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log in아침 햇살이 채 밝기도 전, 농월당의 밀실.우의정의 얼굴은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당연히 초희의 처소에 머물 줄 알았던 황제가, 반 시진도 채 되지 않아 연화당으로 발길을 돌렸다는 소식을 듣고 어둠이 걷히자 마자 달려왔다."대체 무슨 짓을 한 겁니까. 폐하를 그리 쉽게 놓치다니요! 아무리 늦어도 한 달 안에는 무조건 회임을 증명해야 목숨을 건진단 말입니다."속이 타들어 가는 우의정과 달리, 찻잔을 든 초희의 표정은 태연하기 짝이 없었다. 그녀가 붉은 입술을 삐딱하게 비틀어 올리며 코웃음을 쳤다."대감도 참, 답답하시네요. 임
미옥은 입술을 깨물며 제 둥근 가슴을 거칠게 주물렀다. 달빛 아래서 하륜의 바지춤 앞에 무릎을 꿇었던 순간을 떠올렸다.수치심보다 앞선 것은, 내쳐졌다는 서러움과 끝끝내 그 단단한 사내의 몸을 탐하고 싶다는 음탕한 애욕이었다.그녀는 하륜이 제 살갗을 거칠게 쥐어주길 갈망하며, 붉게 피어난 유륜을 스스로 비틀고 꼬집었다.작은 구멍 안에서 터져 나온 맑고 뜨거운 애액이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진짜 발정이었다. 그 차가운 사내에게 안달이 나 미쳐버린 여자의, 완벽하고도 지독한 배덕감."하아…… 하앗, 폐하…… 흐앙……!"미옥이
연호가 낮게 웃으며 미옥의 입술을 탐하려 다가왔다. 그의 묵직한 몸이 그녀를 완전히 짓누르려던 찰나였다.탁-.미옥이 가느다란 양손으로 연호의 단단한 가슴을 짚어 밀어냈다.거부의 뜻이 담긴 손길에 연호의 눈매가 불쾌한 듯 가늘어졌다."왜. 내가 농월당에 다녀온 게 아직도 분한가?"연호가 미옥의 귓가에 입술을 묻으며 나른하게 속삭였다."안심해. 그 계집과는 아무 일도 없었으니. 내 몸에 닿은 건 오직 너뿐이야."자신이 질투에 눈이 멀어 앙탈을 부린다고 굳게 믿는, 애틋한 착각.가슴 한 가운데가 묵직해지는 것은 죄책감일까.
어둠이 내려앉은 황궁의 으슥한 길목.하륜이 매몰차게 떠난 자리에 홀로 남겨진 미옥은 핏기가 가신 얼굴로 입술을 깨물었다.'이대로 물러설 수는…….'수치심과 초조함이 동시에 밀려들며, 미옥이 바닥으로 시선을 떨어뜨리던 찰나였다.달빛조차 두터운 먹구름에 잡아먹힌 칠흑 같은 밤.완벽한 어둠뿐이어야 할 그녀의 시야 한구석으로, 돌연 이질적인 붉은빛이 스며들었다.바닥을 향해 있던 미옥의 고개가 번쩍 들렸다.칠흑 같은 후원의 너머, 수십 개의 붉은 청사초롱 불빛이 뱀처럼 구불거리며 이쪽을 향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황제의 행
'그의 사랑 따윈 이제 필요 없어.'초희의 서늘한 눈동자 속에는 오직 단 하나의 목적만이 독기처럼 일렁이고 있었다.귀인의 자리를 내어주며 안심하게 만들더니, 제 몸에 독을 부어 안락당으로 향하게 만든 미옥.그년의 목줄을 끊어낼 수만 있다면, 자신의 몸통이 짐승의 먹이로 던져진다 해도 상관없었다. 시간을 벌어야 했다.우의정의 개가 되어서라도, 내명부의 권력을 다시 틀어쥘 그 시간.초희가 피가 맺힌 입술을 천천히 달싹였다."폐하. 아이가 들어서는 데는, 그리 많은 수고가 필요치 않습니다.""……뭐?""단 한 방울이면 충분
