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은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바닥을 괜히 손으로 문질렀다.아리엘은 가만히 진을 보다 낮게 한숨을 뱉곤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햇빛을 받은 나뭇잎들이 반짝이고 있었다.날씨 하난 좋단 말이지.“진. 나 내일 나갔다 올 게.”“어디 가는데?”“헤이든한테.”아무말 없는 진에 아리엘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하루이틀도 아니고.보통 같은 날이었으면 며칠이면 털고 일어설 녀석이 이렇게 고민을 하고 있다니.“무슨 일 있어?”“일…은 아니고, 그냥 고민”“너 요즘 이상한 건 알지?”“그러게나 말이다”바닥의 얼룩을 지운 진은 고개를 들어 아리엘을 바라보았다.어떻게 말해야 저놈이 눈치를 안 채려나.기가 막히게 눈치 하나는 빠른 놈인데.“야, 그 귀족 마나님. 이제 잊었냐?”“또 그 이야기. 그만하라고 했지.”“아니, 그냥 궁금해서.”웅얼거리며 말끝을 흐리는 진에 아리엘은 고개를 돌려 진에게 시선을 두었다.불안한 건지, 아니면 정말 고민거리라도 있는지.헤이든이랑 무슨 일 있었나 본데.그녀석이 홧김에 고백이라도 했나.“뭐가 그렇게 궁금한데?”“그냥 잊었나 해서. 내가 그거 때문에 얻어 맞기까지 했는데.”“미안하다니까.”“이야기나 해봐”진이 다시 고개를 숙이고 바닥을 보자, 아리엘은 고개를 저으며 시선을 돌렸다.잊었냐라.과연 그게 잊혀지기는 할지.“안 잊었어”“웩, 징글징글해”“그래도 첫사랑인데.”“첫사랑은 못 잊는 거냐?”아리엘은 별말 없이 창밖을 바라보았다.한여름은 덥고, 습했다.그때 그녀에 대한 감정도 한여름 같았다.뜨거웠고, 또 그만큼 눅눅했으니.답답증이 일만큼 원했고, 불쾌감이 들정도로 갈구했으니까.“기억이라는 게 촛불처럼 끄면 없어지는 줄 알아?”“아니, 말이 그런 거지.”“그런 건 잊는 게 아냐. 옅어지는 거지. 그때의 내가 그랬구나. 내가 이렇게까지나 했구나. 이러고 사는 거야”“언제쯤 옅어지는데?”“궁금한 것도 많네”아리엘은 픽 웃으며 진의 머리 꼭지를 바라보았다.헤이든에 대한 감정이라도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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