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지훈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대꾸했다.“하 대표님의 호의는 감사히 받겠습니다만, 아쉽게도 차를 가져왔습니다.”진혁이 뼈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그거 참 아쉽군요.”이담은 지훈과 짧은 인사를 나눈 뒤, 진혁의 차에 올랐다.차 안은 이동하는 내내 무거운 침묵에 잠겨 있었다.숨 막히는 분위기를 견디다 못한 안나가 조심스레 잔잔한 클래식 음악을 틀었다.창밖을 내다보던 진혁이 먼저 침묵을 깼다.“세미나는 즐거웠어?”이담이 웃으며 받아쳤다.“아주 즐거웠지. 네 전 여자친구랑 이야기도 나눴거든.”평온하던 진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어둡게 가라앉은 눈동자에 억누르고 있던 복잡한 감정이 일렁였다.“그 여자 얘기 꺼내야만 직성이 풀려?”“안 꺼내면, 나랑 이혼해 줄 거야?”진혁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그때 안나가 블루투스 이어폰을 터치해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로 말을 듣고 있던 안나가 룸미러로 힐끗 뒷좌석을 살폈다.“대표님, 송유담... 아니, 유담 아가씨가 사모님을 뵙고 싶다고 합니다.”이담이 미간을 찌푸렸다.“나를 만나겠다고요?”안나 역시 난감한 기색이었다.“그렇게 전해달라네요. 내일 오전에 뵙자고 합니다.”진혁이 무심하게 잘라 말했다.“안 만난다고...”“만날게요.”이담이 진혁의 말을 가로챘다.“왜 안 만나? 대체 무슨 일로 날 찾는지 궁금한데.”안나는 룸미러로 진혁의 눈치를 살폈다.진혁은 피곤한 듯 콧잔등을 주무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다음 날, 이담은 약속 장소로 나가서 유담을 만났다.유담은 그제야 전에 한 번 마주친 적이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확실히 눈길을 사로잡는 미모였으니 진혁이 반할 만도 하다고 생각했다.이담이 의자를 빼고 앉으며 담담히 물었다.“저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인데, 무슨 일로 보자고 하셨죠?”유담은 그제야 자신이 권씨 가문의 아가씨라는 사실을 자각했다. 이제 그 누구도 두려울 것이 없었다.허리를 꼿꼿이 세운 유담이 이담의 앞으로 은행 카드를 쓱 밀어냈다.“여기 6억이 들
그런 진역이 이런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으니, 주변이 술렁이는 건 당연했다.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다가오는 지훈을 보자, 초연은 그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자신에게 다가올 거라 확신했다.하지만 먼저 인사를 건네려던 순간, 지훈은 그녀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차갑게 스쳐 지나갔다.주변의 수군거림에 초연은 쥐고 있던 샴페인 잔을 더욱 꽉 움켜쥐었다.수많은 시선이 쏠린 가운데, 이담의 곁에 멈춰 선 지훈은 그녀의 샴페인 잔을 빼앗더니 대신 주스 잔을 주면서 말했다.“술은 무슨, 주스나 마시죠.”엉겁결에 주스를 받아 든 이담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고 선생님, 이런 것까지 간섭하시는 겁니까?”“어차피 억지로 어울릴 필요도 없지 않습니까?”말을 마친 지훈이 빼앗은 샴페인을 단숨에 들이마시자, 두 눈이 휘둥그레진 이담이 다급히 손을 뻗었다.“잠깐, 그거 제 잔인데!”하지만 이미 늦었다.빈 잔을 내린 지훈이 경악한 이담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물었다.“왜 그러십니까?”“아닙니다.”‘결벽증이 있는 사람에게 내가 입을 댄 잔이라는 걸 어떻게 말해.’‘알면 기겁할 텐데.’“고지훈 씨랑 저 여자, 대체 무슨 사이래?”“모르셨어요? 저분 고 교수님 제자잖아요. 고지훈 씨랑 함께 프로젝트에서 총괄을 맡은 사람이에요.”“그래 봤자 문초연 씨에 비하면 기여한 것도 딱히 없지 않아요?”“뭐, 인맥도 능력이니까 저러고 있겠죠.”이담을 깎아내리는 뒷담화에 초연의 입꼬리가 올라갔다.‘남자 덕에 이 바닥에 발을 들여놓은 주제에, 감히 나랑 비교하려고 들어?’...세미나가 한창일 무렵, 이담과 지훈은 강성시 고위 관료 두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그중 한 명인 강민준 부시장을 포함해서 두 사람 모두 눈에 띄지 않는 수수한 차림이라, 현장에 있는 기자들조차 그들의 정체를 눈치채지 못했다.두 사람이 이번 세미나에 참석한 건 오로지 고승범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서였다.잠시 이야기를 나누던 강민준이 이담을 향해 물었다.“심 선생님, 잠깐 따로 이야기를 좀
