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금욕과 권위를 상징하던 여교수의 은밀한 약점을 우연히 손에 넣은 금수저 여제자. 그 비밀을 무기로 관계의 주도권은 완전히 뒤집히고, GL 서사 속에서 배덕감과 지배·복종의 긴장이 극대화된다. 냉철하던 교수는 점차 제자의 감각과 체취에 길들여지며 무너지고, 집요한 관찰 시점 속에서 권력 역전과 중독적 애정, 도피로 이어지는 하드코어 성인 로맨스가 전개된다.
View More또각. 또각.
규칙적이고 서늘한 마찰음이 백색 소음으로 가득하던 대형 강의실의 공기를 단숨에 가르고 들어왔다.
이백여 명의 학생들이 내뿜는 미지근한 열기와 웅성거림은, 앞문이 열리고 그녀가 등장하는 순간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경영정보학 전공필수. 정은서 교수.
은서는 단상 위로 올라서며 손에 든 두꺼운 전공 서적과 태블릿을 교탁 위에 반듯하게 내려놓았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물건의 모서리와 교탁의 끝선이 정확히 일치했다.
"출석은 전자 출결로 대체합니다. 화면에 띄운 QR 코드를 인식하세요."
마이크를 타지 않은 육성임에도 불구하고 목소리는 낮고 선명했다.
군더더기 없이 차가운 음성이 넓은 계단식 강의실의 맨 뒷좌석까지 정확하게 꽂혔다.
학생들은 숨을 죽인 채 황급히 스마트폰을 들어 올렸다.
은서는 교탁 앞에 서서 무표정한 얼굴로 강의실 전체를 느릿하게 훑었다.
목 끝까지 빈틈없이 채워진 살구색 실크 블라우스.
구김 하나 없이 매끈하게 떨어지는 검은색 H라인 스커트.
그리고 발목을 단단히 옭아맨 7센티미터 높이의 무광 스틸레토 힐까지.
그녀의 외양은 '단정함'이라는 단어를 인간의 형태로 빚어놓은 것만 같았다.
서른둘.
명망 있는 대학병원의 흉부외과 전문의와 결혼한 지 3년 차.
젊은 나이에 전임 교수를 코앞에 둔 완벽한 엘리트.
타인의 시선 속에 전시된 정은서의 삶은 티끌 하나 없이 투명하고 견고한 유리성석과도 같았다.
하지만 그 완벽한 껍데기를 유지하기 위해 은서가 스스로를 얼마나 지독하게 옭아매고 있는지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남편과 살을 맞대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메마른 밤들, 피부 밑에서부터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원초적이고 끈적한 갈증들을 그녀는 이 얼음장 같은 이성과 통제력으로 억누르며 살아가고 있었다.
"첫 수업이니 오리엔테이션으로 끝날 거란 기대는 버리는 게 좋습니다. 1주 차 강의 계획서에 명시된 대로, 오늘은 기업 데이터베이스의 구조적 결함에 대해 진도를 나가겠습니다."
은서가 스크린을 향해 몸을 돌렸다.
치맛자락이 미세하게 딸려 올라가며 무릎 뒤쪽의 여린 살결이 언뜻 드러났다.
바로 그 순간, 강의실 맨 뒷자리.
계단식 좌석의 가장 높은 곳에 삐딱하게 기대앉은 한 쌍의 서늘한 눈동자가 은서의 뒤태를 집요하게 핥아 내리고 있었다.
한지우. 스물둘.
국내 재계 서열 5위 안에 드는 전자 기업 사장의 막내딸이자, 3선 시의원을 어머니로 둔 완벽한 포식자.
태어날 때부터 남들 위에 서는 것이 숨 쉬는 것보다 자연스러웠던 지우에게, 타인의 삶이란 그저 채널을 돌리면 그만인 지루한 다큐멘터리나 다름없었다.
돈, 권력, 외모. 모든 것을 쥐고 태어난 자 특유의 오만함은 그녀의 내면을 지독한 권태로 병들게 했다.
대학 생활 역시 마찬가지였다.
학위라는 종이 쪼가리 하나를 얻기 위해 이 지루한 공간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못 견디게 짜증스러울 뿐이었다.