농월당(弄月堂)의 내실.싸늘한 정적만이 감도는 방 안, 연호가 무심한 손길로 초희의 저고리 고름을 툭 뜯어내듯 풀었다.스윽-.앙상하게 마른 어깨와 달리, 서늘한 공기 중으로 고스란히 드러난 초희의 젖가슴은 기형적일 만큼 풍만했다.연호가 무심한 손길로 그 거대한 가슴을 한 손에 거칠게 움켜쥐었다.손아귀에 넘치도록 묵직하게 들어차는 크기. 그러나 연호의 짙은 눈동자에는 일말의 욕정이나 동요도 일지 않았다.‘그녀가 질투할 가치조차 없는 몸뚱이야.’크기만 비대할 뿐, 손바닥에 착 감겨들던 미옥의 그 쫀득한 탄력도, 숨 막히도록
화르르륵—!굶주린 화마(火魔)가 기름진 유액과 비단 침구를 집어삼키며 빠르게 몸집을 불렸다.황동 향로에서 쏟아진 짐승의 기름이 바닥을 타고 흐르며, 경화전 내부는 순식간에 시뻘건 화마(火魔)의 아가리 속으로 떨어졌다.“꺄아아아악! 불, 불이야!”절정에 달했던 쾌락은 가장 끔찍한 공포로 돌변했다.유희가 사색이 되어 비명을 지르며 연호의 아래서 빠져나가려 버둥거렸다. 살갗을 구워버릴 듯한 열기가 사방에서 덮쳐왔다.하지만, 연호는 도망치지 않았다.오히려 그는 유희의 손목을 쥔 채, 제 발끝까지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번져오는 불
“옷을 지을 줄 아나?”“바느질은 꽤 합니다만, 천자님의 마음에 들만한 옷을 지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꿈도 야무지구나. 누가 너 같은 것이 만든 옷을 입고 싶다더냐. 버리기 아까운 이불이니 홑청으로 옷이나 한 벌 지어보아라.”“이 귀한 비단 이불을 버린다고요? 차라리 빨아서 쓰심이.”“내 심기를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했거늘!”화들짝 놀란 그녀는 입을 꾹 다물었다.“한번은 그냥 넘어가나, 앞으로 내 말에 어떤 토도 달지 말아라.”“저…, 그러면 누구의 옷으로 할까요?”“그런 것까지 알려주랴? 그냥 네 마음대로 해
“새 이불과 옷을 챙겨왔습니다.”커다란 보따리에 가려 모습은 보이지도 않았지만, 얼어붙은 치맛자락이 미옥음을 알려주었다. 연호는 침상에 비스듬히 기대어 안개 같은 연기 너머로 걸어오는 그녀를 응시했다.“옷을 새로 짓기라고 한 것이냐? 머리만 나쁜 줄 알았더니, 손발까지 이리 더뎌서야.”그의 목소리는 갈라진 비단처럼 거칠고 낮았다. 하륜의 집 근처에서 습격을 당하고, 하필 이곳에 머물게 된 이 모든 상황이 누군가의 정교한 설계 같아 심사가 뒤틀렸기 때문이다.‘누군가가 있다면 하륜과 황후겠지. 그리고 그들이 보낸 이 계집 또한
“모실 아이를 보내었는데, 어찌 저를 찾으십니까.”문을 열고 들어선 하륜의 목소리에는 미세한 조소가 섞여 있었다.“네 놈의 집에서 네 놈을 찾는 게 그리 이상한 일인가.”“쓸모가... 없으셨습니까.”낮게 깔리는 하륜의 음성에는 묘한 박동이 섞여 있었다. 연호는 입술 끝을 비스듬히 올리며 답했다.“쓸모라…, 누구든 와서 대체 할 수 있는 거라면 없다고 봐야겠지.”하륜이 다가와 무릎을 굽히고 앉았다. 극진한 태도였으나, 연호를 바라보는 눈빛만은 사냥감을 살피는 맹수처럼 예리했다.“두통은 좀 어떠십니까. 안색이 눈에 띄게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