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그때부터 그들은 정신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조명, 카메라 구도, 음성 샘플 분할. 모두가 바쁘게 손을 움직이고 있었지만 소라는 말없이 앉아 있었다. 눈앞에 있는 이들의 흥분을 바라보며 천천히 물 한 모금을 마셨다.얼굴엔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기다림의 끝에 도달한 사람의 냉정한 평온과도 같았다.“무조건 오늘 끝내야 돼. 더 늦어지면 좆된다.”“학원 끝나면 컴퓨터 켜서 친구들한테 DM부터 보낼걸?”“입 다물고 빨리들 움직여라.”***한편, 학원에서 실습 준비를 하던 민희는 앞치마 주머니를 확인하며 핸드폰을 찾기 시작했다.조리대 위, 사물함. 그 어디에도 핸드폰이 보이지 않았다.“하, 왜 이렇게 흘리고 다니는 거야. 미치겠네 진짜.”그때, 수업이 시작된다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민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다시 실습에 집중했다. 하지만 마음만은 편치 않았다.‘또 사달라고 하면 진짜 혼날 텐데…휴.’윤아는 그런 민희를 슬쩍 곁눈질 한 뒤 자연스럽게 찬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정민희 핸드폰 사라진 거 눈치 챔. 빨리들 움직여야 함.]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이현은 소파에 앉아 스마트폰을 들고 열심히 검색하고 있었다.주말에 은하와 함께 데이트를 할만한 곳을 찾고 있던 것.화면을 넘기면서도 은하와의 행복한 시간을 상상하며 미소를 지었다. “음... 이번 주말에는 어디로 갈까나?”그때, 옆에 앉아 있던 태하가 고개를 돌렸다.“또 데이트 계획이냐?”“응, 방학 때 바짝 땡겨 놀아야지.”태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휴대폰을 향해 다시 시선을 돌렸다.태하도 요즘 긴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이었다.방학이 되며 여유가 생겨서 그런지, 정신없이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이 필요했다.“둘이 예쁘게 잘 만나니까, 보기 좋네.”“정태하. 나 너한테 진짜 고마운 거 알지?”“뭔 소리야. 갑자기.”“그냥. 사랑한다고.”“꺼져라 진짜. 소름 끼치니까.”“…에라이.”그렇게 두 사람은 여전히 투닥거리며 한가로운 낮 시
찬희 무리들은 민희네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현관 문이 열리자 이전보다 훨씬 더 넓어진 거실이 그들을 맞이했다.원룸보다 천장도 높았고, 창은 크고 환했다. 저녁이 되자마자 이사를 기념한다며, 또 다시 술판을 벌이기 시작한 그들.빈 박스들이 널려있는 거실 탁자 위, 술병이 하나둘 올라갔고 어디선가 튼 힙합 음악이 공간을 채웠다.“아, 여기 진짜 좋다.”“애들은 원룸에 잘 있지?”“응, 알아서들 잘 하고 있음. 너무 좋다. 요즘.”“대박이지 뭐. 밥이랑 잘 곳 주면 알아서 굴러 들어오잖아.”찬희가 비릿하게 웃으며 맥주를 들고는 소라를 바라보았다.“기분이 어때? 이제 곧인데?”“그냥… 좋지 뭐.”그 미소에는 온기라곤 전혀 없었다.하지만 목이 마를 정도로 기다리고 있던 그날이 정말로 가까워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숨이 들뜨는 것 같았다.“근데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데? 강은하가 여길 어떻게 와?”“정민희 핸드폰 패턴만 알면 끝이지 뭐.”“응? 패턴?”“김윤아가 정민희 핸드폰 패턴 알아오고, 핸드폰까지 훔쳐오면 그날이 바로 디데이다.”“핸드폰을 가져온다고?”찬희가 만족스러운듯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그 장면을 벌써부터 상상이라도 하듯이.