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Bab 571 - Bab 580

649 Bab

제571화 연애에 정신 팔린 것도 병이다

식당에 자리를 잡자 김성빈이 차에서 술 두 병을 가져오고는 말했다.“술은 많지 않으니 다들 가볍게 한잔씩 하면서 분위기나 좀 풀죠.”지금 분위기는 너무 가라앉아 확실히 좀 풀어줄 필요가 있었다.다들 술을 조금씩 잔에 따랐다. 하시윤은 집에 돌아간 뒤 아이들도 돌봐야 했기에 마시지 않기로 했다.서지혁은 잔을 쥔 채 입술만 꾹 다물고 있었는데 모두가 그를 바라봤다. 아마 서지혁이 무슨 말이라도 꺼내길 기다리는 듯했다.잠시 후, 서지혁은 시선을 하시윤에게 향하더니 입을 열었다.“좋은 날 골라서 우리 먼저 혼인신고부터 하자.”다른 사람들은 물론이고 하시윤까지 순간 굳었다.“뭐?”“뭐긴 뭐야.”서지혁이 말했다.“또 못 알아들은 척하려고?”하시윤은 서지혁을 빤히 바라보다가 잠시 뒤 웃음을 터뜨렸다.“지혁 씨도 참.”그러고는 말했다.“지금 이 얘기를 꺼내기에는 타이밍이 좀 안 맞지 않아?”“맞아.”서지혁은 단호했다.“안 맞을 게 뭐 있어.”옆에 있던 연재윤이 혀를 찼다.“오늘 경찰서에서 그렇게 오래 있고, 구 형사님이랑 또 한참 얘기했다길래 돌아오면 무슨 중요한 얘기라도 할 줄 알았거든? 그런데 입 열자마자 이 얘기야? 너무 연애에 정신 팔린 것도 병이야. 치료 좀 해.”서지혁은 연재윤 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그저 하시윤에게만 물었다.“괜찮지?”하시윤은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좋은 날 고르고 나서 다시 얘기하자.”일부러 확답을 피한다는 걸 서지혁도 알았다.서지혁은 하시윤을 몇 초 동안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그렇게 그 이야기는 지나갔다.이제서야 제대로 된 이야기들이 오가기 시작했다.전에는 식탁에서 서경민의 이름만 나와도 다들 말수가 줄었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한결 가벼워졌다. 서인준도 회사에 다녀오며 반나절 바쁘게 움직인 덕분인지 감정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듯했다.서인준은 어젯밤 사건이 벌어졌을 때의 자세한 상황을 물었다.아무도 숨기려 하지 않고 솔직하게 말했다. 특히 연재윤은 입이 워낙 가벼운 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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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2화 아무것도 얻지 못하다

하시윤은 다음 날 오후가 다 돼서야 눈을 떴다. 그동안 부족했던 잠을 한꺼번에 몰아 잔 느낌이었다.눈을 뜨고 둘러보니 서지혁은 침실에도, 방 안에도 없었다.하시윤은 침대에서 내려와 창가로 걸어갔다.창밖으로 시선을 내리자 서지혁이 서시은을 안고 에어바운스 옆에 서 있었다. 에어바운스 위에서는 서정우가 신나게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소리쳤다.“아빠도 올라오세요!”서시은도 덩달아 흥분한 모양이었다.작은 손발을 어쩔 줄 몰라 버둥거리며 몸을 이리저리 꼬는데 서지혁의 품 안에서 가만있질 못했다.하시윤은 자신도 모르게 창틀에 팔을 괴고 한참 동안 아래를 내려다봤다.예전에는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그러다가 하시윤의 시선을 느낀 듯 서지혁이 문득 고개를 들었다.창가에 서 있는 그녀를 발견한 서지혁이 웃으며 물었다.“일어났어? 배 안 고파?”듣고 보니 정말 배가 고팠다.하시윤은 서둘러 세수를 하고 씻은 뒤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주방에는 이미 음식이 따뜻하게 준비되어 있었고 인순 아주머니가 마침 접시를 들고 나오는 중이었다.그리고 창밖을 보더니 인순 아주머니가 말했다.“참 오래 걸렸네요. 이제야 좀 평온해졌어요.”하시윤도 창밖을 한번 내다봤다.그러게 말이다. 그토록 바라던 평온이 찾아왔는데도 이상하게 마음은 마냥 가볍지 않았다.아직 식사를 다 마치기도 전에 서지혁이 서시은을 안고 식탁 쪽으로 걸어 들어왔다. 맞은편에 앉자마자 서시은은 식탁 위가 궁금한지 작은 손을 쭉 뻗었다.서지혁은 그 손을 잡아 입술에 살짝 대고 웃었다.“조금 있다가 변호사 만나러 가야 해. 조경순 씨랑 하민지도 올 거고.”그러고는 덧붙였다.“오늘 유언장 공개한대.”하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인순 아주머니가 서시은을 다시 안아 나가고 식탁에는 두 사람만 남았다.잠시 침묵이 흐르자 서지혁이 자연스럽게 말을 꺼냈다.“날도 이미 받아 놨어.”“무슨 날?”“우리 혼인신고를 할 날.”하시윤은 숟가락을 들고 있다가 눈을 깜빡였다. 이야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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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3화 너밖에 없어

