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형과 그의 수하는 숨을 죽인 채 어두운 해안 도로의 갓길을 따라 걸었다.스산한 바닷바람과 철썩이는 파도 소리만이 고요한 적막을 채우고 있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머문 가드레일 아래, 희미한 가로등 불빛이 비추는 곳에 묵직해 보이는 가죽 더플백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형님, 저기 있습니다. 진짜 두고 갔나 봅니다."수하가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손가락질했다. 강태형의 입가에 비열한 웃음이 번졌다."돈 많은 새끼들은 결국 이렇게 꼬리를 내리게 되어 있어. 코트 위에서 아무리 괴물 행세를 해봤자, 자기들 밥줄 끊길까 봐 덜덜 떠는 겁쟁이들일 뿐이지."강태형은 주변을 한 번 더 경계하듯 살핀 뒤, 가드레일 아래로 다가가 가방을 집어 들었다.제법 묵직한 무게감이 손끝에 고스란히 전해졌다.완벽하게 승리했다는 도취감에 젖은 그는 참지 못하고 가방의 지퍼를 열어젖혔다.그러나 가방 안을 확인한 순간, 강태형의 얼굴에 맺혀 있던 웃음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뭐야, 이 시발!"오만 원권 돈다발이어야 할 공간에는 지폐 크기로 반듯하게 잘린 종이 뭉치들만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상황이 완전히 잘못되었음을 직감하고 그가 욕설을 내뱉으며 고개를 든 찰나였다.번쩍-!사방에서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만큼 강렬한 하이빔 불빛이 일제히 켜졌다.어두운 풀숲 깊숙한 곳, 반대편 차선, 그리고 그들이 걸어 내려왔던 언덕길 위에서 세 대의 검은색 밴이 미끄러지듯 나타나 순식간에 도주로를 완벽하게 틀어막았다.차 문이 열리고 건장한 체격의 사설 보안팀 요원들이 쏟아져 나와 두 사람을 둥글게 포위했다."이, 이게 무슨...!"강태형의 수하가 겁에 질려 뒷걸음질 쳤지만, 이미 사방은 거대한 벽으로 둘러싸인 뒤였다.그리고 그 포위망 한가운데로, 아까 현장을 유유히 빠져나갔던 윤아의 대형 SUV가 소리 없이 다가와 멈춰 섰다.철컥.조수석 문이 열리고 올리버가 모습을 드러냈다.그는 얇은 금테 안경을 가운뎃손가락으로 가볍게 밀어 올리며,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가짜 돈
Last Updated : 2026-07-3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