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엄격한 성리학의 법도 아래 욕망을 거절당한 채 살아가던 조선의 네 여인. 절해고도의 고립된 쌍둥이 섬에서 그녀들은 거대한 짐승의 육신을 지닌 천한 머슴과 마주한다. 신분이라는 가식의 껍데기가 벗겨진 밤, 사내의 압도적인 파장 아래 자궁 속 깊이 잠들어 있던 격렬한 본능과 '색귀(色鬼)'가 마침내 깨어난다. 체면과 도덕을 집어삼킨 거친 파도 속에서, 네 여인은 거부할 수 없는 쾌락의 심연으로 거침없이 빠져드는데. 조선을 뒤흔들 치명적이고 잔혹하게 아름다운 수묵화풍 다크 로맨스 야담.
View More조선의 남단.
그 끝을 알 수 없이 펼쳐진 옥빛 바다가 무겁게 일렁이는 남해의 끄트머리.
바람이 불면 살갗을 베어낼 듯 거친 물살을 사이에 둔 채, 마치 거대한 거울을 마주 보듯 우뚝 서 있는 두 개의 땅덩어리가 있었으니,
세간 사람들은 그 기구한 형상을 가리켜 ‘쌍둥이 섬’이라 칭했다.
그 섬들에는 각기 다른 허울을 뒤집어쓴 인간 군상들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본섬에는 양반이라는 알량하고 허울 좋은 가죽을 뒤집어쓴 박진사 일가가 득세했고.
뱃길로 꼬박 반나절을 헤쳐 가야 닿는 친정 섬에는 기세등등한 최씨 부인의 일가가 군림하고 있었다.
이 쌍둥이 섬을 품은 바다는 평소 여인의 비단결처럼 잔잔하고 어여뻤으나.
한 번 하늘이 노하여 풍랑이 이는 날이면 세상을 집어삼킬 듯 잔인한 이빨을 여지없이 드러내는 변덕스러운 물길이었다.
서로를 노려보듯 마주 선 두 섬의 한가운데.
오직 성난 파도와 길 잃은 바닷새만이 잠시 머물다 가는 척박한 무인도 하나가 기괴한 고요 속에 웅크리고 있었다.
계절은 어느덧 동짓달의 냉기를 밀어내고 대지 위로 끈적한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늦은 봄날이었다.
하늘은 아침나절부터 무언가 불길한 징조를 품은 듯, 납덩이처럼 무겁게 내려앉았고.
당장이라도 뱃속에 품은 축축한 욕망을 쏟아낼 듯, 잔뜩 찌푸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마치 먹물을 엎질러 놓은 듯, 짙고 어두운 회색빛 바다 위로.
외로운 거룻배 한 척이 위태롭게 물살을 가르며 친정 섬을 향해 느릿한 항해를 이어가고 있었다.
본디 뼈대 있는 반가의 안방마님이 친행(親行)을 나설 적에는.
집안의 기둥인 지아비가 마땅히 동행하거나 신분이 확실하고 번듯한 사공을 대동하여 모시는 것이 조선의 지엄한 예법이거늘.
뼛속 깊은 곳까지 허례허식과 양반의 위선에 찌들어 있으면서도.
사타구니 사이의 옹색한 물건만큼이나 심약하고 비겁했던 박진사는, 그 알량한 몸에 궂은 날씨의 바닷바람이 닿는 것조차 두려워했다.
그리하여 제 지어미인 정실부인을 한낱 천한 머슴 손에 내맡겨 버리는 끔찍한 어리석음을 범하고 말았던 것이다.
“삼석이 네 이놈, 네 놈이 힘이 장사이니 마님을 무사히 뫼시고 다녀오거라.”
“나는 오늘 향교에 다녀올 터이니.”
뒷짐을 지고 내뱉은 그 가볍고도 비겁한 사내의 한마디가.
훗날 쌍둥이 섬 전체를 타락의 수렁으로 몰아넣을 지독한 쾌락의 서막을 열어젖히게 될 줄은, 그 순간 천지신명조차 알지 못했을 터였다.