사무실 쪽 정리가 끝난 뒤, 서지혁과 하시윤이 밖으로 나왔다.하민지는 아직 돌아가지 않은 채 길가에 서 있었고 조경순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하시윤을 발견한 하민지가 이쪽으로 몸을 돌렸다. 아까처럼 감정을 터뜨리진 않았지만 표정은 여전히 굳어 있었다.그래도 이번에는 비교적 차분한 목소리였다.“나랑 얘기 좀 하자.”서지혁이 바로 인상을 찌푸렸다.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하시윤이 먼저 눈치를 채고 서지혁의 팔을 붙잡았다.“나 잠깐만 얘기하고 올게.”그러고는 장난스럽게 덧붙였다.“그동안은 쟤가 맨날 말로 긁었잖아. 이제 내가 좀 위에 섰는데 몇 마디 받아쳐 줘야지.”서지혁은 하시윤을 내려다보며 어이없다는 듯 웃고 말았다.“차에서 기다릴게.”그리고 맞은편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저기 카페 있으니까 거기 가서 얘기해.”“응.”하시윤은 살짝 발끝을 들고 그대로 서지혁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얌전히 기다리고 있어.”조금 전까지 걱정이 한가득이던 서지혁은 순간 굳어버렸다가 금세 웃으며 하시윤의 볼을 가볍게 꼬집었다.“빨리 와.”하민지는 더는 보기 싫다는 얼굴로 먼저 몸을 돌렸다.두 사람은 길을 건너 맞은편 카페로 들어갔다.자리에 앉은 하시윤은 따뜻한 우유를 주문했다.하민지는 아무것도 마시고 싶지 않은 눈치였지만 팔짱을 낀 채 잠깐 고민하다가 결국 커피를 시켰다.직원이 자리를 뜨자마자 하민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좋겠다. 아주 속 시원하겠네.”“당연하지.”하시윤이 웃으며 말했다.“진짜 사람 일은 끝까지 가봐야 안다니까? 하병우가 마지막에 나한테 이런 선물을 남길 줄 누가 알았겠어.”하시윤은 턱을 괴고 하민지를 바라봤다.“그런데 넌 뭐가 그렇게 억울해? 회사는 네가 가져갔잖아. 결국 제일 큰 건 네 몫인데.”“그 회사, 내가 돈 주고 산 거거든?”하민지가 탁자를 세게 내리쳤다.“까먹은 척하지 마. 그때 지분 판 거 너였잖아. 그 돈 전부 우리 엄마랑 내가 낸 거고.”듣고 보니 틀린 말도 아니었다.하시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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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4화 질투하는 얼굴

