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카셀 아르테미스. 레이루나는 그와 결혼을 할 때 만해도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꿨다. 백작 부인이 되어 아이들과 함께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 일을 앞두어 기뻤다.첫 아이가 아들이라 무사히 귀한 후계를 이었다는 생각에 기뻐할 때도 잠시, 그 다음에 딸인 루시아가 태어난 다음날, 그가 데려온 것은 사생아 브리짓 이었다.루시보다 나이가 많은 아이는 붉은 머리였지만, 윌리엄 카셀의 잿빛 눈동자를 닮아있었다. 루시아는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를 가졌다. 레이루나도 윌리엄도 닮지 않아 바깥에서 씨도둑질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태생부터 루시아는 그렇게 출생을 의심받았다.레이루나의 권위, 백작 부인으로서의 권위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무도 그녀를 믿어주지 않았다.그녀는 어떻게든 자신이 맞았다고 주장하고 싶었다. 루시아는 윌리엄 카셀 아르테미스의 적통한 피를 이은 아이이고, 브리짓이야말로 바같에서 온 사생아라고. 그래서 루시아가 아버지에게 인정받게 하기 위해 최대한 귀족 여자아이처럼 키우려고 했다. 어떻게든, 브리짓보다 나아야 했다. 브리짓은 일찍이 아르테미스 백작가의 방계인 아서 남작가에 호적에 입적하여 후계와 혼인을 치렀다. 어릴 적부터 이미 아서 남작부인이었던 브리짓은 종종 저택을 방문해 루시아의 속을 긁었다.“어머니, 아서 남작부인이 자꾸만 저더러 자기를 언니라고 부르게 해요. 싫다고 하면 제 머리를 잡아 뜯어요.”레이루나는 그럼에도 브리짓의 눈밖에 나게 뜻을 거슬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처음에야 여러 번 루시아가 정실의 피를 이은 아이라고 주장했지만 정작 윌리엄에게 인정받기는커녕 오히려 점점 더 루시아를 향한 윌리엄의 잣대가 엄격해질 따름이었다. 말끝마다 브리짓은, 네 언니는 안그런다며 루시아를 깎아내렸다.레이루나는 제 분신인, 자신의 한몸인 그 뽀얗고 어여쁜 아이가 그런 취급을 받는 걸 용납할 수 없었다.언제부터인가 부부관계조차 하지 않았던 어느 시기에, 루시아는 아버지 윌리엄에게 뺨을 맞았다. 이유는 하나였다. 꾸미는 걸 힘들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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