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3화

작가: 일설연우
면사포가 사라지자, 신부의 얼굴이 사람들 앞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아름다운 눈썹과 붉은 입술, 반짝이는 두 눈동자, 살짝 미소 짓는 그 모습에 넋이 나갔다. 매혹적인 얼굴에 부드러운 친근함에, 사람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그녀에게 쏠렸다.

대부분의 하객은 노부인의 생신 연회에서 유소영을 본 적이 있었음에도, 그녀의 자태에 다시 한번 넋을 잃었다.

과연 천하 미인은 양나라에서 난다더니, 빈말이 아니었다.

세자가 그저 은혜를 갚기 위해 유 소저와 혼인한다고 여겼던 사람들은, 어쩌면 사심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여겼다.

고준형은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유소영을 주시했다.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하객들의 수군거리는 시선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미소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이 대인, 외적과 내통한 죄명이 한둘이 아닐 텐데, 유씨 가문이 저질렀다는 죄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그래야 저와 아버지가 기억을 더듬어볼 수 있을 테니까요.”

임유정의 안색이 싸늘해졌다
이 작품을 무료로 읽으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잠긴 챕터

최신 챕터

  • 부군의 형님   제878화

    장여훈 사건에서 죄증이라 할 만한 것은 오직 신왕의 진술뿐이었다.그런데 이제 신왕이 스스로 앞서의 진술을 뒤집었으니, 율례에 따라 대리시로서도 그냥 넘길 수 없었다. 장여훈에 대한 재조사가 불가피했다.혈서에 남은 지장은 이미 신왕의 것으로 확인된 뒤였다.대리시는 이 사건을 넘겨받아 황제에게 보고했다.유씨 저택.유 대감은 마음이 무거웠다.그는 유소영의 이번 처사가 못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너는 고준형과 함께 남방성으로 가서 너희 두 사람의 삶을 살면 그만이었다. 어찌 굳이 이런 일을 벌여 스스로 곤경에 빠지려 한단 말이냐?”“눈치 빠른 이들은 이미 폐하의 속내를 알고 있다. 네가 폐하와 정면으로 맞서서야, 앞으로 좋을 일이 있겠느냐?” “게다가 신왕의 혈서만 해도 그렇다. 설령 네가 진심으로 장여훈을 도우려 했다 해도, 다른 사람을 시켜 전하게 하면 될 일 아니냐. 어찌 네가 직접 나서야 한단 말이냐?” “지금쯤 너는 필시 폐하의 눈엣가시가 되었을 것이다!”유 대감은 유소영의 신변이 걱정되어 애타게 타일렀다.그러나 유소영은 한없이 담담했다.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그녀의 얼굴에서는 후회나 두려움의 기색을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그녀의 눈빛에 어린 것은 오직 굳은 결의뿐이었다. “다섯 가문은 반드시 한마음으로 힘을 합쳐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저희가 남방성에 간다 해도 잠깐의 평온밖에 얻지 못할 것입니다.”이 다툼은 이 세대에서 끝내야 마땅했다.유 대감도 그 속사정을 모르지 않았다. 다만 혹여 일이 어그러져, 폐하께서 아예 독한 마음을 먹고 송씨 가문의 병권마저 빼앗으려 들까 그것이 두려울 뿐이었다.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고준형은 염씨 가문의 병권을 넘겨받은 뒤로는, 더는 대놓고 유씨 저택을 드나들 수가 없었다.그는 낮에는 진영에 머물다가, 밤이 되어야 겨우 짬을 내 도둑처럼 유씨 저택 뒷문으로 숨어들곤 했다.장씨 가문의 사건은 이미 대리시에서 재조사에 들어간 뒤였다.이런 사건은 하루 이틀 만에 결론이 날 수

