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고마워라.”
진의 말에 헤이든은 혀를 차며 올리버에게 시선을 돌렸다.
정말이지 말도 안되는 짓을 하고 있어.
“올리버, 그만하고 가라. 50실버 내가 줄 테니까 갚고”
“나 먼저 간다!”
“야! 올리버!”
진은 헤이든의 팔 안에서 게슴츠레한 눈으로 도망가는 올리버를 째려보았다.
저 자식, 끝까지 돈 안 주고 가네.
“그걸 왜 니가 갚아주냐?”
“입만 살았지 아주.”
머리를 쥐어박는 헤이든에 진은 머리를 비비며 그의 품에서 벗어났다.
“아프잖아!”
“이 꼬라지들 봐라. 진짜. 전부다 배상 청구할 거야”
“올리버한테 달아”
“전부다 너가 부순 거잖아”
“걔가 돈을 갚았으면 안 그랬겠지.”
너스레를 떨며 자리에 앉는 진에, 헤이든은 고개를 저으며 직원에게 손짓했다.
“먼저 들어가. 정리는 내가 할게”
직원이 빠르게 사라지자, 헤이든은 다시 진의 옆에 앉아 생채기가 난 볼을 만졌다.
올리버 이 녀석은 진짜 주먹을 날리고 그러냐.
“많이 아퍼?”
“맷집도 느는 거 모르냐. 아직도 헤이든 그레이씨 머리에는 8살의 진 그릭이 살고 있나 보네”
헤이든이 낮게 숨을 뱉곤 얼음이 가득 든 컵을 건네자, 진은 컵을 볼 위에 올리며 헤이든을 한번 흘겨보며 낄낄거렸다.
이건 또 언제 준비했데.
“친절도 하시구만.”
“누님은 보고 왔어?”
“아직. 일감 받아서 일정 잡히면 만나러 가려고 했지.”
“아무 일도 없어. 좀 쉬어라.”
헤이든의 말에 진은 깊은숨을 내뱉었다.
내가 석 달을 넘게 자리를 비운 건데도 일이 없다니.
이러다가 정말….
“헤이든…”
“또 왜”
“우리 용병단 일이 없어서 문 닫는 거 아냐?”
걱정을 담은 진의 눈빛 뒤로 장난이 보이자, 헤이든은 꾹꾹 참아온 화가 올라왔다.
“그렇겠니? 응? 야, 너가 이렇게 난장을 치면 손님이 어떻게 들어와!”
“그건 모르는구나”
“또 무슨 말을 하려고?”
“맛집은 길바닥에서 장사해도 찾아와”
“그거랑 같냐!”
소리를 빽 하고 지르는 그에, 진은 으익, 하는 소릴 내며 입을 다물었다.
아무리 봐도 장사가 안되는건 사장 성격 문제 같은데.
순간 벌컥 열린 문에서 커다란 키와 검은 로브를 입은 사내가 걸어 들어오자, 진은 마른침을 삼키곤 그를 바라보았다.
어질러진 주변은 상관이 없다는 듯 사내는 뚜벅뚜벅 안으로 들어와 헤이든의 앞에 섰다.
“주인은 없는가 보군.”
낮고 무거운 목소리에 진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키며 제 허벅지의 단검을 손으로 한번 쓸어내렸다.
위험한 녀석인가?
근데 저렇게 위압감을 뿜어낼 정도로 척진 놈들이 있었던가?
“제가 주인입니다. 찾으시는 것이라도 있으신지.”
사내는 가만히 헤이든을 바라보다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일 처리는 깔끔하다 들었는데. 손님맞이가 이 모양이라니.
어쩔 수 없는 용병이다. 이건가.
“연어 파이에 레몬 추가. 포장으로.”
곧장 나가버리는 그에, 진은 헤이든과 눈을 마주쳤다.
A급 의뢰에 기밀!
헤이든이 빠르게 안으로 들어가 연어 파이를 꺼내어 들고나오자, 진은 손을 번쩍 들었다.
“내가 갈게”
“뭐?”
놀란 듯 다급하게 말하는 그에 진은 장난스레 입을 열었다.
“너가 사장인 걸 아는데 굳이 밖에서 따로 부를 이유가 없잖아. 내가 간다니까?”
“야, 안돼. 위험해”
“위험하기는. 어차피 일하는 A급은 나뿐이잖아. 나를 찾는 거라니까?”
진은 파이를 휙 하고 낚아채곤 소리를 지르는 헤이든을 뒤로한 채 가게 빠져나갔다.
아까 그 남자도 그렇고 마차고 그렇고.
둘다 기분나쁘게 커다랗구만.
“들어가시지요.”
