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결혼한 지 3년이 되는 어느 날, 온채아는 남편 주율천의 가슴속에 영원히 자리 잡은 그녀가 누구인지 마침내 알게 된다. 놀랍게도 바로 그의 형수였다. 큰 형이 세상을 떠난 그날 밤에도 주율천은 조강지처인 온채아는 안중에도 없는 듯 형수를 대신해 뺨을 맞는다. 온채아는 잘 알고 있었다. 주율천이 그녀와 결혼한 이유가 단지 그녀가 사리 분별을 잘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사리 분별을 하도 잘해서 이혼하는 순간까지도 주율천을 조금도 귀찮게 하지 않는다. 주율천은 알지 못했다. 그녀가 이미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곧 다른 남자와 새로운 시작을 하려 한다는 사실도. 암 치료 신약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그날, 온 세상이 온채아에게 찬사를 보낸다. 그런데 그 환호성 속에서 무릎을 꿇고 붉어진 눈으로 그녀에게 용서를 비는 주율천. “채아야, 내가 잘못했어. 제발 다시 나한테로 돌아와 줘.” 늘 신사적이던 그가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온채아가 한 걸음 뒤로 물러서자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그가 온채아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단호하게 말한다. “미안하지만 채아 곧 나랑 결혼해.”
Lihat lebih banyak이 말을 들은 정세종은 눈에 핏발이 서도록 분노하며 달려와 정다슬에게 삿대질하며 고함을 질렀다.“이 년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네 동생이라고! 친동생! 넌 동생이 남한테 손목 잘리는 걸 보고도 돈을 안 내겠다는 거야? 양심이 있기는 한 거야?”“내가 양심이 있는지 없는지는, 아빠가 20 몇 년 전에 이미 욕했잖아요.”정다슬은 눈을 들어 정세종을 바라보았다.“정말 걔를 걱정한다면, 걔가 빚을 질 때 왜 말리지 않았어요?”정세종은 그녀의 말에 할 말을 잃어 버벅거리더니, 이내 목소리를 더 높였다.“걔는 네 동생이야!”“그래서 걔 빚을 당연히 내가 갚아야 한다는 건가요?”정다슬은 화를 내지도 않고 그저 덤덤한 어조로 반문할 뿐이었다.“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세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걔한테 책임이 뭔지 가르친 적이 있나요?”정세종은 그녀의 말에 아픈 곳을 찔렸는지, 얼굴이 벌게지며 당장 무슨 말도 하지 못했다.김미옥이 옆에서 눈물을 닦으며 애원했다.“다슬아, 제발 엄마를 좀 도와주렴. 엄마가 앞으로 다시는 널 귀찮게 하지 않을게. 네 동생이 정말 잘못을 뉘우쳤단다...”정다슬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가죽 재킷을 입은 남자는 가족 싸움을 보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버터플라이 나이프를 ‘탁’ 소리 나게 닫고는 정다슬을 향해 두 걸음 다가섰다.“정 변호사, 난 당신들 집안싸움에는 관심 없어. 오직 돈만 알지! 당신 동생이 내게 빚진 돈을 원금에 이자까지 합쳐서 오늘 안 내놓으면, 액수는 계속 불어날 거야.”그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정세종의 고함보다 훨씬 더 강한 압박감을 주었다.“내가 알아봤는데, 당신이 변호사라서 수입이 꽤 좋다고 하더군. 방법 좀 찾아봐. 그 정도 돈은 어떻게든 마련할 수 있잖아.”“내가 마련하든 못하든, 그건 내 일이야.”정다슬은 그의 시선을 똑바로 마주 보았다.“걔가 진 빚은 걔가 스스로 갚아야 되지.”“걔는 지금 갚을 능력이 없잖아.”가죽 재킷을 입은 남자가 금니를 드러내며 능글맞은 웃
하지훈은 북영시에서 이틀간 머무르며 구민호와 기획안의 세부 사항을 거의 다 확정 지었다.기술적인 부분의 몇 가지 문제만 남아, 기술팀에서 구체적인 기획안을 내놓은 뒤 추가로 논의할 예정이었다.그날 저녁, 구민호가 하지훈을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두 사람은 식사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구민호는 말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가끔 무난한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첫 만남 때에 비해 한결 여유가 느껴졌다.식사가 한창일 때, 하지훈의 전화가 갑자기 울렸다.그는 발신자 화면을 힐끗 쳐다보더니, 곧바로 전화받았다.전화 너머에서 무슨 말을 들었는지, 그의 얼굴이 순식간에 얼음처럼 차가워졌다.“남동생이? 또 무슨 사고를 쳤는데?”