출렁이는 거룻배 한가운데.
화려한 비단 요를 깔고 다소곳하게 정좌하고 있는 여인.
그녀가 바로 껍데기뿐인 양반 박진사의 아내, 인영이었다.
그녀의 나이 올해 스물여덟.
풋풋하고 설익은 계집의 티를 완전히 벗어던지고.
여인으로서 뿜어낼 수 있는 농염한 진액이 툭 치면 뚝뚝 떨어질 듯 무르익은 나이였다.
반듯하게 쪽 찐 머리에 꽂힌 옥비녀처럼 겉모습은 범접할 수 없는 기품이 넘치고 단정했으나.
백옥같이 하얗고 투명한 살결과 그에 대비되는 붉은 입술은.
마주치는 이의 애간장을 속절없이 녹여버리는 처연하고도 짙은 색기(色氣)를 은밀하게 품고 있었다.
예법에 맞추어, 아무리 두꺼운 명주 저고리로 겹겹이 여며도 도무지 숨길 수 없이 솟구치는 유방의 아찔한 굴곡.
그리고 그저 얌전히 앉아 있음에도 치마폭을 꽉 채우며 내리누르는 둔부의 육감적인 무게감은.
그녀가 하늘이 내린 희대의 요부(妖婦)로 타고났음을 암시하는 무언의 표식이었다.
그러나 인영이 지닌 진정 치명적이고 위험한 비밀은, 겉으로 드러나 그 탐스러운 육체의 곡선에 머물지 않았다.
고매하고 정숙한 요조숙녀의 가죽을 뒤집어쓴 그 아래.
그녀의 가장 깊고 은밀한 뱃속 심연에는.
제 자신조차 주체하지 못할 만큼 뜨거운 음기(陰氣)가 마치 휴화산의 용암처럼 지독하게 들끓고 있었다.
허약하고 소심하기 짝이 없는 지아비와의 잠자리는, 그녀에게 늘 가뭄에 쩍쩍 갈라져 타들어 가는 논바닥과도 같은 고통이었다.
사내의 양물이 주는 진정한 삽입의 쾌락은커녕.
그저 얕은 시늉만 내다 허무하게 고개를 푹 숙여버리는 빈약한 품 안에서, 인영의 굶주린 옥문은 단 한 번도 시원하게 해갈된 적이 없었다.
밤마다 허벅지를 비비고 입술을 깨물며 억눌러야 했던 처절한 암컷의 본능은.
해가 뜨고 나면 기묘하고도 배덕적인 일탈의 형태로 뒤틀려 표출되곤 했다.
인영은 양반가 안방마님으로서 지켜야 할 체면 따위는 어두운 장롱 속에 내던진 지 오래였다.
친행을 떠나는 오늘도, 그녀의 얇은 명주 치마 아래로는.
여인네가 마땅히 갖춰 입어야 할 다리속곳도 존재하지 않았다.
치부를 가장 먼저 가려야 할, 그 한 뼘의 무명천조차 없는 맨살이었다.
당연히 그 위에 겹쳐 입어야 할 속바지 역시 존재하지 않았다.
치마폭 아래는 오직 날것 그대로의 맨살뿐이었다.
거친 물살에 배가 미세하게 출렁일 때마다.
보드라운 명주 치맛자락이 하얀 허벅지 안쪽 연한 살결과 굳게 닫힌 옥문의 입구를 뱀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세상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아찔하고도 은밀한 하반신의 노출.
습한 바닷바람이 치마 밑으로 스며들어 은밀한 그곳의 숱 많은 음모를 간지럽히고 지나갈 때마다.
인영은 척추를 타고 찌릿하게 오르는 배덕감에 흠뻑 젖어 홀로 아랫배를 움찔거리며 쾌락을 삭여야만 했다.
“흐읍, 으차!”
인영의 그 몽롱하고도 음탕한 상념을 벼락처럼 찢어발긴 것은.
뱃머리에서 묵묵히 등을 보인 채.
노를 젓고 있는 거대한 사내.