  • 부군의 형님   제877화

    유소영은 대리시를 나섰다. 햇살이 그녀의 앞길을 비추었고, 그녀의 눈동자에는 서늘한 빛이 스쳤다. 그녀는 손에 쥔 혈서를 꽉 움켜쥐었다. 신왕이 그녀에게 남긴 것이었다. 죽음을 앞두고, 그는 결국 그녀를 돕기로 마음먹은 것이다……오늘은 신왕이 능지처참을 받는 마지막 날이었다.그의 길은 여기서 끝이 났다.마지막 숨을 힘겹게 삼키는 순간, 그의 목구멍에서 뜨겁게 타오르는 듯한 낮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이로써 역적 신왕은 처형되었고, 그에게 모함당하고 이용당했던 이들은 마침내 억울한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유소영은 어머니 유연정의 관을 모셔 남방성으로 보내, 친부 송청명과 합장했다.유 대감은 만감이 교차하는 얼굴이었다.“송씨 가문의 사건도 이제야말로 완전히 끝을 맺었구나.”유소영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담담히 차를 한 모금 마셨다. 마음속으로는 이미 다른 셈을 하고 있었다.사건은 끝났으나, 일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었다……이튿날.조회 자리.고준형은 공공연히 나서 염씨 가문의 혈통이라는 신분으로 염씨 가문의 병권을 넘겨받겠다고 청했다.이 일에 황제는 의아함과 노여움을 동시에 느꼈다.하지만 문무백관이 지켜보는 자리인지라, 황제도 함부로 나무랄 수 없었다.그는 결국 은밀히 고준형을 따로 불러들였다.어전 서재.황제가 굳은 얼굴로 추궁했다.“고준형, 대체 무슨 생각인가? 전에는 굳이 유씨 가문에 데릴사위로 들어가겠다며, 권세도 마다하고 유씨를 택하겠다 고집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이제 와 어찌 마음을 바꾼 것인가?”고준형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침착했다.“신은 그저 폐하의 근심을 덜어 드리고자 할 따름입니다.”“염씨와 장씨 두 가문의 병권이 모두 태자 전하께 넘어간 뒤로, 민간에는 이미 적잖은 유언비어가 떠돌고 있습니다. 폐하의 공정함을 의심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심지어 신왕을 위해 억울함을 호소하며 폐하께서 병권을 빼앗으시고자 신왕을 모함하셨다 여기는 자들까지 있습니다.”“민심이란 한번 흔들리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

  • 부군의 형님   제876화

    고준형의 표정이 미묘하게 달라졌다.“그대……”유소영이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뻗어 고준형의 뺨을 어루만졌다. 웃는 얼굴에는 눈물이 어려 있었다.“서아를 위해서라고 여겨 주세요.”“고준형, 당신도 진작 짐작하고 있었겠지요. 폐하께서는 신왕의 사건을 빌미로, 다섯 가문의 병권을 하나씩 황실로 거두어들이려는 것입니다.”“우리가 황성을 떠난다 해도 이 일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고, 심지어 서아마저 황실로 시집가야 하는 처지에 내몰릴 겁니다.”“우리가 아직 젊은 지금도 이 판을 바꾸지 못한다면, 서아가 다 자랐을 무렵엔 우리도 늙어 이것저것 두려워하며 몸을 사리게 될 텐데, 그때는 무슨 수로 그 아이를 지키겠어요?”고준형의 눈빛이 복잡해졌다.“알겠소.”유소영은 그를 끌어안고 그의 품에 몸을 기댔다.“우리 혼례는…… 조금만 더 미뤄요.”고준형이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알고 있소. 그대가 이미 마음을 굳혔으니, 내가 말린다고 될 일이 아니겠지. 게다가 그대 말이 옳소. 우리가 언제까지고 피하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오. 양주군이 도륙당한 그 일이, 나는 아직도 눈에 선하오.”……망강루.유소영은 이 장군과, 황성으로 복명하러 온 사도 장군을 불러 만났다.이 장군은 본디 제 몸 하나 건사하는 데만 밝은 위인이라, 이렇게 나와 준 것도 오로지 지난날 고준형이 그를 구해 준 정 때문이었다.그가 유소영에게 물었다.“우릴 무슨 일로 불렀는가?”사도 장군 역시 그녀의 속셈을 알지 못했다.어찌 됐든 신왕은 이미 죄를 받았고, 위기는 진작 걷힌 뒤였으니 말이다.유소영이 두 사람에게 각각 차를 한 잔씩 따라 주었다.그러고는 넌지시 물었다.“두 분 장군께서는 장 장군이 정말로 신왕과 한패였다고 보십니까?”두 사람은 아무 말이 없었다.유소영이 안타깝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장 장군도 참 딱하게 되었습니다. 이제야 겨우 신왕에게서 벗어났다 여겼을 텐데, 끝내 그보다 더 높은 산은 넘지 못했으니 말입니다.”사도 장군은 그녀의 말속에 담긴 뜻을 알아채고