이담의 앞을 막아선 초연이 도발적인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내가 다시 돌아올 줄은 예상 못 했지?”“축하해.”무심하게 대꾸하고 지나쳤지만, 몇 걸음도 가지 않았는데 이담의 등 뒤로 다시 초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내가 어떻게 돌아왔는지 안 궁금해?”걸음을 멈춘 이담이 천천히 몸을 돌려 초연을 응시했다.“별로 안 궁금한데?”“진혁 씨가 날 완전히 매장하지 않은 건, 그래도 나한테 마음이 있기 때문이야.” “하씨 가문 사모님이면 뭐 어쩌라고? 진혁 씨가 심씨 가문 일로 내게 벌을 준 건 네 입을 막기 위한 수단일 뿐이야. 진짜 날 내칠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고.”초연은 이담의 표정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집요하게 바라봤다. 이담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봐야 자신의 고통도 씻겨 내려갈 것 같았던 것이다. 하지만 기대했던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이담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가볍게 미소 지었다.“그건 내 알 바 아니야. 적어도 난 당신이 벌인 짓들을 용서할 생각 없거든.”초연의 입가에 맴돌던 미소가 딱딱하게 굳어졌다.“참, 심씨 가문 일 말인데...”초연에게 다가간 이담이 불쑥 그녀의 오른손을 낚아채며 붉은 점을 들춰냈다.힘이 들어가지 않는 초연의 오른손은 그 손길을 뿌리칠 힘조차 없었다.“지금 뭐 하는 짓이야!”“손목에 있는 이 붉은 점, 어릴 때부터 있었던 거지?”멈칫하면서 초연의 시선도 자신의 손목으로 향했다. 어릴 적부터 있던 점이 맞았다.눈에 띄는 위치라 함부로 점을 뺄 엄두도 내지 못했다. 남들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아서 그동안 자연스럽게 잊고 지냈던 것이었다.이담이 쥐고 있던 손의 힘을 풀자, 다급히 손을 빼낸 초연이 따져 물었다.“그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상관없지. 그런데 내가 이걸 어떻게 알게 된 건지 궁금하진 않아?”“대체 무슨 수작을 부리겠다는 거야?”이담이 희미하게 웃었다.“넌 친부모를 만났는데도 못 알아봤어.”초연이 미간을 찌푸렸다.“그게 무슨 소리야?”“말 그대로야.”미소를 거둔 이담이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문초연 씨가 이 프로젝트에 복귀하는 건 하씨 가문의 뜻이기도 하니까요. 무엇보다 사모님께서 초연 씨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셨으니까요.]부드러운 어조로 말을 이은 안데르 교수가 덧붙였다.[그러니 쓸데없는 걱정은 접어두고 본인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해서 다 함께 좋은 결과를 만들어 봅시다.]안데르 교수의 말에 초연이 물었다.“그럼 하 대표님 뜻은...”[하 대표님은 별다른 얘기가 없었어요. 혹시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라도 있습니까?]“아닙니다...”[그럼 내일 아침에 내 사무실로 와요.]“네, 알겠습니다.”전화를 끊고 한참 동안이나 멍하니 서 있던 초연은, 힘이 들어가지 않는 오른손을 어루만지며 이내 눈시울을 붉혔다.‘이 업계에서 완전히 매장당한 게 아니었다니.’‘그럴 줄 알았어. 진혁 씨와 함께했던 그 긴 시간과 감정들이 전부 거짓일 리 없어.’ ‘진혁 씨가 날 완전히 내쳤을 리가 없어, 그저 나한테 벌을 주고 싶었을 뿐이야.’하지만 그 벌을 준 게 이담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떠오르자, 초연의 입가에 맴돌던 미소가 굳어지며 짙은 증오로 바뀌었다.‘심이담만 아니었다면, 나랑 진혁 씨가 이렇게 엇갈릴 일은 없었을 텐데.’...초연이 미토콘드리아 표적화 프로젝트에 복귀했다는 소식을 전한 지훈은, 아무런 동요도 없는 이담의 반응에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일이 심 선생님과 관련 있는 겁니까?”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본 이담이 담담히 되물었다.“만약 그렇다면요?”“뭘 계획하고 계신 겁니까?”이담이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잔뜩 치켜세워 준 다음에 밑바닥으로 추락하게 할 생각입니다.”진혁은 그 여자를 용서할지 몰라도 자신은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초연이 심씨 가문의 친딸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뒤로, 한동안은 그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게다가 소연이 건네준 영상 증거만으로도 초연을 감옥에 처넣기엔 충분했다.하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고작 감옥살이 정도로 끝내는 건 너무 가벼운 처벌이었다.
