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이제 막 여름이 시작되는 계절. 체육학과 복학생 해이는 늦은 밤 술자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옆집 남자와 우연히 마주친다. 보기만 해도 더운 긴팔옷에 검은 모자를 푹 뒤집어쓴 수상한 옆집 남자에게선 어쩐지 아기 우유 냄새가 났다. 새벽녘에만 간신히 마주치는 이웃에게 이유를 알 수 없는 끌림을 느낀 해이는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시작하고, 마침내 베일에 감춰져 있던 302호의 비밀을 마주하게 된다.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미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어 버렸다. “우리 서로 비밀 하나씩 공유할까요?” “...좋아요.”
View More“야! 주해이!”
사내의 걸걸한 목소리가 캠퍼스를 가로질렀다. 갈 길을 멈춰 세운 해이는 고개를 돌려 상대를 확인했다. 곧 그의 얼굴에 반가운 웃음이 내걸렸다. 시원하게 웃는 입매가 매우 매력적인 남잔, 단숨에 제 친구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뭐야. 어째 못 본 사이에 엄청나게 늙은 것 같다?”
“죽을 맛이야 지금. 그나저나 제대한 거야?”
“해병대 만기 전역했지, 인마.”
입대 전보다 조금 피부가 그을린 친구를 장난스럽게 바라보던 도원은 친근하게 어깨 위로 팔을 올리곤 평소 자주 찾는 술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야 어디 가? 나 학과실 가야 돼.”
“제대했으면 형님들한테 먼저 보고를 해야지 자식이!”
“됐어. 안 가.”
귀찮다는 듯 제 어깨 위에 올려진 팔을 치워낸 그는 이내 도원과 반대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그럼에도 도원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친구의 근육질 어깨 위에 매달리듯 제 팔을 감았다. 그 반동으로 휘청일 것 같았던 몸이 조금도 흔들리지 않으니, 그가 살짝 당황한 얼굴을 했다.
“야, 군대에서 대체 뭘 했길래 몸이 더 커졌냐. 징그럽게.”
“너도 미루지 말고, 빨리 갔다 와라.”
“...우울한 소리 하지 말고. 술이나 먹으러 가자니까.”
칭얼대며 우는소리를 하는 제 친구를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다가,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 녀석이니 조금쯤은 어울려줘야 할 것 같아 그가 뒤늦게 고개를 끄덕였다.
“볼일 끝내고 거기로 갈 테니까 먼저 가 있어.”
“너 아직도 성장 중이냐?”
“헛소리는.”
“아니, 키가 더 커진 것 같아서 하는 소리야.”
도원이 다부지게 뻗은 친구의 골격을 감상하며 울상을 했다. 부러워서 눈물이 날 것만 같은 체격이었다. 태생적으로 듬직함과는 거리가 멀었던 도원은 아니게 모르게 늘 해이를 동경해 왔다.
“그러니까 너도 군대를 갔다 와. 그럼, 키도 크고 체격도 커져.”
“너 이 새끼. 나 지금 군대 안 갔다 왔다고 놀리는 거지?”
말은 그리했지만, 이제 더는 미룰 수 없음을 알았다. 그렇지 않아도 도원은 곧, 군 입소를 앞두고 있었다.
“갔다 와도 키 안 크기만 해봐! 내가 주해이 너 저주할 거야!”
“먼저 가 있어라.”
어깨 위에 매달린 덩어리를 손쉽게 떨구어내고 해이는 가벼운 걸음으로 과 건물로 들어섰다. 덩치에 비해 산뜻한 얼굴을 한 사내는 제법 많은 이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2년 만에 돌아온 학교는 여전히 여유로우면서 때론 활기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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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보는 동기들과 기분 좋게 술을 마신 사내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3일 전에 이사 온 원룸 건물 앞에 섰다. 3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자, 그의 발길에 따라 천장 센서 등이 켜졌다. 3층, 그가 301호라고 적힌 현관 앞에 서서 허공을 향해 손을 몇 차례 움직였다.
복도 센서 등이 고장인지 천장을 향해 손을 휘저어도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고장인가.”
현관 도어락에 손을 뻗는 순간, 뒤편으로 누군가 지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인기척이 느껴지는 곳으로 무심결에 눈길을 돌리니 어둠에 잠긴 그림자가 보였다. 상대는 곧 제 집 비밀번호를 누르곤 안으로 모습을 감췄다.
웬일인지 그것에 시선이 빼앗겨있던 그가 이내 제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새벽 1시 20분.