  • 부군의 형님   제875화

    유소영은 나직이 숨을 골랐다.“무슨 내막이라도 있는 거야?”그녀는 아버지와 송씨 가문 군사들을 죽인 자가 신왕이라 굳게 믿고 있었다.다른 흉수가 있을 리 없다고 여겼다.대체 그녀가 미처 밝혀내지 못한 것이 또 무엇이란 말인가?얼마 지나지 않아, 벙어리가 한 사람을 데리고 들어왔다.그 자는 다름 아닌 벙어리가 창주에서 찾아낸 사람이었다.사내는 나이가 제법 들어 보였으나, 수염 한 올 없었다.그는 등을 잔뜩 구부린 채 유소영을 바라보았다.“당신이 송청명의 따님이시지요.”유소영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습니다만……”“소인은 주씨라 합니다. 폐하께서 아직 칠황자이시던 시절, 곁에서 모시던 태감이었지요.”유소영은 눈앞의 주 태감을 바라보며 고운 눈썹을 잔뜩 찌푸렸다.황제의 사람이란 말인가?헌데 어찌하여 창주에 머물며, 신왕의 옛 수하와 벗이 되었단 말인가?“송씨 가문의 일에 관해서는……”유소영이 막 말을 꺼내려 하자, 주 태감이 먼저 입을 열었다.“이 일은 십수 년 동안 소인의 가슴을 짓눌러 왔습니다.”“그해 송씨 가문 군사들이 모함을 당한 일은 선제께서도 이미 알고 계셨지요. 진짜 흉수가 염씨 가문이 아니라 신왕이라는 사실까지, 선제께서는 낱낱이 밝혀내셨습니다.”“그런데 어찌하여……”유소영은 선제께서 어찌하여 신왕을 처결하지 않으셨는지 묻고 싶었으나, 이내 생각을 고쳐먹었다. 신왕은 선제의 친아들이니, 선제로서는 필시 감싸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터였다.다만, 그녀는 가슴이 답답해 견딜 수 없었다.주 태감은 지난 일을 더듬어 떠올렸다.“선제께서는 신왕이 이미 손을 댄 이상 끝을 보려 하리라 짐작하셨습니다. 송청명은 물론, 그의 수하 가운데 가장 충성스러운 송씨 가문 군사들까지 모조리 없애 버리려 할 것이라고 말입니다.”“그리하여 선제께서는 소인에게 비밀 조서를 들려 보내시며, 그 일을 막으라 명하셨지요.”“허나 송씨 가문 진영에 거의 다다랐을 무렵, 칠황자의 사람들이 소인을 가로막았습니다.”유소영의 숨이 살짝 가빠졌다.“