바로 옆에 최예원과 지윤정이 서 있는데도 서지혁은 거리낌없이 그런 말을 내뱉었다.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썩 기분 좋을 만한 내용은 아니었다.하시윤은 못 말리겠다는 눈으로 서지혁을 흘겨보고는 테이블 위에 놓인 종이 세 장을 전부 챙겨 들었다.“아무튼 날짜는 내가 정한 걸로 할 거야. 반대 의견은 기각.”그 말을 끝으로 하시윤은 최예원을 향해 손짓했다.“예원 씨, 앉으세요. 일 얘기하러 오신 거잖아요. 먼저 얘기 나누세요.”그러고는 서시은을 안은 채 지윤정의 팔을 잡아끌었다.“우린 밖에 나가서 좀 앉아 있어요. 방해하지 말고.”지윤정도 최예원이 오늘 온 이유를 알고 있었다.서지혁과 업무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걸 알기에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함께 마당으로 나갔다.연재윤은 여전히 모래놀이 중인 서정우 옆에 붙어 있었다.문제는 서정우가 모래성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한다는 거였다. 계속 엉덩이만 들이민 채 몸으로 가리고 있으니 연재윤은 옆으로 돌아가 슬쩍 보려 했다. 그러자 서정우도 재빨리 몸을 돌려 다시 가렸다. 연재윤이 또 반대편으로 움직이면 서정우도 또 따라 돌았다. 그렇게 둘은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보다 못한 하시윤이 얼른 달려가 서정우를 붙잡았다.“조심해. 그러다 진짜 어지러워져.”서정우는 얼굴을 감싸 쥐었다.“엄마... 나 좀 어지러워요.”하시윤은 곧장 고개를 돌려 연재윤을 노려봤다.연재윤은 배를 잡고 웃었다.“바보야.”하시윤은 서정우를 데리고 의자 쪽으로 가고는 테이블 위에 놓인 물컵을 건네며 말했다.“물 좀 마셔. 조금 있으면 괜찮아질 거야.”서정우는 얌전히 물을 마셨다.맞은편에 앉은 지윤정은 슬쩍 거실 안을 들여다보더니 목소리를 낮췄다.“날짜까지 보는 거 보니까 이제 진짜 결혼식 준비하는 거예요?”“결혼식 날짜가 아니라 혼인신고 날짜요.”하시윤이 웃으며 말했다.“일단 먼저 혼인신고부터 하려고요. 결혼식은 아직 좀 멀었고.”한효진이 세상을 떠난 지도 오래되지 않았고 성문영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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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5화 도저히 감이 안 오네

식사를 마친 뒤에도 다들 그대로 거실에 남아 있었다. 차 한 잔 더 마시면서 이야기를 이어가는 분위기였다.하시윤은 소파 끝에 앉았고 바로 옆 1인용 소파에는 지윤정이 자리 잡았다. 둘은 바짝 붙어 앉아 편하게 수다를 떨고 있었다.그 옆에는 서지혁이 앉아 있었는데 품에 안긴 서시은은 졸음이 쏟아지는지 연신 눈을 비볐다. 다행히 보채지는 않았다. 몇 번 몸을 뒤척이더니 금세 잠에 빠져들었다.한편 최예원은 서류를 펼쳐 놓고 식사 중에 미처 끝내지 못한 업무 이야기를 이어갔다.서지혁의 시선은 대부분 딸아이에게 가 있었지만 최예원의 말도 놓치지 않고 듣고 있었다. 중간중간 서시은의 옷깃을 정리해 주면서도 필요한 대답은 꼬박꼬박 해줬다.연재윤은 거실 입구에 기대 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 웬일로 처음부터 끝까지 조용했다. 덕분에 거실 분위기도 한결 차분하게 흘러갔다.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최예원이 마지막 서류까지 정리하자 지윤정이 기다렸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시간도 늦었고 애기도 잠들었으니까 저희는 이제 가볼게요. 두 분도 쉬셔야 하잖아요.”그러고는 최예원을 돌아봤다.“예원 씨, 우리 가요.”최예원은 고개를 들어 지윤정을 한번 바라보더니 짧게 대답했다.“네.”대답하기 전 아주 약간 흠칫했지만 말이다.다른 사람은 몰라도 하시윤은 그 반응을 눈치챘다. 최예원은 지금 당장 일어날 생각이 없었던 것이었다. 조금 더 머물고 싶어 했지만 지윤정이 먼저 말을 꺼낸 이상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최예원은 옷매무새를 정리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럼 저희 먼저 가볼게요.”서지혁은 잠든 서시은을 안고 있어서 고개만 가볍게 끄덕였다.하시윤이 두 사람을 배웅하러 밖으로 나왔다. 현관까지 나오자 연재윤도 슬쩍 따라 나왔다.“벌써 가요?”연재윤은 시간을 확인하더니 어깨를 으쓱했다.“그럼 나도 가야겠네요. 다들 가는데 나만 남아 있으면 눈치 없잖아요.”“남고 싶으면 자고 가도 되는데요? 방도 남는데.”하시윤이 웃으며 말하자 거실 안에 있던 서지혁이 곧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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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6화 업보