해이는 아마 옆집 사람도 술자리가 있었던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옆집에 사는 사람이니 마주칠 일이 잦을 듯싶었다. 다음에 만날 땐 인사라도 하자고 생각하며 그도 곧 집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나 몇 날 며칠이 지나도록 옆집은 매우 잠잠했다. 정말로 사람이 사는 집이 맞나 싶을 정도로 조금의 소음도 들리지 않았고, 손님이 찾아오는 법도 없었다.
그러던 중 옆집 사람과 마주치게 된 건 다시 또 자정이 넘은 시간이 되어서였다. 대학 축제로 그때와 같이 술에 취해있던 해이는 센서 등을 아직 고치지 않은 어두운 복도를 걸어 집 현관 앞에 섰고, 때마침 집 밖을 나오려던 옆집 사람과 조우하게 되었다.
옆집 문 안쪽에서 새어 나오는 텔레비전 불빛 덕분에, 상대가 걸친 어두운색 겉옷과 모자를 푹 눌러쓴 외관이 얼핏 보였다. 생각보다 얄팍한 체격이 느껴지자, 해이의 눈가가 가늘어졌다.
‘...키가 작네.’
옆집 사람도 저 외에 누군가 서 있다는 걸 알아차린 듯 잠시 갈팡질팡한 모습을 보였다. 마치 사람이 있으니 다시 제 집으로 도망가려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곧 마음을 고쳐먹었는지 양손 가득 분리수거 감을 든 채로 복도를 향해 걸어 나왔다.
저래서 앞은 보이는 걸까 싶을 정도로 모자가 시야를 다 가리고 있어서 어쩐지 더 눈길이 갔다. 해이는 집 현관 앞에 우두커니 서서 옆집 사람이 제 앞을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 그러다 부피가 큰 쓰레기를 들고 좁은 복도를 지나가기 버거워 보이기에 그가 좀 더 벽 쪽으로 몸을 붙이고 섰다.
옆집은 해이 앞을 스쳐 지나가며 더욱 고개를 아래로 떨구었다. 해이는 모자 아래로 삐져나온 것이 없는 짤막한 머리카락에 그 사람의 뒷모습마저 유심히 눈에 담았다. 계단으로 내려가는 소리를 듣고서야 그가 현관문을 열었다.
“...아, 인사한다는 걸 또 깜빡했네.”
현관문이 다시 닫히고 나서야 저가 왜 깜깜한 복도에 우두커니 서 있었는지를 기억해 냈다.
...
“형! 고생했어요. 내일 봐요.”
“그래, 수고해라.”
“또 아이스크림 사 가요?”
주말 오후,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끝낸 해이 손에 매장 로고가 찍힌 봉투가 들려있자, 뒤 타임으로 온 아르바이트생이 못 말린다는 듯 물었다.
“그래.”
“형 아이스크림 먹으려고 여기서 일하는 거죠”
“뭐, 그런 것도 있지.”
운동하는 걸 좋아하는 그는 원체 땀이 많은 사내였고 땀을 흘리며 몸을 움직이는 것 또한 좋아했다. 수분이 다 빠져나가도록 운동을 했을 땐 아이스크림을 먹는 버릇이 있었는데, 그건 굳이 이렇게 운동을 하지 않는 날에도 이어지는 일과 같은 것이었다.
집 앞에 다다른 해이의 손엔 근처 편의점에서 산 캔맥주도 들려있었다. 그는 제 집 현관 앞에 서서 옆집을 응시했다.
“혼자 먹기도 심심한데, 같이 먹자고 해볼까.”
그건 갑자기 든 생각이었다.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이었지만, 그렇다고 치기엔 그의 걸음이 매우 적극적이었다.
망설임 없이 옆집의 초인종을 눌렀다. 반응이 없어 몇 차례 더 눌러보았으나 문 너머는 아무도 없는 듯 잠잠했다. 쓸데없는 오기가 올라와 문을 다소 세게 두드려도 상대는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집주인이 없는 모양이라고 돌아서려는데 손가락 하나만 간신히 들어갈 정도의 틈을 두고 문이 열렸다.
“아, 안녕하세요. 계셨네요?”
작게 열린 문틈 사이로 사내의 손이 훅 들어와 손쉽게 문을 열어젖혔다. 옆집 사람의 볼품없는 몸뚱이가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 바깥까지 딸려 나왔다. 졸지에 맨발로 복도를 밟게 된 상대는 더위가 시작되는 날씨에도 긴팔과 긴바지 차림이었다. 그런 데다 푹 눌러쓴 모자까지. 참 희한한 모양새였다.
“갑자기 문 연 건 죄송한데, 집에서도 모자를 쓰고 계세요?”