마부가 문을 열어주자, 진은 마른침을 삼키며 안을 바라보았다.
“진이라고 합니다.”
“들어오게.”
마차로 들어간 진은 자신을 훑어보는 사내에 미간을 좁혔다.
또 그런 눈인가.
저런 눈으로 바라보는 눈을 한두 번 봤나.
내가 여자라고 헤이든에게 시비 걸던 놈들이 한둘도 아니고.
“뭐, 말씀 안 하실 겁니까?”
“아, 기분 나빴다면 미안하군. 내가 원하던 조건이라 바라보았네.”
“사내입니다. 용병 짓을 여인들이 할 순 없으니까요.”
비아냥거리는 말에도 사내는 턱을 쓸며 말을 이었다.
“그렇겠지. 의뢰할 게 있다.”
그의 말에 진은 못마땅한 듯 삐딱하게 짝다리를 짚었다.
“말씀하십쇼”
“호위 의뢰를 맡길까 하는데.”
“개인 호위입니까? 그럼 5골드부터 시작입니다.”
“개인 호위이긴 하지. 파말라 공작가의 공녀에 대한 호위일세.”
그의 말에 진은 혀를 차며 고개를 돌렸다.
파말라 공작가라.
내가 미쳤다고 거길 들어가냐.
“싫습니다.”
네이선이 건네는 편지에 아이비는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파발이라도 보냈나, 예상한 것보다 빠른데.그만큼 본인들도 급하다는 말이려나.“예상보다 빠른 답신이네요.”“중요한 일이니 아버지께서 빠르게 움직이셨습니다”네이선의 말에 아이비는 어깨를 으쓱이며 편지를 열어보았다.***성공 시 공녀님께 무조건적인 지지를 하겠습니다.원하신다면 저의 집사를 보내겠습니다.왕실의 공인이 필요하시다면 말씀해주시길.-하버릭 백작 드림***아이비는 예쁘게 미소를 지으며 다시 편지를 반으로 접었다.“영식께서도 내용을 알고 계시는지요?”“제가 먼저 열어보면 실례일까 싶어 보지는 않았습니다.”“백작님께서 왕실의 공인까지 해 주신다고 하시는데, 공인까지는 필요 없답니다. 오로지 백작가의 신용 해야 겠지만요.”차를 한입 마신 아이비는 찻잔을 내려두었다.왕실의 공인을 받으러 갔다가 왕세자가 어찌 나올 줄 알고.운이 나쁘다면 왕실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겠지.이래서 탐나는 과일은 어쩔 수가 없는 건가.“괜히 말이 나올 수도 있고. 어쩔 수 없는 일이네요.”“확실히 수도는 평판을 많이 따지는군요.”“뭐, 어쩔 수 없지 않겠습니까. 아무래도 지방보다는 보는 눈이 많으니.”아이비는
진은 올리버의 인적사항을 보다 혀를 차곤 탁자위에 대충 올려두었다.안 그래도 머리 아파 죽겠는데 그딴 일까지 있다니.온갖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았다.이게 다 그 레이먼드 그 자식 때문이었다.역시 의뢰를 받는 게 아니 었어!“머리 아프냐?”헤이든의 말에 진은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였다.하나만 있어도 짜증 날 텐데 지금 여러 개가 동시에 이 난리라니.진짜 무슨 날인 건가?“무슨 일이 이렇게 한번에 터져.”“그러니까 말이다.”헤이든의 한숨 섞인 말에 진은 다시 눈을 뜨고 올리버의 서류를 바라보았다.우선 이게 제일 간단한 일이겠지.뭐든 처리를 하고 그 망할놈을 잡아 죽이든지 해야지.“짜증난단 말이야….”코를 긁은 진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수도에서만 행동을 한 그였기에, 눈에 띌만한 일은 없었다.이상한점이라면 잦은 휴일.일을 골라서 한다라는 생각이었지만, 이상하게 수상쩍었다.돈이야 일마다 다르긴 했지만, 정보원의 일까지 자청하고….“근데 헤이든, 이녀석은 왜 수도에서만 일하지?”“본인의 말로는 수도 외로 나가면 귀찮다고 했어. 너도 그 부분이 이상한가보지?”“별일 아닐 거 같았는데, 쉬는 날이 너무 많잖아?”진의 말에 헤이든이 다가와 같이 서류들을 보았다.수도
