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Chapter 421 - Chapter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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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1화

‘실력? 네게 뭔 실력이 있어! 십수 년 전이라면 네가 엄마 덕분에 여기서 잘난 척할 수 있었지. 그런데 지금은 강부안은 이미 죽었고 넌 아버지에게도 버림받고 남편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의지할 곳 없는 외로운 여자일 뿐이야. 두 남자가 네 미모에 눈이 멀어 뒤를 봐준다고 한들 뭐 어쩌겠어? 영원 테크는 영원히 내 손에 있어!’여기까지 생각한 강용호는 마음이 조금 놓인 듯 다리를 꼬고 의자 아래에서 떨고 있었다.강시원 곁에 선 유재윤은 오늘 드디어 소문이 자자한 그녀의 삼촌을 처음 만나보았다. 첫눈에 이 늙은 남자 인상이 좋지 않은 것을 느꼈다. 음흉하고 교활하게 꾀를 부리는 느낌이었다.게다가 강시원을 바라보는 눈빛에서도 분명히 적대감이 느껴졌다.이 늙은 놈 아래에서 일하면 강시원의 미래는 말 그대로 살얼음판을 밟는 듯할 것이다.“강 회장님께서 이미 자리를 마련해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잖아요. 안심하고 기다리시면 될 일을, 왜 갑자기 쳐들어와서 이사회를 방해하시나요?”장경진은 강 회장님이 조카를 직접 꾸짖는 것이 불편하다는 걸 알고 충견 역할을 대신하며 입을 열었다.강용호를 똑바로 응시하는 강시원은 장경진 같은 놈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맑고 차가운 눈동자에서 날카로운 냉기가 뿜어져 나왔다.“그래요? 영원 테크 대표이사 자리도 약속하셨나요? 저는 몰랐는데?”“대표이사라니?!”여러 사람들이 깜짝 놀란 듯 경악을 금치 못했다.영원 테크가 대기업은 아니지만 갑자기 대표이사가 낙하산처럼 툭 하고 나타나다니? 그것도 이렇게 젊은 아가씨가... 이것만으로도 엄청난 일이었다.‘이런 젊은 여자한테 회사를 맡기라고? 가족 회사라도 이렇게 함부로 굴 수는 없지!’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진 강용호는 분노를 간신히 누르면서 어른의 태도를 취하며 말했다.“시원아, 너는 내 여동생의 외동딸이지만 사회 초년생이야. 뭔가 업적을 이루고 세우고 싶은 마음은 나도 이해한다. 하지만 대표이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야. 네가 집에서 애 보는 것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란다. 네가 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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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화

모두가 탄성을 질렀다.눈앞의 젊은 여자가 끝도 없이 충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그 순간 강용호는 눈앞이 캄캄해졌다.곧바로 앞으로 달려간 장경진은 주식 보유 계약서를 들고 강용호 곁으로 돌아와, 그의 앞에 펼쳐 보였다.하얀 종이에 선명하게 쓰여 있는 글자들, 절대 환각이 아니었다.강용호는 눈앞이 다시 캄캄해졌다.그러자 유재윤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느릿느릿하게 입을 열었다.“강시원 씨의 변호사로서 여러분께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 주식 보유 계약서는 법적 효력을 지닙니다. 강 회장님께서 믿기지 않으신다면 회사 법무팀 직원을 불러 현장에서 검증받으셔도 좋습니다.”이렇게까지 말할 수 있다면 가짜일 리가 없지 않겠는가?!강용호는 강시원을 뚫어지게 응시했다. 시선이 어찌나 날카로운지 당장이라도 강시원을 뚫을 듯했다.그해, 강용호는 유언장을 위조하여 자신의 여동생 손에서 원래 강시원 몫이었던 45%를 빼앗아 회장 자리에 올랐다.다른 주주들을 합치면 지분이 25%였다. 나머지 30%는 강부안의 대학교 시절 절친한 친구 손에 있었다는 것을 강용호는 잘 알고 있었다. 그 친구는 계속 M국에 살고 있었기에 그동안 소식이 거의 없었다. 