“정민희인 척 연기해서 이 집으로 부를 거야. 그러니까 여기로 이사 온 거 아니야. 아, 유인할 방법은 뭐가 좋겠냐?”“음, 아프다고 할까?”“119 부르면 좆돼.”“백이현이랑 정태하가 같이 오지 못할 만한 이유여야 해.”“머리 좀 굴려봐.”그때, 소라가 무언가를 떠올린 듯 마시던 잔을 툭 내려놓았다.“오빠, 이건 어때?”“뭐?”“화장실 문이 잠겼는데, 샤워 중이라 옷을 못 입고 있다고. 얼른 와서 문 좀 열어 달라고.”모두의 입이 다물렸다.그 안에 담긴 상황, 구조, 불안, 무력감까지. 모든 게 기가 막히게 그들의 머릿속에 계산되기 시작했다.“와 씨발, 미쳤다.”“개소름. 강은하 성격이면 혼자서 무조건 온다.”“뿌엥~ 은하야~ 창피하니까 빨리 좀 와주면 안 돼? 푸하하하 미쳤는데
차가 집 앞 골목으로 들어섰다.이현이 브레이크를 밟고, 기어를 중립에 넣고는 시계를 바라보았다.“와, 11시 50분. 진짜 딱 맞췄다.”“큰일 날 뻔했네.”안도의 숨을 내쉬며 차에서 내리는 순간, 차가운 겨울 공기가 두 사람의 볼을 스쳤다. 그리고 그 순간, 현관문이 벌컥 열렸다.문가에 선 우주는 팔짱을 끼고, 너무도 무표정한 얼굴로 서 있었다.“…오빠.”“지금 몇 시?”“아직 12시 전인데!”딱 맞춰서 와 놓고는 뭘 잘했다고!그래도 화를 낼 건덕지는 딱히 없었다. 1분이라도 늦었으면 요절을 내버렸을 테지만.“…하. 이현이도 어서 들어가고.”“네 형님. 다음부터는 더 조심하겠습니다.”예의바르게 고개를 숙이면서도, 이상하게 눈만큼은 마주칠 수 없었다.***잘 준비를 마친 은하는 불을 끄고 이불까지 덮었지만 눈만큼은 말똥말똥했다.몸은 여전히 그의 체온을, 감각을 기억하고 있었다. 허리를 감싸 안던 따뜻한 손, 귓가에 닿았던 뜨거운 숨결, 천천히 맞닿던 입술…그리고 비로소 하나가 되었을 땐,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 '아직도 기분이 이상해…’첫 시작부터 마지막 속삭임까지, 하나도 잊히지 않는 감각들이 가슴 깊이 박혀 있었다. 말없이 베개를 끌어안았다. 작은 웃음이 터질 듯 입가에 맴돌다 사라지고, 이불까지 끌어당겨 얼굴을 파 묻었다. 몸이 아니라 마음이 더 뜨겁게 울렸다. “…보고싶다. 백이현.”같은 시각, 이현 역시 천장을 바라보며 누운 채 한참을 숨만 내쉬고 있었다. 은하가 이불을 움켜쥐고 몸을 움찔 떨던 순간, 떨리는 숨결로 자신의 이름을 내뱉던 순간. 심장은 아직도 그 순간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았다. 그는 한 손으로 이마를 덮고, 혼잣말처럼 작게 중얼거렸다.“진짜… 이 이상 어떻게 더 사랑해야 하지.”처음이었고, 그래서 더 조심스러웠고, 그래서 더 진심이었다.은하의 모든 걸 처음으로 안은 밤, 그는 은하라는 늪에 더 깊이 빠져들고 있었다. 휴대폰을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메시지를 보내고 싶은 마음은
서로의 입술이 포개졌다.이불 안, 두 사람의 온도가 확실하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이현의 눈에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함이 담겨 있었고, 은하의 눈에는 그를 향한 완전한 믿음이 담겨 있었다.이현이 은하의 손을 감싼 채, 그 온도를 자신의 가슴으로 옮겼다.“괜찮겠어?”은하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응….”그의 손끝이 은하의 목선을 따라 천천히 미끄러졌고, 입술은 아주 조심스럽게 어깨를 건너가 심장 아래, 은하만의 시간을 향해 닿았다. 은하는 이현의 목에 팔을 감았고, 이현은 그 반응을 느끼며 중얼거렸다.“나 이제, 진짜로 못 멈춘다.”그가 다시 입을 맞췄을 땐 더 이상 조심스럽지도, 느리지도 않았다.손 역시 더 이상 조심스럽지 않게 움직였고, 은하가 움찔거릴 때마다 그또한 멈칫했다.숨결이 겹쳐지고, 떨리는 손끝이 서로를 더 깊이 알아가며 두 사람은 마침내 같은 온도 안에 머물렀다.은하의 허리는 무의식적으로 떨렸다.“하아… 백이현… 나… 느낌이 너무 이상해.”