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유가 장난스레 농담을 건넸다.“설마 병원장이 경찰을 부르는 걸 기다리는 건 아니지?”임애교가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렸다.“감히 누가 날 잡아가겠어?”시유가 눈썹을 치켜올렸다.“어머, 배짱 한번 크시네. 임 여사, D국에서 엄청 빵빵하고 든든한 옛 애인이라도 만난 거야?”“아유, 까불지 마.”임애교가 화난 척 시유의 어깨를 툭 밀치더니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니. 이제야 우리한테도 좋은 날이 온 거지.”시유는 더 이상 캐물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미 무슨 뜻인지 알아챘기 때문이다.시유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슴 한쪽이 먹먹해졌다.“엄마, 그러니까 앞으로 남은 인생은 더 이상 누구 때문에 억지로 참고 살지 마. 그러다 병을 키워서 유방암까지 걸린 거잖아.”“이 세상에서 예전처럼 우리를 짓밟고 모욕할 수 있는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을 거야. 그동안 우리가 당한 걸 두 배로 갚아줄 거야.”임애교는 말없이 딸의 어깨를 꽉 끌어안았다.시유가 고개를 들어 보니, 어느새 엄마의 두 눈시울이 붉어져 눈물이 맺혀 있었다.진지원에게 억지로 끌려 병실로 돌아온 새나는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 아들이 곁에서 자고 있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손에 잡히는 건 닥치는 대로 집어 던졌다.“이걸 어떻게 참아요? 이걸 어떻게 참냐고요!”“엄마, 당장 저 여자들을 죽여버리고 싶어요! 그 모녀, 아주 한통속이라고요!”“이게 사람 사는 꼴이에요? 도대체 왜 이렇게 된 거냐고요! 엄마, 나 진짜 미쳐버릴 것 같아요. 이대로 가다간 정말 정신병에 걸릴 것 같아요!”한바탕 물건을 집어던지고 부수던 새나는 자신이 처한 비참한 현실을 떠올렸다. 특히 겨우 가라앉았다가 다시 뺨을 맞아 붉게 부어오른 얼굴을 생각하니, 가슴이 갈기갈기 찢기는 것처럼 아팠다.너무 괴롭고 절망스러웠다. 당장이라도 창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정말 그렇게 해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진지원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새나가 발악하는 꼴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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