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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Penulis: 꼬미 요괴
동거 첫날.

어쩔 수 없이 어색함이 감돌았다.

허서령은 방에 틀어박혀 사건 자료를 보고, 맞은편 건물의 이은경을 관찰했다.

해 질 무렵, 이은경이 중년 남성을 데리고 집에 들어오는 걸 발견했다.

두 사람은 거실에서 포옹하고 키스하더니 곧바로 커튼을 닫았다.

허서령은 놀랐다.

‘이은경은 도대체 몇 명의 남자와 관계를 맺고 있는 걸까? 진성호가 집에 들어와 보면 어쩌려고?’

똑똑.

노크 소리에 허서령은 생각에서 깨어나 급히 망원경을 서랍에 넣고 문을 바라봤다.

“무슨 일이에요?”

“저녁을 좀 많이 했는데 같이 먹을래?”

허서령은 휴대폰을 확인했다.

늘 바빠서 끼니를 놓치기 일쑤였는데, 벌써 6시였다.

“네.”

허서령은 휴대폰을 들고나와 식탁에 앉았다.

지강산 맞은편 자리였다.

식탁에는 세 가지 반찬과 국 하나가 놓여 있었다.

소고기 달걀 볶음, 생선찜, 야채볶음, 갈비탕, 그리고 이미 담아놓은 밥 두 그릇.

이렇게 제대로 된 집밥을 먹는 건 5년 만이었다.

마지막은 태풍 오던 날, 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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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107화

    오정화는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그게... 엄마 차단 좀 풀어 주면 안 되겠니? 가끔 너한테 연락하려고 해도 연락이 안 돼서 그래.”허서령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마치 거대한 손이 심장을 꽉 움켜쥔 것 같았다. 눈가도 순식간에 젖어 들었다.이 세상에 부모를 사랑하지 않는 자식은 없다.다만 그 사랑은 실망 속에서 조금씩 닳아 없어질 뿐,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깊이 눌려 있었다.“서령아, 엄마가 약속할게. 앞으로는 절대 네가 싫어하는 일을 강요하지 않을 거야. 네 동생 취직시켜 달라거나, 차 사 달라거나, 집 사 달라거나, 사업 자금 대 달라고도 안 할게. 네가 돕고 싶으면 돕고, 안 돕고 싶으면 안 도와도 괜찮아.”허서령은 도시락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렸고 코끝이 시큰해졌다.“엄마, 강산 씨가 얼마 줬어요?”“없어.”오정화는 고개를 저었다. 눈빛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걔는 나한테 한 푼도 안 줬어.”“그럼 협박했어요?”“그것도 아니야.”오정화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어딘가 감탄이 담긴 미소였다.“사람이 참 괜찮더라. 예의도 바르고, 잘생기기도 했고. 정말 좋은 남자야.”허서령은 순간 어리둥절했다.그때 오정화가 갑자기 뭔가 떠올린 듯 눈을 반짝이며 목소리를 낮췄다.“아, 맞다. 아까 아래에서 들었는데 우리 아파트 사람들이 그러더라. 진성호가 경찰에 잡혀갔다던데?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역시 네 눈이 정확했어. 넌 진작부터 걔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아봤잖니. 엄마는 사람을 잘못 봤어. 괜찮고 성실한 사람인 줄 알았지 뭐야.”어젯밤에 체포됐는데 오늘 아침 벌써 소문이 퍼졌다.역시 아파트 정보망을 책임지는 아주머니들의 정보력은 대단했다.“알겠어요. 먼저 가 보세요.”허서령은 왠지 기분이 가라앉았다.오정화가 말했다.“엄마 차단 푸는 거 잊지 말고.”허서령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천천히 문을 닫았다.문밖에서 오정화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서령아, 네 동생 결혼식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106화