하지만 지우는 지금, 턱을 괸 채 아주 흥미로운 사냥감을 발견한 맹수처럼 눈을 가늘게 뜨고 있었다.
지우의 시선은 화이트보드의 글씨가 아니라, 스크린의 푸른 불빛을 받아 미세하게 윤곽을 드러내는 은서의 몸을 향해 있었다.
얇은 살구색 실크 블라우스의 등선 너머로, 조명이 비칠 때마다 아주 희미하게 얽혀 있는 검은색 레이스 속옷의 패턴이 투과되어 보였다.
겉으로는 저렇게 숨 막히도록 고상한 척을 하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는 저런 천박하고 야한 레이스를 입고 있다는 사실이 지우의 뒤틀린 가학성을 자극했다.
'저 꼿꼿한 허리를 짓누르면 어떤 소리를 낼까.'
지우의 혀끝이 마른 입술을 핥고 지나갔다. 시선은 블라우스를 지나 아래로 떨어졌다.
은서가 판서를 위해 팔을 뻗으며 무게 중심을 이동할 때마다, 종아리를 감싸고 있는 15데니어의 얇은 검은색 스타킹이 팽팽하게 당겨졌다.
피부의 결이 훤히 비치는 아슬아슬한 나일론의 질감.
은서의 근육이 수축하고 이완될 때마다 스타킹의 미세한 올들이 늘어났다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그 관능적인 마찰이 지우의 시신경을 어지럽혔다.
'저 얇은 나일론을 이빨로 물어뜯어서 찢어버리고 싶다.'
단정하게 포장된 속살을 억지로 끄집어내어 엉망으로 훼손하고 싶다는 충동.
권태로웠던 지우의 하복부에 처음으로 질척하고 묵직한 불이 지펴지는 순간이었다.
"데이터의 무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은서가 스크린을 가리키던 레이저 포인터를 내리며 다시 학생들을 향해 돌아섰다.
창백할 정도로 하얀 피부와 대비되는, 인주를 짓이겨 바른 듯한 붉고 매끄러운 입술이 달싹였다.
지우는 그 입술에서 나오는 지루한 학술적 단어들 따위는 듣지 않았다.
그저 저 입술이 쾌락에 젖어 벌어지면 얼마나 야한 타액이 흘러내릴지만을 상상하며 노골적으로 시선을 던지고 있을 뿐이었다.
탁, 타다닥. 탁.
그때였다. 지우가 손에 쥐고 있던 메탈 소재의 볼펜이 책상 위로 떨어지며 신경질적인 파열음을 냈다.
정적 속에서 울려 퍼진 금속음에 이백여 명의 시선이 일제히 뒤를 향했다.
은서의 입술이 차갑게 다물렸다.
그녀의 시선이 계단식 좌석을 타고 올라가, 맨 뒷자리에 불량한 자세로 앉아있는 지우에게 정확히 꽂혔다.
지우는 펜을 주울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등받이에 깊숙이 기대어 은서를 빤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죄송한 기색은커녕, 입가에는 묘하게 비틀린 조소가 걸려 있었다.
"맨 뒷자리. 검은색 가죽 재킷."
은서의 목소리가 강의실의 공기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수업에 집중할 의사가 없어 보이는데, 내 말이 맞나요?"
"아뇨."
지우가 비스듬히 고개를 기울이며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마이크를 쓰지 않았음에도, 은서만큼이나 여유롭고 압도적인 음성이었다.