이현은 대답 대신 은하의 모든 걸 느끼고, 또 느꼈다.두 사람의 숨결은 너무나도 뜨거웠다.“하….”은하의 입에서 짧은 숨이 끊임없이 터져 나왔다.이현은 그런 은하를 더 세게 끌어 안았고, 움직임은 점점 더 거칠어졌지만 단 한순간도 놓지 않았다. 눈을 꼬옥 감은 얼굴과 붉어진 뺨이 그를 더 미치게 만들었다.은하도 두 팔로 그의 등을 껴안으며, 스스로 리듬을 맞춰갔다.두 사람의 몸이 하나로 얽히고, 요트 안은 이내 숨결과 열기로 가득 찼다. 젖은 숨, 땀에 미끄러지는 살갗. 그리고 처음 느껴보는 제어할 수 없는 감각에 온 몸이 떨려왔다. “강은하, 지금 네가 느끼는 거. 전부 나야.”“백이현… 읏, 하아….”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숨이 끊어질 듯 짧게 토해지고, 은하의 축축해진 머리칼이 베개 위에 흩어졌다. 이현은 은하의 어깨에 자신의 얼굴을 묻은 채 한동안 숨을 골랐다.요트 안은 이제 고요한 숨결만이 가득했다.하지만 그 속에는 오직 둘만의 뜨겁고도 선명한 첫
두 사람은 손을 꼭 잡고, 요트 안쪽의 계단을 천천히 내려갔다.작은 조명이 켜진 침실, 아이보리 빛 침구와 은은하게 퍼진 아로마 향이 둘을 맞이했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라벤더 잎이 가득한 꽃다발과 와인이 놓여 있었다. “…다 네가 꾸민 거야?”은하가 숨을 삼키듯 속삭였다. 마치 지금 이 공간이 너무 조심스러워, 목소리를 높이면 무너질 것 같은 표정이었다. 이현은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다.“사실 혼자는 아니고, 박 비서님 도움 좀 받았지.”“뭐야… 박 비서님이 거의 다 하신 거 같은데!?”“야! 아니거든!”은하는 농담을 건네며 웃긴 했지만, 눈빛은 금세 촉촉해졌다.작은 손으로 라벤더 꽃다발을 들어 향을 맡으며 이현을 바라보았다.“라벤더네.”“응. 우리 추억이잖아.”은하가 이현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등 뒤로 전해지는 은하의 온기에 이현의 눈이 잠깐 커졌다.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처음이었다. 은하가 먼저 자신을 끌어 안은 건.“잠, 잠깐만.”당황한 듯 손끝을 허공에 허우적거리다, 이내 민망한 듯 소리쳤다.“강은하! 일단… 뭐 좀 먹자!”그 말에 은하가 작게 웃었다.“잠깐만. 오빠한테 전화 좀 하고.”“내가 이미 허락 받고 왔거든? 대신 우리, 12시까진 꼭 들어가야 해.”“…이럴 땐 또 엄청 치밀하네.”잠시 후, 두 사람은 투명한 와인잔을 부딪혔다. 챙!가볍게 울리는 소리와 함께 눈부신 도심의 불빛이 강물 위로 반짝였다. “이거 되게 부드럽다. 맛있어.”술잔은 은하에 입술에만 닿았다.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이현은 향 만 몇번 맡고는 그대로 잔을 내려놓았다.“라이트한 걸로 골랐지. 너 술 약하잖아.”“또 치밀하네.”“당연하지! 계획형 남자니까.”은하는 누구보다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소파에 푹 기댄 채 눈을 감았다.따뜻한 조명, 잔잔한 음악, 그리고 은은하게 퍼져오는 그의 향기.“백이현.”“응?”“내 옆에 늘 네가 있어서, 참 다행이야.”“에이, 아니지. 제 옆에 있어주셔서 감사합니다.”은
찬희와 친구들은 성인이 된 이후 더 과감해졌다. 가출 청소년들에게 숙소를 제공해주며, 그들을 이용해 돈까지 벌기 시작했다.방 안에서 흘러나오는 웃음소리, 그리고 화면 너머로 전송되는 수많은 컨텐츠들.누군가는 찍었고, 누군가는 소비했고, 누군가는 그 사이에서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날 밤, 찬희네 집에 모인 그들은 서서히 계획이란 걸 세우기 시작했다.“오래들 기다렸다. 이제 걔네도 다 성인이잖아?”“그치. 이제부턴 보호 받는 애들이 아니라는 뜻이지. 캬.”“최소라, 강은하 어떻게 하고 싶어?”“뭘 어떻게 해. 나랑 똑같이 만들어 줘야지.”“푸하하.”방 안에 얄팍한 웃음소리가 가득 퍼졌다.