“빌어먹을 녀석”벤은 마당의 벤치에 앉아있는 레이먼드에 욕지기를 내뱉었다.저 빌어먹을 녀석이 왜 우리집 마당에 자리를 깔고 있는 건지!“당장 꺼져!”“쫓아 내보시던지.”“내가 못할줄 알고?”“그렇게 자신이 있으면 얼마든지 시도해보게. 나도 궁금한까 말일세.”서류를 뒤적이며 눈길한번 주지 않는 레이먼드에 벤은 욕을 내뱉으며 빗자루를 손에 쥐었다.밖으로 나오던 진은 그런 레이먼드와 벤을 번갈아보다 고개를 저으며 벤의 손을 잡았다.저 미친 인간이 진짜 제정신인가.마음 같아서는 죽기 직전까지 패고 싶었지만, 언니와 헤이든의 말 때문에 때리지도 못한단 말이지.그걸 빌미로 또 무슨 헛소리를 할지도 모르기도 했고.진짜 짜증나네.“벤, 진정해.”“진정은 무슨! 저 빌어먹을 놈이 왜 내 마당에 있냐!”“나도 그건 궁금하다만, 때리면 더 곤란해 져. 알잖아.”“알기는 개뿔이! 당장 내 마당에서 꺼지라 그래!”빗자루를 집어 던지곤 문을 쾅 닫고 들어가버리는 벤에 진은 고개를 내저었다.미친 인간 때문에 이게 무슨 고생인 건지.“나만 개고생이잖아.”문을 열고 나오던 헤이든은 진과 레이먼드를 번갈아 보다 작게 한숨을 쉬었다.역시 포기를 하지 않는 구만.건드리면 귀찮아지는 인간이라 쫓아 낼
“이 미친 자식! 거길 데리고 가!”헤이든의 머리를 후려치는 벤에 진은 놀라 그를 막아 세웠다.안 그래도 놀랐을 애한테 뭐하는 거야 진짜!“왜 때리고 그래!”“조용히 해라! 거기가 어딘 줄 알고 가? 심지어 공녀인지 나발인지가 운영할 호텔이라면서!”“그 시간에는 아무도 안 오니까 간 거지!”“너도 마찬가지야! 말리는 못할 망정!”벤이 진의 정강이를 향해 발을 차려 하자, 헤이든이 급하게 그를 막아 세웠다.“할아버지, 진정하세요”“이 빌어먹을 놈이! 지금 네가 이따위로 일을 만들었어!”“헤이든도 노력 했어! 심지어 그때 그놈이 올지 어떻게 알았겠냐고!”“넌 조용히해라!”“그리고 내가 가자고 했어! 헤이든이 한 게 아니라고!”진의 외침에 벤은 욕지기를 뱉으며 헤이든을 노려보았다.분명 이자식이 데리고 간 것이겠지.저 겁 많고 걱정 많은 녀석이 제 언니를 데리고 갈리가 없었다.“감싸주려 하지마라!”“그건 그렇다고 쳐요. 이제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고민해야 하잖아요.”헤이든의 말에 벤은 한숨을 뱉으며 자리에 앉았다.더이상의 문제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여길 뜨는 것 뿐이었다.스피나 가문이라면 분명 또 이상한 짓을 할 것이 분명했다.들켜도 그런
헤이든은 미간을 좁히곤 레이먼드를 올려다 보았다.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벗어날 수가 있을까.그래. 당장 몸을 숨겨야 한다.어떻게 든 시간을 벌어서 모든 걸 다 포기를 한이 있더라도 진과 누님을 숨기는 게 맞다.“스피나경, 제발 이들을 보내주시고 저와 이야기를 나누어 주십시오.”“하, 내가 그 말을 들을 것 같은가? 당장 비키지 않으면….”헤이든이 붙잡고 있는 옷자락을 거칠게 당기는 레이먼드에 진은 그의 앞을 가로 막았다.“비키지 않으면 어쩔 건데? 죽이기라도 할 건가?”“입 다물어.”“그럴 거면 지금 죽여봐. 우리가 너 하나 처리하지 못할 것 같아?”살기어린 진의 눈빛에 레이먼드의 턱에 힘이 들어갔다.이 빌어먹을 것들이….“다들 그만해!”색색이는 엘리의 숨소리가 정원에 울리자, 진은 서둘러 다시 엘리에게 달려갔다.식은땀과 떨리는 몸.진정제도 내가 가져왔던가?빌어먹을 일이었다. 그걸 챙겼어야 했는데!감정에 치우쳐서 언니를 신경 쓰지 못했다.저 빌어먹을 놈을 상대 할 게 아니라, 헤이든의 말 대로 바로 도망을 쳤어야 했다.또 멍청한 내가 이런 일을 벌인 게 분명했다.“언니, 괜찮아. 아무일 없을 거야. 내가 또 바보같이….”“이네스, 그만해.”엘
