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결혼 2년 만에야 알았다. 소중히 간직해 온 혼인신고서가 위조된 종잇조각이라는 것을... 결혼 2주년을 기념으로 혼인신고서를 재발급받으러 갔을 때, 강지현은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가 보물처럼 아끼던 그 종이가 가짜였다니. 남편 이도운에게 따져 물으려 했지만, 우연히 엿들은 대화는 그녀의 온 세상을 무너뜨렸다. 6년 동안 애틋하게 자신을 보살펴주던 그 남자가, 자신보다 여섯 살 많은 교수와 이미 5년 전에 결혼한 사이라는 것! 강지현은 자신이 두 사람의 ‘방패막이’ 역할이었으며 심지어 ‘아이를 낳을 수 없다’라는 죄명 아래 그들의 아이를 입양해 키우는 대리모였음을 깨달았다. 그녀는 역겨움을 꾹 참아내고 상속 문제를 알리러 연락해 온 변호사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미혼이고 자녀도 없으며 모든 재산을 제가 전부 상속받겠습니다.” 강지현은 미련 없이 이씨 가문을 떠났다. 이도운은 그녀가 의지할 곳 하나 없기에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자신에게 매달리리라 확신했다. 하지만 그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어느 날, 전국적으로 이목이 쏠린 거대한 정략결혼 발표 뉴스 속에서 강지현이 떡하니 나타난 것이다. 그녀는 이제 막대한 재력을 등에 업은 채 권력의 정점에 선 남자의 옆에 나란히 서서 전 세계 모든 이의 부러움과 축복을 받고 있었다.
Lihat lebih banyak김태하는 말없이 강지현을 바라보았다. 얼굴에 스치는 작은 변화 하나까지 놓치지 않겠다는 듯 시선이 깊고 집요했다.강지현은 곁눈질로 그를 살피다가 괜히 찔려 입을 다물었다. 다시 무언가 말하려던 순간, 김태하가 손을 들어 따뜻한 손바닥으로 그녀의 뺨을 가볍게 쓸었다.“지현아.”한참 만에 입을 연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다. 애써 감정을 누르는 기색이 역력했다.“너 거짓말할 때 속눈썹 엄청 빨리 떨리는 거 알아?”그 말을 듣자마자 강지현의 속눈썹이 또다시 파르르 떨렸다.“태하야...”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이제 더는 숨길 수 없는 걸까.걱정이 가득한 얼굴을 보고 있자니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 굳이 김태하에게 감출 생각은 아니었다. 다만 그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두려웠다. 자신과 아이를 지키겠다며 무모한 선택이라도 할까 봐 차마 입을 열지 못했다.“내가 질투할까 봐 의사한테 진찰받기 싫었던 거지?”강지현은 몇 초 동안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가 어색하게 웃었다.“그걸 또 알아챘네.”“네가 내 기분을 신경 쓰는 건 알아. 그래도 내가 그 정도로 예민하고 말 안 통하는 사람은 아니야.”김태하는 강지현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렇게 말하는 본인의 뺨에는 옅은 홍조가 번져 있었다.아까 의사가 강지현의 손목을 잡으려 했을 때, 누구보다 뚫어져라 쳐다본 사람도 김태하였다.정작 솔직하지 못한 쪽은 그였다.강지현이 의사의 손길을 싫어한 게 아니었다. 요즘 들어 김태하의 소유욕이 걷잡을 수 없이 강해진 탓이었다. 의사라 해도 다른 남자가 그녀에게 손을 대는 모습을 보면 온몸이 바짝 굳었다. 진찰을 위해 몸을 만지는 것조차 거슬리고 불쾌했다.강지현의 모든 것이 제 것처럼 느껴졌다. 자신만 보고, 만지고, 품을 수 있어야 할 것 같았다.강지현은 살짝 붉어진 그의 귀를 보자 그제야 긴장이 풀렸다. 웃음이 나오는 것도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작게 소리 내 웃었다.“뭐가 웃겨?”김태하가 미간을 좁혔다.“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네가
강지현은 김태하가 무리하게라도 버티려는 성격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늘 그의 안색을 살폈다.“안 힘들어. 너와 함께하는 일이라면 뭐든 힘들지 않아.”김태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두 사람의 작은 대화는 곧 은주희의 주의를 끌었다.“됐어, 너희 둘 다 가서 쉬어. 소식은 내가 기다리고 있을게.”은주희는 두 사람을 거실에서 침실 쪽으로 떠밀듯 보냈다.강지현이 입을 열려 했지만 김태하는 반박하지 않고 그대로 강지현의 손을 잡았다.“어머니, 감사합니다.”은주희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에게 손을 흔들었다.강지현도 결국 그녀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일이 해결되기 전까지 그녀는 쉴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전혀 없었다.방으로 돌아온 뒤 김태하가 갑자기 기침을 하자 강지현은 곧바로 깜짝 놀라며 그를 끌어안고 말했다.“어디 불편해? 내가 가서...”“이미 불렀어.”김태하는 서둘러 그녀를 붙잡았다.사실 약의 부작용이었다. 최근 며칠 동안 그의 상태는 꽤 괜찮았고 병도 다시 발작하지 않았지만 면역력이 많이 떨어져 늘 가벼운 감기에 걸린 것처럼 느껴졌다.김태하는 강지현을 걱정시키지 않으려면 자기가 좀 더 쉬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그리고 강지현의 안색은 오늘도 여전히 좋지 않아 보였기에 그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의사를 미리 불러둔 터였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곧바로 부하가 의사를 데리고 들어왔다.강지현이 의사에게 김태하를 진찰해 달라고 하자 김태하는 별다른 말 없이 따랐다. 그는 소파에 기댄 채, 청진부터 각종 검사까지 조용히 받아들였다.“몸에 특별한 이상은 없어요. 오히려 아주 좋은 현상입니다. 약으로 잘 조절할 수 있다면 신체 기능도 계속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요.”김태하의 상태에 의사도 안심했다. 그리고 곧 강지현을 바라보며 물었다.“사모님은 어디가 불편하신가요?”강지현은 잠시 멈칫했다.“저는 특별히 불편한 곳이...”“안색을 보니 기혈이 조금 부족해 보이네요.”의사는
