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의 몸이 서서히 투명해지기 시작했다. 마치 안개 입자들이 빛을 머금고 공중으로 흩어지듯, 그녀의 실체는 희미하게 부유하며 사라져갔다.그러나 바로 그 순간, 강렬한 인력이 그녀를 붙잡았다. 보이지 않는 뜨거운 손길이 온몸을 구속하듯 압박해 오자, 그녀는 이것이 스틸의 완강한 의지임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주인님이 나를 품 안으로 들이고자 소환한 것이 분명해.’대체 어떻게 스틸의 마력이 이토록 대단하게 성장한 것일까. 도른의 결계를 부수고, 제논의 강력한 주술마저 극복할 정도로 그가 힘을 기른 것은 분명해 보였다. 즉, 자신이 스틸을 그리워했던 것만큼 그 역시 지니를 원했다는 사실이 영혼 깊은 곳까지 고스란히 전해졌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앞이 보이지 않는 심연 속에서 의식만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었는데, 이토록 구체화된 인간의 육체를 갖추게 되다니. 진심으로 감사하고 또 황홀하여 지니는 그저 가슴이 벅차올라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하지만 얼마나 현신해 있을 수 있을까. 앞으로 이런 일이 또 반복된다면, 자신은 얼마나 더 제논에게 휘둘려야 하는 걸까. 무섭고 두려웠지만, 기왕 이렇게 온전한 인간의 모습이 된 김에 단 1초라도 빨리 스틸을 만나고 싶었다. 분명 자신에게 허락된 이 육체는 일시적인 방편일 터였다.어느 순간 통제력을 잃으면 또다시 제논에게 끌려가거나 허공으로 흩어져 버릴지도 몰랐다. 지니는 눈앞이 캄캄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았지만, 제 손으로 제 몸을 만질 수 있는 바로 지금, 스틸이 나타나 주기만을 간절히 빌고 또 빌었다.‘주인님! 보고 싶어······. 어서 와줘!’이제 지니가 빌어 마지않는 대상은 신(神)이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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