    화면을 켜자 문밖에 서 있는 오정화의 모습이 나타났다.허서령은 그대로 굳어 버린 채 평온했던 마음이 다시 답답하고 불안해졌다. 그녀는 한참 동안 문을 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지강산도 그녀의 어머니 문제만큼은 해결해 줄 수 없었다.돈을 받지 못하면 어머니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동생의 결혼식도 이제 열흘밖에 남지 않았으니 또 돈을 달라고 온 것일 터였다.“서령아.”문밖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문을 두드리는 소리도 이어졌다.“집에 있니?”잠깐 피할 수는 있어도 영원히 피할 수는 없었다. 만나 주지 않으면 언제까지 소란을 피울지 알 수 없었다.허서령은 결국 문을 열었다.“서령아...”오정화는 눈이 접히도록 미소를 지으며 평소보다 한결 부드러운 모습을 보였다.허서령은 차가운 표정으로 담담하게 물었다.“엄마, 어떻게 들어왔어요?”“아래에서 한참 기다렸는데 네가 안 내려오더라. 그래서 다른 사람 뒤따라 들어왔지.”“무슨 일인데요?”“오늘 동지잖니. 팥죽을 끓였는데 네 것도 좀 가져왔어.”오정화는 보온 도시락을 내밀었다. 눈빛에는 드물게 자애로운 기색이 담겨 있었다.순간 멍해진 허서령은 받지 않고 말했다.“저 짠맛 나는 팥죽 안 좋아해요.”그녀의 남동생은 짭짤한 팥죽을 좋아했다.동생이 팥죽을 먹기 시작한 이후로 매년 동지가 되면 각종 고기를 넣은 짠 팥죽을 끓였다.맛도 어딘가 이상했다.“달콤한 거야.”오정화는 억지로 도시락을 그녀의 손에 쥐여 주었다.“땅콩도 좀 넣었어. 네가 좋아하잖아.”허서령의 손이 미세하게 굳었다.어머니는 여전히 자신이 땅콩이 들어간 팥죽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다.다만 매년 동지가 되어도 자신만을 위해 따로 달콤한 팥죽을 끓여 줄 생각이 없었을 뿐이다.지금 이 순간 어머니가 맞추는 비위는 마치 날카로운 칼처럼 다시 그녀의 가슴을 찔렀다.깊은 기억 속 상처를 헤집어 놓은 듯 오래된 상처가 다시 욱신거리기 시작했다.숨이 막혀 오는 것 같았다.그녀는 답답한 숨을 길게 내쉰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105화

    지강산은 잠시 멈칫하다가 시선이 허서령의 등으로 향했다. 그는 뜨거운 숨을 가볍게 내쉬며 잠옷을 조심스럽게 들어 올렸다.어젯밤에는 간호사가 상처를 소독하고 약을 발라 주었다.그가 그녀의 등에 난 상처를 직접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그는 숨이 턱 막혔고, 가슴 한가운데가 무겁게 가라앉는 것 같았다.상처가 아주 깊거나 흉측한 것은 아니었지만, 피부는 붉게 부어오르고 벗겨져 있었으며, 희미하게 핏물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 마치 두 줄의 붉은 덩굴이 그녀의 희고 매끈한 등에 기어오른 것처럼 보여 유난히 눈에 거슬렸다.새하얀 눈밭을 짓밟고 지나간 선명한 붉은 바퀴 자국 두 줄을 같아서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그녀는 침대에 엎드려 있었다. 원래도 풍만한 몸매였는데 매트리스에 눌리면서 허리 옆으로 생긴 틈 사이로 아찔한 살결이 드러났다.그는 달아오른 시선을 황급히 다른 곳으로 돌리며 마른 침을 삼켰다.천천히 이불을 끌어와 그녀의 허리 옆부분에 끼워 넣으며 유혹적으로 드러난 풍경을 조금 가려 주었다.허서령은 등이 서늘하게 식어 가는 느낌이 들었다. 원래도 부끄럽고 긴장되어 있던 마음은 그의 그런 행동 이후 더욱 민망해졌다.그들은 서로를 너무나 잘 아는 연인 사이였었다.때로는 눈빛 하나, 행동 하나만으로도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지강산이 아무리 신사적이라 해도 결국 남자였다.허서령은 등 뒤 피부에 서늘한 감촉이 닿는 것을 느꼈다. 그의 손끝에는 연고가 묻어 있었고, 상처 위를 조심스럽게 문지를 때마다 피부에 잔잔한 전율이 번졌다.상처는 조금 따가웠고 몸은 긴장으로 굳어졌다.그녀는 숨을 죽인 채 뻣뻣해진 손으로 이불을 꽉 움켜쥐었다.그 순간, 그녀는 자신도 부끄러운 욕심 하나를 품게 되었다.지강산의 이 짧고 따뜻한 보살핌을 더 오래 누리고 싶었다.마치 소중하게 사랑받던 과거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 착각에 그녀는 한없이 약해졌고,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고요한 공기에는 묘한 열기가 감돌았다. 점점 거칠어지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104화