편지 하단에는 송준호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은주희는 매우 의외라고 생각했지만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당시 그녀는 김무언과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두 사람의 집안 조건 차이로 인해 가족들의 반대와 압박을 받고 있었다.그런데 편지를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은씨 가문의 자금줄이 갑자기 끊기면서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 부닥쳤다.마침, 김무언이 나서서 은씨 가문을 도와주었고 두 사람의 결혼도 순조롭게 결정됐다.하지만 이 일은 은주희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은씨 가문은 평범한 집안이 아니었다. 수십 대에 걸쳐 쌓아온 사업 기반이 있었기에 하룻밤 사이에 문제가 터질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상황을 파악하고 나서야 그녀는 이 모든 것이 그룹 핵심 데이터 센터가 습격받아 데이터가 파괴되었기 때문임을 알게 되었다.공격자의 수법 역시 상당히 거칠었고 배후를 찾아내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은씨 가문은 한때 자신들이 어떤 거물의 심기를 건드려 누군가를 고용해 이런 일을 꾸민 것으로 의심하기도 했다.은주희는 무의식적으로 송준호를 떠올렸고 곧바로 그에게 메시지를 보내 물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송준호는 솔직하게 인정했다.송준호는 은주희에게 자신은 용병이며 현재는 국경 없는 국제 현상금 사냥꾼 조직에 가입했다고 설명했다.그 조직은 막강한 정보력과 뛰어난 인재들을 보유하고 있었고 주로 거물들을 위해 일을 처리하는 곳이었다.물론 그에게는 원칙이 있었다. 돈을 버는 목적은 사람을 구하고 세상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였고 하는 일은 회색 지대에 걸쳐 있을 수 있지만 절대 선을 넘지는 않는다고 했다.그리고 그룹 메인 서버는 미리 교체해 두었고 데이터 역시 모두 보존된 상태로 다시 돌려보냈다고 했다.은주희는 단순히 집안에서 보호받는 아가씨가 아니었기에 국제 사회의 이런 어두운 영역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다만 자신이 이런 사람을 만나 인연을 맺게 될 줄은 몰랐을 뿐이었다.송준호가 먼저 그녀를 도와준 일에 대해 은주희는 감사함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
“최 비서.”김태하는 즉시 최동윤을 불렀다. 하지만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최동윤은 이미 김태하의 뜻을 알아차렸다.“사모님 판단이 틀리지 않았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얼마 전 위독한 상태로 입원했고 이미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한민혁이라는 사람은 현재 사람을 보내 찾고 있습니다. 이틀 안에는 소식이 있을 겁니다.”“이틀... 너무 늦어요.”강지현이 생각에 잠긴 듯 입을 열었다.엄경미는 항상 그들보다 먼저 움직였기에 지금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핵심은 시간이었다.만약 상대가 먼저 엄경미의 사람들에게 발견된다면 유일한 증거 또한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김태하가 어두운 표정으로 최동윤을 힐끗 바라보자 최동윤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그 역시 시간의 다급함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범위가 절대 작지 않았고 한민혁이 여전히 예전 거주지에 있을 거라는 보장도 없었다.이틀이라는 시간도 예상 중에서는 꽤 빠른 편이었다. 만약 한민혁의 위치가 바뀌었다면 국내에서 사람을 찾는 일은 그야말로 바다에서 바늘 찾기나 다름없었다.“내가 직접 가봐야겠어.”강지현은 한민혁의 자료를 바라보며 무심코 말했다.“안 돼.”“안 돼!”김태하와 은주희가 거의 동시에 외쳤다.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봤다. 김태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은주희가 강지현의 손을 잡으며 말을 이었다.“이 일은 아무래도 조금 위험할 것 같아. 거리가 멀기도 하고 네가 직접 갔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약속한 시간 안에 해결하지 못하는 건 물론이고 어쩌면 엄경미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어.”강지현은 미간을 찌푸렸다. 사실 그녀도 그저 순간적으로 한 말이었다.중요한 일이 걸려 있었기에 그저 결과를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어 무심코 내뱉은 말이었다.게다가 만약 그녀가 간다면 김태하도 십중팔구 함께하려 할 터였다. 두 사람의 몸 상태까지 고려하면 더더욱 갈 수 없었다.걱정하는 강지현의 모습에 김태하는 이내 최동윤에게 눈짓했다.최동윤은 곧바로 이미 모든 인력을 투입했고 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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