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이별하고 몇 년 뒤, 회사 회의실에서 자신의 아이 아빠인 전 남친 권지헌을 다시 마주치게 된 허설아. 허설아는 그저 도망치고 싶은 마음뿐이다. 아이를 빼앗길까 두렵고 모든 걸 잃게 될까 두렵다. 허설아는 애초에 두 사람은 그냥 장난이었다는 권지헌의 말을 떠올리며 직장 내 상하급 관계를 유지하려 애쓴다. 하지만 권지헌은 주변을 맴도는 여자들이 단 한 명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 처음 허설아를 다시 본 순간, 권지헌은 허설아가 자신을 버리고 바로 결혼해 아이까지 낳은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허설아가 아파하길, 후회하기를 바라며 복수를 다짐한다. 하지만 허설아가 벼랑 끝에 선 순간 겉에 다가간 권지헌은 허설아가 앞으로 아이와 함께 자기 곁에 머물러 주기를 바란다. 진실을 알게 된 그 순간, 권지헌은 줄곧 복수하고 있던 상대가 자기 자신이었다는 걸 깨닫는다. "네가 나한테 거리를 두라고 했잖아." "거리는." 권지헌이 허설아의 턱을 들어 올리며 말한다. "마이너스일 수도 있는 거야."
Lihat lebih banyak고연정이 대놓고 첫째 집안을 헐뜯으며 언론 앞에서 함부로 떠들어댄 건 사실이었다.브랜드 관계자들은 납득한 표정이었다.허설아도 권지민과 따로 인사를 나누지 않고 형식적인 눈인사만 대신했었다.다들 권씨 집안이 괜한 오해를 피하려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이가 안 좋아서였다니, 예상 밖이었다.하지만 일부러 보여주기식 연기일 수도 있으니 쉽게 단정 지을 수는 없었다.다들 사업가인지라 한 순간의 관계 변화에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설령 사이가 안 좋다 해도, 어차피 한 가족인데 설마 돈과 원수지는 행동을 할까?허설아는 자리에 앉자 권지헌한테서 문자가 왔다."끝났어?""아직이야.""이번 너희 주얼리 디자인 봤어, 잘 만들었더라."허설아가 씩 웃었다.가연 시리즈는 확실히 권지헌한테 보여준 적이 없었다.허설아가 답장을 입력했다."네 안목으로 예쁘다니까 좀 불안한데.""……조 비서네 팀에서 그 세트가 제일 낫다고 했어."보아하니 블라인드 심사 내용이 사내망을 통해 비서팀에게 전달된 걸 본 모양이었다."그게 우리 건지 어떻게 알았어?""너무 눈에 띄어서 모를 수가 없었어."허설아는 메시지를 보며 길게 심호흡을 했다.속으로 기쁜 마음이 들었지만 긴장감이 더 앞섰다.이번 권율 그룹 입찰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허설아도 확신할 수 없었다.àl'aube와 봄날이 주얼리 시장에서 더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도록 순순히 놔둘 리 없는 권지호라는 관문이 남아 있었다.브랜드 로고를 가리고 전 직원을 블라인드 심사에 참여시키는 권지헌의 방식은 확실히 멀리 내다본 조치였다.권서진은 긴장한 나머지 손바닥이 땀으로 흥건했다.권서진이 허설아의 손을 붙잡았다."언니, 이번에 저희 입찰이 안 되면 분명 제 문제예요.""그런 말 말아요. 서진 씨 디자인은 문제없어요."디자인은 확실히 문제가 없었다.하지만 결정권은 권지호에게 있었다.권씨 집안 사람인 권서진은 허설아보다 권씨 집안 사람들을 더 잘 알았다.디자인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권지호가 더더욱 봄날을 낙찰시키지
허설아의 이런 행보는 영악하다고 볼 수도 있었다.하지만 이번에 봄날 브랜드가 입찰에 내놓은 디자인은 확실히 훌륭했다.이미 성숙한 시장을 갖춘 골드 주얼리 분야에서, 폭넓은 동종 업계 사람들이 다 고개를 끄덕일 만한 디자인을 내놓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게다가 봄날이 이번에 선보인 주얼리는 공법만 보아도 예사롭지 않았다.허설아가 소개를 이어갔다."이번에 저희가 입찰에 낸 골드 주얼리는 권서진 씨가 디자인하고 진원호 씨가 직접 제작하신 것으로 에나멜과 금사 공법을 사용했습니다."금사 공법은 골드 주얼리 공법 중에서도 정점이라 할 수 있었다.여러 단계를 거쳐 금을 머리카락보다 가는 실로 뽑아낸 뒤 엮어 형태를 만드는 것으로 완성된 세트는 금빛으로 빛나는 전통 문양을 이루는 구조였다.봄날은 금사 공법으로 마치 별무리가 촘촘히 박힌 듯한 느낌마저 살려낸 것이다!공정이 복잡한 만큼 솜씨가 뛰어난 장인이 필요했다.봄날이 초대한 대가가 진원호라는 말에 맨 앞줄에 앉아 있던 권지민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얼굴에는 부자연스러운 분노가 스쳤다.권지민은 권서진이 골드 업계에 발을 들인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만 생각했다.다른 브랜드에 팔았던 디자인을 봐도 그저 그런 수준이고 돋보이는 구석은 있어도 공법은 아직 미숙하다고 여겼다.그런데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골드 공예의 대가 진원호까지 찾아올 줄이야.어쩐지, 얼마 전부터 진원호한테 연락해도 감감무소식이더라니.최근에 시간이 없다고만 했었다.몇 번이나 캐물어서야 진원호는 집안 젊은이의 창업을 돕는 중이라고 겨우 털어놓았다.권지민도 조사를 안 해본 건 아니었다.진원호의 딸 진하린이 실제로 창업 준비 중이었고 주얼리 브랜드 관련 허가도 이미 신청해 둔 상태였기에 중요하지 않게 넘겼었다.무대 위 골드 세트를 보며 권지민은 이를 악물었다.디자인이 브랜드의 생명력에 얼마나 중요한지 권지민은 누구보다 잘 알았다.권율 그룹은 지금 디자이너만 백여 명을 두고 있었다.그런데도 매 시즌마다 제출하는 디자인 시안