누군가는 피자를 씹었고, 누군가는 맥주를 입에 털어 넣었지만 소라만은 입꼬리조차 움직이지 않았다. 그때, 무리 중 한 명이 히죽 웃으며 소라를 바라보았다.“강은하는 너처럼 바닥까지 떨어지진 않을 걸? 집도 잘 살고, 의사 오빠도 있고, 남자친구도 있고… 완전 그림책 속 인생 아니냐?”“…그래서 더 부숴야 돼.”소라의 대답이 사뭇 진지했다.눈은 테이블 위를 내려다보고 있었지만, 손끝은 살짝 떨리고 있었다.그 떨림이 불안인지, 기대인지, 증오인지조차 알 수 없는 미세한 진동이 이어졌다.그때, 드디어 자신의 계획을 전하기 시작하는 찬희.“일단, 그 뭐야. 정민희. 걔를 좀 이용하는 게 좋겠어.”“정민희?”“응, 걔네가 정민희 집을 갔던 적이 있던가?”“아마 없을걸? 백이현네 집이 아지트임.”“확실해?”“확실함. 쭉 같은 패턴임.”“그럼 일단 모아둔 돈으로 정민희네 아파트에 월세부터 얻자.”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굿. 우리도 더 넓은 곳이 필요하긴 해.”“콜.”찬희가 웃었다. 그 미소는 사람을 향한 게 아니었다. 이 모든 상황을 장악하고 있다는 쾌감에 가까웠다.무리들의 말이 이어졌다.이번엔 약간의 걱정이 담긴 뉘앙스였다.“근데 백이현이랑 정태하 건드는 건 좀 그렇지 않냐?”“그건 안돼. 드베르랑 한성기업은 진짜
이번에도 말없이 선생님을 따라 걸었다. 복도를 지나는 동안, 몇몇 학생들의 흘깃거리는 눈초리가 느껴졌다.아무리 고개를 숙이고 걸어도, 모든 시선이 자신을 향해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답답했다. '첫 날이라 그래, 이것도 내일이면 괜찮아 질거야.'2학년 3반 교실 앞에 다다르고 나서야 작은 목소리를 냈다.“저기… 선생님.”“응?”“전학생 소개는 선생님께서 이름 정도만 해주시고요… 저는 바로 자리에 앉고 싶은데요.”선생님은 은하의 표정을 살피더니,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지었다.“알겠어. 부담 느끼지 말고 편하게 있으면
차가운 공기가 뺨을 스치는 어느 가을날, 희뿌연 햇살이 나뭇가지 사이로 조용히 내려앉았다. 은하는 옷장에 걸린 새 교복을 바라보았다. 단정하게 걸려 있는 교복은 마치 새로운 시작을 속삭이는 듯했지만, 은하에게는 그저 낯설고 무거운 천 조각에 불과했다. 고등학교 입학 후 벌써 세 번째 전학. 이제는 익숙해야 할 것 같은데도, 여전히 이 순간은 낯설었다. 그리고 이 지긋지긋한 고등학교 생활은 아직도 1년도 넘게 남아있었다.학교를 옮길 때마다 별다른 감정은 들지 않았다.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것도.
조심스럽게 은하를 안아들고 보건실로 향해 걸음을 옮기는 태하. 팔에 안긴 몸은 생각보다 가벼웠고, 숨소리는 여전히 불안정했다. 민희 역시 걱정스러운 얼굴로 뒤를 따르며 은하의 핸드폰을 꽉 쥐고 있었다.보건실로 향하자마자 은하를 조심스레 침대 위에 내려 놓았다.놀란 보건 선생님이 급히 다가와 은하의 상태를 살폈고, 담임 선생님 역시 소식을 듣고 보건실로 달려왔다.“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큰 소리에 갑자기 놀란 듯 하더니… 가방에서 약을 꺼내 먹었어요.”“약? 무슨 약?”민희는 서둘러 은하의 가방을 뒤적여 은하가 먹었던
뒷문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태하가 은하를 향해 다가왔다. “괜찮아? 보건실 데려다 줘?”목소리엔 왠지 모를 걱정이 담겨 있었고, 눈빛에는 분명한 진심이 서려 있었다. 이현은 그 장면을 바라보면서, 느릿하게 입술을 깨물었다.그리고는 피식 웃었다. 그 웃음 뒤에 감춰진 감정은 어디까지가 장난이고, 어디까지가 흥미인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아니… 나… 먼저 가봐야겠어. 담임 선생님께 말 좀 전해줘.”그 말과 함께, 은하는 가방을 들고 자리를 피하려는 듯 행동을 취했다. 하지만 태하는 쉽게 수긍하지 않는 표정이었다.“은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