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톰~!”“아, 네리나양!”톰이 싱긋 웃으며 네리나를 맞이했다. 여전히 은발은 반짝거려서, 네리나는 구불구불한 자신의 머리카락을 괜히 한 번 펴보았다.“뭐하고 있었어요?”“물의 신에 대한 책을 좀 보고 있었습니다.”“와아… 난 살면서 책을 본 적이 드물어요.”“그렇습니까.”잠시 그들의 사이에 침묵이 맴돌았다. 톰이 그녀의 눈치를 살피다 입을 열었다.“그래서 어쩐 일로…?”“아니, 톰이랑 같이 못가게 돼서, 좀 섭섭해져서요.”네리나의 말에 톰이 활짝 웃었다. 자색 눈동자가 반으로 접히자 오르하 못지 않은 환상적인 미인이 앉아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네리나양이 그렇게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저는 괜찮….”“하지만 난 신경이 쓰인다구요.”네리나의 말에 톰이 지긋이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네리나는 공연히 귀가 빨개지는 기분이 들어서 그의 시선을 피했다.“그 마음이면 충분합니다.”톰이 웃으며 그녀의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 긴 속눈썹이 촘촘하게 내려앉아 있어서, 네리나는 문득 그의 속눈썹을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나의 네리나, 마지막 밤은 나와 보내야지.”“어머, 미쳤나 봐. 무슨 말이에요?”조세르가 불쑥 나타나 그들의 사이를 갈라놓았다. 톰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밤’이라는 단어를 계속 중얼거렸다.“정정하지, 그대의 마지막 시간을 나에게 온전히 줘.”조세르가 그렇게 말하고는 넉살좋게 웃었다. 네리나는 입술을 앙다물었다. 그의 말에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는 것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조세르가 네리나를 인형처럼 덜렁 안아들고는 그녀의 방으로 향하며 말했다.“저런 인간에게까지 시간을 내어주면서, 나에게는 매정하군. 오, 네리나여.”“그렇게 일부러 극적으로 말하지 말아요.”“왕은 광대란다, 네리나.”네리나는 그의 말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가 쓸쓸해하는 것은 명백히 느껴져서, 그의 어깨에 두른 팔을 조금 더 꽉 감았다.조세르가 그녀를 방에 눕히고는 말했다.“긴장되지, 네리나? 너무 걱정하지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