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리 역시 서인호가 자신에게 이토록 무섭게 화를 내는 모습은 처음이라 사색이 되어 어쩔 줄을 몰랐다.“상무님, 제가 아닙니다. 정말 제가 안 그랬어요. 그저께 점검하러 갔을 때만 해도 문과 창문은 분명히 다 닫혀 있었다고요.”“그럼 대체 어떻게 열렸다는 겁니까? 귀신이라도 곡할 노릇이라는 거예요?”서인호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체면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김주리를 몰아세우는 기세에 듣고 있던 신지아마저 바짝 긴장할 정도였다.하지만 신지아는 서인호의 거친 태도가 사실은 김주리를 향한 안타까움과 답답함에서 비롯된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게다가 지금은 주문량이 밀려 생산 라인이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와중에, LL 물량까지 겹쳐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극한 상황이었으니 말이다.하지만 신지아가 보기에 김주리는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았다.더구나 얼마 전 그렇게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던 터라, 제정신이라면 또다시 무모한 짓을 저지를 만큼 어리석지는 않았기 때문이다.그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옆에 있던 여직원이 말했다.“어머, 팀장님, 실시간 검색어 좀 보세요.”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신지아에게 휴대폰을 내밀었다.휴대폰을 건네받아 내용을 확인한 신지아는 이내 자신의 짐작이 맞았음을 확신했다.실시간 검색어에는 스스로를 부성 그룹 직원이라 밝힌 계정이 얼마 전 불거진 표절 사건을 해명하는 글이 올라와 있었다.[조사 결과, 본사 직원의 가족 중 한 명이 UME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해당 가족이 직원의 부주의한 틈을 타 오랜 기간 컴퓨터에서 부성 그룹의 자료를 빼돌린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그간 부성 그룹은 내부적으로 철저한 진상 조사를 진행해 왔으며, 마침내 그 전말을 확인했습니다. 사건과 관련된 본사 직원은 사적인 관계를 끊어내며 자발적으로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전해왔고, 해당 가족과의 관계 단절 및 철저한 업무 헌신으로 과오를 씻고자 합니다. 인본주의를 표방하는 부성 그룹 역시 그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부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신지아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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