  • 부군의 형님   제874화

    이튿날, 어전 서재.황제가 은밀히 고준형을 불러들였다. 황제의 표정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그대의 상소문은 짐이 보았다. 허나 짐은 못 본 것으로 해 줄 수도 있다.”고준형이 두 손을 모아 예를 올렸다.“폐하, 신은 이미 처자식과 남은 생을 함께하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신은 타고나기를 몸이 약하고 병치레가 잦아, 조정의 일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신의 신분은 폐하께서 아무리 그럴듯한 명분을 세워 주신다 한들, 사람들의 의심을 막을 길이 없습니다. 하여 신은 폐하를 곤란하게 해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황제는 시선을 거두지 않은 채 그를 바라보았다.“고준형, 짐은 진심을 듣고 싶구나.”고준형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신은 그저 한낱 평범한 사람에 지나지 않습니다. 벼슬살이에 진저리가 나, 사랑하는 이와 서로 의지하며 살고자 할 따름입니다. 당초 강씨 가문의 사건만 아니었다면, 신 또한 두 번째로 벼슬길에 나서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이제 양나라가 안정되었으니, 신도 공을 이루고 물러날 때가 되었습니다.”황제가 한 손을 상소문 위에 얹은 채, 고준형을 찬찬히 살폈다.“그러니 그대가 데릴사위로 들어갈 곳은 유씨 가문이지 송씨 가문이 아니라는 말이겠지.”고준형이 고개를 숙였다.“그러합니다.”황제의 눈빛이 한순간 어둡게 가라앉았다.“딸아이의 이름은 지었느냐?”고준형은 조금도 거리낌이 없었다.“아이의 이름은 송서아라 합니다.”황제가 짐짓 말을 꺼냈다.“송서아라. 보아하니 외조부의 뜻을 잇게 할 셈이로구나.”고준형은 이를 반박하지 않았다.“송씨 가문에 뒤를 이을 이가 없으면 남방성은 우두머리를 잃어 반드시 큰 혼란에 빠질 것이고, 다른 나라가 그 틈을 노려 파고들기 십상입니다. 이는 첫째, 하늘에 계신 송청명 장군의 넋을 위로하기 위함이고, 둘째, 남방성의 군심을 안정시키기 위함입니다. 남방성의 장병들은 비록 멀리 있으나, 황성의 일 또한 익히 알고 있습니다.”황제의 손이 옥새를 어루만졌다.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

  • 부군의 형님   제873화

    충용 후작은 손이 데는 줄도 모르고 화로를 마구 헤집었다.그의 두 눈에는 오직 성지를 향한 광기만이 어려 있었다.하지만 고준형은 진작 손을 써 둔 터였다. 성지에 기름을 끼얹어 둔 탓에, 도무지 건져 낼 수가 없었다.충용 후작은 분을 이기지 못하고 화로를 걷어차 엎으며, 추한 민낯을 남김없이 드러냈다.“성지! 내 성지가…… 아! 타지 마라! 타지 말란 말이다!”그 광경을 지켜보던 유소영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참으로 제 잇속밖에 모르는 위인이었다.어쩐지 노부인이 성지를 그에게 넘기려 하지 않았던 것도 당연했다.고준형이 유소영의 손을 잡았다.“가지.”유소영 역시 후작부에 남아 충용 후작의 연극을 더 지켜보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고준형과 함께 자리를 떴다. 등 뒤 빈소에서는, 충용 후작이 여전히 미친 듯이 불을 끄며 성지를 건져 내려 애쓰고 있었다.화로를 걷어차 엎은 것은 고인에 대한 불경이었다.소리를 듣고 달려온 하객들은 그가 슬픔을 이기지 못해 그러는 줄로만 알았다가, 그 추한 몰골을 보고는 하나같이 묘한 표정을 지었다.자식이 불효하는 일이야 드문 일도 아니었다.그러나 충용 후작처럼 연기에 능한 자는 실로 보기 드물었다.……노부인의 장례를 치른 이튿날, 신왕 사건도 결말이 났다.신왕이 궁을 압박하여 반역을 꾀한 일과 송씨, 염씨 두 가문을 모함한 일은 죄증이 명백했다. 그 밖에도 한패인 장여훈까지 연루되어 있었다.황제는 크게 노하여 장여훈을 붙잡으라 명했다.장씨 가문의 병권 또한 당분간 태자가 거두어 관장하게 되었다.신왕은 양나라 율례에 따라 처결될 것이었다.여전히 한 가닥 희망을 품고 그를 구하려는 잔당들에게 남은 길은, 옥을 습격해 그를 빼내는 것뿐이었다.그러나 황제가 사람을 풀어 삼엄하게 지키게 한 탓에, 그들에게는 손톱만 한 틈도 주어지지 않았다.신왕의 처형은 형장이 아니라 감옥 안에서 이루어졌다.옥중에서 누군가 몰래 사람을 바꿔치기할까 염려한 황제는, 형을 집행하는 날 몸소 감옥에 나아가 그 과정을 지켜보았

더보기
좋은 소설을 무료로 찾아 읽어보세요
GoodNovel 앱에서 수많은 인기 소설을 무료로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작품을 다운로드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앱에서 작품을 무료로 읽어보세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