머슴 삼석의 탁한 기합 소리였다.
지아비의 죽음 이후, 단 한 번도 세상 빛을 보지 못한 시커먼 음모의 숲 사이.질척하게 젖은, 붉은 옥문이 쩍 벌어져 벌렁거리고 있었다.."흐윽…… 으응…… 좆…… 짐승의 좆……."나도 모르게 음탕한 중얼거림이 새어 나왔다."나도, 나도 저 거대한 좆을 내 보지에……."나는 극도의 흥분에 초점이 풀린 눈으로 방 안의 그 짐승 같은 교미를 응시하며.파들파들 떨리는 손가락을 내 은밀한 계곡으로 가져갔다.사내가 아닌 내 손으로 직접 만지는 그곳은.참을 수 없는 음욕으로 전복처럼 벌렁벌렁 꿈틀거리고 있었다.나는 삼석의 무자비한 쇳덩이가 인영의 몸속 깊숙이 박혀 들어가는.그 둔탁한 박자에 맞추어.내 손가락을 십 년간 닫혀있던 좁디좁은 질구 안으로 쑤셔 넣기 시작했다.찌걱…… 찌걱…… 질척…….퍼억! 퍽! 퍽! 쾅!방 안에서 삼석이 짐승의 숨을 토하며 허리를 쳐올릴 때마다.문밖의 나 역시 내 가녀린 손가락으로 옥문을 쑤셔대며 음탕한 물소리를 밤공기에 흩뿌렸다.동생을 꿰뚫고 있는 저 거대한 짐승의 고깃덩어리가.얇은 문을 뚫고 내 옥문을 무자비하게 찧어대고 찢어발긴다는, 완벽하고도 달콤한 환각에 빠져들었다."과부 마님!”“보지가 어찌 이리 쫀득쫀득하고 찰지게 제 좆을 씹어 먹습니까!"방 안에서 삼석의 상스러운 외침이 들려왔다."제 좆을 끊어먹을 작정입니까!"그 소리가 들릴 때마다, 나는 진짜로 그 거근의 쇵덩어리에 박히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
인영은 삼석의 두꺼운 목덜미를 두 팔로 꼭 끌어안고.문밖의 내가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똑똑히 들을 수 있도록.평소보다 한 가락 높은, 혀가 꼬인 듯 끈적하고 교태로운 목소리로 지옥의 문을 열어젖혔다."하아…… 삼석아.”“오늘 낮에 마루에서 나를 맞이하던 내 언니, 과부 인화를 똑똑히 보았느냐."문밖에서 수치심에 도망치려던 내 두 발이.댓돌 바닥에 거대한 쇠사슬로 묶인 듯 차갑게 얼어붙었다.짐승처럼 교미를 하는 이 절정의 와중에, 헐벗은 두 사람이 대놓고 내 이름을 꺼낸 것이다.도망쳐야 한다는 이성과 달리, 타락해버린 내 몸뚱이와 귀는.다시 문구멍으로 자석처럼 바짝 달라붙었다.소복 치마 아래 내 음부는.통제 불능으로 벌렁거리며 끈적한 물을 쉼 없이 뱉어내어 허벅지를 질척하게 적시기 시작했다."예, 마님. 댓돌 위에서 서 계시던 고상한 과부 마님을 아주 똑똑히, 구석구석 뵈었습니다요."삼석 역시 인영의 음탕한 장단에 맞추어, 탁하고 거친 짐승의 목소리로 대답하며.인영의 젖은 몸속 깊은 곳을 향해 보란 듯이 묵직하게 허리를 강하게 쳐올렸다.퍼억!"아앙! 흐읏…… 헉……”“그래, 네 놈이 보기에 어떠하더냐."인영이 나를 짐승의 먹잇감으로 던지듯, 노골적으로 물었다."청상과부의 몸으로 십 년을 독수공방에서 늙어가고 있지만, 아직 우리 언니의 가려진 자태가……""뭇 사내의 애간장을 녹일 만하게 요염하지 않더냐?"삼석은 인영의 출렁이는 풍만한 유방을 솥뚜껑 같은 손으로 거칠게 쥐어짜며 씩씩거렸다."아이고, 말도 마