해이의 그 말에 상대는 제 모자를 더듬대더니 더욱 깊게 눌러썼다. 모자를 매만지는 손이 매우 작고 얇았다. 손을 올리면서 내려간 긴팔 사이로 보인 손목엔 주인과 어울리지 않는 큼지막한 남성용 시계가 채워져 있었다.
“...무슨… 일이시죠?”
옆집은 바닥을 바라보며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물었다. 땅에 처박힌 고개 덕분에 뭐라 말하는지 잘 알아듣지 못한 해이가 좀 더 상대에게 몸을 기울였다. 그러자 생각지도 못했던 냄새가 났다.
“네? 뭐라고요? 잘 못 들었어요.”
“...무슨 일로 오셨냐고요.”
바닥으로 향한 시선은 여전했지만, 옆집은 전보다 크고 명확하게 이야기했다. 어쩐지 여자가 부러 남자 목소리를 흉내 내는 양 어색한 음성이었다.
“아, 제가 이사 온 지는 꽤 됐는데, 인사를 못한 것 같아서요. 시간 괜찮으시면 같이 술 한잔해요.”
그는 모자 아래로 얼핏 보이는 상대의 얼굴을 보기 위해 고개를 기울였다.
“아뇨. 괜찮아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도 못한 옆집은 매몰차게 거절의 의사를 전한 후 다소 세게 현관문을 닫았다. 곧이어 도어락이 자동으로 잠기는 소리가 들렸다. 그 뒤 옆집 현관문 앞에 서서 무언가 고민하는 듯했던 그는 곧,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제 집 안으로 들어왔다.
테이블 위에 아이스크림과 캔맥주를 올려놓고 주방에서 숟가락 하나를 들고 온 해이는 곧장 맥주를 따서 벌컥벌컥 들이켰다. 목울대가 몇 번 꿀렁대는가 싶더니 금세 맥주 한 캔을 비웠다. 그러곤 안주로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양껏 퍼먹었다.
“별 희한한 녀석이네.”
여자가 남자 흉내를 내는 것인지. 덜자란 꼬맹이가 애써 어른을 흉내 내는 것인지 아리송했다. 아무튼, 아기 우유 냄새가 나는 수상한 작자였다.
“야, 주해이 너 집에 꿀 발라 놨냐?”“뭐가”도원은 요새 들어 술자리를 마다하고 수업이 끝나자마자 곧장 집으로 가는 제 친구를 이상하다는 듯 바라봤다.“너 솔직하게 말해. 여자 친구 생겼지? 집에 여자 친구 감춰 놨지?”“또 이상한 소리 한다.”“뭐야? 주해이 여자 친구 생겼어?”“진짜? 누군데? 저번에 이도원이 소개해 준다던 그 애?”도원의 목소리가 거의 확성기 수준이라 함께 체력 훈련을 받던 학생들이라면 못 들으려야 못 들을 수가 없었다. 가뜩이나 고된 훈련으로 지쳐 있었던 찰나에 도파민 도는 연애사 이야기가 나오자, 그들은 눈에 불을 켜고 해이와 도원이 있는 쪽으로 몰려들었다.“야, 어떻게 생겼는데? 좀 보여줘 봐.”“뭔 소리야. 여자 친구 없어. 이도원이 괜히 설레발친 거야.”“뭘 또 감추냐. 그러니까 더 궁금하잖아.”졸지에 여자 친구가 생긴 뒤로 친구와 술 한 잔도 함께 마시지 않는 의리 없고 꼴사나운 사내가 되었다. 결국엔 도원의 손에 이끌려 과 동기 모임에 참석하게 된 그는 시원한 맥주를 들이켜며 제 친구를 아니꼽게 응시했다.“뭘 또 그렇게 쳐다봐. 내가 오해하긴 했지만, 그동안 네가 우리랑 안 놀아준 건 사실이잖아.”“군 입소는 언제 한다고?”“이 자식이 가장 아픈 곳을!&rdq
졸지에 장 본 봉투를 빼앗긴 사람이 급히 옆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러자 옆집 학생이 본인의 짐과 함께 거뜬하게 들어주고 있는 제 짐이 보였다.“집으로 가시는 거죠?”최근 자신의 일상에 함부로 침투하는 남학생이 302호 입장에선 사실상 반갑지 않았다. 무어라 대꾸하고 싶지도 않아서 다시 제 짐을 가지고 오려 하는데, 학생의 동작이 한 수 빨랐다. 짐을 향해 뻗은 손이 무색할 정도로 그가 제 손에 들린 짐을 등 뒤로 감추었다.“어차피 같이 가잖아요.”“......”서글서글 웃는 낯을 하는 학생에게 더는 기운을 빼고 싶지 않아서 옆집은 그저 입을 꾹 다문 채 조용히 걸었다. 해이는 골목길로 들어서면서 동네 사람들이 하나둘씩 많아지자, 그 사람이 눈에 띄게 경계하는 것을 느꼈다.