    “고마워요.”허서령은 더는 사양하지 않고 진심으로 감사했다.지강산은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이미 새벽이었다.“늦었어. 가서 자.”“네.”허서령이 조용히 대답했다.지강산은 부드럽게 당부했다.“기억해. 처음 사흘 동안은 상처에 물 닿으면 안 돼. 항생제 연고는 하루 두 번, 젤은 하루 세 번 발라야 하고, 맵거나 자극적인 음식은 피해야 해.”“알겠어요.”“하는 일은 잠시 미뤄 두고 이틀 정도 쉬어. 집에서는 헐렁한 면 소재 옷 입고. 등에 있는 상처는 네가 약 바르기 힘들 테니까 내가 시간 내서 발라 줄게. 며칠 지나 딱지가 생기면 절대 뜯지 말고 긁지도 마. 너무 가려우면 가려움 완화 연고를 발라.”간호사가 했던 말을 그는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기억하고 있었다.사람들 앞에서는 늘 독립적이고 단정한 모습이던 허서령도, 지강산의 앞에만 서면 그나마 가지고 있던 어른스러운 이미지가 순식간에 무너졌다.그의 눈에 그녀는 언제나 보호받아야 할 어린 소녀 같았다.그리고 그는 5년 전과 마찬가지로 그녀의 모든 사소한 일까지 마음속에 넣어 두고 하나하나 챙겨 주었다. 너무 세심하게 돌봐 주다 보니, 그녀는 그의 곁에서는 생활을 스스로 꾸려나가는 기본적인 능력조차 잃어버릴 정도였다.허서령은 그저 조용히 서서 그의 말을 얌전히 듣고 있었다.극진한 보살핌으로 마음이 따뜻하게 느껴졌다.그녀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사랑을 받아 본 적이 없었다.아버지는 성격이 무뚝뚝했고, 늘 바깥일로 집을 비우곤 했다. 말없이 감추는 게 아버지 사랑이라 믿었던 시대의 사람이라 관심과 보살핌조차 다소 멀게 느껴졌다.지강산은 그녀가 평생 경험해 본 유일한 따뜻한 빛이었다.코끝이 시큰해졌다.가슴 한구석에서는 씁쓸한 감정이 피어올랐고, 목구멍이 메어 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녀는 더는 대답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 그리고 몸을 돌리는 순간 시야가 갑자기 흐려졌다.방으로 향할수록 눈물은 더욱 말을 듣지 않고 눈가를 맴돌며 자꾸만 차올랐다.몸에 난 상처는 아무리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103화