부하가 곤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또 맞았습니다. 이번에는 채권자가 직접 정 변호사님을 찾아갔습니다.”“다친 곳은 없고?”하지훈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내가 신경 쓰라고 하지 않았어? 어떻게 감히 정 변호사를 찾아가게 만들어?”“죄송합니다.”본인의 실수인 만큼, 부하는 그의 분노를 감내하며 입을 열었다.“정 변호사님께서 많이 놀라신 것 같습니다만, 별다른 일은 없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할까요?”하지훈은 맞은편에 앉은 구민호를 흘끗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걸어가 목소리를 낮춰 경고했다.“오늘 바로 돌아갈 거니까, 내가 도착하기 전까지 잘 지켜. 정 변호사에게 무슨 일 생기면, 네놈은 당장 꺼져.”“알겠습니다.”부하는 즉시 대답하며 다짐했다.“형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절대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하겠습니다.”전화를 끊은 하지훈은 다시 자리에 돌아와 앉았다.구민호는 그를 바라보며 굳이 캐묻지 않고, 한 마디 건넸다.“지훈 형, 경성에 돌아가야 하나요?”“응. 집에 일이 좀 생겨서.”하지훈은 재킷을 집어 들었다.“밥은 다음에 다시 같이하자.”“그럼, 프로젝트 후속 업무는...”“누나가 와서 진행하게 할게.”하지훈이 재킷을 걸치며 덧붙였다.“누나가 마침 다음 주에 북영시에 회의 오기로 했거든.”구민
하지훈이 북영시에 도착했을 때, 하늘에는 눈발이 얇게 흩날리고 있었다.“금용 그룹에서는 누가 이번 프로젝트를 맡고 있어?”하지훈은 뒷좌석에 앉아 어시스턴트가 건넨 프로젝트 자료를 훑어보았다.“구민호입니다. 금용 그룹의 부대표님이자, 금씨 가문의 유일한 후계자입니다.”“그동안은 금 회장님께서 직접 챙기셨는데, 이번에는 구민호에게 맡긴 걸 보면 후계자로서 경험을 쌓게 하려는 의도인 것 같습니다.”하지훈이 자료를 넘기던 손을 멈췄다.“구민호? 구씨 가문 작은아들?”“네.”하지훈이 눈썹을 치켜세웠다.“좋아. 그럼, 일단 만나 보지.”하씨 가문과 구씨 가문은 대대로 이어온 인연이었다. 어릴 적 구민호가 하 씨 본가에 몇 번 놀러 온 적이 있었는데, 하도연과 꽤 친하게 지냈다.하지만 하지훈은 구민호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저 말수가 적고, 언변에 능한 구정훈과는 완전히 다른 성격을 가졌다는 것만 기억하고 있었다.어시스턴트는 두 사람의 만남을 금용 그룹 본사 근처의 클라우드 클럽으로 잡았다.하지훈이 도착했을 때, 구민호는 이미 와 있었다.그는 짙은 회색 터틀넥 스웨터에 검은색 캐시미어 코트를 입고 있었고, 얼굴에는 별다른 표정이 없어 왠지 모르게 차가운 분위기를 풍겼다.“하씨 가문 넷째 도련님.”하지훈이 들어오는 것을 본 구민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내밀었다.하지훈은 그와 악수하고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구 대표님, 젊은 나이에 대단하십니다.”하지훈이 눈가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구민호는 웃으며 직접 차를 따라 건넸다.“프로젝트 건은 이틀 전에 저희 쪽에서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현재까지의 기획안입니다.”그는 서류 한 부를 건네며 핵심 사항들을 간결하게 설명했다. 그의 설명은 매우 명쾌했고, 흠잡을 데 없었다.하지훈은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이 사람은 성격뿐만 아니라, 일 처리가 깔끔하고 간결한 스타일도 구정훈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다.“기획안은 전반적으로 문제없지만, 몇 가지 디테일한 부분은 더 맞춰봐야 할 것 같습니다.”하지
다음 날, 서진은 아침 일찍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그녀는 하도연이 계단을 내려오는 것을 보자 다가가 입을 열었다.“아가씨, 구정훈 대표님이 어제 아가씨께서 최씨 가문 도련님과 차를 마셨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하도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그 사람이 그걸 어떻게 알았지?”서진은 고개를 저었다.“정확히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오늘 아침 최씨 가문 측에서 전하는 바에 따르면, 구정훈 대표님이 어젯밤 그들에게 전화해 언사가 꽤 무례했다고 하네요.”하도연의 눈빛이 서서히 차가워졌다.구정훈이 구씨 가문의 신분을 내세워 최씨 가문에 압력을 넣은 것이다.