쌍둥이 섬의 달빛이 하얗게 부서지듯 쏟아지는 밤.나는 속곳도 챙겨 입지 않은 가벼운 소복 차림으로, 맨발로 소리 없이 차가운 댓돌을 밟고.동생의 헐떡이는 소리가 새어 나오는 방문 앞으로 유령처럼 다가갔다.얇은 문창호지 너머 방 안에서 들려오는 살과 살, 뼈와 뼈가 격렬하게 부딪히는 굉음은.밖에서 직접 들으니 내 고막을 터뜨리고 이성을 마비시킬 듯, 웅장하고 파괴적이었다.내 몸은 열병에 걸린 듯, 걷잡을 수 없이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그것은 결코 패륜에 대한 공포나 분노 때문이 아니었다.내 몸속 깊은 곳, 텅 빈 자궁의 심연에서 십 년을 굶주리며 웅크려 있던 음란한 색귀(色鬼)가.동생과 머슴이 쏟아내는 그 음탕하고 질척이는 헐떡임을 포식하며 뱀처럼 시퍼런 대가리를 쳐들기 시작한 탓이었다.나는 덜덜 떨리는 손가락 끝에 끈적한 침을 듬뿍 묻혀.닫힌 방문의 창호지 한구석에 아주 조심스레 가져다 댔다.사르륵.침에 젖은 얇은 창호지가 아무런 저항도, 소리도 없이 녹아내리며.악마의 눈 같은 아주 작은 구멍 하나가 뚫렸다.나는 숨을 완전히 죽인 채, 벌렁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그 틈으로 떨리는 한쪽 눈을 바짝 가져다 대었다.“헉!”십 년 굶주린 과부의 시야에 적나라하게 펼쳐진 광경.그것은 내 십년의 수절과 평정을.단 한 번의 무자비한 도끼질로 박살 내버리는 끔찍한 타락의 생지옥도였다.방 안에는 더 이상 사람이 없었다.두 마리의 발정 난 짐승만이 미친 듯이 엉겨 붙어 교미하고 있었다.낮에는 내게 그토록 고상하고도 서늘한 미소를 지어 보이던 인영은.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하얀 알몸으로 이부자리 위에 대자로 누워 있었다.그녀는 제 손으로 자신의
"언니도 낮에 그놈의 흉악한 물건을 똑똑히 보셨군요.”“그건 단지 걸을 때 덜렁거리는 수준이 아닙니다.""언니, 그놈의 물건은 본디 짐승의 그것처럼 뼈대가 굵고 무식하게 커서……”“아무리 통 넓은 삼베바지를 겹쳐 입혀도, 그 거대한 윤곽을 도무지 가릴 수가 없는 것이지요.”“게다가 그놈이 워낙 젊고 수컷의 기운이 하늘을 찌를 듯 뻗치다 보니……""가끔 대낮에도 안채 마당을 쓸다 말고, 안방마님인 저를 보며 음심을 품어……"“좆을 무쇠 쇠몽둥이처럼 빳빳하게 세우곤 한답니다."동생은 혀로 붉은 입술을 축이며 말을 이었다."아예 삼베 바지 앞섶을 찢어버릴 듯 거대한 천막을 치고 위아래로 끄떡거릴 때가 하루에도 한두 번이 아니지요.""그럴 때면 저도 모르게 시선이 그 놈의 솟구친 가랑이로 빨려 들어가 흠칫 놀라며, 아랫배가 뻐근해지곤 한답니다.""어, 어머나 망측해라……! 천하에 쳐죽일 놈이……!"나는 손으로 파르르 떨리는 입을 가리며 기함하는 척, 양반의 체통을 세우려 했지만.머릿속의 어두운 심연에서는 이미 삼베바지를 찢고 튀어나올 듯 솟구친 삼석의 그 흉포한 살기둥의 흉기가.생생하게 살아서 꿈틀거리며 내 망막에 아른거리고 있었다.숨이 가빠오고 가슴이 터질 듯 뛰었다.인영은 어둠 속에서 흔들리는 내 눈동자와 달아오른 뺨을 정확히 꿰뚫어 보며.세상에서 가장 치명적이고 타락한 맹독을 내 귓가에 때려 박았다."언니. 무려 십 년입니다.""사내의 뜨거운 양기가 단 한 방울도 닿지 않아 가뭄 든 논바닥처럼 메마른 그 좁은 옥문 속으로……""만약, 저 짐승 같은 삼석이 놈의 팔뚝만 한 좆기둥이 억지로 생살을 찢으며 쑤셔 들어간다면 말입니다.""그 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과 동시에 텅 빈 자
