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 본관 4층, 불이 꺼진 교수 연구실 안.오직 책상 위의 스탠드 조명만이 지완의 날선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지완은 밤새 수아를 자신의 레지던스에 가두어 두듯 내려다 놓고 온 참이었다.수아가 자신의 곁에서 우혁의 이름을 꺼낼 때마다 가슴이 뒤틀려 폭발할 것 같아서,결국 도망치듯 연구실로 돌아와 독한 위스키를 들이키고 있었다.딸칵.문이 열리고 도준이 피곤한 얼굴로 들어와 지완의 맞은편 의자에 털썩 앉았다.도준은 지완이 비워낸 위스키 병을 보며 혀를 차더니,,자신의 잔을 채워 단숨에 마셨다."서지완. 너 오늘 한우혁인가 하는 대학원생한테 한 짓. 아주 가관이더라? 대학교수가 학생 상대로 권력 남용에 가문의 뒷 힘 자랑까지. 아주 유치해서 눈을 뜨고 볼 수가 있어야지...""........ 난 그저... 내 아이를 가진 산모를 보호하기 위해, 방해 요소를 차단했을 뿐이야."지완은 여전히 안경을 만지며 차갑게 방어벽을 쳤다.도준은 일그러진 실소를 터뜨리며 지완의 책상을 쾅! 내리쳤다."산모 보호? 방해 요소 차단? 야, 이 미련한 새끼야! 넌 지금 그 한우혁이라는 놈한테 미친듯이 질투하고 있는 거야! 그 놈이 젊고, 수아 씨랑 과거를 공유하고, 수아 씨가 너보다 그 놈을 더 편하게 대하니까 눈이 뒤집힌 거라고!""도준아..." "내 말 똑바로 들어. 넌 평생 가문에서 기계처럼 완벽할 것만 강요받아서, 네 심장이 내는 소리를 들을 줄 몰라. 넌 지금 강수아 씨를 '의무'나 '책임'으로 묶어두고 있다고 착각하지? 아니야. 넌 그냥 그 어린 아가씨한테 미치도록 반한거야. 사랑에 눈이 멀어서 이성적이고 차갑던 서지완 교수가 어린 아가씨의 선배 놈한테 열등감 폭발하고 있는 아저씨가 된 거라고!"도준의 폭탄 같은 발언이, 적막한 연구실 안을 깅타했다.질투, 열등감, 그리고 ....... 사랑.단 한 번도 자신의 인생 사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단어들이도준의 입을 통해 쏟아지자,지완은 숨을 쉴 수 없는 충격을 받았다.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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