물론 지난 몇 년 동안 단 한 번도 그 주식을 되찾으려는 생각을 하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 사람을 찾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일단은 포기해야 했다.그러나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 30%가 우여곡절 끝에 강시원의 손에 떨어지리라고는!이 30%가, 정말로 유일한 변수가 되어 버렸다.회장인 강용호의 지위에 맞서 공개적으로 대항할 수 있을 만큼 충분했기 때문이다.잠깐의 침묵이 흐른 후, 강용호는 분개한 듯 탁한 숨을 내뱉더니 화를 냈다.“네가 손에 30%를 쥐고 있다고 해도 회사 룰에 따라 일해야 해.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것은 반드시 모든 이사들의 표결로 결정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소용없어!”“좋습니다. 그럼 강 회장님 말씀대로 표결로 합시다.”입가에 미소를 띤 강시원은 여유롭고 태연하게 말했다.“만약 여러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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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회의실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전에 강시원을 얕보고 비아냥거리던 이사들도 이제는 대세가 기울어진 것을 알고 모두 잠잠해졌다.‘못된 속내나 품은 늙은이들! 죄다 상황 따라 빌붙다니! 자기 주견도 없이!’화가 난 강용호는 숨을 헐떡이며 불만 가득한 시선으로 사람들을 훑었다. 그러다가 첫 번째로 앞장서서 손을 든 석천명의 얼굴에 시선이 멈췄다.시선을 살짝 내린 석천명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강용호의 시선을 일부러 피했다.하루 전.문웨스트의 VIP룸에서 강시원과 석천명이 만났다.“시원아, 할 말이 있으시면 빨리 해.”석천명은 시계를 흘끗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지금 강 회장님이 곤경에 처한 민감한 시기에 내가 사사로이 너를 만나는 걸 알면 분명 내게 무슨 꿍꿍이가 있다고 생각할 거야. 본인 체면을 깎아내리는 걸로 오해할 수도 있고. 그러면 나만 곤란해져.”이 말에는 두 가지 뜻이 담겨 있었다.하나는 자신이 아직도 강용호 편이라는 것을 밝히는 것이다.그리고 다른 하나는 강시원의 목적을 떠보는 것이었다.눈썹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던 강시원은 잠시 후 석천명을 똑바로 바라보며 온화한 어조로 말했다.“아저씨, 아저씨가 저를 알아보실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때 처음 뵈었을 때 제가 너무 어렸거든요. 저는... 다 잊으신 줄 알았어요.”‘아저씨’라는 한마디에 석천명은 마음이 철렁했다. 저도 모르게 추억에 잠겼다.그해, 강부안이 강시원을 데리고 회사에 왔을 때 석천명은 우연히 이 어린 소녀를 보았다. 워낙 본인도 딸을 가진 아버지인 데다 어린 강시원의 천진난만함과 영리하고 귀여운 모습에 보면 볼수록 좋았다.그렇게 어느덧, 십여 년이 지났다. 강부안은 세상을 떠났고 어느새 어른이 된 강부안의 딸은 외모든 행실이든 어머니의 모습이 많이 묻어났다.심지어는 강부안보다 더 강부안 같았다.“어쨌든 본 적이 있으니 모른 척할 수는 없지. 여자의 변화는 무죄라지만 강 여사님과 많이 닮았어. 그러니 못 알아볼 정도는 아니지.”석천명은 감정을 수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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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석천명은 크게 놀랐다.어쩌면 강시원의 말투가 너무나 진심이 묻어 있어서였을까, 그는 허황된 말을 하는 젊은 소녀를 비웃지 않고 오히려 엄숙하게 말했다.“시원아, 네 심정은 이해한다. 하지만 대표이사가 된다는 건 말로만 되는 게 아니야. 네가 기술을 알아? 아니면 경영을 알아? 네가 안다고 해도 네 외삼촌이 경영권을 쥐고 있는 한 우리 모두 네 외삼촌의 말에 따라야 해. 네 외삼촌이 작정하고 막으면 네 모든 건 결국 물거품이 될 뿐이야.”“제가 강용호와 맞설 만한 자본이 있다면 저희 엄마의 얼굴을 봐서라도 저를 도와주시겠어요?”“네 손에 주식이 있단 말이야?”강시원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었다.“30%요. 