뭇거리며 답했다.“마 셰프가 좀 많이 다쳐서 우선 병원으로 보냈습니다.”성규연이 먼저 한 주먹질이기도 했고 마정현은 또 원래 성규연 할머니가 부리던 셰프라서 괜히 성규연에게 안 좋은 영향이 갈까 봐 집사가 중간에서 애를 쓴 것이었다.하지만 감정표현을 잘 하지 않던 성규연이 갑자기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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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그에 깜짝 놀란 강아연이 뒷걸음질을 치려고 했지만 자신의 목을 붙잡고 있는 성규연 때문에 움직일 수가 없었다.“가만있어.”허락되지 않은 움직임을 용납지 않겠다는 듯한 차가운 말투에 강아연은 입술을 말아 물었다.너무나도 가까운 거리에 그의 몸에서 나는 우디 향이 강아연의 코끝을 간지럽혔다.성규연은 이 거리가 아무렇지도 않은 지 단추에 엉킨 강아연의 머리카락을 빼내는 데만 집중했다.그 모습에 강아연은 그제야 안도하며 다른 곳으로 시선을 옮겼다.“됐어.”단추를 풀어내고 빼낸 머리카락을 강아연의 귀 뒤로 넘겨주던 성규연은 자신이 물어서 생긴 상처를 발견하게 되었다.목에 훤히 나 있는 상처를 보니 그날 자신의 손길을 거부하던 강아연의 모습이 떠올랐다.강아연이 자신을 거부한다는 게 성규연에게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굴욕이었다.그런 생각을 하느라 미간이 찌푸려진 것뿐인데 그가 무슨 짓을 할까 두려웠던 강아연은 그사이에 몸을 낮춰 성규연의 품에서 벗어났다.조금이라도 느리면 잡힐까 봐 두려워서 그러는 건지 잔뜩 야윈 몸을 빠르게도 움직이며 욕실로 향하는 그녀를 보며 성규연은 헛웃음을 흘렸다.그때, 성준서가 작은 고개를 들이밀며 성규연을 불렀다.“아빠?”성규연이 고개를 돌리니 아이가 눈을 깜빡이며 물어왔다.“엄마는요?”성준서는 한참동안이나 맛있는 걸 찾아 헤맸지만 결국 아무것도 못 찾은 채 빈손으로 올라왔다.그도 그럴 것이 성준서가 좋아하던 건 강아연이 해준 예쁘고 맛있는 간식들이라서 다른 건 그의 눈에 차지도 않았다.게다가 강아연이 이젠 그런 간식들을 해주지도 않으니 집에 남아있던 것도 그만 바닥이 나버리고 말았다.심소연을 따라다니며 맛있는 걸 먹을 때도 물론 좋았지만 먹고 나면 항상 배탈이 나곤 했다.먹고도 아무렇지 않은 건 엄마가 해준 간식뿐이라 성준서는 문득 그게 먹고 싶어 졌다.“샤워하고 있어.”“그럼 엄마 나오면 간식 좀 만들어달라고 해도 돼요?”“엄마가 한 게 너무 맛있어서 자꾸 생각나요. 친구들이랑 나눠 먹게 좀 많이 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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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그런데 언제부턴가 강아연은 더 이상 그런 행동을 하지 않고 있었다.오히려 자신과 성준서를 무시하는 것 같아서 스테이크를 썰던 성규연의 미간이 찌푸려졌다.그때, 성규연의 핸드폰이 울려왔다.반찬을 집던 강아연은 아직 들리지 않은 그의 핸드폰을 힐끔 쳐다봤는데 화면에 “자기”라는 호칭이 띄워져 있었다.이젠 모든 것에 무뎌진 줄 알았는데, 성규연이 자신이 아닌 심소연을 사랑한다는 사실도 받아들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의 핸드폰에 적힌 “자기”라는 호칭을 두 눈으로 직접 보니 가슴이 아프긴 했다.그래서 집었던 반찬까지 떨궜지만 강아연은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는 아무렇지 않은 척 밥을 먹었다.성규연은 그녀의 반응을 다 보고서야 핸드폰을 들어 강아연 앞에서 보란 듯이 전화를 받으며 다정하게 말했다.“무슨 일이야?”성규연의 말투만 들어도 강아연은 그에게 전화를 건 이가 누군지 알 수 있었다.어린아이도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 명확히 달라진 말투였다.“아빠, 소연 이모예요?”성규연이 저리 다정하게 대하는 사람은 심소연뿐이라는 걸 아는 성준서가 눈을 깜빡이며 묻자 성규연이 고개를 끄덕여주었다.그런데 심소연의 말을 듣던 성규연의 미간이 점점 찌푸려지고 있었다.“의사는 왔어? 알겠어, 내가 지금 바로 갈게.”밥을 먹다 말고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집사에게 차를 준비하라고 전하고는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성규연이 나가버리자 식탁에는 강아연과 성준서 둘만이 남게 되었다.강아연은 성준서도 심소연을 보겠다며 따라나설 줄 알았는데 성규연이 차를 몰고 나갈 때까지도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하는 아이를 의아해하며 바라보았다.하지만 굳이 그 이유를 알 필요는 없었기에 몇 숟가락 더 뜨던 그녀는 그만 3층으로 올라가 버렸다.주정애의 수술 날짜도 잡혔으니 수술이 끝나는 다다음 주면 이혼 증명서도 받을 수 있었다.강아연은 요즘 그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그래서 그녀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주정애의 빠른 건강회복에 도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돈을 벌어 그녀를 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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