그녀는 더욱 노골적으로 남편의 기둥을 뿌리부터 귀두 끝까지 훑어 올리며 달콤한 콧소리를 냈다.“평소 같으면 한 번의 정사로 고개를 숙이던 서방님의 옥경이 지금 이토록 흉흉하게 성이 난 까닭이……”“필시 서방님을 상상하며 다리를 벌리고 있을 언니 때문이 아닙니까?”“저는 질투하지 않습니다. 서방님께서 언니를 생각하며 흥분하시니…”“도리어 제 안의 음심(淫心)이 자극을 받아 몸이 화롯불처럼 뜨거워질 뿐이옵니다.”아내가 자신의 관음증과 배덕한 상상을 탓하기는커녕 질투조차 하지 않자.박진사를 짓누르던 체면의 마지막 빗장이 와르르
그는 거대한 두 손바닥을 거칠게 비벼 마찰열을 낸 뒤.인영의 차가운 어깨와 팔, 매끄러운 등판을 사정없이 비비고 주무르기 시작했다.사내의 굳은살 박인 억센 손바닥이 여인의 부드러운 살갗을 강하게 마찰하며 억지로 열을 불어넣으려 발악했다.그러나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저체온증은 한낱 사내의 손 마찰 정도로 극복될 것이 아니었다.인영의 의식은 점차 먹물을 푼 듯 가물거리며 심연으로 빠져들었고.몸은 마치 생명력을 상실한 대리석 조각상처럼 뻣뻣하게 굳어만 갔다.“마님! 정신 차리십시오! 마님!”다급함에 피가 마른 삼석은 결국 양
올해 스물다섯, 피가 펄펄 끓는 젊은 짐승.그는 박진사 댁 수많은 노비 중에서도 단연 압도적인 야성을 뿜어내는 수컷 그 자체였다.육척을 훌쩍 넘는 장신에 떡 벌어진 어깨와.바위처럼 융기한 가슴 근육은 보는 이의 숨을 막히게 했다.노를 젓기 위해 허리를 굽혔다 펼 때마다.더운 땀에 흠뻑 젖어 살갗에 들러붙은 거친 삼베 적삼 위로 팽창한 등 근육과 굵은 팔뚝의 시퍼런 핏줄들이.마치 꿈틀거리는 교룡(蛟龍)처럼 흉포하게 솟구쳤다.말라비틀어진 나무토막 같던 남편의 앙상한 몸뚱이만 보아왔던 인영에게.눈앞에서 날것의 생명력이 펄떡
조선의 남단.그 끝을 알 수 없이 펼쳐진 옥빛 바다가 무겁게 일렁이는 남해의 끄트머리.바람이 불면 살갗을 베어낼 듯 거친 물살을 사이에 둔 채.마치 거대한 거울을 마주 보듯 우뚝 서 있는 두 개의 땅덩어리가 있었으니,세간 사람들은 그 기구한 형상을 가리켜 ‘쌍둥이 섬’이라 칭했다.그 섬들에는 각기 다른 허울을 뒤집어쓴 인간 군상들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본섬에는 양반이라는 알량하고 허울 좋은 가죽을 뒤집어쓴 박진사 일가가 득세했고.뱃길로 꼬박 반나절을 헤쳐 가야 닿는 친정 섬에는 기세등등한 최씨 부인의 일가가 군림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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