도진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잔을 가볍게 흔들었다.“집부터 해결해 주지. 시드니 노스쇼어에 있는 고급 아파트의 일 년 치 렌트비를 전부 선납해 주겠어. 가구도 최고급으로 맞춰주지. 그리고 네가 원하는 목 좋은 위치에 작은 베이커리 카페를 차려줄게. 인테리어 비용과 초기 자금, 그리고 육 개월 치 운영비까지 지원하지. 가장 중요한 두 사람의 비자 역시 확실하고 안전하게 갱신해 주겠다.”지우는 초조한 듯 테이블을 규칙적으로 두드리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그럼 네가 가져갈 몫은.”“은서를 한 달에 딱 4일. 내가 원하는 시간에. 네가 그 자리에 함께 있어도 좋고, 없어도 상관없어. 단, 내가 그 여자를 어떻게 다루더라도 절대로 불만을 갖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지우의 눈매가 찢어질 듯 날카로워졌다.분노로 입술이 바르르 떨렸다.“한 달에 두 번으로 줄여. 그리고 어떤 상황이든 내가 반드시 배석해. 네가 단독으로 은서 언니 몸에 손대는 건 절대 용납 못 해. 장소는 최소 4성급 이상 호텔로만 제한한다. 그리고 은서가 조금이라도 거부 의사를 밝히면 그 즉시 멈추는 거야.”도진이 재미있다는 듯 한쪽 눈썹을 치켜세웠다.“제법 깐깐하게 구네. 그렇다면 내 지원 규모도 줄여야겠는데. 렌트비는 팔 개월만 지원하고, 가게는 초기 개업 비용만 대는 걸로 하지.”지우는 도진의 비열한 눈빛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쏘아보았다.“씨발... 그럼 다른 조건은 네가 원하는 대로 해. 대신 은서 언니 앞에서는 절대로 이 거래의 실체나 ‘공유’라는 단어를 입 밖에 꺼내지 마. 언니가 눈치채는 즉시 이 계약은 파기야. 그리고 우리 부모님의 추적은 네 힘으로 알아서 차단해.”어둠 속에서 두 사람의 숨 막히는 시선이 허공에서 거칠게 충돌했다.팽팽한 대치 끝에, 결국 도진이 먼저 비열한 미소를 띠며 천천히 손을 내밀었다.“좋아, 거래 성립이다. 그리고 이번에 온 김에 아예 이번달치는 내일 받기로 하지. 전화번호 줘. 시간하고 장소 정해지면 보내줄게.”도진이 비릿하게 미소지으
도진은 지우가 카페 아르바이트를 끝낼 때까지 창밖 벤치에 앉아 있었다.바람이 부는 거리에서 그는 코트 깃을 세운 채, 유리창 너머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지우의 모습을 관조하듯 바라보았다.마침내 손님들이 모두 빠져나가고 매니저가 굳게 닫힌 셔터를 내릴 때서야 지우는 창밖에서 자신을 지켜보던 그의 존재를 발견했다.지우의 미간이 단숨에 찌푸려졌다.가방을 어깨에 메고 나오는 그녀의 걸음걸이마다 극도의 불쾌감이 묻어났다.도진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다.“잠깐 얘기 좀 하자. 근처 술집으로 가자.”지우는 대답 대신 싸늘하게 발걸음을 돌렸지만, 도진은 한 발 앞서 그녀의 앞길을 완벽하게 가로막았다.그의 입꼬리가 비틀려 올라갔다.“정은서 교수 이야기도 할 거야. 아니면 내가 직접 그 여자를 찾아갈 수도 있어. 선택해.”결국 지우는 도진을 따라 카페에서 두 블록 떨어진 조용한 바로 걸음을 옮겼다.어둡고 축축한 구석 테이블에 마주 앉자 도진은 맥주 두 잔을 주문했다.그는 아주 여유로운 태도로 잔을 기울이며, 지우의 목을 서서히 조여 가듯 입을 열었다.“솔직히 말할게. 너희 둘이 처한 상황, 내가 보기엔 오래 못 버텨. 비자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건데? 수중에 남은 돈은? 그 고작 일억 원 남짓한 돈으로 호주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 것 같아? 당장의 집세와 생활비, 그리고 계약직 자리는 언제 까일지도 몰라.”지우는 얼음처럼 차갑게 식어버린 잔을 만지작거리며 억누른 목소리로 대꾸했다.“네가 신경 쓸 일 아니야. 당장 꺼져.”도진은 가볍게 웃음을 터뜨리며 테이블 너머로 몸을 바짝 숙였다.그의 눈빛에는 사냥감을 몰아넣은 포식자의 집요함이 서려 있었다.“내가 도와줄게. 일단 집부터 얻어줄게. 시드니 노스쇼어 쪽의 아주 괜찮은 동네로 말이야.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가게도 하나 차려줄게. 카페든 베이커리든 상관없어. 자리 잡을 때까지 내가 뒤에서 전부 뒷받침해주지. 조건은 딱 하나야.”지우의 눈이 날카롭게 가늘어졌다.“조건이 뭔데.”