이틀 뒤는 서정우의 정기 검진 날이었다.한동안 집안이 뒤집어질 일들이 연달아 터지는 바람에 서정우에게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는데 하시윤은 그게 계속 마음에 걸렸다.혹시라도 자신이 소홀했던 탓에 서정우의 회복에 영향이 생긴 건 아닐까 싶어서였다.그래서 검진 당일에는 하시윤과 서지혁이 함께 병원에 왔다. 서시은도 데려왔고 인순 아주머니도 동행했다.병원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인순 아주머니는 영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서시은에게 마스크를 단단히 씌워 준 뒤에도 손으로 얼굴을 가려 주었다. 병원은 공기 중에도 세균이 많다는 이유였다.서정우가 검사실 안으로 들어가자 하시윤은 인순 아주머니와 함께 건물 밖으로 나왔다.밖에 나오니 공간도 넓고 공기도 잘 통했기에 그제야 인순 아주머니의 얼굴에도 안도감이 조금 비쳤다.“얼마 전에 병원에서 간병할 때 말이에요.”인순 아주머니가 입을 열었다.“어떤 환자는 원래 몸도 괜찮았는데 입원해 있는 동안 폐 질환이 옮아서 큰일 날 뻔했다더라고요.”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인순 아주머니가 혀를 찼다.“병원은 정말 멀쩡한 사람이 괜히 올 곳이 아니에요. 듣기만 해도 무섭더라니까요.”하시윤은 물티슈를 꺼내 서시은의 손을 닦아 주었다.“네, 알겠어요.”두 사람은 비를 피할 수 있는 정자 아래에 앉아 있었다.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하시윤은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가 익숙한 얼굴 하나를 발견했다.분명 어디서 본 사람인데 바로 떠오르지는 않았다.누구였더라.잠시 기억을 더듬던 하시윤은 그 사람 옆에 있는 여자를 보고서야 생각이 났다.외래 진료 병동에서 남녀 한 쌍이 걸어 나오고 있었다. 남자는 젊었고 옷차림도 깔끔하고 단정했다.반면, 옆에 있는 여자는 적지 않은 나이에 제법 살집도 있었는데 온몸을 명품과 보석으로 치장하고 있었다.그 남자를 알아본 순간 하시윤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예전에 조경순이 데리고 다니던 애인이었다.그런데 이번에 그 옆에 선 사람은 조경순이 아닌 새로운 여자였다. 또 다른 호구를 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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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7화 판 짜기

정경란이 손을 내밀었다.“이리 줘 봐.”심연정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든 듯 황급히 다가가고는 들고 있던 봉지에서 물건을 꺼내 정경란에게 보여주었다.정경란은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였다.“맞네. 저쪽에 놔둬.”그러고는 덧붙였다.“이 사람들은 정우 검진 받으러 왔다가 들른 거야.”심연정은 다시 몸을 돌렸다. 조금 전까지 굳어 있던 표정도 어느새 한결 부드러워져 있었다.“정우는 좀 어때?”“많이 좋아졌어.”서지혁이 답했다.“회복도 잘 됐고 의사 선생님도 이제 관찰 기간은 지났다고 하셨어. 다른 아이들이랑 다를 거 없는 상태야.”심연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서정우를 향해 웃었다.“축하한다, 정우야.”서정우는 정경란을 대할 때보다 심연정을 대할 때 훨씬 편한 눈치였다.“감사합니다.”짧게 인사한 뒤 익숙하게 덧붙였다.“이모.”예전 같았으면 그 호칭을 들을 때마다 심연정은 썩 달가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였다.그녀의 시선은 곧 서시은에게 향했다. 아이의 얼굴을 보자 미안한 기색이 스쳤다.“아가도 예쁘게 잘 컸네.”잠시 뜸을 들인 심연정이 낮게 말했다.“아무 일도 없어서 다행이야. 진짜 무슨 일이라도 났으면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았을 거야.”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심연정은 여전히 마음에 걸리는 모양인지 다시 한번 해명했다.“그때 내가 민 건 아니었어요. 정말이에요.”“알고 있어요.”하시윤이 말했다.“연정 씨가 아니라 서경민이 시킨 사람이었어요. 나중에 본인이 직접 인정했거든요.”심연정뿐 아니라 정경란도 눈을 크게 떴다.“서경민이?”“네.”하시윤은 씁쓸하게 웃었다.“진짜 사고를 내려던 건 아니었고. 저한테 겁 좀 주려고 했대요.”“미쳤네.”정경란이 혀를 찼다.“정말 미쳤어. 간도 크지.”그 정도 배짱이 아니면 나중에 벌어진 일들도 저지를 수 없었을 것이다.심연정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됐네요. 그 일 때문에 계속 마음이 무거웠거든.”이야기는 거기까지였다.서지혁과 하시윤은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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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8화 깜짝 놀랄 만큼 예쁠 거예요