    깊은 밤, 그들은 병원에 갔고, 경찰에도 신고했다.경찰은 병원에서 그녀의 진술을 받은 뒤 곧바로 진성호에 대한 체포 지시를 내렸다.그녀의 몸에는 상처가 네 군데 있었다.워낙 연약한 등 피부의 두 줄의 상처가 비교적 깊었다.팔과 손목의 상처는 짧고 얕아 상대적으로 심하지는 않았다.외상이었기에 입원할 정도는 아니었다.상처를 소독하고 약을 바른 뒤 소염 주사를 맞고, 의사가 처방한 약을 받아 병원을 나섰다.이번이 진성호에게 두 번째로 해를 입은 것이었다.이번만큼은 진성호가 죽지 않더라도 반드시 감옥에 들어가 죗값을 치러야 했다.다만 경찰이 순조롭게 그를 붙잡을 수 있을지, 또 어떤 죄명으로 기소해야 그를 감옥 깊숙이 처넣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허서령은 한참 생각에 잠겼다가 운전 중인 지강산을 바라보았다.병원에서도, 지금도 그는 줄곧 입을 굳게 다문 채였다. 턱선은 차갑고 단단하게 굳어 있었고, 온몸에는 무거운 죄책감이 응어리진 듯했다.밤이 깊어지자 기온은 더 떨어졌다.날씨는 몹시 춥고 매서웠다.집으로 돌아왔을 때, 거실에는 난방이 켜져 있었고 조명이 부드럽게 공간을 비추고 있었다.허서령은 소파에 앉아 고개를 기울인 채 베란다 밖을 바라보았다.지강산은 밖에서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전화를 하고 있었는데, 표정이 냉엄하고 엄숙했다. 누구와 통화하는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통화는 그리 길지 않았다.전화를 끊은 뒤 그는 두 손으로 난간을 잡고 어두운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그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넓고 듬직한 그의 뒷모습에서는 자책으로 인한 무력감이 느껴졌다.마치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처럼 보였다.허서령의 마음속 공포도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하며, 오늘 밤 겪은 일에 대한 감정도 서서히 정리되어 갔다.시간은 조금씩 흘렀지만 지강산은 들어올 생각이 없어 보였다.이렇게 추운 날씨에 밖에 서 있는 것이 마음에 걸린 허서령은 그를 안으로 들이고 싶었다.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유리문 쪽으로 걸어갔다.손을 뻗어 문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102화

    매서운 채찍이 그녀의 팔과 손목을 연달아 후려쳤다.하얀 셔츠 위로 선홍빛 핏자국이 길게 번져 나갔다.그녀는 온몸이 떨릴 만큼 아팠지만 여전히 칼을 놓지 않았다. 두 눈에 눈물이 가득 찬 채 구조를 요청하는 외침을 한순간도 멈추지 않았다.하지만 주방 창문은 닫혀 있었고, 깊은 밤이라 대부분의 사람은 잠들어 있었다. 게다가 고층 아파트였기에 목소리가 밖으로 퍼져 나가기도 어려웠다.설령 희미하게 들린다 한들, 자신만을 지키기에 바쁜 이 냉담한 사회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한밤중에 의롭게 나서서 남의 일에 개입하겠는가?점점 더 초조해진 진성호는 결국 채찍을 내던지고 옆에 있던 커다란 금속 냄비 뚜껑을 집어 든 채 허서령에게 달려들었다.허서령은 칼을 휘둘러 진성호를 찌르려 했지만 냄비 뚜껑에 가로막혔다.아프기도 하고 힘이 다 빠진 그녀는 그대로 진성호에게 제압당해 주방 바닥에 눌렸다.그녀는 온 힘을 다해 몸부림쳤다.사람은 생사의 갈림길에 처하면 아드레날린이 치솟는다.그녀는 모든 것을 내던진 채 악을 쓰며 진성호와 칼을 두고 사투를 벌였다.오늘 이곳에서는 진성호가 죽든지, 아니면 자신이 죽든지 둘 중 하나였다.이 주방에서 살아나갈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다.가장 절망적인 순간, 문밖에서 갑작스러운 굉음이 들려왔다.쾅!진성호는 깜짝 놀라 몸을 움찔하며 허서령에게서 몸을 일으켰다. 그는 뒷걸음쳐 주방 문가까지 물러섰다.허서령은 여전히 칼자루를 꽉 움켜쥔 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허약한 몸은 고통에 덜덜 떨리고 있었고, 눈물로 흐릿해진 시선은 주방 천장을 향하고 있었다.고작 3초쯤 지났을 뿐인데, 그 굉음이 또다시 들려왔다.쾅!조금 전보다 더 크고, 더 무겁고, 더 난폭했다.당황한 진성호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분명 어머니는 아니야. 이렇게 늦은 밤에 누가 우리 집 현관문을 부순단 말이지?’이렇게 빨리 올 수 있는 사람이라면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지강산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밖으로 뛰어나가 급히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7화