지우는 몸을 숙여 은서의 엉덩이를 강하게 깨물었다.이빨이 살을 파고들며 자국이 남았다.은서가 몸을 떨며 신음을 냈다.지우는 이빨 자국이 남은 은서의 엉덩이를 다시 내려치기 시작했다. “아앙…! 지, 지우야… 아파…!”“참아. 네가 원한 거야. 다른 새끼 생각이 날 때마다 이 고통을 떠올리게 해줄게.”지우는 은서의 엉덩이를 양손으로 주무르며, 이미 벌게지고 부은 살을 세게 움켜쥐었다.은서의 몸이 지우의 무릎 위에서 꿈틀거렸다.지우는 한 손으로 은서의 허리를 고정한 채, 다른 손으로 계속해서 엉덩이를 때렸다.때릴 때마다 은서의 몸이 앞뒤로 흔들렸다.“다시는… 다른 남자들 앞에서 그렇게 웃지도 말고, 거기에 오래 앉아있지 마. 네가 늦게 들어오는 게 얼마나 불안한 줄 알아?"짝! 짝!은서의 엉덩이는 이제 완전히 붉게 물들어 있었다.지우는 때리는 것을 멈추고, 벌게진 살을 손가락으로 천천히 쓰다듬었다.은서가 흐느끼듯 숨을 몰아쉬었다.지우는 은서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겨 얼굴을 들어 올렸다.“이름 불러. 지금 네 몸이 누구건지, 네가 누구 소유인지 말 해."“지, 지우야…! 지우만…! 하아…! 난 지우거야.”은서가 울 듯이 외쳤다.지우는 만족스럽게 은서의 엉덩이를 다시 한 번 어루만진 뒤, 은서를 침대에서 일으켜 세웠다.지우는 은서를 일으켜 세운 뒤, 자신의 품 안으로 끌어안았다.은서의 엉덩이가 지우의 허벅지에 닿자 은서가 작게 신음을 흘렸다.지우는 은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또 다른 남자들 앞에서 그렇게 웃으면… 진짜로 버릴 줄 알아.”은서는 지우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으며 작게 대답했다.“알았어… 나도 지우밖에 없어. 정말이야.”지우는 은서의 등을 천천히 쓰다듬었다.손길은 평소보다 부드러웠지만,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다.은서는 지우의 품 안에서 조용히 몸을 떨었다.엉덩이의 열기와 아픔이 아직도 남아 있었지만, 지우의 팔이 자신을 감싸고 있다는 사실이 더 크게 느껴졌다.지우는 은서의 머리를 쓰다듬
지우는 술집 밖에서 한참을 서성였다.손바닥이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 있었고, 가슴이 미친 듯이 뛰었다.그 남자의 뒷모습이 도진과 너무도 닮아 있었다.등선, 어깨의 각도, 머리카락이 살짝 넘어가는 모양까지.순간적으로 ‘도진이 호주까지 쫓아온 건가’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며 숨이 막혔다. 하지만 그는 도진이 아니었다. 뒷모습이 정말 많이 닮아 있었지만 명백하게 도진은 아니었다. 지우는 결국 참지 못하고 술집 문을 열고 들어갔다.안은 이미 늦은 시간이라 손님이 거의 없었다.은서는 테이블에 앉아 남자 직원과 가볍게 웃으며 잔을 기울이고 있었다.지우가 다가가자 은서의 눈이 커졌다.“지우야? 여긴 어떻게…”“집에 가자.”지우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단했다.은서는 직원에게 미안하다고 인사하고 서둘러 따라 나왔다.택시를 타는 내내 지우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은서는 지우의 팔을 붙잡고 조심스럽게 물었지만, 지우는 고개만 돌릴 뿐이었다.집에 도착해서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지우는 은서의 손목을 잡아끌어 거실로 데려갔다.은서가 불안한 표정으로 지우를 올려다보았다. “지우야… 왜 그래? 갑자기… 무슨 일 있었어?”