저는 지금 영원의 2대 주주입니다.”멍하니 있던 석천명은 바로 깨달았다. 하지만 여전히 걱정되는 점이 있었다.“대표이사로 승진하는 중대한 일은 이사회에 올려 이사들의 표결을 거쳐야 해. 내가 너를 돕는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설득할 건데? 그 사람들이 경영 경험이 전혀 없는 젊은 여자에게 과연 대표이사 자리를 내줄까?”“기술과 경영은 걱정하지 마세요. 다른 사람들이 있으니까요.”아름다운 눈을 가늘게 뜬 강시원은 자신감이 가득한 듯 눈꼬리에 미소가 번졌다.“그 사람들이 강용호에게 속으로는 불만이 있어도 말을 못 할 뿐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한 사람이 뭔가 신호를 하면 다른 사람들도 분명 응할 거예요.”강시원의 뜻을 이해한 석천명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아무도 앞장서서 나서고 싶어 하지 않지만 만약 누군가 그 시작을 끊으면 아마도 따르는 이가 생길 수 있었다.“시원아, 아무리 그래도 이건 결국 도박일 뿐이야.”석천명이 눈썹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도박에 성공하면 자리에 오르는 것이고 지면 나는 이 일로 강 회장님과 사이가 벌어지게 될 거야. 앞으로 강 회장은 더더욱 너를 경계할 것이고. 너를 돕는 게 나한테는 위험이 너무 커.”“아저씨가 저를 도와주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저희 어머니의 얼굴을 봐서 오늘 밤 저와 만나주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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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유 변호사님이 우리 영원의 법률 고문이라고?!”모두가 충격에 빠져 믿기 어려워했다.유재윤의 명성 정도면 서정 그룹의 고문으로도 충분히 들어갈 수 있었다. 영원 테크 같은 좁은 곳으로 오다니, 유재윤의 격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닌가!“시원아, 네가 경영에 부족함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까지 모자랄 줄이야!”강용호는 기회를 포착한 듯 즉시 강시원을 깎아내렸다.“유 변호사의 능력은 우리 모두 인정해. 하지만 국내 최고의 변호사를 회사에 초빙하려면 인건비가 얼마나 드는지 알아? 회사는 지금 문제가 끊이지 않아. 자금도 매우 빠듯해서 연구 개발 프로젝트에 쓸 돈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인데 연봉이 20억 원에 달하는 인재를 초빙할 돈이 어디 있겠어? 한 사람을 초빙하면 회사가 다 같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거야.”이사들은 수군거리며 젊은 사람이 현실 감각 없이 쓸데없는 상상만 한다고 여겼다.“이런 문제라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시선을 내린 채 강시원을 바라보는 유재윤의 눈빛에 한없는 애틋함이 스며 있었다.“강 대표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큰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강 여사가 없었다면 지금의 저 유재윤도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강 여사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의미로 영원 테크에 영구적으로 무상으로 법률 자문을 제공하겠습니다.”모두들 깜짝 놀랐다.창업주 강 여사와 유재윤 사이에 이렇게 깊은 인연이 있을 줄이야!참으로 선한 씨앗을 뿌려 좋은 결실을 얻은 격이었다.완전히 얼이 빠진 강용호는 표정이 완전히 굳어 제법 볼만했다.유재윤이 눈을 가늘게 뜨고 비웃듯 말했다.“회장님, 자초지종도 묻지 않고 함부로 우리 강 대표님의 능력을 의심하다니요, 마음이 꽤 불편하네요. 강 대표님은 오로지 회사만 생각하실 뿐,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그룹의 이익을 건드리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그 점은 안심하셔도 됩니다.”회의는 미묘한 분위기 속에서 막을 내렸다.