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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Author: 참새
그 말을 듣는 그때, 태라는 몸속에서 무언가가 부서지는 걸 느꼈다.

가슴 한가운데서 뼈를 뚫고 지나가는 듯한 통증이 번져, 숨을 쉬는 것조차 아팠다.

곧 초아가 수술실로 실려 들어갔다.

성혁은 천천히 눈을 감았고, 손이 힘없이 늘어졌다.

심박 모니터가 귀를 찢는 경고음을 울렸다.

친구들이 혼비백산해서, 태라의 몸을 붙들고 흔들며 어떻게 좀 해 보라고 매달렸다.

태라는 정신을 다잡고, 호랑시 쪽 인맥에 전화를 돌렸다.

그녀는 기억하고 있었다. 친구 하나의 삼촌이 마침 운천시에서 병원장을 지냈다.

그분이 은퇴한 지 오래됐지만, 경험 많은 노련한 의사였다.

사정을 들은 친구는 곧바로 환자를 그쪽 병원으로 옮기라고 했다. 자신이 삼촌에게 연락해 직접 집도를 부탁하겠다고.

의료진이 즉시 움직였다. 성혁을 다시 구급차에 싣고, 응급 처치를 이어 가며 병원을 옮겼다.

10분 뒤, 성혁이 수술실로 들어갔다.

태라는 수술실 앞에서 밤을 꼬박 새웠다.

머릿속은 하얗게 비었고, 아랫입술엔 깊은 잇자국이 피멍으로 남았다.

날이 밝고서야 수술실의 불이 마침내 꺼졌다.

“수술은 성공적입니다.”

병원장의 대답에 태라는 온몸의 힘이 다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깊게 안도의 숨을 내쉬는데,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그다음 날 점심때, 눈을 뜬 태라의 시야에 주삿바늘을 뽑는 간호사가 들어왔다.

“남자친구분 수술 아주 잘됐어요. 중환자실에서도 나왔으니 걱정 마세요.”

태라는 주사 자국을 누른 채 병실 위치를 물어보고, 쇠약한 몸을 끌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병실 문 앞에 막 도착했을 때, 안에서 실랑이 소리가 새어 나왔다.

“성혁아, 초아 괜찮다고 했잖아. 왜 굳이 걔 있는 병원으로 옮기겠다는 거야? 너 이제 겨우 고비 넘겼어. 몸에 또 무슨 일 생기면 어쩌려고?”

“그래, 인마. 어제 태라 누나가 전화를 몇 통이나 돌려서 네 목숨 살린 줄 알아? 쓸데없이 몸 축내지 마. 초아는 너보다 훨씬 덜 다쳤어. 며칠 있다 보러 가도 똑같다고!”

다들 입이 닳도록 말리는데, 성혁은 한마디도 듣지 않았다.

“안 돼. 사고 났을 때 내가 초아를 감싸긴 했지만, 그래도 많이 다쳤어. 내 눈으로 직접 보기 전엔 마음이 안 놓여.”

태라는 조용히 듣고 있다가, 손을 들어 문을 밀어 병실로 들어갔다.

병실 안의 모두가 일제히 고개를 돌려 태라를 봤다.

성혁도 잠시 멍해졌다가, 이내 얼굴에 복잡한 감정이 스쳤다.

태라는 말할 틈을 주지 않고 먼저 입을 열었다.

“내가 네 보호자가 아니라서 네 거취를 결정할 권리가 없다는 거 알아. 정 전원하겠다면, 성연이한테 전화할게. 오늘 오후면 도착할 테니까, 몇 시간만 기다려.”

감정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담담한 말투였지만, 그 말을 듣는 성혁의 속은 몹시 불편했다.

성혁은 다른 사람들을 전부 내보내고, 태라의 손을 붙잡고 머리를 쥐어짜 해명을 늘어놓았다.

“초아가 내 차에서 잘못됐으면, 난 평생 마음이 편치 않았을 거야. 그래서 어제 걜 먼저 살리라고 고집한 거고.”

“내 마음속에서 누난, 우리 누나랑 부모님만큼 소중한 사람이야. 일부러 그런 말로 상처 주려던 게 아니야.”

태라는 이제 성혁이 한 말 중 어느 것이 진심이고 어느 것이 거짓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묻고 싶었다. 자기가 정말 그의 가족만큼 소중하다면.

‘그럼 임초아는? 그 앤 어느 정도 무게의 존재인데?'

하지만 그렇게 직설적으로 묻는 대신 방식을 바꿨다.

“권성혁. 너 살고 싶어? 아니, 목숨이 소중하다고 생각하긴 해?”

성혁은 태라가 왜 갑자기 이런 걸 묻는지 알 수 없어서 머뭇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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