지우는 한숨을 내쉬며 은서를 소파에 앉혔다.그녀의 눈빛은 흔들리고 있었다.평소처럼 차갑게 굴려고 했지만, 오늘만큼은 그게 잘 되지 않았다.“그 남자… 뒷모습이 도진 같아서.”은서는 순간 몸을 굳혔다. 지우가 계속 말을 이었다. “진짜 도진인 줄 알았어. 네가 그 새끼랑 둘이 앉아서 웃고 있는 걸 보니까… 머릿속이 하얘지더라. 왜 그렇게 늦게까지 다른 사람들하고 어울리는 거야? 나한테는 점점 말도 안 하고…”은서는 지우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지우의 눈에 떠오른 질투와 불안, 그리고 상처가 선명했다.평소라면 지우가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속내를 드러내는 일은 거의 없었다.은서는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지우가 이렇게까지 자신을 신경 쓰고 있다는 사실이, 동시에 아프면서도 달콤했다.은서는 천천히 소파에서
'데이터의 무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문득, 낮에 있었던 강의실의 풍경이 망막 위로 오버랩되었다.은서는 와인잔을 들어 올려 차가운 액체로 목을 축였다.그러나 혀끝에 감도는 쌉싸름한 타닌의 풍미 대신, 어지러울 만큼 짙고 무거운 머스크 향이 다시금 코끝을 훅 끼치고 들어오는 듯한 환각에 사로잡혔다.강의실 뒷문을 빠져나가던 그 오만하고 서늘했던 뒷모습.은서의 시선이 흔들리며 테이블보의 미세한 자수 패턴 위로 떨어졌다.머릿속에서 그 건방진 제자의 모습이 슬로 모션처럼 재생되었다.검은색 가죽 재킷 아래로 엿보이던, 예상외로
"너무 집중해서 손에 힘이 빠졌네요. 교수님 말씀이 워낙... 인상 깊어서요."지우의 시선이 은서의 붉은 입술에서, 목 끝까지 채워진 단추로, 그리고 골반의 선을 따라 내려가 다리 사이의 틈에 노골적으로 머물렀다.그건 분명 학생이 교수를 향해 보낼 수 있는 시선이 아니었다.옷을 벗겨내고 살갗을 핥아 올리는 듯한, 끈적하고 숨 막히는 수컷의 시선.하지만 그녀는 수컷이 아니라 여자였다. 은서는 순간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기분 나쁜 오한을 느꼈다.평생 느껴본 적 없는 불쾌한 감각이었다.마치 은밀한 곳을 날카로운 무언가에
또각. 또각.규칙적이고 서늘한 마찰음이 백색 소음으로 가득하던 대형 강의실의 공기를 단숨에 가르고 들어왔다.이백여 명의 학생들이 내뿜는 미지근한 열기와 웅성거림은, 앞문이 열리고 그녀가 등장하는 순간 썰물처럼 빠져나갔다.경영정보학 전공필수. 정은서 교수.은서는 단상 위로 올라서며 손에 든 두꺼운 전공 서적과 태블릿을 교탁 위에 반듯하게 내려놓았다.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물건의 모서리와 교탁의 끝선이 정확히 일치했다."출석은 전자 출결로 대체합니다. 화면에 띄운 QR 코드를 인식하세요."마이크를 타지 않
하지만 절정을 향해 치달을수록 채워지지 않는 거대한 공허함이 그녀를 덮쳤다.이 차가운 기구로는 절대 도달할 수 없는 짙고 뜨거운 체온이 미치도록 그리웠다.지우의 그 서늘한 눈동자가 나를 내려다보며 이 짓을 지켜본다면.그 희고 긴 손가락이 이 기구 대신 내 안을 찢을 듯이 파고든다면.상상만으로도 머리가 터질 듯한 흥분이 밀려왔다.은서는 눈물이 맺힌 눈을 꽉 감은 채 기구를 더 깊이 밀어 넣으며 허리를 튕겼다."하앙 흣 지우야 아앗."무의식중에 터져 나온 이름.은서는 자신의 입에서 흘러나온 세 글자에 경악하며 숨을 멈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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