이사들이 회의실에서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맨 앞에 서 있는 석천명은 뒤에서 끊임없이 수군대는 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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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강용호는 담배꽁초까지 다 갉아 먹을 지경이었다.“네 엄마 유언장에 그 30%가 있었던 기억이 없는데?”평온한 표정의 강시원은 살짝 미소까지 지었다.“엄마 유언장을 삼촌께서 보셨나 보네요?”강용호는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지만 표정은 최대한 담담한 척했다.“내가 보는 게 뭐가 이상한데? 네 엄마가 일찍 돌아갔으니까, 너는 그때 어렸고 네 아버지 상태는 너도 알잖아. 네 엄마가 아플 때 곁에 나라는 친오빠 외에 누가 있었는데?”“그 30%는 엄마가 저에게 남겨주신 선물입니다. 엄마는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어린 제가 혼자라고 의지할 데 없다는 것을 이용할까 봐 그렇게 하신 겁니다. 그래서 제가 인생을 통제할 능력이 생겼을 때 그제야 저에게 주신 거고요.”강시원은 어두운 강용호의 얼굴을 응시하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다행히 엄마가 이런 한 수를 남겨두셨기에 다행이지, 안 그러면 돈 앞에 눈이 먼 늙은 놈들이 제멋대로 삼켰을지도 모르는 일이지요.”한 마디 한 마디 자신을 욕하는 듯한 말에 강용호는 뺨이 화끈거렸다.더 이상 이야기해 봤자 소용이 없었다. 담배를 몇 모금 더 빨아들인 강용호는 꽁초를 테이블에 비벼 끈 뒤 화가 가득한 채로 자리에서 일어나 문밖으로 나갔다.강시원 곁을 스치는 순간 갑자기 멈춰 서서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흘겨보았다.“시원아, 비즈니스는 전쟁터와 같아, 꽤 잔혹하단다. 너는 재벌 가문의 귀한 며느리로 호강하며 살 수 있잖아. 왜 굳이 없는 고생을 찾아서 하겠다는 거야. 도대체 원하는 게 뭐야? 왜? 서 대표가 용돈을 안 줘?”“삼촌, 쓸데없는 생각이 너무 많으시네요.”가볍게 고개를 든 강시원은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저는 그저 엄마의 것을 되찾고 싶을 뿐입니다.”“그래, 그럼 네 행운을 비마!”강용호는 이를 갈며 성큼성큼 자리를 떴다....강시원은 혼자서 회의실에 한참 동안 앉아 있다가 나왔다.“시원아.”갑자기 자기를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란 강시원은 바로 고개를 들었다.“선배?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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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영원 테크 맞은편 카페.유재윤을 먼저 돌려보낸 강시원은 과거 함께 고생하며 일했던 전 동료이자 친구 같은 윤슬과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시원 씨! 정말 여기서 시원 씨를 만날 줄 몰랐어요!”강시원의 손을 꽉 잡고 있는 윤슬은 기쁨에 가득 차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강시원이 다정한 눈빛으로 살짝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나도 여기서 윤슬 씨 만날 줄은 생각 못 했어요. 윤슬 씨. 요즘 잘 지냈어요?”윤슬은 목이 메어 왔지만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다.“네, 그럭저럭요.”강시원은 윤슬이 부쩍 야윈 것을 발견했다. 본래 동그랗던 얼굴은 야위어 움푹 들어갔고 안색도 많이 안 좋아 보였다. 그동안 고생을 많이 한 것이 틀림없었다.“윤슬 씨, 영원 테크에는 무슨 일이에요?”강시원이 궁금해서 물었다.그러자 속눈썹을 살짝 떤 윤슬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일자리를 구하러 왔어요.”“일자리를 구한다고요? 윤슬 씨처럼 명문대를 나온 훌륭한 인재가요? 게다가 서정 그룹에서 일한 경험도 있는데 왜 영원 테크 같은 곳에 면접 보러 와요?”사실 강시원도 스스로를 낮추고 싶지는 않았지만 지금 영원 테크의 경영 상황으로 볼 때 윤슬 같은 명문대 출신의 훌륭한 인재가 이력서를 낼 만한 회사가 전혀 아니었다.“솔직히 말할게요. 나 지금 경시에서... 