은호와 함께 경성시로 돌아온 유담은 차에서 내리자, 아내를 데리고 직접 딸을 맞이하러 나온 권씨 가문 부부에게 수줍은 표정으로 다가갔다. 기대에 찬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던 권은석이 말했다.“어서 인사해야지.”유담이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애교 섞인 목소리로 불렀다.“아버지, 어머니.”권은석의 눈가가 붉어졌다.“얘야, 드디어 널 찾았구나.”곧바로 아내를 부축해 유담 앞으로 데려온 그가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미영아, 이것 봐. 우리 딸이야...”유담은 김미영을 바라봤다.‘이렇게 예쁜데 바보라고?’순간 표정이 돌변한 김미영이 품에 안고 있던 인형을 그대로 던지며 소리쳤다.“아니야!”갑작스러운 상황에 권은석은 물론 은호까지 그대로 굳어 버렸다.인형에 맞은 유담도 얼떨떨한 얼굴로 멍하니 서 있었다.“미영아!”또 증세가 도진 줄 알고 그녀의 어깨를 붙잡은 권은석이 다정하게 달랬다.“이 아이가 우리 딸이야. 우리 딸이라고.”“아니야!”김미영의 눈가가 새빨갛게 물들었다.“얘는 우리 아가가 아니야! 아니라고! 난 우리 아가를 찾을 거야!”“미영아...”“아버지, 제가 할게요.”뭔가를 눈치챈 듯, 은호는 바닥에 떨어진 인형을 주워 김미영에게 건네주었다.“어머니, 며칠만 기다리세요. 제가 아가를 데리고 올게요.”“그래. 우리 아가 보러 갈래.”김미영은 그제야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다. 은호가 그녀를 달랜 뒤 강준에게 말했다.“어머니 모시고 들어가서 쉬시게 해.”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의 권은석이 물었다.“은호야, 그게 무슨 말이냐? 유전자 검사 결과도 나왔는데, 쟤가 네 동생이잖아?”방금 벌어진 일에 적잖이 놀라 새하얗게 질려 있던 유담은 속으로 원망을 쏟아냈다.‘내가 권씨 가문 딸이 아니었어? 분명 DNA 검사까지 했잖아.’‘다 저 미친 여자 때문이야!’‘친엄마라는 사람이 왜 하필 저런 사람이야?’은호는 대답 대신 유담을 향해 입을 열었다.“비행기 타고 오느라 피곤했지? 일단 가서 좀 쉬어.”고개를 끄덕인 유담은 기
병실 안에서는 간호사 두 명이 송인성을 진정시키느라 진땀을 빼고 있었다.혈압이 다시 오르게 되면 큰일이기 때문이다.잠시 후 밖으로 나온 간호사에게 이담이 물었다.“무슨 일이 있어요?”황당하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쉰 간호사가 대답했다.“따님이 갑자기 찾아와서는 자기가 친딸이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환자분 혈압이 크게 오를 뻔했어요.”“병문안도 안 오는 것도 모자라서, 자기는 원래 부잣집 딸이었어야 한다면서요.” “평생 부족한 게 없이 살 수 있었는데, 아버지가 자기 출생의 비밀을 숨겨서 고생만 했다고 원망하더라고요.”명월이 놀라 물었다.“정말이에요?”어깨를 으쓱한 간호사가 덧붙였다.“저도 모르죠. 그래도 친딸이 아니더라도 키워주셨잖아요.”“친딸이라면 저런 딸은 차라리 안 낳는 게 나았을 것 같네요.”간호사가 자리를 뜬 뒤에도 명월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그 얘기를 이어갔다. 그래서 이담의 표정이 어두워진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양부모 이야기가 나오자 자연스레 자신의 상황이 떠오른 이담은 속으로 생각했다.‘누군가는 가족이 애타게 찾고 있는데, 내 친가족들도 한 번쯤은 나를 찾아본 적이 있었을까?’...점심 무렵.간호사 스테이션으로 다가온 진혁이 물었다.“심 과장님 사무실이 어디죠?”