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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Author: 버거요정
진성민은 마침내 고개를 돌려 나를 품에 와락 안아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괜찮아, 나미야. 다 괜찮아. 이제 오빠가 여기 있잖아.”

깊은 밤, 잠결에 들려온 아기 울음소리에 박태준이 번쩍 눈을 떴다. 찰나의 환청이었을까. 그는 무의식중에 옆을 돌아보았지만, 곁에는 박시우가 얌전히 새근거리며 잠들어 있을 뿐이었다.

그는 박시우에게 이불을 정성스레 덮어주었지만,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솟구치는 기분 나쁜 불안감 때문에 더는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담배 한 대를 물어 불을 붙인 뒤 휴대폰을 켰지만, 아무런 메시지도 와 있지 않았다.

낮에 매정하게 거절해 버린 낯선 번호의 전화들이 뇌리를 스쳤다. 불안감은 걷잡을 수 없는 불길처럼 번져갔고 문득 진나미의 얼굴이 떠오른 그는 서둘러 개인 주치의 주도윤의 번호를 눌렀다.

“주 선생님, 저희 집사람 상태는 좀 어떻습니까?”

“사모님 말씀이십니까? 박 대표님, 아까 사모님은 출산이 임박해 이미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떠났잖아요? 제가 별장에 도착했을 때 마침 구급차가 출발하던 참이라, 저는 대표님이 직접 신고하신 줄만 알았습니다. 제가 도착이 늦어 뒷수습이나 하러 온 줄로만 생각했고요!”

박태준은 멈칫하더니 벌떡 의자에서 일어나 기쁨에 가득 찬 목소리로 외쳤다.

“그럼 아기를 낳았다는 말씀이십니까! 어쩐지 잠결에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했습니다! 방금 태어난 게 분명하군요. 이 녀석이 아빠랑 핏줄이 통한다고 저한테 기쁜 소식을 미리 알려준 모양입니다!”

박태준의 들뜬 목소리를 듣던 주도윤은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혔다. 현장에서 직접 확인했던 그 아비규환의 상황은 결코 이런 평온한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속으로 혀를 차며 한참을 망설이다 무겁게 입을 열었다.

“대표님, 아무래도 지금 당장 제한병원으로 가셔서 사모님을 직접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박태준은 설레는 마음으로 서둘러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차 키를 들고 막 나서려 할 때, 서예나가 박시우의 손을 잡고 문가에 나타났다. 박시우는 졸린 눈을 비비며 박태준을 향해 두 팔을 벌렸다.

“아빠, 안아줘요. 아빠가 같이 안 있어 주면 시우 잠 안 와요.”

서예나가 얇고 비치는 하얀 잠옷 차림으로 다가와 박태준의 팔을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태준 씨, 다 들었어요. 나미 씨가 아이를 낳았다면서요? 하지만 이 야심한 시각에 거기까지 직접 운전해서 가시는 건 너무 위험해요. 게다가 나미 씨도 아기 낳느라 온 힘을 다 쏟아서 지금쯤 깊이 잠들었을 거고요. 힘들게 출산했는데 괜히 단잠을 깨워 안정을 방해하지 않는 게 좋겠어요. 겨우 몇 시간 차이인데 날이 밝으면 가도 전혀 늦지 않잖아요.”

박태준은 잠시 고민하더니 박시우를 품에 안아 올리고는 서예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 말이 맞아. 고작 몇 시간 차이인데 아침에 가도 마찬가지겠지. 아기가 어디로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마침 김 비서가 그 근처에 있으니, 그 친구더러 먼저 가서 출산 선물 좀 사두고 나미 상태가 어떤지 대충 확인해 보라고 지시해 둬야겠어.”

다음 날 아침, 탐스러운 튤립 꽃다발을 산 박태준은 비서 김현민에게 전화를 걸어 태어난 아이가 아들인지 딸인지 태연하게 물었다.

하지만 김현민은 비 오듯 땀을 흘리며 초조하게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이미 병원 구석구석을 몇 바퀴나 돌았음에도 사모님의 병실을 도무지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 이미 퇴원 수속을 마치고 로비로 나와 차에 올라타려던 순간, 내 등 뒤에서 우렁찬 외침이 들려왔다.

“사모님!”

뒤를 돌아보니, 김현민이 땀범벅이 된 채 헐떡거리며 달려오고 있었다. 그는 숨을 몰아쉬며 액정이 훤히 켜진 휴대폰을 가리키며 다급히 물었다.

“사모님, 대표님이 지금 곧 병원에 도착하신다는데, 대체 어딜 가시려는 겁니까?”

나는 그의 휴대폰을 힐끗 바라본 뒤, 조용히 눈을 내리깔았다. 그리고 품 안의 유골함을 더욱 세게 끌어안은 채, 아무런 대답도 없이 몸을 돌려 차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김현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멀어져 가는 검은색 세단의 뒤꽁무니를 바라보며, 아직 통화가 연결된 박태준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대표님, 사모님께서... 사모님께서 떠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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