거의 내 전공에 맞는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할 수가 없어요. 그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영원 테크에 온 거예요.”고개를 숙인 윤슬은 눈시울이 어느새 붉어졌다.“그런데... 여기조차 나를 원하지 않더라고요. 이제 노가다나 뛸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강시원은 무거운 눈빛으로 윤슬을 바라봤다.“어쩌다 이렇게 된 거예요? 윤슬 씨, 분명 일 너무 잘했잖아요!”윤슬은 결국 참지 못하고 눈물을 줄줄 흘렸다.“사실... 퇴사하기 직전까지 임지민이 계속 저를 괴롭히고 시비를 걸었어요. 화가 나서 임지민과 크게 싸우다가 사원증을 임지민 앞에 내던졌어요. 마음이 좁고 악독한 그 여자가 아마 계속 앙심을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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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화

절망적으로 눈을 감은 윤슬은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하지만 경시는 내 고향이에요. 엄마, 아빠, 그리고 친구들이 모두 여기 있어요... 정말 모두와 헤어지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경시를 떠난다고 해서 정말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요? 서씨 가문은 전국에 사업과 프로젝트를 가지고 있어서 나처럼 배경 없는 사람을 블랙리스트 올리려는 건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울 거예요.”생각하면 할수록 두려워진 윤슬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그 사람들이 한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제 인생... 정말 망했어요!”“망하다니요, 그런 일 없어요. 윤슬 씨, 울지 마요!”강시원은 급히 휴지를 뽑아 큰언니처럼 다정하게 윤슬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윤슬 씨, 한 마디만 물을게요. 만약 서정 그룹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영원 테크로 취업할 수도 있다면 어디를 선택할 거예요?”“그렇게 좋은 일이 어디 있겠어요. 임지민 그 죽일 년이 나를 얼마나 싫어하는데 산... 채로 삼켜버리려고 할 걸요...”갑자기 몸을 떤 윤슬은 눈이 휘둥그레졌다.“시원 씨, 설마 서정혁을 찾아가려는 거 아니죠? 안 돼요. 안 돼! 나 같은 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에요! 절대 나 때문에 그 큰 나쁜 남자 서정혁을 찾아가지 마세요! 설령 서정혁이 나를 서정 그룹으로 돌려보내 준다고 해도 절대 안 돌아갈 거예요! 아부하는 사람들이 알짱대는 장소에서, 게다가 임지민 그 싸가지 없는 년의 눈치를 봐야 한다니... 1분이라 있어도 구역질 나요!”살구꽃 같은 눈으로 눈웃음을 진 강시원은 마음이 따뜻해졌다.“그럼 영원 테크를 선택하겠다는 뜻이죠?”“지금은 딱히 뭘 가릴 처지도 못 돼요. 밥 한 끼 얻어먹을 수만 있어도 족해요. 만약 영원 테크가 절 받아준다면 전력을 다해서 열심히 일할게요.”“그래요, 그럼 지금 정식으로 알려줄게요.”허리를 곧게 편 강시원은 진지한 표정으로 윤슬에게 오른손을 내밀었다.“윤슬 씨, 축하해요. 오늘부로 정식으로 영원 테크에 채용되었습니다. 앞으로 윤슬 씨는 대표이사 비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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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두 사람 모두 기분이 매우 좋아졌다. 자리에서 일어난 후, 강시원은 차를 불러 집으로 가려고 했다.바로 그때 핸드폰이 진동했다. 서정혁에게서 전화가 걸려 온 것이었다.“무슨 일이야?”강시원이 전화를 받으며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병원에 한 번 와. 할머니가 너를 만나고 싶어 하셔.”서정혁의 목소리는 온도라곤 하나도 없을 정도로 차가웠다.강시원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었든, 서정혁을 위해 얼마나 큰 희생을 했든, 이 남자는 강시원에게 빙산처럼 무정하게 대했다. 