고개를 들었다가 잠시 멍하니 바라보던 간호사가 이내 한쪽을 가리켰다.“저쪽입니다.”“감사합니다.”진혁이 떠나자 금세 모여든 간호사들이 수군거렸다.“세상에, 고 선생님만큼 잘생긴 사람이 또 있었네!”“게다가 심 과장님 찾아온 거래!”“나도 심 과장님 같은 플러팅 능력 좀 있었으면 좋겠다. 그럼 이렇게 오래 솔로는 아니었을 텐데.”그때 뒤에서 명월이 말했다.“심 과장님 남편이에요.”간호사들은 동시에 굳어 버렸다.“...”‘심 과장님이 결혼했다고?’‘그럼 고 선생님은...’자료를 넘기며 병실에서 나오던 이담은 사무실로 향하던 발걸음이 문 앞에서 멈췄다.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보온 도시락을 들고 선 진혁의 모습은 어딘가 어색했다.다
이담의 몸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남자를 바라봤다.“내가 무안을 줬다고?”‘그러니까 지금 문초연 때문에 나를 찾아온 거야?’“문초연은 네 상사야. 아무리 그래도 사람들 앞에서 무안을 주면 안 되지.”진혁은 업무를 처리하는 듯 공적인 말투로 말했다. 그 목소리에서 부부의 정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이담은 쓰라린 마음을 애써 참으며 피식 웃었다.“집도의가 나라는 거 잊지 마. 나한테 그럴 권리도 없어?”“그러는 너야말로 잊었나 본데.”진혁은 조롱 섞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난 집도의를 교체
진혁은 이담이 이혼을 언급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지,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이혼은 안 돼.”이담은 잠시 멍해졌다.‘이혼하기 싫어하는 게 설마...’미처 희망을 품기도 전에 남자의 말이 이어졌다.“할머니도 동의 안 하실 거야.”곧이어 쾅 하는 문소리가 이담을 현실로 끌어당겼다.이담은 그 자리에 한참 동안 서 있었다. 그 순간 솜뭉치가 가슴을 꽉 막고 있는 듯이 답답했고, 자기 생각이 얼마나 우스웠는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하진혁이 나 때문에 이혼을 거절할 리 없지...’진혁은 단지 마동순이 동의하지 않을까
너무 놀라서 잠시 멍하니 있던 마동순이 이담과 눈을 마주쳤다.“애초에 나와 거래할 때 이런 말은 없었잖니. 왜? 후회하는 거니?”맞다. 이담은 후회하는 중이다.이담은 시큰거리는 눈을 내리깔면서 애써 눈물을 참았다.“제가 실망을 안겨드렸어요.”마동순은 깊은 눈동자로 이담을 바라보더니 한숨을 푹 내쉬었다. “됐어. 이혼하고 싶으면 이혼해. 난 기회를 줬어. 네가 진혁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것이니, 이제 하씨 가문은 너한테 빚진 거 없다.”순간 처연한 미소를 지은 이담이 갈라질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감사합니다.”...그
“심 선생, 잘 생각하고 결정한 거야? 정말 강성병원으로 가려고?”병원장 주원식은 심이담의 전근 신청서를 보고는 의아한 듯 물었다.그 순간 이담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면서, 씁쓸한 미소가 입가에 번졌다.“이미 결정했어요.”이미 마음을 굳게 먹은 듯한 이담을 보자, 주원식은 한숨을 푹 내쉬며 결국 전근 신청서에 사인했다.병원장 사무실에서 나오기 무섭게, 이담은 하진혁과 의사 가운을 입은 문초연 모자를 발견하고 걸음을 우뚝 멈췄다.세 사람은 마치 화기애애한 가족 같았다.초연은 어린 남자애의 손을 잡고 진혁과 나란히 걷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