권서진이 양준우의 슬리퍼를 신으니 배를 신고 있는 느낌이 들어 어딘가 우스웠다.권서진은 자기 발을 가리키며 양준우를 바라보았다."나 지금 배 두 척 신고 있는 것 같아요."양준우가 고개를 숙여 내려다보았다.베이직한 파란색 슬리퍼라 평소엔 몰랐는데 권서진이 신으니 발과 다리가 유난히 하얗게 도드라져 보였다.양준우가 다가와 권서진을 슬쩍 떼어냈다."뭐 하는 거예요? 신발 크다고 했다고 못 신게 하는 거예요?! 정말 소심하네요!"양준우가 권서진의 손목을 잡은 채 휴대폰을 들고 말했다."새 거 하나 사줄게요. 배달 시키면 바로 와요.""번거롭게 뭘 또 시켜요?""양다리는 안 돼요, 나라는 배 하나로 만족해요."권서진은 순간 멈칫하고 더는 투덜대지 않았다.그런데 바닥이 좀 차서 불편하다며 그대로 양준우의 발등을 밟고 올라섰다.양준우는 조각상처럼 미동도 하지 않았다.말없이 밟혀 있던 양준우는 손을 뻗어 권서진이 넘어지지 않도록 받쳐 주었다.휴대폰을 한참 만지작거리던 양준우가 나직이 물었다."일회용 용품도 필요해요?"권서진은 머릿속이 멍해졌다."무...... 무슨 일회용 용품이요?"양준우가 고개를 숙여 권서진을 쳐다보더니 휴대폰 화면을 눈앞에 들이밀었다.일회용 타올과 갈아입을 속옷이었다.권서진은 괜한 생각을 했다면 속으로 자책했다."필요해요. 알아서 사요."양준우는 계속 휴대폰을 조작했다.잠시 후, 양준우가 방금 괜한 생각을 한 권서진을 놀리듯 나직이 웃음을 터뜨렸다.권서진은 순간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이내 배달이 도착하자 권서진은 양준우를 밀치고 도망치듯 문을 열러 나갔다."나 씻으러 갈게요, 형부!"양준우는 권서진이 욕실로 들어가고 나서야 시선을 거두었다.그리고 어둠이 내려앉은 발코니에 서서 불빛으로 환한 야경을 바라보며 마음을 가라앉혔다.권서진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는 것도 아니고 양준우도 원하는 바였다.그렇다고 짐승처럼 강요할 생각은 없었다.기다릴 줄도 알아야 했다.-다음 날, 권율 그룹 주얼리 라
권서진의 말이 끝나자 허리에 얹혀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게 선명하게 느껴졌다.대답이 마음에 안 든다는 듯한 손짓이었다.양준우가 무표정한 얼굴로 시선을 떨구고 덧붙였다."친구예요. 부모님도 뵈었고 입도 맞춘 친구죠.""서진 씨 외할머니가 씻어주신 과일도 먹어보았고."권서진이 화들짝 놀라 창피하지도 않냐며 제발 그만하라고 입을 틀어막았다.진하린이 둘 사이에 흐르는 핑크빛 기류를 눈치채고 웃으며 물었다."우리 할머니도 뵌 적 있어요?""뵌 적 있죠. 서진 씨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할머님께서 알려주셨거든요."권서진의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는 진하린조차 해외에 있어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었다.그런데 최시연은 양준우에게 연락한 것이다.적어도 진씨 집안에서는 양준우의 존재와 권서진과의 관계를 묵인하거나 혹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진하린이 환하게 웃으며 술잔을 건넸다."그럼 제부였네요. 난 서진이 사촌 언니, 진하린이에요."양준우가 권서진의 잔을 들고 진하린과 잔을 부딪쳤다."안녕하세요.""……아직 제부 아니에요."권서진의 말에 양준우가 대꾸했다."아, 아직 아니라고요? 그럼 언제면 돼요?""그건 그쪽 하기 나름이죠."양준우가 씩 웃으며 권서진의 잔에 남은 술을 마셔버렸다.양준우가 있으니 남자 모델을 부르기도 곤란해진 진하린 일행은 가볍게 얘기를 나누다 마무리했다.권서진도 술을 마셨고 양준우도 적잖이 마셨기에 운전은 당연히 할 수 없었다.권서진은 오늘 택시를 타고 왔다.양준우는 범죄자 무리를 속이기 위해 하필이면 2인승 스포츠카를 끌고 와서 대리 기사를 부를 수도 없었다.권서진이 휴대폰을 꺼내 택시를 부르려 하자 양준우가 턱 막았다."오늘 오빠가 집에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맞아요.""이 시간에 술 냄새 풍기면서 들어가면 물어보지 않겠어요?"그 생각까지는 못 했었다. 하지만 신분증도 챙겨오지 않아서 호텔에 가기도 마땅치 않았다.양준우가 입을 열었다."우리 집 여기서 멀지 않아요. 택시 타면 5분이에요.""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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