속세에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신선처럼 말이다.강시원이 무의식적으로 물었다.“지금?”“응, 그래. 밖에서 오래 놀다 보니 마음이 들떠서 할머니가 눈에 안 들어오는 거야?”서정혁이 냉소적으로 비웃었다.“예전엔 할머니가 너를 부르시면 한 마디도 토 달지 않고 바로 왔잖아. 그런데 지금은 왜? 지겨워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나오는 게 귀찮아?”강시원은 평소 감정조절이 꽤 잘되는 편이었지만 지금 이 못된 남자 때문에 정말 화가 났다. 당장이라도 가서 귀싸대기를 날릴 수 없는 것이 한스러웠다.그래서 바로 맞받아쳤다.“한 마디 물었을 뿐인데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뭐 도둑이 제 발 저린 거야?”서정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윽박질렀다.“강시원! 너!”강시원이 웃음을 터뜨렸다.“입으로 똥을 그렇게 잘 뿜어대는 걸 보니 서 대표 저녁식사 와인에 글리세린 관장약이라도 타서 드셨나 봐?”전화기 너머의 서정혁은 화가 나서 가슴을 들썩였다. 주먹을 꽉 쥐자 팔등의 핏줄이 터질 듯 튀어나왔다.“넌 항상 그렇지, 인내심이라곤 하나도 없어. 남이 한마디만 해도 함부로 추측하고 온갖 상상을 다 하고... 속이 얼마나 어두웠으면.”서정혁이 막 말을 꺼내자 강시원이 다시 받아쳤다.“당신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닌자 거북이뿐일걸? 그러니까 앞으로는 성격 좀 고쳐. 임지민마저 놀라게 도망가게 하지 말고. 서도훈이 크면 새엄마가 모여서 맞고 한 판 할지도 모르니까.”“병원은 곧 갈게.”말을 마친 뒤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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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진 김영숙은 자리에 굳어버린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영숙아, 밖에 누구야?”박해순은 자기 손자가 아닌 다른 사람임을 알아차리고 의아한 듯 물었다.“어르신, 그게...”“할머니 저예요!”임지민이 문을 바로 밀치고 들어왔다. 아무런 대비도 하지 못한 김영숙은 중심을 잃고 비틀거렸지만 임지민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저 환하게 웃으며 박해순 앞에 다가갔다.강시원도 있는 것을 보자 눈빛이 어두워졌지만 금세 혐오스러운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어머, 언니도 있었네.”강시원은 싸늘한 눈빛으로 임지민을 한번 흘겨본 뒤 아무 말도 없이 무심하게 시선을 거두었다.사람을 화나게 할 정도로 임지민을 무시하는 태도였다.분노에 찬 눈으로 임지민을 응시하던 박해순은 강시원의 손을 꽉 쥐며 몸을 떨었다.“누가 너더러 오라고 했는데? 여기 있는 사람들이 말하지 않았어? 서씨 가문 사람 외에는 아무도 함부로 나를 보러 올 수 없다고!”박해순은 자신의 태도를 매우 분명히 했다.강시원이라는 손자며느리를 응원하는 동시에 임지민에게 현실을 깨닫게 하는 것이었다.헛된 꿈을 그만 꾸고 서씨 가문 안주인인 강시원 자리를 대체하려는 환상에서 깨어나라는 의미였다.“할머니, 노여움 푸세요. 누구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어요...”얼굴이 창백해진 임지민은 당황한 얼굴로 해명했다.“오빠가 데리고 왔어요. 정말 일부러 할머니를 화나게 하려던 건 아니에요. 만약 그럴 줄 알았다면...”“서정혁이가 너더러 가라고 했다고?!”화가 난 박해순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강시원은 할머니의 불편함을 알아채고 급히 어르신의 등을 살짝 쓰다듬으며 차가운 눈길로 임지민을 응시했다.“임지민, 누가 오라고 했든, 그게 너 자신의 의사든 아니면 서정혁의 생각이든 상관없어. 진심으로 할머니를 위한다면 당장 여기서 나가.”박해순은 허리를 굽히고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영숙아! 손님 배웅해라!”병실에서 쫓겨날 기세에 처한 임지민은 피해자인 듯 연약한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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