“지명수배라도 붙었어요?”대꾸 없이 걸음을 멈추는 옆집을 내려다보며 그가 ‘아님, 잠복 중?’이라고 덧붙였다. 어떤 이유가 됐든 저하고는 관계가 없을 테지만, 왜 이다지도 숨을 죽이며 사는지 궁금하긴 했다.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는 것처럼 그 사람이 잘게 떨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해이의 눈빛이 무언가를 가늠해 보듯 전보다 차갑게 가라앉았다.“만약 누군가를 피해 도망 온 신세라면 지금 그 모습은 오히려 더 눈에 띄니 그만두는 게 좋아요.”“......”“온 힘을 다해 ‘내
“야 진짜 괜찮은 애라니까. 한 번만 만나봐.”“글쎄 관심 없다니까.”점심 식사 후 몸풀기용으로 함께 농구 중이던 도원이 윗옷 끝단으로 땀을 닦는 해이에게, 끈질기게 제안했다. 줄곧 거절하는 친구가 이해되지 않았다.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예쁘장한 외모에 교육학과인 데다 성격 또한 매우 좋은 학생이었다. 대체 무엇이 부족해서 거절한다는 말인가.“자, 얼굴 봐봐. 예쁘지?”액정에 띄운 여러 개의 사진을 친히 넘겨주며 열성을 다하는 도원의 적극적인 태도가 점점 부담스러워지던 해이는 농구공을 튕기며 제 눈앞까지 드밀어진 핸드폰을 밀어냈다.“그만해라. 관심 없다고 하잖아. 야, 너 농구 안 할 거면 그만 가.”“아니, 얘가 진짜 이럴 애가 아닌데, 계속 나한테 부탁한단 말이야. 내 얼굴을 봐서라도 한 번만 만나주라 응?”이번엔 대꾸조차 하지 않고 끈덕지게 달라붙는 친구를 내버려둔 채 그가 홀로 농구대를 향해 나아갔다. 큼지막한 걸음으로 다가선 골대 쪽으로 줄곧 들고 있던 공을 던졌다. 넓게 호선을 그리며 날아가던 공은 깔끔하게 그물망을 통과했다.바닥을 튕기며 떨어진 공을 다시 드리블하며 갖고 온 그가 다시 한번 공을 집어넣었다. 몇 차례 이어지는 그 모습을 망연자실하게 지켜보던 도원은 제 친구가 뜻을 굽힐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곤 터덜터덜 그에게로 다가갔다.“나쁜 새끼. 그게 뭐 어려운 부탁이라고. 같이 해, 자식아!”도
“야! 주해이!”사내의 걸걸한 목소리가 캠퍼스를 가로질렀다. 갈 길을 멈춰 세운 해이는 고개를 돌려 상대를 확인했다. 곧 그의 얼굴에 반가운 웃음이 내걸렸다. 시원하게 웃는 입매가 매우 매력적인 남잔, 단숨에 제 친구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뭐야. 어째 못 본 사이에 엄청나게 늙은 것 같다?”“죽을 맛이야 지금. 그나저나 제대한 거야?”“해병대 만기 전역했지, 인마.”입대 전보다 조금 피부가 그을린 친구를 장난스럽게 바라보던 도원은 친근하게 어깨 위로 팔을 올리곤 평소 자주 찾는 술집으로 발길을 돌렸다.“야 어디 가? 나 학과실 가야 돼.”“제대했으면 형님들한테 먼저 보고를 해야지 자식이!”“됐어. 안 가.”귀찮다는 듯 제 어깨 위에 올려진 팔을 치워낸 그는 이내 도원과 반대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그럼에도 도원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친구의 근육질 어깨 위에 매달리듯 제 팔을 감았다. 그 반동으로 휘청일 것 같았던 몸이 조금도 흔들리지 않으니, 그가 살짝 당황한 얼굴을 했다.“야, 군대에서 대체 뭘 했길래 몸이 더 커졌냐. 징그럽게.”“너도 미루지 말고, 빨리 갔다 와라.”“...우울한 소리 하지 말고. 술이나 먹으러 가자니까.”칭얼대며 우는소리를 하는 제 친구를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다가,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 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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