진은 눈을 크게 뜨고 레이먼드를 바라보았다.언니의 이름을 정확하게 말했다.그럼, 언니를 정확하게 알아본 게 분명했다.어떤 말을 해야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지, 어떤 거짓말을 해야 저자가 떠날지.쿵쾅거리는 심장보다, 머리안이 뒤죽박죽 생각이 엉켰다.“아멜리아!”성큼 다가오는 레이먼드에, 헤이든이 달려가 그의 앞을 막아 세웠다.우선 지금은 상황을 정리해야 한다.어떻게 든 시간을 벌어야 진이 누님과 도망을 갈수 있을 것이었다.“스피나경, 잠시 저와 이야기를 나누시지요.”“비켜라. 감히 누구의 앞을 막고…!”“진정하시지요. 사람을 착각했습니다.”“이거 놔.”헤이든은 고개를 돌려 진과 엘리를 바라보았다.창백한 얼굴과 꾹 다문 입.지금 둘은 정신이 없을게 분명했다.그래도 이상황에 무슨 생각을 한다고 그러는건지!“진, 누님을 모시고 마차로 돌아가.”“누구 마음대로!”“스피나경, 진정하십시오. 가족들에게 보이고 싶어 실례를…”붙잡는 헤이드의 손을 거칠게 밀어내는 레이먼드에 헤이든은 미간을 좁혔다.이 무식하게 커다란 놈을 어떻게 진정을 시켜야 하지?어떻게 제압을 할수도 없고!“진! 어서 마차로 가!”헤이든의
“이제 누나 만나고 좀 쉬어야지.”“아, 너 바로 자지 말고 저녁 먹고 자.”헤이든의 말에 진의 몸이 굳었다.설마. 아니겠지.“뭐..?”“너 사막 가서 고생했잖아. 내가 보양식 만들어 줄게”해맑은 그의 미소에 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주춤 뒷걸음질을 쳤다.“거짓말”“튕기기는. 내가 몸에 좋은 거 만들어 줄 테니까 딱 기다려”“나 방금 사막에서 돌아왔잖아! 석 달 동안 개고생을 했는데 내가 왜 그걸 먹어!”자리에 주저앉아 울부짖는 진에 헤이든은 미소를 지으며 진의 손을 잡았다.“해준다고 할 때 먹어. 너 진짜 감동할
“파말라 공녀?”헤이든의 외침에 진은 머리를 뜯으며 한껏 울상을 지었다.아씨, 이자식도 그소리 할줄 알았다.“그냥 포기할까? 근데 한두 푼이 아니란 말이야.”“너 진짜 어쩌려고 덥석 받은 거야?”“나 없는 동안 뭔 일 있었냐?”헤이든은 괜히 아무도 없는 주변을 한번 두리번거리곤 진에게 다가와 낮게 속삭였다.“거기 공녀의 하녀가 암살 시도했다잖아. 한두번이 아냐.”“내가 내 발로 사형장에 들어가는 거구나”“너무 그러진 마라. 위험하긴 한데, 너를 콕 집어서 찾으니까.”울상을 짓는 진에 헤이든은 한쪽 눈썹을 올렸다.
“뭐?”짜증 섞인 그의 말에 진은 괜히 손톱을 바라보다 다시 그에게 시선을 옮겼다.“그냥 하기 싫어서요. 딱 듣기만 해도 위험할 것 같은데.”“위험하다고 안 하는 타입이 아닐 텐데. 타말 사막에도 다녀왔다고 들었네”“소식도 빠르셔라. 전부 다 알고 오신 겁니까?”“중요한 일에 아무나 쓸 것 같은가?”“영광이라고 해야할지는 모르겠는데요.”사내는 혀를 차며 가만히 진을 바라보았다.이 녀석에 대한 평가같은 걸 들었을때 가장 쓸만 했는데.공작가와 안 좋은 일이라도 있던건가.이러면 귀찮아 지는데.“자네에 대한 경력과 일
“공작가에 하녀가 암살시도 했다지?”“제일 끗발 없는 서출 공녀한테 무슨….”“그러니까 웃긴 일 아니냐.”사내들의 말에 헤이든은 테이블에 맥주를 거칠게 내려 두었다.“다 튀잖아!”“튀기는. 그리고 귀족네들 이야기 하지마. 그런 거 이야기해서 좋은 꼴 본 적이 없어.”“아니, 그렇잖아. 공작가에 아무리 적장녀가 실종되었다만, 서출 공녀까지 그러는게 이상하지 않냐?”“이상은 무슨? 주인도 없는 자리, 탐내는거겠지.”“그래서 암살자를 날려?”“왜, 가서 호위라도 해주게?”“아서라. 난 내 목숨이 더 소중하니까.”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