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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평화로운 생활이 내가 떠나는 날까지 계속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날 서재를 정리하다가 성 변경 신청서를 보게 되었는데, 그 위에 태준의 이름이 적혀 있었고 두 달 전에 신청한 것이었다.
나는 잠시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그러고 나서 계속 서재를 뒤지다가 맨 아래 서랍에서 최지혁을 강지혁으로 변경한다는 서류를 발견했다.
“맞아! 왕예은 죽었어! 이제 믿을 만한 신장 이식자가 없다고!”
핸드폰 너머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민지는 분노와 무력감에 휩싸인 듯했다.
“너 그거 알아? 이게 무슨 의미인지? 내가 다시 투석해야 한다는 뜻이야! 한 주에 세 번씩이나! 그 기분이 어떤지 알기나 해?”
신분증과 카드 2장, 현금 5만 원,
그리고 자기 명함 몇 장과 다른 이들의 명함들.
그런데 눈에 띄는 명함이 한 장 있었다.
‘CLUB Nemesis 02-555-230X’
검정 바탕에 황금색 글씨.
상호명과 번호만 찍혀있었다.
‘클럽? 이게 그러니까 한글로. 네. 메. 시. 스. 인가?
민규현은 계속해 걸어가다가 독고명과 5미터 정도 되는 거리에서 멈춰 선 뒤 시선을 들어 짙은 살기를 내뿜는 독고명을 바라보았다.
“날 기다린 건가?”
민규현이 입을 열었다.
검을 안은 독고명은 천천히 무감정한 두 눈을 떴다.
“그래. 민도살이라는 별명을 가진 암부 3대 지휘사 호존 민규현. 오늘 내 검으로 당신과 한번 겨뤄보고 싶군!”
차가운 느낌의 검은색 특수 용지로 만든 명함은 손끝에 닿는 질감은 매끄럽지만 이상할 정도로 묵직했다.
금박이 새겨진 문양이 빛을 머금을 때마다 은은하게 반짝여서, 명함이라기보다 하나의 예술 작품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남자의 이름이 단정하게 박혀 있었다.
‘진우건...!’
’
정호는 순간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아 연신 목을 가다듬는 흉내를 내며 헛기침을 했다.
촬영이 끝나고 밴으로 돌아와 한숨을 돌리고 나서야 주머니에서 꺼내 본 석현의 명함에는 한자로 전석현이라는 이름 세 글자와 메일주소 밖에 인쇄되어 있지 않았다.
놀랄 만큼 심플한 명함에 헛웃음이 났다. 연락하려면 메일을 보내야 하는 건가.
‘오늘 뜻밖에도 명검산장의 사람을 만날 수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
“당신은요?”
바로 이때 연자의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
강유호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내 이름은 호명월입니다!”
‘호명월?’
연자의는 마음속으로 은근히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