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는 잠깐 멈칫했다. 방학 때 이안한테서 빌려간 책을 찾으러 간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괜히 소문이라도 나면...... 뒷감당이 어려울 게 뻔했다. “그냥… 도서관.” 클로이가 포크를 들다 말고 눈썹을 치켜올렸다. “도서관? 네가?” “도서관이라니. 브리야. 어디 아파? 이게 무슨 일이야? 천하의 브리아나 로즈가 도서관? 백화점이 아니구?” 엘리샤가 과장되게 걱정되는 표정으로 물어왔다. ”어디 아프거나, 무슨 일 있으면 우리한테 꼭 말해야돼.“ 앨리샤가 빵을 뜯으며 키득거렸다. “오늘은 해가 서쪽에서 떴나보다.“ 브리는 어이없다는 듯 둘을 한 번씩 흘겨봤다. “둘 다 나중에 봐.” 그렇게 말하고 뒤돌아섰지만, 도서관으로 가는 동안에도 머릿속은 계속 복잡했다. 방학 때 빌려간 책. 원작엔 한 줄도 안 나오던 방학, 이안과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냥 책을 주고 받는 사이? 브리는 계단을 올라 2층 복도 끝, 도서관 유리문 앞에 섰다. 안쪽은 햇빛이 길게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엘리즈 하이 도서관은 이름만 도서관이지, 거의 소규모 대학 도서관에 가까웠다. 높은 천장, 진한 원목 책장, 카펫이 깔린 바닥, 그리고 이상할 정도로 조용한 공기까지. 문을 여는 순간, 바깥 복도의 소란이 반쯤 멀어졌다. 대출 데스크 뒤엔 얇은 은테 안경을 낀 중년 사서가 앉아 있었다. 머리를 단정하게 올려 묶은 데다 표정까지 엄격해서, 얼핏 보면 학생들 손톱 때까지 기록 카드에 적을 것 같은 인상이었다. 브리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웃어보였다. “안녕하세요.” 사서는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브리를 보자 눈썹이 아주 미세하게 올라갔다. “브리아나.” 브리는 속으로만 놀라고 겉으론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이지?” “저… 혹시 제가 예전에 대출했던 책들 기록, 볼 수 있을까요?” 사서의 눈썹이 조금 더 올라갔다. “갑자기?” 브리는 목을 가다듬었다. “방학 때 빌렸던 책이 생각이 안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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