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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화] 맹종의 증명(1)

Author: 유리구슬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7-25 08:08:07

안채에 감도는 공기는 언제나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서연은 두꺼운 이불을 무릎까지 끌어당긴 채, 가림막 너머의 텅 빈 마루를 응시했다.

의금부로 끌려간 대신들의 비명 소리가 아직도 귓가를 맴도는 듯했다.

자신을 괴롭혔던 자들을 향한 이헌의 피비린내 나는 숙청.

그것은 결코 통쾌한 복수가 아니었다.

자신의 등 뒤에 거대한 과녁을 그려 넣는 잔혹한 짓이었다.

이대로 저 미치광이의 살육에 편승하여 웅크리고 있다간, 결국 자신도 저 피바람에 휩쓸려 뼈도 추리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확인해야 해.’

서연은 창백한 입술을 꽉 깨물었다.

저 남자가 내 발밑에 엎드려 바치는 복종이 과연 어디까지인지.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대군의 오만한 자존심을 짓밟았을 때, 과연 그가 언제까지 이 가증스러운 연극을 유지할 수 있을지 시험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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