“윤정 씨야. 토요일에 같이 쇼핑 가자고 해서 그러기로 했어.”“나도 가?”서지혁이 바로 물었다.“당연히 같이 가지.”하시윤이 고개를 끄덕였다.“윤정 씨는 남자친구 데리고 오고 예원 씨랑 승우 씨도 오기로 했어.”서지혁은 못마땅하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그러고는 하시윤을 품 안으로 더 끌어당겼다.“그 둘은 왜 와? 윤정 씨랑 남자친구, 너랑 나. 딱 넷이면 되잖아.”하시윤은 웃음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그럼 예원 씨한테 전화해서 승우 씨랑 오지 말라고 해.”그 말에 서지혁은 입을 다물었다.하시윤이 물었다.“그런데 예원 씨가 좋아하는 사람 얘기한 적은 없어?”서지혁이 몸을 바짝 기울이자 두 사람의 숨결이 가까이 얽혔다.“없어. 애초에 그런 얘기할 정도 사이도 아니고.”잠시 뒤 덧붙였다.“그리고 관심도 없어.”말하는 동안 그의 입술이 하시윤의 입술에 가볍게 스쳤다.“넌 왜 자꾸 예원 씨 얘기야? 둘이 엄청 친한 것도 아니잖아.”“궁금하니까.”하시윤이 태연하게 답하자 서지혁은 피식 웃었다.“그런 게 뭐가 궁금해. 궁금할 거면 차라리 나한테 관심 좀 써. 내가 지금 얼마나 갈증 나는지나 궁금해해 봐.”말과 함께 서지혁은 몸을 더 밀착시켰다.서지혁이 얼마나 갈증 나는지는 굳이 궁금해할 필요도 없었다. 하시윤은 이미 몸으로 느끼고 있었으니까.“아, 진짜.”하시윤은 얼른 뒤로 몸을 뺐다.“말로 하면 되지 왜 이래?”서지혁은 하시윤의 허리를 감더니 다시 끌어당겼다.“이렇게 가까이 있는데 내가 뭘 어쩌겠어.”그의 손이 아래로 내려가더니 하시윤의 다리를 들어 자신의 허리에 걸치게 했다.그리고 다시 입을 맞추며 낮게 불렀다.“시윤아.”서지혁이 앞으로 뭘 하려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뻔했다.하시윤은 서지혁의 가슴을 밀어냈다.“장난치지 마. 지금 대낮이잖아. 애도 옆에 있고.”“처음도 아닌데, 뭘.”서지혁은 태연했다.“거절은 거절할게.”그 한마디에 하시윤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간질간질한 입맞춤을 피해 몸을 돌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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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9화 잘 배워