    공기가 얼어붙은 것처럼 정적이 내려앉았다. 주변의 소음이 잦아들고 세상의 색채가 빛을 잃어가는 가운데 오직 지강산만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연한 블루 반팔 셔츠에 블랙 바지 차림의 지강산이 청량하면서도 멋진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평범한 출근룩이었음에도 조각 같은 이목구비, 탄탄한 몸매와 훤칠한 키 덕분에 우아하고 기품이 흘러넘쳤다.그가 깊고 어두운 눈으로 빤히 쳐다보자 허서령은 저도 모르게 긴장감에 휩싸였다.소유하가 슬리퍼를 가져와 지강산의 앞에 놓으며 살갑게 굴었다.“오빠, 신발 갈아 신어.”하지만 지강산은 아무 반응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6화

    다음 날.업무를 마친 허서령이 휴대폰을 들어 심인혜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인혜야, 깼어?][어, 깼어.][시욱 씨랑은 어떻게 됐어?][얘기 잘 끝냈어. 시욱 씨가 양보하기로 해서 결혼식은 예정대로 진행해.][미안해서 어떡하지? 지금 손에 엄청 중요한 사건이 하나 있거든. 다음 달에 출장 가야 할 것 같아. 들러리 못 서줄 것 같은데... 이번 한 번만 봐주면 안 될까?][양쪽의 비주얼 담당 두 사람이 다 못 온다고? 둘이 짰어?][그게 무슨 소리야?][지강산 씨도 일이 생겨서 못 온대.]지강산 역시 허서령을 만나고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5화

    허서령은 진심으로 겁이 났다.지난번 사람들이 북적이는 호텔에서도 허서령에게 키스를 퍼부었던 지강산이었다.지금은 새벽 두 시가 넘은 시간인 데다가 아파트 복도에 인적도 끊겼다. 지강산이 또 무슨 짓을 할지 장담할 수 없었다.“강산 씨도 여기에 올 줄은 몰랐어요.”허서령이 떨리는 목소리로 현관문에 몸을 바짝 붙였다. 당장이라도 문을 두드리며 살려달라고 소리칠 기세였다.“강산 씨 눈앞에 일부러 나타난 게 아니에요.”지강산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말없이 구석에 있는 쓰레기통으로 걸어가더니 피우던 담배를 비벼 꺼서 던져 넣었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4화

    병원 안.허서령이 수납을 마치고 영수증을 챙겨 병원을 나섰다. 그때 진성호가 뒤쫓아와 허서령의 팔을 거칠게 붙잡았다.“지난번에 내가 얘기했던 거 생각해 봤어?”허서령이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진성호의 손을 뿌리치며 째려봤다.“미친놈.”진성호의 얼굴이 순식간에 험악하게 일그러지더니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러고는 두 손을 허리에 얹고 오만한 태도를 취했다.“허서령, 나한테 시집오면 배상금 1억 6천만 원을 주지 않아도 돼. 우리 아버지 병원비도 낼 필요 없고. 게다가 너의 엄마가 원하는 대로 은행에서 1억 원 대출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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