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후, 수옥재에서 연정은 감정을 가라앉히고 힘겹게 목소리를 짜내며 최근 벌어진 일을 낱낱이 털어놓았다.다만 자신이 계략을 꾸민 부분은 숨겼다.그 결과 이야기 속의 연정은 완전한 피해자가 되었다.다른 이들의 눈에는, 그녀도 정치적 다툼의 노리개로 비칠 뿐이었다.설령 그녀와 복경공주가 자매처럼 친밀한 사이라 할지라도, 말할 수 없는 것들이 있었다. 이는 서로의 정을 지키는 방편이자, 동시에 복경공주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처음에는 어리둥절해하던 복경공주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다가, 이내 탁자를 세게 내리치며 벌떡 일어섰다. 화가 난 듯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너에게 그토록 더러운 수단을 쓴 사람이 누구란 말이냐! 내 어머니께 이 사실을 고하고 조사하게 하겠다!”복경공주가 뛰쳐나가려 하자, 연정이 앞을 막아섰다.복경공주의 어머니는 현 황제의 가비로, 형부상서 가문 출신이었다. 후작이었던 형부상서는 단용후로 봉해졌으며, 삼대에 걸쳐 조정을 섬긴 원로대신으로 강직하고 공정하기로 유명했다.가비는 입궁할 당시 빈의 지위에 있었으나, 쌍둥이 남매를 낳은 후 단숨에 비로 봉해져, 육궁을 다스리는 권한까지 갖게 되었다.“황실의 체면과 태자전하의 명예가 걸린 일인 만큼 공주마마를 이 일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사옵니다. 가비마마께서는 귀하신 신분에 아드님까지 두고 계시온데, 괜히 이 일에 연루되게 할 수 없사옵니다. 여러 억측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고, 만에 하나 배후의 계략을 꾸민 이로 오해라도 받으신다면, 그야말로 득보다 실이 클 것이옵니다.”“그리고 진실은 저에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사옵니다.”연정이 진지한 표정으로 복경공주를 바라보며 말했다.이성을 되찾은 복경공주는 연정의 뜻을 이해했다. 진실이 무엇이든, 연정이 그 일에 연루되는 한, 공정한 대우를 받을 수는 없을 것이었다.“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너의 인생이 망가질 것이다.” 복경공주가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연정은 미소를 지으며 복경공주의 팔짱을 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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