이혼을 원치 않으면서도 그녀를 어찌할 방법이 없으니, 고작 이런 식으로 뒤에서 소인배 짓을 저지르는 것이다.하도연은 창가로 걸어가 직접 구정훈의 전화번호를 눌렀다.전화 너머로 구정훈의 다소 의외라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연아?”“해성에 있어?”“응. 본가에 있어. 네가...”하도연이 그의 말을 끊었다.“점심에 시간 있어? 우리 잠깐 만나자.”구정훈은 그녀가 먼저 자신을 부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듯, 잠깐 침묵하다가 대답했다.“시간 있어.”“좋아. 12시에 본가 뒷골목에 있는 중화요리 집으로 와.”말을 마친 하도연은 전화를 끊었다.그녀는 구정훈이 목적을 이루기 전에는 절대 물러서지 않는 성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가 계속해서 뒤에서 이따위 수작을 부리게 내버려두느니, 차라리 얼굴을 마주하고 할 말을 미리 해두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하도연은 차 키를 집어 들고 곧장 집을 나섰다.그녀가 중화요리 집 앞에 차를 세웠을 때, 입구에는 이미 한 사람이 서 있었다.구정훈은 검은색 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지난번에 봤을 때보다 훨씬 더 초췌해 보였고, 턱에는 옅은 수염이 자라 있었다.그는 하도연을 보자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도연아, 왔어?”하도연은 대답 대신 그를 지나쳐 곧장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자리에 앉은 그녀는 인사조차 생략하고 바로 본론을
민은하의 협박을 들은 온채아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사실 그녀는 털이 복슬복슬한 동물들을 매우 좋아했고 그중에서도 강아지를 가장 좋아했다.하지만 성유준이 털 알레르기가 있어서 어릴 적 강아지를 키울 수 없었다.그러다가 열여섯 번째 생일이 되던 날, 성유준은 작은 보더콜리 한 마리를 선물했고 이름을 코코라고 지어줬다.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온채아는 코코와 함께 잔인하게 버려졌다.그때부터 코코는 늘 온채아의 곁을 지켜주며 그녀의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주었다.그러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오니 코코가 사
성심 병원, VIP 병실.강미진은 어젯밤 온채아가 무사히 집에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는 다시 푹 잠들었다.이제 막 깨어난 그녀 곁에는 하선호와 하도연이 한시도 떨어지지 않은 채 지켜보고 있었다.그녀는 하선호가 아닌 큰딸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너도 어젯밤 내내 집에 안 갔어?”“엄마가 아픈데 제가 어떻게 마음 편히 집으로 가요?”하도연의 눈가에 피로가 묻어났지만 이미 오랜 세월 익숙해져 있었다. 강미진을 화장실로 데려가 씻긴 뒤 그녀의 요구에 따라 어젯밤 일에 대해 사소한 것까지 꼼꼼히 보고했다.모두 무사
하씨 가문 사람들도 온채아의 건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기에 무리하게 고집부릴 수 없었다.게다가 성유준의 말은 흠잡을 데가 없었다.강미진은 그가 온채아를 이토록 신경 쓰는 모습을 보고 더 안심되었다.“역시 네가 세심하게 챙기는구나.”이미숙은 소리 없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하씨 가문 사람들은 문안만 오면 됐지, 그녀의 손자며느리와 증손주까지 데려가려 했다.시간이 어느 정도 된 것 같아 그녀는 웃으며 말을 꺼냈다.“이제 밥 먹을 시간인데 간단히 함께 식사하시죠.”“그래요.”온채아도 부드러운 목소리로 강미진에게 말했다.
하지훈은 자신의 감정이 그렇게나 명확하게 드러났을 줄은 몰랐는지 쑥스러운 듯 코끝을 만지작거렸다. “내가 그랬나?”“못났어.” 성유준은 하지훈을 한심하다는 듯 곁눈질하고는 더 지체하지 않았다. “채아 데리고 먼저 갈게. 박시훈 쪽은 성구가 이미 사람들을 데리고 따라붙었으니까 알고 싶은 게 있으면 직접 연락해 봐.””원래 성유준은 박시훈을 이곳에서 살려 보낼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박명하가 직접 손을 쓴 것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 만약 박시훈을 미끼 삼아 박명하의 행방을 찾아낼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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