쇼핑몰은 새로 문을 연 지 얼마 안 된 곳이라 볼거리도 많았다. 신상품도 쏟아졌고 할인 폭도 커서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그중 가장 신난 사람은 의외로 지윤정이었다.평소 같으면 가격표부터 확인하며 망설였겠지만 오늘은 이상하리만큼 통이 컸다. 원피스 두 벌에 구두 두 켤레, 거기에 화장품 세트까지 한꺼번에 결제해 버렸다.반면 서지혁은 딱히 사고 싶은 게 없었다.그래도 하시윤은 그냥 지나치지 않고 서지혁을 액세서리 매장으로 끌고 들어가더니 한참을 둘러보다 커프스 한 세트를 골랐다.가격이 아주 비싼 물건은 아니었지만 디자인이 꽤 괜찮았다.게다가 커플 라인이 따로 있었는데 남성용 커프스와 여성용 브로치가 한 세트였다.하시윤은 당연하다는 듯 브로치도 집어 들었다.거울 앞에서 이리저리 대보며 살펴보는 동안 다른 사람들도 가게를 천천히 둘러보고 있었다.지윤정은 진열대에서 머리핀 하나를 집어 들었다.“예원 씨, 이거 예원 씨한테 잘 어울릴 것 같은데요?”그러고는 고개를 돌렸는데 최예원은 그녀의 말을 아예 듣지도 않은 듯했다. 시선은 여전히 서지혁과 하시윤에게 가 있었으니 말이다.서지혁은 정장을 입고 있었고 손목에 채운 빈티지 스타일 커프스가 꽤 잘 어울렸다.하시윤은 몸에 딱 맞는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사실 브로치까지 달 필요는 없어 보였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운지 옷깃에 꽂은 뒤 서지혁을 바라봤다.“어때? 예뻐?”“예뻐.”서지혁의 대답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뭘 해도 예쁜데?”하시윤은 두 손으로 브로치를 감싸 쥐며 웃었다.“이번에는 객관적으로 말해봐.”“그게 안 돼. 눈에 너밖에 안 보이는데 어떻게 객관적이겠어.”옆에서 듣던 지윤정이 입을 떡 벌리더니 최예원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속삭였다.“우리 그냥 밖에 나가 있을까요?”“네?”“너무 달달해서요. 괜히 우리가 방해하는 것 같잖아요.”말을 마친 뒤, 지윤정은 손에 들고 있던 머리핀을 다시 내려놓으려다가 문득 뭔가 생각난 듯 최예원을 바라봤다.“그래도 예원 씨, 이건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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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서프라이즈

영화가 시작된 지 채 삼십 분도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하시윤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것도 혼자도 아니고 서지혁의 손까지 잡아끌었다.“화장실 가?”서지혁이 물었지만 하시윤은 대답하지 않았다.“일단 나와.”짧게 말한 뒤, 두 사람은 그대로 상영관 밖으로 걸어 나갔다.서지혁은 다른 사람들을 한 번 둘러봤다. 지윤정과 남자친구는 영화에 푹 빠져 있어 이쪽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한편, 최승우는 좌석에 기대앉아 휴대폰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고개를 든 건 최예원뿐이었지만 그녀도 딱히 이유를 묻지는 않았다.결국 서지혁은 그대로 하시윤을 따라 상영관을 나섰다.밖으로 나오자마자 서지혁이 다시 물었다.“왜 그래?”“일단 가.”하시윤은 재촉만 했다.두 사람은 곧장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지하 주차장으로 향해 차에 올랐다.운전석에 앉은 서지혁은 시동을 걸면서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그러다 문득 뭔가 떠올랐는지 말했다.“설마... 지금 그런 기분 든 거야? 집에는 애들 있고. 그럼 차라리 호텔 가자.”하시윤은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운전이나 해.”그러고는 앞을 가리켰다.“저쪽으로 쭉 가.”차는 주차장을 빠져나와 도로로 들어섰다.그런데 방향이 이상했다. 집으로 가는 길도 아니었고, 호텔이 있는 방향도 아니었다.한참을 달려 다소 한적한 도로에 들어섰을 때였다.서지혁이 피식 웃었는데 그제야 눈치챈 모양이었다.하시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렇게 차가 멈추고 두 사람이 내리자 서지혁이 먼저 물었다.“신분증 챙겼어?”“당연하지.”하시윤은 가방을 흔들어 보였다.“가자.”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구청이었다. 오늘은 토요일이었지만 혼인신고 업무가 특별 운영 중이었다.서지혁은 차 앞으로 돌아와 하시윤의 손을 잡았다.“날짜는 네가 고른 걸로 하기로 했잖아?”그러자 하시윤은 일부러 몸을 돌려 다시 차로 가는 척했다.“싫으면 됐어. 원래 정한 날짜에 하자.”“아니, 아니.”서지혁이 급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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